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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에 촉수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꽤 세게 던져져서 다가올 충격에 노아가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지만 몸에 부딪히는 건 딱딱한 바닥이 아닌 물컹하고 거대한 무언 가였다.
“으…?”
놀라서 몸을 일으킨 노아의 몸이 휘청거렸다. 제 아래 깔려 있는 물컹물컹한 무언가가 마치 푸딩처럼 울렁였기 때문이었다. 휘둥그렇게 떠진 눈으로 이안을 바라봤지만 겨우 조명등이 하나 켜진 방은 어둠으로 어슴푸레해서 어두운 배경에서 이안의 눈만이 어둑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게, 이게 대체 뭐야…? 어리둥절한 노아가 손으로 더듬거렸다가 깜짝 놀랐다. 제 손이 움직이자 반응하듯 아래 깔리 물컹한 것이 움틀거린 것 같았으니까. 뭔가 살아있는 생물체인가? 슬라임? 노아는 성인이 되었을 때 형들을 따라 나간 사냥터에서 슬라임을 본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 아래 깔린 건 그보다 훨씬 컸다. 아래 깔린 것의 정체를 알 수 없으니 긴장해서 움츠러든 노아가 ‘마노모’ 회원들이 말한 것 중 이 비슷한 게 없었나 기억을 더듬을 때였다.
“지금이라도 싫다고 말하는 게 어때, 노아?”
처음으로 이안이 자신을 향해 이름을 불러주자 놀란 노아가 고개를 들었다. 다짜고짜 노아를 질질 끌고 와 이 안에 내던진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로 이안이 아주 다정하게 노아를 구슬렸다. 아직 늦지 않았어. ‘싫어’, 딱 이 단어만 말하면 돼. 방 가장 어두운 곳에 선 이안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전혀 알아 볼 수 없었지만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은 무언가의 감정으로 활활 타오르는 듯 했다.
싫다고… 할까? 노아가 망설였다. 조금 더 있고 싶기도 했고, 대체 제 아래 깔린 게 뭔지 알 수가 없으니 불안하기도 해서 노아가 머뭇거리자 마치 그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양 이안의 목소리가 더욱 은근해졌다.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노아.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겠지.”
“…!”
아무리 간청해도 그만두지 않을 테니 어서 말하라고. 이안이 살살 구슬렸지만 노아의 귀는 오히려 번쩍 뜨였다. 이안이야 ‘즐거운 시간’을 반어법으로 말한 것 같지만 노아에게는 전혀 반어법으로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까지도 너무나 좋았는데…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노아는 그런 경험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을 정한 노아가 입을 다물며 고개를 젓자 이안이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좋아… 네가 그렇게나 이 곳에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다면야.”
노아가 고개를 젓자마자 언제 사근사근하게 말했냐는 듯이 이안의 목소리가 몹시 싸늘해졌다. 아니, 활활 타오르는 것도 같았다. 이안의 목소리에 움찔하며 노아가 고개를 들자 끼익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조명이 어두워 노아는 이안의 형체라고 짐작되는 것이 의자에 앉아 손짓을 하는 것 정도만 겨우 볼 수 있었는데, 이안이 오른 손을 가볍게 젓자마자 조금씩 움틀거리기만 하던 것이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었다.
“으앗…!”
완전히 균형을 잃고 노아가 나동그라지자 바닥에 떨어트린 푸딩마냥 짜부라져 있던 물컹한 것이 돌연 형체를 가지기 시작했다. 마치 안에서 무언가 빠져 나오려는 것처럼 울룩불룩 부풀더니 돌연 기다란 촉수들이 솟아 나오자 노아의 눈이 더욱 커졌다.
“이, 이게 뭐… 앗!”
돌연 갑자기 굵은 촉수에 팔 다리가 휘감겨 허공으로 떠오르자 노아가 짤막하게 비명을 질렀다. 헐, 이게… 진짜 뭐야? 진심으로 놀란 노아의 가슴이 쿵쿵 뛰었다. 이안이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움직임이 변하는 걸 보니 이안이 조종하는 것 같긴 하지만 무슨 원리인지는 전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리고 노아가 충격에 굳어 있는 동안 이어 다른 촉수들이 몇 개 더 솟구쳐 오르더니 마치 뱀처럼 노아의 손과 발끝부터 슬그머니 타고 올랐다. 워낙 정신이 없던 터라 노아는 촉수가 모두 몇 개나 되는지도 셀 여유가 없었다. 사방에서 촉수들이 넘실거렸으니까…
“아…!”
마왕성에 온 내로 유일하게 입는 게 허락 되었던 헐렁한 옷 사이로 촉수가 스며들었다. 축축하고도 물컹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제법 단단한 촉수는 버둥거리는 노아의 팔목과 발목을 꽉 잡아 허공에 붙들어 맸다. 마치 한 입에 삼킬 작은 짐승을 찾아 헤매는 뱀처럼 다른 촉수가 온 몸을 기어 다닐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물론, 한편으로는 흥분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발목이 꽉 잡혀 적나라하게 다리를 벌려지자 싫은 듯이 도리질을 치면서도 노아의 숨은 어느덧 점차 흥분으로 거칠어져 있었다. 아니, 이상한 생물인지 도구인지도 모르는 것에 강제로 범해지는 상황도 상황이었지만 기묘한 흥분감이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한다. 촉수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점액질은 무언가 달큰한 향을 풍겨내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아흐으…”
가쁘게 숨을 헐떡이면서 노아가 다시 발버둥을 치자 아플 정도로 사지를 속박하고 있는 촉수가 꽉 죄어들었지만 그조차도 하나의 쾌감이었다. 노아는 꼼짝 못하게 구속되는 것도 좋아했다. 특히 남들이 보면 영락없이 강제로 범해지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되어야… 아…!
“읏, 거, 거긴…!”
어느새 허벅지까지 타고 오른 촉수가 마치 기웃거리듯 엉덩이를 더듬더니 이내 꽉 다물려 있는 뒤에 금새 들어갈 것처럼 매끄러운 끄트머리를 문질렀다. 손가락 두 개쯤 합친 굵기의 촉수 하나였기에 점액질로 뒤가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문질러대다가 이내 천천히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응, 아… 아!”
별로 고통은 없었지만 한번도 넣어본 적 없는 게 뒤를 열고 들어가는 상황에 흥분한 노아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촉수가 안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질 때마다 노아의 것도 점차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아으, 으… 하는 소리만 내던 노아가 몸을 흠칫 떨었다. 비슷한 굵기의 촉수 하나가 더 뒤를 더듬거리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 잠시만, 아, 읏…!”
아까와 마찬가지로 손쉽게 뒤를 열고 들어간 촉수가 마찬가지로 안을 더듬거리는 동안 노아의 가슴이 들썩였다.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촉수가 앞 뒤로 움직이거나 안을 열심히 더듬을 때마다 몸이 잔뜩 긴장했지만 마치 허공에 못 박힌 듯 손과 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번갈아가며 뒤를 들쑤시던 촉수는 이제는 안을 다 더듬어 보았는지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 한번도 이렇게 깊이 넣어 본적이 없어 노아가 숨을 급히 헐떡였다. 안에서 이리저리 구부러질 수 있어서 그런지 그리 아프진 않지만 한번도 들어간 적 없는 깊이까지 들쑤시니 몸이 벌벌 떨렸다. 연신 노아의 엉덩이가 움찔거리며 촉수를 죄였다.
“흐으… 으…”
저도 모르게 ‘싫어’ 라던가 ‘그만’이라는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상황이라 노아가 입술을 깨물며 되도록 말을 삼가는 동안 닿은 적 없는 깊이까지 범하던 촉수가 돌연 스르륵 미끄러져 나오더니 마치 고리처럼 끝이 구부러지며 뒤를 벌렸다. 더는 벌어지지 못할 것 같은데도 우는 소리를 낼 때까지 벌리더니 그대로 고정된 양 멈추었다. 그리고 다 그 이유가 있었다.
이제까지 노아의 주위를 배회만 하던 촉수가 일제히 붉은 속살이 빠끔히 보일 정도로 열린 노아의 뒤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더니 아주 손쉽게 하나가 쑥 들어가자 이어서 다른 하나도 파고 들었다. 순식간에 촉수 세 개가 파고들자 노아가 신음했다.
“아읏, 으… 더는 안, 안 들어, 읏!”
세 개가 밀려 들어간 상황에서 다른 하나가 기웃거리며 틈새를 꾹 누르자 노아가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지만 이안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고, 대신 촉수가 아랑곳하지 않고 안을 파고 들었다. 억지로 우겨 들어가려고 이리저리 움틀거릴 때마다 노아의 허벅지가 바짝 긴장했다. 노아가 나지막하게 흥분에 못 이겨 흐느끼며 제발, 이라고 중얼거리자 조금씩 꾸물거리던 촉수 네 개가 뻣뻣하게 굳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 앗!”
바짝 뒤가 열린 채 제각각 다르게 움직이는 촉수들에 뒤가 깊이 범해지자 노아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 네 개의 굵기를 다 합쳐봤자 그렇게 큰 굵기는 아니었지만 제멋대로 움직이며 안에서 마구잡이로 날뛰는 움직임은 몹시도 강력한 자극이었다. 순간 아릿할 정도로 깊이 파고드나 하면 안에서 이리저리 분탕을 치기도 하는 차에 몇 번이고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힉, 아흑, 읏… 읏…!”
분명 헤집어 지는 것은 뒤일 뿐인데도 노아는 제 머릿속이 다 엉망이 되는 것 같았다. 촉수의 점액질에 흥분 효과도 있었는지 몹시도 쾌감이 컸다. 어느 새인가 촉수가 드나드는 뒤만큼이나 다리 사이도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다시 촉수 하나가 틈새를 문질러대며 천천히 파고들자 노아가 우는 소리를 냈다.
“그만, 흣… 아으… 그마안…”
사실은 ‘좀 더’라고 말하고 싶은 걸 애써 삼키며 노아가 지나친 자극에 생리적으로 흘러 나오는 눈물을 글썽였다. 마왕 성에 와서 노아의 연기 실력은 퍽 많이도 늘었다. 그것도 특히 싫은 척, 괴로운 척, 그리고 우는 척 세 가지가… 아마 노아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었다.
그런데 노아가 그만 이라고 말하자 뒤에서 진탕을 치며 움직이던 촉수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러더니 주르륵 뒤에서 빠져 나가는 게 아닌가. 숨을 헐떡이면서도 노아가 이안이 있는 쪽에 시선을 던졌다. 설마 벌써 그만 두려는 건 아니겠지? 괜히 그만이라고 했나? 그리고 이 행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이안이 입을 열었다. 몹시도 음울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만이라니, 거짓말도 작작해야지. 넌 더 큰 걸 넣어줄 때 좋아하잖아.”
“아, 아니, 아니에요…”
“정말인지 아닌지는 한 번 넣어본 뒤 알아보자고.”
이안이 손가락을 딱 튕기자 아래가 좀 요동치더니 다른 촉수가 솟아올랐다. 아까 그 촉수들은 가늘게 보일 정도로 제법 굵은 촉수였는데 사방에 기다란 돌기가 돋아 몹시 괴이한 생김새를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아까 그 작은 촉수들을 합친 것보다는 굵지 않은데… 하는 순간 노아는 똑같이 생긴 촉수가 하나 더 돋아나는 걸 보았다.
“아, 안 돼… 아읏, 읏….!”
제일 먼저 하나가 파고 들자 아까부터 고리처럼 노아의 뒤를 억지로 열고 있던 촉수가 꿈틀거리며 진입이 용이하도록 도왔다. 좀 불룩한 앞부분이 겨우 하나가 들어가자 구슬을 여러 개 이어 붙인 것 같이 울룩불룩한 촉수도 앞을 들이밀었다. 노아가 울먹이며 도리질을 쳤다. 안 들어간다며 몇 번이고 말해도 가차없이 억지로 비집어 열며 들어왔다.
“악, 윽… 아, 아파… 아파요…”
반사적으로 허리를 들썩이며 몸을 바르작거렸지만 꽉 묶인 사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두 개가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은 아까와 달리 버거워서 다른 촉수 하나가 자꾸만 뒤를 헤매다가 기어이 머리를 들이 밀었다. 이미 하나 삽입되어 있는데도 제일 처음 울룩한 부분이 꾸우욱 비비듯 문지르더니만 결국 밀어 넣고야 말았다.
노아가 소리 없이 입만 벌리는 동안 마치 뱀처럼 두 촉수가 느리게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사정없이 예민한 내벽을 짓누르고 긁으며 들어갈 때마다 노아의 눈 앞에서는 별이 튀는 듯 하였다.
“아으… 으…”
노아가 헉, 숨을 쉬며 아픔에 저도 모르게 몸을 굽히려고 할 정도로 한계까지 삽입된 촉수가 이내 느릿느릿 피스톤 질을 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계까지 벌어진 뒤에서 질척거리다 못해 완전히 젖은 소리를 내더니 점차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흐아, 아! 아! 힉,… 응, 읏…!”
두 촉수가 번갈아 가면서 움직이고 처박힐 때마다 노아의 입에서는 연신 의식을 거치지도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소리가 튀어 나왔다. 얼마나 자극이 심했던지 시야가 자꾸만 흐려지더니 빛이 번득이는 듯 했다. 이따금 박자가 어긋나 한번에 두 촉수가 안에 박혀 들어올 때면 발가락이 곱아 들었다.
결국 이성을 놓은 노아가 의식적으로 발버둥치는 것도 그만두고 촉수의 움직임에 몸을 내맡겼다. 좋다거나 싫다라는 단어가 제멋대로 뛰어나왔다. 그만이라거나 더 라는, 서로 상반되는 단어들도 마찬가지였다. 벌써 배 위에는 흰 사정액이 마구잡이로 튀어 있었다. 몇 번이고 그리고 한참이고 박혔는지도 모를 때에서야 노아는 겨우 제 것에도 촉수가 달라붙어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흐린 시선으로 내려다 보자 뒤에서 마구 날뛰고 있는 촉수에 비교하자면 아주 가느다랗게 느껴지는 것이 울컥이며 토정하는 노아의 것을 감싸 오르고 있었다. 가느다랗다고는 해도 얇은 만년필 정도의 굵기를 가진 것이 느슨하게 뿌리부터 위까지 타고 오르더니 줄줄 프리컴이 흐르는 위를 핥듯이 문지르다 안으로 기어들어 갈 듯이 움직였다. 순간 섬찟 소름이 끼쳤지만 타이밍 좋게도 뒤에서 다시 엇박으로 한번에 박아 올리는 움직임에 노아가 잠시간 목소리를 잃었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퍽 퍽 뒤를 처박히는 움직임에 입만 벌리고 있던 노아가 마침내 아!, 하고 소리를 내지른 것은 뻐근한 통증이 제 것에 일었기 때문이었다. 바들거리며 겨우 젖혀진 고개를 들자 아까 그 촉수가 벌써 손가락 한 마디나 안을 파고 드는 중이었다.
“힉, 아냐, 아! 아!, 거긴, 아…!”
뭔가 말을 하고 싶어도 매 순간마다 모든 말이 조각 조각나 흩어졌다. 이제는 눈에서 이유도 모를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흘러내렸다. 노아가 신음하고 고개를 저어도 제멋대로 안을 파고든 가느다란 촉수는 거기도 들어갈 곳이라고 이내 느리게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꽉 밑동을 조였다.
그 때부터는 노아도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던 지라 기억이 드문드문 끊겼다. 마음대로 배출을 하지 못하자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사정하지 못하게 꽉 틀어 막힌 채로 아주 예민한 곳도, 그리고 내도록 범해지던 곳을 또다시, 그리고 계속 연속해서 범해지는 내내 노아는 몇 번이고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느꼈다. 거의 고통에 가까운 쾌감이었으며 동시에 쾌감에 가까운 고통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범해지다 한참 만에서야 노아는 겨우 다시 이성을 가까스로 되찾을 수 있었다. 애처로울 정도로 숨을 헐떡이며 거의 흐느끼는 노아를 언제부터인가 가까이 다가온 이안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찾아 볼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안이 힘이 없어 뒤로 젖혀진 노아의 목과 한계에 다다라 거의 경련하듯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몸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끔찍하도록 강렬한 쾌감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싹 핥아 벗겨 먹힌 기분으로 노아가 숨을 고르느라 가쁘게 가슴을 들썩였다. 아니, 사실은 지금도 그 입에 물려진 것만 같았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절정에 올랐지만 사정을 하지 못했으니. 이렇게 끝내주는 건 정말 처음이라고 노아가 멍하니 생각하는 동안 이안의 손이 뭔지 모를 액체로 질펀하게 젖어 언제 촉수가 빠져나갔는지, 연신 움찔거리며 우물거리는 뒤를 문질렀다.
“좋았어?”
“아…흐으…”
“그냥 보기에도, 아주, 좋아 보이던데…”
허벅지를 지나 아직도 들썩이는 가슴, 그리고 무방비하게 드러난 목덜미를 가볍게 손으로 죄며 이안이 입을 열었다. 턱까지 감싸더니 엄지손가락이 눈물을 흘리느라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를 까칠하게 비볐다.
“좋은 거 하나 더 해볼까.”
지극히 무덤덤하게 말한 이안이 노아의 머리카락을 쥐어 고개를 들게 했다. 노아가 반쯤 풀렸던 눈을 저도 모르게 휘둥그렇게 떴다. 바닥에서 이제까지 중 가장 굵었던 촉수가 솟아 오르고 있었는데 평범한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노아는 투명한 몸통 안 쪽에 둥그런 알로밖에 보이지 않은 것들이 가득 차있는 걸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