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화.
[화제의 루키 ‘제비’의 사윤을 만나다!]
지난 17일 협회가 야심 차게 발표한 팀 ‘노아’의 첫걸음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많은 이의 관심을 사게 된 만큼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으나 그 사건을 해결한 주역이자 각종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며 악명 높은 아델리아의 무덤 공략까지 성공한 슈퍼 루키 사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얼굴은 모르더라도 그 이름까지 못 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헌터로 활동해 이름을 알린 지 1년도 되지 않아 각종 이슈의 중심에 서며 자타공인 올 하반기 화제성 1위에 등극한 사윤.
뜨거운 반응과 환호에도 불구하고 아델리아의 무덤 공략 이후 오랜 기간 침묵하며 잠적을 택한 그와의 영광스러운 첫 인터뷰 기회를 헌터 일보의 나조영 기자가 확보했다.
그를 향한 세간의 다양한 질문과 그에 대한 슈퍼 루키 ‘사윤’의 답장을 공개한다.
*본 인터뷰는 헌터분과 협회의 동의하에 이루어졌음을 미리 밝힙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런 인터뷰 자리가 무척 낯설고 어색해 사실 조금 부끄럽네요. 인터뷰가 영상 촬영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끄러워하는 얼굴이 나가면 민망하잖아요? 과분할 만큼의 관심을 받은 것 같아 기쁘고 짜릿해요. 어쩌면 연예인 기질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혜성처럼 나타난 제비 길드에 대한 여러 추측과 논란이 많은데 제비 길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고 그곳의 길드원들과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아, 이건 너무 가정사랑 개인사가 엮여서 침묵하고 싶은 질문이네요. 그래도 되죠?
당연하죠. 앞으로도 거부하고 싶으신 질문이 있으시면 그렇게 말씀해 주세요. 협회가 팀 노아를 결성한다 했을 때부터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는데 노아 가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고 짐작하셨나요?
아무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 되는 거니 유명해질 거란 짐작은 했죠. 못 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리고 애초에 저랑 한 분을 제외하면 기존에 유명했던 분들이기도 하고요. 음, 인터뷰 자리니까 밝히는 건데 사실 저는 노아를 안 들어갔어도 유명해졌을 것 같아요. 제 실력이 유명세를 얻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서요. 협회는 그런 저를 지름길로 안내해 준 거죠.
무척 솔직하신 편이네요. 평소 성격도 이런가요?
인터뷰잖아요. 이런 자리에선 솔직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렇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야 욕을 먹든 칭찬을 먹든 제 모습으로 먹는 거니 불만이 없을 것 같아요.
아델리아의 무덤을 클리어하는 공식 일정 전에 생긴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설마 공식 일정에서 그런 대담한 행동을 할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아시다시피 그때 기자들만 수십 명, 카메라만 수십 대였거든요. 납치당할 거라곤 생각도 못 한 사람이 납치당해서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음, ‘협회가 참 쓰레기같이 일을 하는구나’, ‘이딴 광경 보여 주려고 나를 노아에 들인 건가?’ 이런 생각이었고 그다음에는 ‘아 이 새끼들이 나를 만만하게 보나?’ 싶었죠. 아, 이건 물론 납치범들에 대한 얘기예요. 협회는 일을 개같이 한 것 말고는 잘못이 없죠. (웃음)
발언이 되게 거침없는데 정말 이대로 인터뷰에 실려도 괜찮을까요? 원하신다면 방금 내용은 기사에서 삭제하겠습니다.
방금 말했잖아요. 저는 솔직한 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요. 이런 것도 저니까 저를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실 거라면 제 솔직한 모습을 보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이번 인터뷰에 대한 협회의 반응이 어떨지 예상이 되시나요?
협회장님은 조금 무능하시지만 그래도 무척 좋은 사람이에요. 제가 이런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인터뷰를 먼저 권유하셨거든요. 다른 분들이라면 인터뷰나 취재 이런 거는 다 하지 말라고 하셨을 텐데 제 성격에 하자가 있는 걸 숨기려 하지 않으시니 저 못지않게 청렴결백하신 분이라 생각해요. 그러니 아마 이 인터뷰를 보시면 조금 화가 나시더라도 체념하시지 않을까요? 아무렴요. 본인이 권유한 인터뷰인데요. 그런데도 제 탓을 하며 화낸다면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협회장님이 조금 무능해서 이런 상황을 짐작하지 못한 거니 제가 이해하려고요. (웃음)
당당한 모습이 무척 멋있는 것 같아요. 저도 당당한 사윤 씨 모습에 끌리고 있으니 아마 이 인터뷰를 보는 국민분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해요. 납치당했던 당사자이자 통칭 ‘가면남’이라고 불리는 사람과는 어떤 사이일까요? 두 분이 같은 반지를 착용하고 있어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는데요.
음, 여러분이 생각하는 연인이나 뭐 그런 관계는 아니에요. 커플링처럼 보이는 건 게이트 한 곳을 같이 공략하면서 얻은 페어링이거든요. 효과가 좋아서 같이 착용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것과 별개로 그는 제게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이에요. 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사람이고, 제비 길드가 세워지기 전부터 연이 맺어 있었죠. 다들 그런 인연이 하나씩 있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이 납치당했을 땐 눈 돌아갔죠. 사실 지금도 돌아가 있는 상태예요. 납치한 새끼들 다 잡아 조질 생각뿐이라서 하루빨리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네요.
아델리아의 무덤 클리어 후 잠적은 방금의 발언과 관계가 있을까요?
아, 납치범들 잡아 조지겠다고 한 발언이요? 당연히 그렇죠.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추적하고 그들의 흔적을 쫓고 있어요. 추후 이 인터뷰 기사가 나갔을 때 그들이 기사 내용을 보고 조금은 긴장했으면 좋겠네요. 저는 제 것을 건드는 사람들을 곱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 없거든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무척 불도저 같은 성향이신 것 같은데, 맞을까요?
분노 조절 장애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요. (웃음) 물론 상담을 다녀 봤고 딱히 정신적인 문제는 없어요. 그러니 정확히 말하자면 정신적 문제로 분노 조절을 못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거죠. 아시다시피 저는 아델리아의 무덤 공략의 주요 전력이거든요. 여태껏 클리어되지 못한 게이트를 클리어할 정도의 실력자인 제가 이 정도 실력으로 어디서 눈치를 봐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반대로 사람들이 제 눈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씀과는 다르게 사석에서는 되게 겸손하시고 기부도 자주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심하시는 질문은 아니죠? 그러면 조금 짜증 날 것 같아서요. 기부도 제 돈으로 했고 유치원 봉사도 직접 갔어요. 어린아이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봉사 자체는 자주 가는 편이에요. 겸손한 건 음, 잘 모르겠네요. 사람들이 저를 겸손하다고 하던가요? 그들의 평가를 존중하지만 보는 눈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잘 아는 포션 공방이 있으니 그 장소를 추천해 드리고 싶은 정도네요.
그래도 기부와 봉사를 한 건 사실이란 얘기시군요. 아주 선한 분 같아요.
이왕 이렇게 모두의 앞에 서게 된 거 사윤으로서는 선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다만 선한 것과 호구 같은 것엔 차이가 있고, 선한 행보와 파격적인 행보는 그 결이 다르다는 걸 모두가 아셨으면 좋겠네요. 차이를 모르겠다면 지금부터 제가 보여 드릴게요.
앞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걷겠다는 예고일까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전례 없는 행보를 보일 예정이거든요. 앞으로의 제가 벌일 모든 일은 국민들 눈치나 봐 가며 가식적으로 구는 개 같은 헌터들이나 공공의 이익만 추구한다고 거짓말하는 협회와는 다를 거예요. 저는 늘 제 개인의 이득을 위해 움직이고 제 목표를 위해서 움직이며 그 수단과 방법에 가차가 없는 편이거든요. 그러니 제가 아끼는 것들을 해치려는 사람들도 이 점을 분명히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제비 길드가 기부한 금액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돈도 아주 많고 청부업자를 고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헌터로서의 실력도 아주 좋아서요. (웃음)
벌써 인터뷰 시간이 끝나 가네요. 최종적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이 인터뷰가 당황스러우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각자가 생각하고 정의한 ‘사윤’과 제 모습이 많이 다를 거라고 장담하고요. 그러니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는 한마디만 하고 갈게요.
그래도 제가 한국 소속이라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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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기자 양반. 뒤에 (웃음)만 붙인다고 사람이 선량해 보이진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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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가 한국 소속이라 다행이죠?’ 살면서 들어 본 발언 중 가장 소름 돋는 발언 1위... 해외였어 봐라.... 이 정도면 협회가 사윤한테 절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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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이딴 것도 인터뷰라고 공개한 거임? 이거또라이 아니야? 내가 보기엔 사고 칠 듯 관상부터가 쎄함 ㅋㅋ 사회화 덜 된 것 같은데 이렇게 막 나돌아다니게 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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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까대 봐라 어차피 사윤이 기부한 돈만 1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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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미국, 일본, 중국 유명 헌터들 소식만 자주 들었는데 외신에 한국 헌터 이름이 즐비한 걸 보니 뿌듯하군요. 앞으로도 사윤 씨가 좋은 행보를 보여 주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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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무능하다고 두 번이나 강조하는 거 봐라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내부 고발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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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사이코패스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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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ㅋㅋㅋ 일단 우리 팀이면 된 거라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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