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빌런에게도 사연이 있다 (235)화 (235/266)

제235화. 전갈 사냥 (8)

수직으로 약 12미터 남짓한 높이. 버둥거리는 건주를 붙들어 땅을 박차는 것으로 그 높이를 단숨에 도약한 사윤이 깊고 숨 막혔던 구덩이를 빠져나와 공중으로 치솟았다. 부족했던 산소가 해일처럼 밀려오며 폐부까지 맑은 공기가 들어찬다. 부서지며 흘러내리는 작은 얼음 결정들이 피부에 닿아 시원한 웃음을 지은 사윤이 허공답보로 중심을 잡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역시 예상은 빗나가질 않는다. 이재희가 서른 명 정도라 예상했던 수의 사람들이 약 두 배로 늘어나 붕괴된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은 갑자기 폭발한 건물을 당황스럽게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이윽고 사윤을 발견한 이들의 표정은 꽤 볼 만했다.

당황, 경악, 분노.

사윤이 그들에게 기대했던 표정이었다.

쉰여섯 명.

적의 정확한 전력를 헤아리고 있자 사윤이 탈출했던 공간에서 또 다른 존재가 치솟아 올랐다. 풍성한 꼬리가 날개처럼 넓게 펼쳐졌고 세로 동공을 보유한 동물의 눈이 기쁜 듯 찢어진다. 오. 사윤이 안면 있는 동물을 확인하고 짧게 감탄했다. 전투를 반복하며 성장해 어느덧 꼬리 세 개 등급에 도달한 시로였다.

햐퍄퍄우!

지하에서 벗어난 게 기쁜 듯 시로가 허공에서 꼬리를 마구 흔들었다. 등 위로 옌과 경진, 재희를 태우고 있는 영물이 하늘을 빙글빙글 돌아 사윤의 눈에 호기심이 깃들었다.

전에는 못 날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자신이 손수 몬스터들이 많은 곳으로 옮겨 준 기억이 선명했다. 무슨 수로 난 건가 싶어 고개를 기울인 사윤이 천재의 눈을 사용했다.

<구미호 ‘시로’의 상태창>

이름: 시로

나이: 5세

종족: 구미호(현재 꼬리 세 개 등급입니다)

성별: 수컷

등급: A+급(성장 가능)

소환사: 현재 소환사 ‘이재희’에게 영혼이 종속되어 있습니다.

스킬: 낙원의 피어(S), 종속(S), 매혹(A), 물어뜯기(A), 꼬리 조르기(A), 위험 감지(A), 신보 흉내(A), 땅굴 파기(B)

현재 상태: ‘나 시로. 창창한 다섯 살. 지하에서 죽을 뻔했다가 살아났다. 호(狐)생 쉽지 않네….’

“…잘못 본 거 아니냐.”

믿기지 않아 눈을 깜빡였으나 상태창이 변하질 않는다. 사윤은 등급 한 단계 올랐다고 못 보던 스킬이 세 개나 생긴 구미호를 경악스럽게 보았다. 심지어 하나는 S급 스킬이었다.

이전 상태창을 확인한 지 뭐 얼마나 지났다고.

가파른 성장과 편파적인 스킬 생성이다. 인간과 소환수를 이렇게 차별해도 되는 건가. 한건주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심정을 느낀 사윤이 빠르게 스킬창을 훑었다.

종속. 자기보다 등급이 낮은 몬스터를 홀려 일시적으로 종속시킬 수 있는 스킬. 시팔 여우 새끼가 뭔 사람보다 스킬이 좋았다.

이어서 신보 흉내. 말 그대로 신의 걸음을 흉내 내는 스킬이라는데 보아 하니 허공을 걸을 수 있게 된 건 이 스킬 덕인 것 같았다.

땅굴 파기는 정말로 땅굴 파기였기에 자세히 보지 않은 사윤이 시로의 귀를 만져 주고 있는 재희를 부러운 눈으로 응시했다가 제 어깨에서 달랑거리고 있는 건주를 고쳐 들었다.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저쪽이 A+급 소환수를 두고 있다면 이쪽은 S급 인간 토템을 들고 있지 않은가.

“기분이 이상한데. 지금 무슨 생각 했어요?”

귀신 같은 놈.

들려 있어 제 얼굴이 안 보일 텐데도 감이 좋았다. 대답이 없자 다시 한번 추궁이 돌아왔으나 못 들은 체했다. 폭발의 여파로 귀가 안 들리는 척까지 해 보려 했던 사윤은 직후 이어진 건주의 말에 계획을 수정했다. 그가 내려 달라고 한 탓이었다.

“너 하늘 못 날잖아.”

“그림자 있으니 괜찮아요.”

“……?”

저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어깨에 걸쳐 있던 남자가 발버둥 치다가 기어이 바닥으로 내려왔다. 이대로 두면 추락이었기에 놀라 손을 뻗은 순간 아래에서 검은 기둥이 치솟았다.

“시발 이건 또 뭐야!”

“커어억!”

아래에서 부산스러운 비명이 들렸다. 그러나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듯 태연한 표정인 한건주는 아래로 추락하다가 위로 솟아오르는 검은 기둥을 만나고 그 기둥 위로 발을 디뎠다. 떨어지던 남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제가 있던 곳까지 올라오는 걸 목격한 사윤이 허, 웃었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그 상태로 전투는 못 할 텐데.”

“낙하하면서 할 거라 딱히 상관없어요. 공중전 벌일 거 아니잖아요.”

“뭐, 그건 그렇지.”

사윤이 위로 올라온 까닭은 적에게 갑작스러운 상황을 제시하고 아군에겐 전투 전 정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공중전은 사윤에게도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에 헤리스의 단도를 돌린 사윤이 일행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바로 싸울 수 있겠어?”

곁으로 다가온 시로의 위에 타고 있는 세 남성에게 묻자 둘이 고개를 끄덕였고 한 명이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비전투직이었기에 남은 한 명의 의사를 무시한 사윤이 바로 서 있던 몸을 공중에서 수직으로 기울였다. 그런 다음 인벤토리에 넣어 두었던 마나 포션을 꺼내 입으로 뚜껑을 물어 따곤 꼴깍 삼켰다.

숫자를 세는 신호는 없다. 손짓도 없었다. 그러나 사윤이 마나 포션을 모두 마시고 공병을 아래로 떨어트린 그 순간, 미리 명시해 둔 명령을 따르듯 다섯 명의 헌터들이 일제히 아래로 추락했다.

그럼 날뛰어 봐야지.

기다리고 있던 사냥의 시간이었다.

아래로 뛰어내리면서 사윤은 인벤토리에서 독주머니를 꺼냈다.

“해독 포션 미리 먹어 두거나 방어 스킬 돌려.”

나직한 경고는 아군에게 향하고 독주머니는 적군들에게로 떨어졌다. 아직 땅과 맞닿지 않은 주머니를 향해 암기를 날리자 파공음이 울리고 보랏빛 안개가 바닥에 깔렸다.

“뭐, 뭐야?”

“독이다!”

“시발, 진짜 권사윤이야?”

“그럼 가짜도 있게.”

들리는 소리에 웃으며 대답한 사윤이 은신 스킬을 사용하곤 안개 속을 파고들었다. 수적으로 불리할 땐 적의 시야를 가리는 것만큼 유용한 수단이 없었다.

눈을 뜨기도 버거운 안개 속에서 중독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눈을 부릅뜬 사윤이 단도를 휘둘렀다. 날이 짧은 칼은 공격 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이 불리했으나 근접전에선 그 무엇보다 훌륭했다. 독 안개에 휩싸여 당황한 적의 목을 뱀처럼 노리고 움직인다.

“……!”

뒤늦게 접근을 자각한 녀석이 숨을 들이켰으나 한 박자 늦었다. 따로 독을 바를 필요가 없는 단도가 동맥을 절단시킨다. 피가 치솟는 남자의 몸을 발로 차 넘어트리니 그 앞에서 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뭉쳐 있었던 모양이다. 사윤이 혀를 찼다. 소리가 나면 위치가 발각되는 건 이쪽이다.

휘익!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머리 위에서 칼날이 들어왔다.

카강!

금속음이 울려 퍼진다. 팔을 들어 올려 내려찍기를 막아 낸 사윤이 손목을 틀자 검신이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어 맞닿은 칼날을 튕겨 냈다. 달려드는 적은 네 명. 그중 가장 가까운 둘의 위치를 파악한 사윤이 앞서 달려오는 놈을 상대했다.

정면으로 맞닥트린 놈의 선공을 오른쪽으로 빠져 피하곤 동작이 커 비어 버린 옆구리를 걷어찼다. 쉴 틈 없이 바로 뒤에 있던 녀석이 들어왔지만 이번엔 왼쪽으로 몸을 물리며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그 상태로 한 바퀴 돌아 마치 8자를 그리듯 움직여 자신을 따라 왼쪽으로 이동한 상대의 뒤를 잡은 사윤이 단도를 움직여 그의 목을 찍었다.

푸욱!

헤리스의 단도 끝이 급소를 파고든다. 그와 동시에 옆구리를 맞고 날아갔던 녀석이 아군을 돕기 위해 달려들었다.

빠질 타이밍이다. 망설임 없이 단도를 빼내자 피가 울컥거리며 솟구친다. 그것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공격당한 남자를 공격하려는 놈에게 집어 던지자 저를 향해 휘둘러지던 단도가 남의 몸에 처박혔다.

“이런 시발!”

아군을 찌른 사내가 주춤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물려 빠져나오니 사윤이 있던 자리에 거미줄이 직격했다.

역시 미리 빠지길 잘했다.

뒤에 있던 두 명이 합류한 걸 확인한 사윤이 혀를 차며 다시 안개 속으로 은신했다. 허공에서 그들의 전력을 확인해 보았을 때 간부급도 더러 보였다. S급이 최소한 다섯 명. 그중 얼굴이 눈에 익은 놈이 둘이었다.

스콜피언 전성기의 간부.

실력만 놓고 보면 한건주를 웃돌 수준의 적이 두 명 있었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저 혼자라면 모를까 이번에는 아군이, 특히 경진이 섞여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한건주도.

물론 그가 당할 것 같진 않았지만 수준 높은 적 두 명이 한건주를 동시에 공격한다면 제아무리 날고 기는 그라 하더라도 버틸 순 없을 것이다. 그런 만약의 사태조차 피하고 싶어 철저히 은신하는 동안 곳곳에서 비명, 신음, 단말마, 파공음, 타격음 등이 울려 퍼졌다. 자신이 잠시 몸을 숨기고 있어도 전투는 이어지는 중이었다.

“끄아아악!”

들리는 비명을 보아 하니 아직 아군의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사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래야 키워 온 보람이 있지.

이재희는 예외지만 나머지 셋은 정말로 자신이 업어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흡족해하며 틈을 노렸다. 셋 중 한 놈이 권사윤이 있다고 떠들어 대 어느덧 세 명의 적은 여덟 명으로 늘어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S급 하나가 끼어 있으나 아직 제 기척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저놈은 암살로 죽이고 간다.

직접 대립하는 것보다 암살로 죽이는 것이 더 수월했다. 지금은 전투를 즐길 시간이 아닌 말 그대로 스콜피언의 씨를 말리는 게 먼저였기에 손목을 푼 사윤이 땅을 박찼다. 바람 소리가 들리자 기감이 좋은 S급 스콜피언이 즉각 반응했지만 소리로 반응하는 건 늦었다.

민첩 스탯이 SS급을 넘어가면 소리는 함께 들리는 게 아닌 뒤따라오는 것이 되니까.

사윤은 제가 있던 방향으로 몸을 돌린 남자의 옆까지 다가가 침을 꽂았다. 혈을 막고 목을 쑤신다. 비명을 지를 수 없게 된 이가 기겁한 눈으로 바라봐 눈웃음으로 답해 주었다.

서리의 기운을 단도로 불어넣자 외부에서 흘러들어 온 자극이 아닌 내부로부터 퍼진 서리 기운에 남자는 손발 중 그 어느 것도 얼지 않고 심장만 얼어붙은 채 몸이 마비되어 쓰러졌다. S급의 죽음이라기엔 너무나도 허망한 죽음이다.

이래서 단체로 싸우는 건 불리하지.

아군이 많으면 저도 모르게 방심하게 된다. 그러나 적군이 많을 땐 사소한 자극, 소리, 신호 하나에도 몸의 신경이 바짝 곤두서 반응하게 된다.

까앙!

바로 지금처럼.

사윤은 날아온 단도를 쳐 낸 것과 동시에 그 방향으로 뛰어들어 무기를 와이어로 바꾸었다. 버튼을 누르자 앞으로 쏘아진 와이어가 적의 신체에 꽂힌다. 그 줄에 올라탄 사윤이 얇은 철사가 만들어 준 길을 타고 피를 흘리는 남자에게로 직행해 얼굴을 걷어찼다.

“커헉!”

사내가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자 남은 이들이 저를 포위했다. 대치 상태가 길어진다. 적의 숫자는 많았으나 자신이 순식간에 여섯을 처치했고 일행들도 지금쯤이면 인원당 둘은 처치했을 테니 놈들에겐 시간이 없었다. 머릿수 차이는 그들이 우수할지언정 전력과 기량은 사윤 쪽이 압도적이었다. 이대로 시간을 끄는 것만으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기에 잠시 숨을 고르며 놈들 중 한 명이 선공해 흐름이 깨지길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독 안개 사이로 허연 이빨이 파고들더니 대치 중이던 남자가 순식간에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뭐, 뭐야!”

그에 사윤마저 잠시 당황했을 때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리며 또 한 명의 몸이 사라진다. 빛 같은 게 안개 속에서 번뜩였다. 빠르게 움직이는 짐승의 신형이 번개와도 같아 사윤은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라이.

신기와 유물이 있는 곳에 신수가 나타나 전투를 끌어가고 있었다.

덩치 큰 펜리르와 합을 맞춰 본 수만 수십 번이었던 사윤이 웃었다. 라이가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았기에.

그럼 장단을 맞춰 줘야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라이와 달리 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 사윤이 혼란스러워하는 적을 공략했다. 펜리르가 사람 한 명을 물어뜯으면 사윤이 맞은편에 있는 다른 적을 채 갔다. 불과 물, 칼, 도끼 등의 무기가 날아왔으나 검은 그림자가 허공에 뜬 무기들을 족족 쳐 내 사윤에게 직격한 공격은 하나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마저 사윤의 손에 양단되었을 때 독 안개가 걷혔다. 효과가 끝난 게 아니라 몰아치는 강풍이 안개를 밀어 낸 거였다.

열 구가 넘는 사체가 사윤을 중심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안개가 걷히며 드러난 서로의 모습에 스콜피언들이 당황했고 세 명의 S급이 얼굴을 붉혔다. 한 명은 옌이나 한건주가 처치한 모양이었다.

“권사윤!”

노한 음성이 쩌렁쩌렁하게 공간을 울린다. 사윤은 예고도 없이 제게로 달려드는 남자의 검을 받아쳐 냈다.

지이이잉!

손이 진동한다. 가벼워 보이는 검이었는데 그 무게가 버거울 수준이라 인상을 찡그린 사윤이 남은 손을 보태 검을 쳐 냈다.

익숙한 얼굴이다.

데른의 옆에 붙어 있던 놈. 데른의 오른팔을 자처하던 그 녀석이었기에 사윤은 놈의 목에 깊게 남은 흉터를 보고 입꼬리를 비틀었다. 자신이 남긴 흉터가 아직 남아 있었다.

“오랜만이네.”

반갑게 인사했지만 상대는 받아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화답으로 검이 되돌아와 다시 쳐 낸 사윤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전 공격이 얕긴 했는지 이번엔 몸까지 진동하는 기분이었다.

이상한데.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다. 이 정도면 1년 전 자신과 겨루어도 괜찮은 수준이었기에 눈을 찢은 사윤이 천재의 눈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문장을 보았다.

용신체.

녀석의 상태창에 용신체 특전과 스킬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녀석의 피부 위로 비늘 같은 게 미약하게 올라오는 게 보였다. 사윤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거였어?

와해되어 허접한 것들만 남은 놈들이 왜 갑자기 신기 하나 얻었다고 날뛰는가 싶었더니 믿는 구석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확실히 용신체는 SS급 스킬이었고, 현존하는 몬스터 중 최강이라 불리는 용의 신체를 얻게 되는 거였기에 강했다. 사윤이 인정할 만큼.

그러나 애석하게도.

“내가 누굴 죽이고 서리를 얻었는지 알아냈어야지.”

비릿하게 웃은 사윤이 상대의 검을 쳐 내고 힘을 집중시켜 밀어 낸 다음 허공에 서리의 기운을 밀집시켰다. 차가운 냉기가 모여들고 응집되어 하나의 결정이 된다. 그것을 단칼에 베어 내자 검은 눈동자에 푸른 기운이 깃들었다.

흑안이 벽안이 되어 빛을 품은 순간, 둥근 동공이 세로로 바뀌었다.

“아.”

오랜만이라 가볍게 신음을 흘린 사윤이 무기를 바꾸었다.

헤리스의 단도가 인벤토리로 사라지고 장검이 손에 들린다.

용살검 그람.

동시에 오랜만에 보는 알림창이 시야를 채웠다.

<칭호 ‘광룡 살해자’의 특수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광룡 살해자(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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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이 용이라면 이쪽은 용잡이였다.

“전갈 사냥이 용 사냥이 됐네.”

피식거린 사윤이 당황한 적을 앞두고 땅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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