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빌런에게도 사연이 있다 (241)화 (241/266)

제241화. 진정한 인류의 악? (5)

“대체 뭐가 그렇게 연인처럼 보이는데?”

어처구니없다는 목소리 사이로 불안을 감추었다.

물론 연인으로 착각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재희도, 한경진도 그리 말하긴 했으나 이재희는 정신이 회까닥 돈 미친놈이었고 한경진은 가상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과몰입하는 놈이었기에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가 안 됐다. 이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사윤은 이제 한건주가 제게 호감의 전조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파악했다. 그런 상황에서 한건주의 친구라고 볼 수 있는 이에게 연인으로 착각당한 건 적신호였다. 남들에게 그리 보인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한건주의 감정이 더 커질 수 있었으니까.

호감이 애정이 되기 전에 덜어 내야 했다.

그나저나 얘는 자각하고 있는 건가.

굴러간 사윤의 시선이 태연해 보이는 건주의 얼굴을 훑었다. 무너지는 건물에서 보았을 땐 딱히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호텔에서 대화를 나눴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나 왜인지 지금은 또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이라는 건 본디 자각하지 않는 순간에는 서서히 커지다가, 존재를 인지하여 이름을 부여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제 자리를 확고히 하는 경향이 있었다. 불안이 특히 그랬고 절망도 비슷했다. 애정 역시 감정의 하나였으니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신도 그를 삶으로 인지한 순간부터 그가 더욱 귀해졌지 않았던가.

경험과 논리로 판단했을 때 한건주가 자기 감정을 자각하고 있지 않아야 일이 편했다. 그의 눈동자를 읽어 보려 노력하고 있자 눈이 마주친 한건주가 살짝 웃어 보였다. 속내를 모르겠다.

천재의 눈이 있으면 뭐 하나. 사람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는데.

이재희의 천기누설이 탐이 났다. 그때 빨대를 들어 컵을 탁탁 내리쳐 물기를 턴 최연우가 고개를 비스듬히 들었다.

“딱히 행동이나 그런 거 때문에 연인처럼 보인 건 아니에요. 딱 봤을 때 한건주가 형 옆에서 편해 보이길래 애인인가 싶었던 거죠. 뭐, 남자인 건 의외긴 했지만.”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최연우.”

“봐요, 저런 거. 저런 태도 때문에 애인 같았다고요.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자기 이미지 깎을 만한 발언은 못 하게 막는 것 좀 봐요. 평소에는 무슨 말을 해도 눈썹 하나 까딱 안 하는 놈이 형 옆에서만 저러는데.”

붉은 빨대의 끝이 눈을 날카롭게 뜨고 있는 한건주를 가리켰다.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 최연우는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어 보이는 눈치였으나 말을 잇지 않았다. 쉬이 손댈 수 없는 정적이 테이블 위로 흘렀다.

내가 아니라 한건주 때문에 연인 같아 보였다고.

사윤은 마른 손으로 거칠어진 입술을 쓸었다. 제 태도가 문제였다면 고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오해의 원인으로 자신이 아닌 한건주를 저격하고 있었으니 어떤 태도를 취하면 될지 판단이 안 섰다.

애초에 사윤은 자신의 곁에 있는 한건주가 편해 보인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편하다면 최연우의 곁에 있을 때의 그가 더 편해 보였는데.

시선의 차이인 건가?

자신은 평화로운 상황을 더 안정적으로 느끼는 반면에 최연우는 한건주가 가식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 더 편안해 보인다고 느낄 수 있는 거였다. 각성자와 비각성자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가치관이다.

이러면 어떻게 손쓸 수가 없는데.

결과적으로 자신이 취할 수 있는 대처가 없어 손톱이 입술을 긁었다. 고민이 짙어질수록 사윤의 미간에 패인 홈이 더 깊어졌다. 그런 사윤을 맞은편과 옆자리에 앉은 두 사람이 묵묵히 바라보았다. 생각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듯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최연우와 한건주의 시선이 교차했다.

“왜.”

“흐으음.”

“왜 그렇게 봐?”

“흐음?”

“하….”

부를 때마다 대답은 없고 고개의 각도만 조금씩 달라졌다. 의미심장하다 못해 놀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태도에 건주가 시선을 내렸다. 얼굴 위로 짜증이 드리울 때쯤 최연우가 피식 웃었다.

“너도 멀었네.”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아, 나 혼자 이렇게 재밌는 걸 봐도 되나 모르겠네. 돈 내고 봐야 하는 거 아니야?”

“……?”

종잡을 수 없는 말에 건주의 눈썹이 위로 올라갔으나 최연우는 빨대를 음료에 퐁당 빠트렸다가 들기를 반복했고 대화 상대의 의문을 해소해 줄 마음은 없어 보였다. 고민에서 기어 나와 그 광경을 목격한 사윤이 헛웃음을 뱉었다. 저들의 모습이 자신과 한건주가 대화를 나눌 때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서로를 닮은 건지, 아니면 정말로 끼리끼리여서 닮은 놈들끼리 만난 건지는 몰라도 매번 자신이 당하던 수법에 한건주가 당하고 있으니 속이 다 시원해졌다.

거울 치료나 해라 새끼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딱딱 말해야지 매번 의미심장하게 얘기하며 속내를 숨기고 사람을 살살 긁는 화법이 얼마나 번거롭게 상대를 화나게 하는지 한건주도 알 필요가 있었다. 대화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최연우가 한건주를 더 약 올리게 만들었으면 해 응원하고 있는데 빨대 장난을 멈춘 최연우가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형님은 무슨 일 해요? 한건주가 각성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럼 형도 헌터인가? 유명해요? 제가 헌터 쪽은 잘 모르는데 유명하다면 연락처 좀….”

조금 전 꺼림칙한 구석이 있던 청년은 어디 가고 다시 무해한 남자만이 남아 제게 이것저것을 묻기 시작했다. 그가 직전까지의 대화를 더 이어 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걸 확인한 사윤은 아쉬움을 내려 두었다.

어차피 이전 화제가 계속 이어졌어도 그리 좋을 건 없었다. 대화가 이어지다 한건주가 자기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기라도 하면 곤란했으니.

“헌터 맞아. 유명한 건 뭐 유명할 만큼 유명하고. 연락처는 네가 갖고 있어 봤자 좋을 게 없는데. 길 가다가 칼 맞기 싫으면 폰 넣어 둬.”

“워우. 살벌하네. 그런데 진짜 헌터예요? 와씨 나 헌터 처음 보는데.”

“네 눈에 나는 헌터가 아니야?”

“어. 넌 별로 헌터 티 안 나잖아.”

“왜.”

“약해 보여서.”

단정 짓는 듯한 말은 사윤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 맞는 말이라 웃음을 터트리니 한건주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최연우가 저런 표정을 짓는 한건주는 처음 본다며 제게 이르는 걸 들으니 기분이 더 유쾌했다.

밑바닥을 찍었던 감정이 대화가 이어질 때마다 조금씩 상승했다. 이후로도 최연우는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돈 많아, 강해, 뒷골목을 제패하고 다녔지 등 웃음기를 덧붙이며 늘어놓는 무용담에도 반응이 뜨거워 자랑할 맛이 난다.

“그래서 내가 놈들의 수장을 잡아 족쳤지. 막상 붙어 보니까 또 별거 아니더라고.”

정신 차려 보니 자신이 스콜피언을 처치했다는 말까지 하고 있었고 최연우는 ‘오오!’ 하며 거칠게 반응해 주었다. 예쁘장한 얼굴로 꼬리나 살랑 흔들거리다가 종종 저를 무시하는 한건주와는 딴판이었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내가 잘못 판단했네. 너랑 한건주가 닮은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딴판이야.”

컵에 든 음료가 술인 줄 알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오를 무렵에는 최연우와 호형호제까지 하고 있었다. 꽤 마음에 드는 놈이다. 길 가다가 시비 걸리면 전화하라고 종식의 번호까지 내어 주려 할 때 한건주가 사윤의 옷깃을 붙잡아 끌어당겼다.

“술 취한 거 아니면 정신 차려요. 쟤 일반인인데.”

“아, 맞다.”

사윤은 킥킥 웃으며 꺼낸 명함을 도로 집어넣었다. 최연우가 그에 아쉬워하니 돌아간 흑안이 벽에 걸린 시계를 눈짓했다.

“너 갈 때 안 됐어?”

“…내가?”

“응. 오늘 볼일 있다고 했잖아, 연우야.”

오늘 중 가장 사근사근한 말투로 얘기한 한건주가 눈을 휘어 보였다. 최연우가 입을 떡 벌렸다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그렇지. 이 새끼는 뭐 변한 게 거의 없어? 제 딴에는 혼잣말이랍시고 작게 꿍얼거리는 소리는 애석하게도 S급 각성자들에겐 확성기에 대고 외치는 수준으로 선명히 들렸다.

“최연우.”

“간다, 가. 저 갈게요, 형님!”

테이블을 탁 치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옆자리에 놓아두었던 가방을 들었다. 그제야 사윤도 지난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 긴 대화를 나눈 적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분침이 세 바퀴나 돌아가 있었다.

“잘 가고, 혹시 뭔 일 있으면 한건주 통해서 연락하고.”

“쟨 연락해도 안 받는 놈인데요, 뭐. 제 연락도 벌써 1년 넘게 씹혔을걸요. 그래서 다들 한건주 유학 간 줄 알았잖아요.”

마지막까지 한건주의 평소 성격에 대한 정보를 물어다 준 최연우가 손을 흔들며 카페 밖으로 사라졌다.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시끄럽게 굴던 이가 퇴장하니 카페 안은 놀랍도록 조용해졌다. 사윤은 핸드폰을 들어 경진과 옌에게서 온 연락을 확인했다. 스콜피언 정리가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이제 유물이랑 신기를 찾아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아직 게이트에 대한 건 얘기를 안 해 두었기에 유물과 신기를 챙기라는 당부를 전한 뒤 고민에 잠겼다. 어떤 핑계를 대야 할지 모르겠다. 게이트에 들어가서 얼마나 있다가 나올지도 모르겠고. 넉넉하게 석 달을 잡아 둘까 생각하고 있을 때 어깨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익숙해진 무게였다.

“왜.”

“이제 좀 속 시원해요? 둘이서 저 하나 쥐 잡듯 잡으니까?”

“삐졌냐?”

“설마요.”

“아니라는 것치곤 목소리가 불손한데.”

사윤은 무심결에 손을 올려 제 어깨 위에 올라간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다가 멈칫했다.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행해 왔던 행동인데 이런 것 때문에 남들이 오해하는 건가 싶었다.

여지가 되려나.

경각심에 손을 내리자 저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왜 그러는지 추궁하려는 의도가 분명했으나 할 말이 없었다.

뭐라 말한단 말인가.

내가 자꾸 쓰다듬어 주니 네가 착각하는 것 같아서 관두려고 한다?

미친 해명이었다.

그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골치였는데 다행히 한건주는 관련하여 더 묻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먼저 무슨 문자를 보내길래 그렇게 오래 고민하냐며 화제를 바꾸었다. 사윤은 건주와 함께 게이트에 있을 시간에 대해 추측해 보곤 경진과 옌, 이재희 세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다.

게이트에 들어가게 됐고 언제 나올진 모르니 유물과 신기를 찾고 주변 정리를 마치면 먼저 귀환하라는 명령이 담긴 문자였다.

즉시 경진으로부터 무슨 소리냐는 말이 돌아왔고 자리를 비우는 동안 일은 누가 할 거냐는 말이 왔지만 핸드폰 화면을 꺼 버리는 것으로 무시했다.

월급 더 올려 주마.

스콜피언을 처리하면서 돈을 갈퀴로 쓸어 모으게 됐으니 개중 퍼센트를 높여 경진에게 전해 주면 고생도 잊고 좋아라 할 거였다. 남은 건 협회장에게 일이 해결되었다고 알리는 거였기에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캐묻는 말을 무시하고 용건만 전했다. 협회장이 결제 내역을 확인하고 거품을 무는 소리가 단말마가 되어 전화가 끊긴다. 할 일을 마치고 나니 또 고요함이 찾아왔다.

마치 새벽처럼.

슬슬 해가 저물 시간이긴 했다.

황혼을 바라보며 퀘스트창을 켰다. 게이트가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두 시간 남짓이다. 인적이 드물고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장소는 이미 생각해 두었다.

스콜피언의 추적을 피해 도망쳤던 숲.

한 시간을 더 카페에서 때우다가 게이트 개방까지 정확히 60분이 남았다는 알림을 확인하곤 길게도 머물렀던 자리를 떴다. 잔뜩 기울어진 해가 달을 불러와 하늘이 어둑어둑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카페를 떠나고 나선 사윤도 건주도 입을 떼지 않았다.

“형.”

그러다 숲의 입구까지 느릿하게 들어섰을 때 한건주가 먼저 정적을 덮었다. 사윤은 그가 말을 내뱉기 전에 먼저 순번을 채 갔다.

“안에서 무슨 놈이 나올지 모르니 준비 철저히 해. 포션 개수 확인하고. 냉기 저항 아이템으로 도배한다 생각하고 아이템 바꿔. 쿨타임 다 안 돌아간 스킬 있으면 미리 말해 두고. 망령의 늪처럼 영혼계 몬스터들 나올 수도 있으니까 저주 저항 아이템 있는지 확인해 봐. 없으면 하나 줄 테니까.”

당부의 말을 쏟아 내며 사윤 역시 제 인벤토리를 꼼꼼히 확인해 봤다. 그 어느 게이트보다 확실히 대비하고 가야 했기에 신중을 기하는데 눈앞의 남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가 저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게 느껴져 숨을 삼켰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 망치지 마.”

“…….”

“너도 나도 이거 하나 때문에 한 고생이 얼마니.”

지독하게 꼬인 인연의 시작이었다. 매듭을 풀 기회였고 동시에 맺을 기회였다.

“이거 끝나면 너도 나한테 매여 있을 필요 없어. 네 역할은 네가 말했던 것처럼 성향 활성화를 도와주는 데서 끝이니까. 게이트 클리어하고 나면 너도 네가 할 다른 일 찾아서 다녀. 지금까지 고생했다.”

기왕이면 안전한 곳에서 편안하게 생활하였으면 했다. 그래, 친구인 최연우도 옆에 끼고 다니면서.

그 생활에 뒷받침되는 건 자신이 전부 제공해 줄 수 있었으니.

어깨를 잡아 누르며 얘기하자 그 손을 맞잡아 내린 한건주가 조용히 읊조렸다.

“제가 형을 돕겠다고 한 건 형을 살리려고 한 거예요.”

“알아.”

그래서 이용했다. 그가 이용하라 했기에.

“그러니 무사히 클리어하고 나와요.”

“…….”

“게이트 클리어하고 나서도 게이트 밖에서 형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말이 담고 있는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사윤은 대답하지 않았고 한건주는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어지자 결국 또다시 그의 입이 열렸다.

“안 그래도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불안하거든요. 그러니까 형까지 무섭게 하지 마요.”

“…….”

“형이잖아요.”

이어지는 말에 사윤의 몸이 움찔거렸다. 직면해 오는 시선을 마주치기 힘들어 고개를 돌리고 있으니 남은 시간이 흘렀다. 시계도 없는데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다 끊긴다. 빽빽하게 솟은 나무 사이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맞잡았던 손에 힘이 들어가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동시에 두 사람이 숨을 들이켰다. 시선이 아지랑이가 일듯 울렁거리는 공간에 고정되었을 때, 뒤틀린 공간이 검게 물들고 주변에 은빛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저항하는 자(?)]

악으로서 삶을 끝낼 것인가?

<성향 ‘저항하는 자’를 활성화하려면 다음의 퀘스트를 진행하세요! (º □ º l|l)>

[퀘스트 – 활성화를 위한 세 번째 걸음]

종류: 저항하는 자 퀘스트

진행 인원: (2/2)

‘성향 보유자와 협력해 지정 게이트를 클리어하세요.’

상세: 천상천하 유아독존 성향을 보유한 각성자와 지정 게이트 ‘진정한 인류의 악?’을 클리어하세요.

보상: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걸음 진행 가능

실패 시: 저항하는 자 성향 삭제

<특수 게이트 ‘진정한 인류의 악?’의 생성까지 0초>

게이트였다.

부정할 수도 없게 번쩍거리는 푸른 빛을 내며 뜬 상태창에 사윤이 눈꺼풀을 길게 짓눌렀다가 뜨곤 발을 옮겼다.

두 사람의 몸이 게이트 안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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