“여기서 하겠습니까.”
“?”
잠시 남자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그를 쳐다보던 희완이 뒤늦게 식사를 뜻하는 걸 알고 그럴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안 될 거야 없습니다만.”
“네, 좋습니다. 꽃향기가 제법이에요.”
남자의 맞은편에 앉는 희완이 제 손을 잡고 끄는 승도에게 순순히 딸려 갔다. 꽃가루가 축축하게 젖은 희완의 입술에 붙었다. 그걸 마저 핥아 없애 주는 승도가 혀를 내밀게 한다. 내밀어지는 혀를 당겨 빨다가 도로 입술을 겹치며 깊숙이 넣어준다. 촉, 떨어지는 입술 사이로 햇살이 떨어졌다.
손수 다과상을 챙겨 온 여주인이 어머, 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잔디 위에 깔아 놓은 재킷에 풀썩 눕혀진 희완을 위에서 덮고 있던 승도가 그걸 보고 저리 가라 휘휘 손짓을 한다. 살짝 눈을 이지러뜨린 채 승도를 올려다보던 희완이 의아해 하며 고개를 젖혀 위를 올려다보려 하는데 다시 입술이 겹쳐졌다.
“밥 안 먹습니까."
“뭐, 길게는 안 합니다.”
“당분간 삽입하지 말라고 했었는데요.”
“압니다.”
“성관계도 당분간은.”
“오럴 정도는 괜찮지 않겠습니까.”
“그렇지만 입으로 빨아줘도 아픕니다.”
“살살 해주지.”
“그게 잘 안 되잖아요.”
살살 해줘도 하다보면 과격해지는 건 다반사에, 희완 역시 그와 붙으면 절제를 못하니 아예 시작을 않는 게 좋은 방법이긴 했다.
“쌓인 걸 풀어주는 게 더 힘들 텐데.”
“입으로 해주겠습니다.”
“나만 혼자 받는 건 흥이 안 납니다.”
“해도 된다 그러면 그때 많이 해주세요. 빨아주는 건 저도 좋아하니까요.”
“좋아하는 게 늘었습니다.”
“삽입도 좋습니다. 막 세게만 하지 않으면요.”
“세게 안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러니 결론적으로 삽입은 별로가 아니냐는 말에 빤히 그를 올려다보던 희완이 고개를 젓는다.
“처음엔 그래도 살살 들어오시잖아요. 그럴 땐 좋습니다.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매번 살살 해주는 게 좋겠습니까.”
밑으로 내리려던 걸 관두고 흐트러진 희완의 머리카락을 넘겨 주는 승도가 아예 겹쳤던 몸을 옆으로 세워 손바닥으로 머리를 받친다. 반듯하게 누운 희완이 고개만 돌려 그런 승도를 올려다보았다. 이러고 있으니 일광욕하는 것 같아 좋기도 하고, 그냥 이대로 이야기나 하자는 것 같아 그것도 나쁘지 않다. 어땠더라, 하다 보면 극한까지 몰아 붙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달리 떼어 놓고 보려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 뒤로 핥아주는 게 좋긴 한데, 거긴 하다 보면 좀 괴롭습니다.”
“왜.”
“말했던 것 같은데요…, 거기가 간지러워지면 긁을 수도 없어서 막 괴로워지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그랬던 것도 같군.
기억을 더듬어 대꾸하는 승도가 깔아 놓은 재킷 위에 반듯하게 놓여진 희완의 손을 붙잡았다.
“그래서 자꾸 쑤셔 달라 하는 겁니까.”
거길 빨아주면?
“네, 간지럽고 답답하고 그래서요.”
“거길 안 빨아줘도 그럴 때도 있잖습니까.”
“어, 그런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럴 때 저는 이성이 많이 나가 있잖아요.
하는 희완의 귓불이 슬쩍 붉어진다.
“그래도 보기 좋습니다.”
“비위가 좋으시긴 한 것 같습니다.”
이 꼴 저 꼴 안 보인 게 없는 데다 한번 시작하면 안 빨아주는 곳 없이 빨아주고, 그, 뭐 그런 것들도 웬만하면 다 삼켜주는 승도는 참 신기할 정도였다.
“네 거라서 그럽니다.”
“…….”
“너도 내 거 말고 다른 거 빨아 본 적 없지.”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