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4화 (7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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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흐, 싫, 싫어…아,…!”

 그제서야 제가 이안에게 하는 게 아니라, 이안이 제게 펠라치오를 해준다는 소리임을 깨달은 노아가 버둥거렸지만 이미 이안은 노아의 것을 제 입에 밀어 넣은 후였다. 건들지 않아도 괴로운 곳에 따뜻하고 습한 것이 감기자 노아가 바들바들 허벅지를 떨었다. 절로 다리가 움츠러 드는 것을 이안이 밀어냈다.

 평소에 저보다 위에 있는 알파 메일이, 그것도 펠라치오는 절대 안 할 것 같은 남자가 제 것을 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복감이나 승리감 따위가 들 법도 했지만 지금 노아는 그런 걸 절대 느낄 상황이 아니었다. 되려 이안이 한 손으로는 제 것을 쥐고 혀로 핥자 흐느끼면서 부질 없이 이안을 밀어내려 애쓸 뿐이었다.

 “그만, 아, 흐아…”

 노아가 자꾸 발버둥치자 거슬렸는지 이안이 한 쪽 다리는 아예 제 어깨에 걸치고 다른 한 쪽은 꽉 내리누르면서 노아의 것을 쥐고 입을 움직였다. 물기 어린 소리를 내면서 이안이 깊게 삼켰다 내뱉을 때마다 노아가 신음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몸을 버둥거렸다. 이안의 손에 눌린 한 쪽 다리가 자꾸 들썩이고 어깨에 걸쳐진 쪽은 발이 꾹 움츠려 들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제발, 아, 아…! 흐윽, 아으읏…”

 안 그래도 한 번도 가지 못해 죽을 지경인데 심한 자극까지 받으니 절로 입에서 애원하고 흐느끼는 소리가 나왔다. 원래도 취향 탓에 성기에 직접적으로 받는 애무는 거의 받아 본 적이 없던 노아다. 아무래도 남의 것을 빨아 보는 건 처음인지 이안은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이내 능숙하게 노아의 것을 빨기 시작했다. 

 오늘 이안이 제 애원은 절대 들어주지 않을 거란 걸 직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다시 그만해 달라고 말하면서 노아가 흐느끼고 몸을 비틀었다. 차라리 아까처럼 노팅을 당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그러다 이안이 한 번 노아의 것을 깊게 삼켰다 뱉으면서 이내 살살 달래듯 쥐어 흔들었다. 입으로 하는 것보다는 나아서 숨을 헐떡이던 노아가 아!, 하고 높게 신음을 내질렀다. 지나치게 달아올라서 조금씩 말간 액과 함께 밀려 나오던 플러그를 이안이 꾹 밀어 넣더니 아예 쥐어 잡고 끄트머리, 플러그와 살 사이의 좁은 틈새를 문지르듯 핥았다. 

 “히으, 아, 아,…!”

 입 안에서 애원도 뭣도 아닌 단어들이 흩어져 신음 소리로 쏟아졌다. 괴로움에 못 이겨 노아가 몸을 버둥거렸는데,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 이제까지 꿈쩍도 않던 이안의 몸이 조금 흔들릴 정도였다. 노아가 마침내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자 그제서야 이안이 잔인한 펠라치오를 멈추었다.

 “울 정도로 그렇게나 좋았어?”

 노아가 울먹이면서 고개를 저었다가 이안이 다시 제 것에 손을 대자 흠칫 놀라며 몸을 떨었다. 다행히도(?) 이안은 플러그를 잡고 느리게 빙글 돌릴 뿐이었다. 참으려던 노아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하지 말라며 손목을 잡을 때까지 플러그를 느릿느릿 움직이던 이안이 참으로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부드럽게 숨을 헐떡이고 있는 노아의 입술을 깨물었다.

 “남의 걸 빨아 보는 건 처음이지만 썩 나쁘지 않은데. 한번 더 할까?”

 “흐으, 싫, 싫어요… 기, 기승위… 할래요…”

 기겁한 노아가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다. 세상에 제발 기승위를 하게 해달라고 비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안은 뻔뻔스러운 얼굴로 변덕스럽기도 하지, 하지만 네가 정 그렇게 원한다면야, 하고 지껄이며 힘이 빠져 비틀거리는 노아를 일으켜 친절히 앉혀주기까지 했다. 

 이안의 허벅지 위에 앉은 노아는 훌쩍거리면서 벌써 단단해진 이안의 것을 바라보았다. 최대한 어떻게 안 해보려고 어물거리던 노아가 이안이 제 것을 잡자 힉, 하면서 몸을 앞으로 움직였다. 이안의 것이 쿡, 하고 엉덩이 사이를 찌르는 걸 느낀 노아가 울먹이면서 이안의 가슴을 짚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으읏…”

 묶인 상태라 손을 쓸 수가 없었기에 노아는 두 세 번의 실수 끝에서야 겨우 이안의 것을 조금 뒤로 넣을 수 있었다. 이안이 마치 잘했다는 듯 엉덩이를 토닥이는데 외려 그 행동이 겁나 노아가 서둘러 엉덩이를 내렸다. 꾸욱, 하고 부드럽게 뒤로 이안의 것이 잠겨 들었다.

 이안이 시키는 대로 하면 한번쯤은 봐주지 않을까 싶어 노아는 허벅지가 떨리도록 깊게 이안의 것을 받아 들였다. 이안이 삽입하는 것과 제가 스스로 삽입 당하게 만드는 건 달라서… 더 힘들었다. 노아는 최대한 자극을 가하지 않게 주의 하면서 엉덩이를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다른 체위와 달리 체중을 실어야 하는 자세이기 때문에 엉덩이를 내릴 때마다 허리가 떨리는 것을 참아가며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데 이안이 손을 뻗어 노아의 엉덩이를 쥐었다.

 “힘들어 보이는데 도와줄게.”

 “아, 안 힘들어요…”

 노아가 나름 저항하였으나 아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노아를 더 괴롭히고 싶었는지 아니면 이안의 성에 차지 않았는지, 노아의 엉덩이를 꽉 잡은 이안이 허리를 쳐 올리기 시작했다. 노아가 용케도 피하고 있던, 혹은 피하고 싶었던 곳을 세게 박아오자 노아가 다시 아흑, 하고 신음했다.

 “흐으, 아, 아, 앗!”

 이안의 위에서 철퍽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위 아래로 흔들리던 노아가 마침내 이안의 품에 안기듯이 무너져 내리자 그제서야 이안이 도로 노아를 찍어 누르듯이 침대에 눕히며 퍽퍽 자비 없이 허리를 놀렸다.

 이안의 것이 짓쳐 들어 올 때마다 노아는 죽을 것만 같았다. 계속해서 절정에만 머무르는 감각은 쾌감을 넘어 거의 고통이나 다름 없었다. 노아가 결국 울면서 이안을 밀어내려고 헛되이 팔을 움직이는 동안 이안이 큭, 하고 이를 악물며 또다시 노아의 안에 사정했다. 

 이안이 잠시 사정의 여운을 즐기느라 멈춘 사이 자신도 너무 가고 싶어서 노아가 훌쩍훌쩍거렸다. 이안이 벌써 세 차례나 안에 사정한 탓에 뒤에서 미지근한 무언가가 조금씩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노팅 할 때는 사정량이 평소보다 많았으니까. 세 번이나 했으면 이제 가게 해주려나 했는데 이안은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이번엔 후배위로도 한번 해볼까?”

 기겁한 노아가 뭐라 하기도 전에 이안이 가볍게 노아를 휙 뒤집고는 조금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다가 제 것을 밀어 넣었다. 일부러 교묘하게 아래 방향으로 짓눌러 삽입되는 물건에 노아가 흐느끼다가 결국 풀썩 팔이 무너져 엉덩이만 치켜든 자세를 하게 되었다. 덕분에 삽입이 더욱 깊어져 노아가 고개를 저으며 시트를 쥐었다.

 “아으… 아, 흐으… 그만, 그만…”

 이러다 죽겠다 싶어 노아가 울음을 터트리며 앞으로 엉금엉금 기었지만 이안의 손에 의해 다시 뒤로 쑥 끌려 내려오고 말았다. 애초에 바로 앞이 침대 헤드라 도망치는 의미도 없는 부질없는 행동이었다. 뭔가 이안의 물건이 아까와는 다르게 느낌이 달랐다. 실제로도 엉덩이 사이로 들락거리는 이안의 것은 평소와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이안의 것이 퍽 정통으로 스팟을 찔러오자 노아가 비명을 질렀다. 이안이 무게를 실어 노아의 뒤에 있는 힘껏 제 것을 끝까지 밀어 넣자 노아가 고개를 젖혔다.

 “힉, 아흑, 아…!”

 견디기 힘든 쾌감에 노아가 고개를 젖히며 미친 듯이 침대를 긁었다.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채 완성되지 못하고 조각조각 흩어졌다. 너무 느낀 노아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바르작거리자 이안이 잠시 허리를 멈추었다. 결국 완전히 항복한 노아가 훌쩍거리면서 애원했다.

 “그만, 할래요… 아으흐… 이안, 제발…”

 “하아, 노아…”

 이안이 천천히 자신의 것을 빼내자 노아가 파드득 허리를 떨었다. 발갛게 부은 노아의 뒤로 빠져 나오는 이안의 것에는 평상시와 달리 콘돔이 씌워져 있었는데, 평범한 것은 아니었다. 올록볼록한 돌기가 잔뜩 나있었으니까… 이안이 콘돔 따위를 사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노아는 샘플을 잔뜩 넣어준 미하일에게 원망하는 마음을 품으며 흐느꼈다. 

 이안이 콘돔을 빼 입구를 묶어 던지고는 재차 다시 노아의 뒤에 삽입했다. 노아가 괴롭게 고개를 저었다.

 “자, 이러면 됐지? 네가 그렇게… 그 콘돔을 싫어하는 줄은 몰랐네.”

 “아, 아…! 아!”

 분명히 콘돔을 사용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었을 텐데도 이안이 그렇게 대답하면서 다시금 제 것을 퍽 찔러 넣었다. 노아는 이안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눈 앞에서 연달아 무언가 번득이는 느낌을 받으며 소리를 지르기에 바빴다. 신음하고 비명을 지르느라 자꾸만 벌어지는 입에서 타액이 흘러내렸지만 노아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수가 없었다.

 한참을 추삽질을 하다가 노아의 뒤에 사정한 이안이 다시 제 것을 빼냈다. 노아를 괴롭히는 사이사이 이안은 꾸준히 노아의 안에 제 정액을 흩뿌렸는데 왜 그러는지 훤히 목적이 보이는 행동이었다. 이안이 얼마나 싸댔는지 노아는 제 몸에서 이안의 알파 페로몬 냄새가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이안이 다시 삽입할 것 같지는 않자 완전히 뻗은 노아는 그나마 안도했다. 어쨌든… 아무리 이안이 끝내주는 알파라고는 해도 그렇게 연속으로 사정하는 건 무리인 것이다. 눈물에 젖은 얼굴로 부디 제 것에 매인 것을 풀어주기만을 바라며 이안을 바라보던 노아는 이안이 상자를 뒤적이자 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기 시작했다. 살면서 이렇게 울어본 적은 처음이었고, 이렇게 오랫동안 잔인하고 험악한 플레이를 하는 것도 처음인 것만 같았다. 

 남들은 노아가 평소 해오던 플레이를 잔인하고 험악한 플레이라고 할 테지만, 노아에게는 고통 하나 없이 끔찍한 쾌감만이 있는 이게 바로 잔인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노아가 다시금 힘이 다 빠진 팔 다리로 침대 위를 벗어나려 버둥거리자 이안이 이번엔 제가 노아 쪽으로 다가갔다. 이안의 손에 쥐인 것은 제법 진짜 같이 생긴 딜도였다.

 “생각해 보니 너무 나만 즐긴 것 같아서, 이번에는 네 취향대로 해보자. 어때?”

 내 취향이고 니 취향이고 간에 노아가 그만 하고 싶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싫… 하는 말이 튀어 나오는 순간 이안이 그 말을 집어 삼키며 입을 맞추었다. 노아가 갸냘프게 헐떡이는 숨을 가르며 질척이는 소리가 나도록 혀를 섞은 이안이 노아를 뒤집어 엎고는 꾸욱 딜도를 노아의 엉덩이 사이에 문질렀다. 

 “응,…아읏…!”

 하도 오랫동안 삽입 당해 흐물흐물해진 뒤는 딜도를 잘도 삼켰다. 이안의 것에 비하면 그다지 큰 물건은 아니었지만 온 몸이 예민하다 못해 발갛게 달아오른 노아에게는 견디기 힘든 자극이었다. 조금 질척이는 소리를 내며 꾸욱 밀어 넣어진 딜도에서… 전선이 늘어져 다리 사이로 흔들리는 걸 느낀 노아의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다. 딜도가 아니라 바이브레이터구나…

 “아…으읏…”

 이안이 노아의 뒤에 딜도를 거의 끝까지 밀어 넣다가 다시 조금 빼고는 제 손가락을 하나 집어 넣은 통에 노아가 신음했다. 그래도 지금은 아까보다는 훨씬 낫기에 울먹이면서도 노아가 자세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그래도 제 취향대로 해준다니… 약간의 부질 없는 기대를 하면서도… 

 이미 물건이 삽입이 된 상태에서 이안이 손가락을 밀어 넣어 몇 번 쑤석거렸다. 그러다가 손가락이 하나 더 늘어나자 노아가 힉, 하고 뒤를 조이자 이안이 찰싹 엉덩이를 한대 때렸다. 

 “쉬이, 더 들어갈 수 있지?”

 “네, 네에…”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안에게 무작정 박히는 것보다는 나아서 노아가 바들바들 떨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최대한 받아 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손가락이 세 개로 늘어날 정도로 한참을 뒤를 늘리던 이안이 돌연 손가락에 힘을 주어 억지로 더 벌려내더니 강제로 만들어진 틈에 또 무언가를 밀어 넣으려는 듯 문질렀다. 노아가 깜짝 놀라 뒤를 바라보자 이안의 손에 다른 바이브레이터가 하나 더 들려 있었다… 그런데 어째 이안의 표정이 매우 음산해 보였다.

 “노아, 새삼 궁금해져서 말인데…”

 “흐으…”

 “그 때 안드로이드… 말이야.”

 이안의 목소리가 굉장히 나긋나긋해서 노아가 겁에 질렸다. 아, 안드로이드요…? 하고 파들파들 떨리는 목소리로 노아가 물었다. 이안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잔뜩 부은 입구를 문질렀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번에 두 개나 삽입하고 있던 거… 네가 명령한 거지?”

 그…그게… 그렇기는 하지만… 노아가 이안의 반응이 두려워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자 그렇단 말이지, 하고 태연한 듯 말하면서도 가운데 빠득 하고 이를 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꾹꾹 거침 없이 바이브레이터가 밀려 들어왔다. 안드로이드 때와 마찬가지로 한계까지 뒤가 늘어나는 기분에 노아가 히끅거리며 우는 소리를 냈다. 평소 같았으면 몹시 반겼을 테지만… 지금은 이안 취향이던 제 취향이던 괴롭기만 할 뿐이었다. 

 이안이 손바닥으로 지그시 엉덩이 사이에 물려 있는 바이브레이터를 꾹꾹 누르면서 심문 아닌 심문을 계속했다. 

 “마이클이 누군지 물어 봐도 될까…? 클럽에서 만나던 사람?”

 “아흐으, 그게, 아…!”

 노아가 이번에도 대답하지 못하자 이안이 달칵 하고 바이브레이터 하나의 진동을 켜면서 대답하기 곤란하면 대답 안 해도 된다며 대꾸했다. 하지만 행동과 말이 반대잖아… 아흐윽… 노아가 몸을 뒤채는데 이안이 나머지 하나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그럼, 네 친구 알렉스는?”

 아, 알렉스는… 그게… 그게… 마이클과는 달리 알렉스는 이안이 이미 안면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솔직히 대답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노아가 흐느끼며 겨우 대답했다.

 “그, 그냥 친구… 흐아! 악, 아….!”

 나머지 바이브레이터 하나도 마저 작동했는데 아래쪽에 위치해 있던 물건이라 내벽 어느 부분을 짓누르며 작동하는 터에 노아가 고개를 저으며 결혼 한 후로는 그 때가 정말 딱 한 번 만난 거라고 몇 번이고 말해야 했다. 그러자 이안이 그래애? 하고 말꼬리를 늘어트리며 이어 물었다.

 “그럼, 그 자식들이랑 나와 비교하면 누가 제일 나아?”

 아니… 유치하게 지금 뭘 묻는 거야…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안에서 징징 울리는 진동에 노아는 이, 이안이요… 하고 흐느끼며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안의 구미에 맞는 대답을 하건 안 하건 진동이 더욱 세져 노아는 왠지 서럽기까지 했다. 제 뒤에 꽉꽉 들어찬 바이브레이터가 웅웅 거세게 진동했다.

 “힉, 히윽… 아! 아…! 안, 안 돼…”

 이안이 노아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어 한 마디쯤 도로 나온 요도 플러그를 만지작거리자 노아가 바르작거렸지만 이내 달칵 버튼이 눌렸다. 이내 제 것에서도 징징 진동이 울리자 노아가 경련하듯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전기, 전기 자극이라면서… 악, 흐아… 

 “미안, 제대로 못 들었는데… 누가 제일 좋다고?”

 “아흑, 아! 이안, 아…! 히익, 이안이, 제일… 아… 좋아요…!”

 아으으, 흐윽… 노아가 과도한 쾌감에 온 몸을 들썩이면서 엉덩이를 흔들고는 발꿈치를 세워 시트를 밀어냈다. 이안이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야하게 울면서 느끼는 모습이었지만, 노아는 지금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대답을 했는데도 멈춰주질 않아 노아가 흐느끼는 걸 들으며 이안이 바이브레이터 두 개가 엉덩이 사이에서 징징 울리는 선정적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러다 노아가 흐끅거리는 소리를 내며 울자 그제서야 이안이 모든 진동을 멈췄다. 노아가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숨만 할딱거리며 침대에 늘어졌다. 전에는 이안이 이렇게 유치하게 굴 줄은 상상도 하질 못했는데… 그러다 이안이 안 그래도 버거운 뒤에 손가락 하나를 억지로 밀어 넣자 노아가 힘 없이 신음했다.

 “내 것까지 하나 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흐윽, 아니에요… 그건 진짜… 안 들어가요…”

 이안이 손가락을 하나 더 밀어 넣으려는 듯 지분거리자 노아가 기운이 없어 훌쩍훌쩍 울었다. 이안이 제 손가락을 빼며 노아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렸다. 농담이야, 노아. 네가 아무리 놀았어도… 설마 세 개가 들어가진 않겠지. 질투가 가득한 목소리에 노아가 그렇게 무서운 농담은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몸을 떨었다. 이안이 천천히 바이브레이터 하나를 빼며 물었다.

 “가고 싶어?”

 “흐으으…”

 “안 가고 싶은 거야?”

 노아가 숨을 고르느라 대답을 못하는 사이 이안이 아직 남은 하나를 움켜쥐고 쑤석이자 노아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 가… 가고 싶어요… 제발, 이안… 이안이 그제서야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남은 하나도 마저 빼냈다. 이안은 뭘 하는지 잠시 노아의 뒤를 손가락으로 벌리더니 이내 엎드려 있던 노아를 바로 눕혔다.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노아가 이안이 하는 대로 몸을 뉘였다. 목덜미며 머리카락이 다 땀에 젖어 축축했고, 하도 울어서 눈가는 잔뜩 붉었다. 하도 노아를 괴롭혀서 화가 풀린 건지 어쩐 건지 이안이 마침내 노아의 것을 죄고 있던 사정 방지링을 느릿느릿 풀어내었다. 

 노아가 바들바들 몸을 떠는 동안 마침내 사정 방지링이 풀리고 이안이 천천히 흠뻑 젖은 요도 플러그도 꺼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사정하지 못한 탓인지 노아는 괴롭게 우는 소리를 내는 수밖에 없었다. 이안이 그런 노아가 귀엽다는 얼굴로 눈물에 젖은 뺨이며 눈가를 핥으며 노아의 것을 손에 쥐었다. 노아가 다시 흑… 하고 울음을 터트리며 하지 말라는 듯 이안의 손목을 잡았다. 

 “잠시, 잠시만요… 아, 흐으앗…”

 “쉬이, 노아… 착하지.”

 상냥하게 속삭이며 이안이 노아의 것을 흔들었다. 이안이 살짝 힘 주어 쥐어 흔들면서 엄지 손가락으로 예민한 곳을 문지르자 노아는 곧 경련하듯 몸을 떨며 그토록 바라던 절정에 다다를 수 있었다. 제대로 신음 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흰 사정액을 이안의 손과 제 배에 한 가득 쏟아낸 노아가 숨을 헐떡이며 축 늘어졌다. 이안이 제 손가락에 묻은 정액을 입술에 문지르자 노아가 멍하니 발간 혀를 내어 이안의 손가락을 핥았다.

 노아가 제 손을 깨끗하게 핥자 이안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드디어 이안이 화를 다 풀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노아가 달큰하다 못해 약간 고통스럽기까지 한 절정의 여운에 취해 있는 동안 이안은 침실에 있는 작은 미니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냉장고를 열어 생수를 꺼내 이안이 시원하게 꿀꺽꿀꺽 마시는 모습을 노아가 갈증이 나 마르고 부르튼 입술을 핥으며 바라봤다. 작은 생수 한 통을 비우고 우그러트려 아무렇게나 던진 이안이 냉장고에서 또 한 병을 꺼내 들었다. 이온 음료였다.

 이온 음료를 손에 들고 온 이안이 하도 울고 땀을 흘려서 거의 탈진 상태에 있는 노아의 입에 대주었다. 마침 심하게 갈증이 났던 차라 노아가 입 안에 흘러 들어오는 음료를 삼켰다. 안 그래도 약간 단 데다가 뭔지 모를 과일 향이 나는 음료는 더할 나위 없이 달게만 느껴졌다. 얼마간 입에 대주다가 이안은 묶인 노아의 손에 병을 쥐어 줬다. 

 노아가 조금 성급하게 꼴깍꼴깍 음료수 병을 비워가는 차에 이안이 냉장고를 뒤지더니 안주로 먹으라고 고용인이 넣어둔 게 분명한 모듬 과일이 담긴 접시를 꺼내왔다. 노아가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던 노아가 움찔했다. 지난 번에 과일을 입이 아닌 곳으로 먹은 적이 있어서…

 다행히도 이안은 과일을 노아의 뒤에 쑤셔 넣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포크로 찍어 노아에게 먹였을 뿐이었다. 단 파인애플, 멜론, 포도… 노아는 얌전하게 이안의 눈치를 보면서 과일을 받아 먹었다. 이젠 이안의 화가 제법 많이 풀린 것 같았다. 이안은 노아가 충분히 과일을 먹자 텅 빈 음료수 병과 빈 접시를 치웠다. 그리고는 침대로 돌아와 모든 게 끝난 줄 알고 방심하고 있던 노아를 엎었다.

 “왜, 왜 이러세요…”

 노아가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엎드린 노아의 배 아래에 쿠션을 밀어 넣으며 이안이 가볍게 노아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노아의 물음에도 이안이 아무런 대꾸 없이 충분히 젖다 못해 질척거리는 뒤에 손가락을 두 개 밀어 넣었다. 겁에 질린 노아가 빠져 나가려고 바르작거렸지만 힘이 다 빠진 몸으로는 뒷덜미를 우악스레 잡아 누르는 이안에게서 빠져 나갈 수 없었다. 노아가 갸냘프게 이안… 하고 부르며 울먹이자 그제서야 이안이 대꾸했다.

 “왜 이러기는, 이제까지 나만 실컷 즐겼으니까 너도 즐기게 해주려고 그러지.”

 이, 이게 끝이 아니었단 말이야? 이안의 행동에 거의 울음을 그쳐가던 노아가 다시 울먹거렸다. 그러고 보면 이안은 아까 자신을 침실에 데려와 괴롭히기 전에도 식사를 먹였었다. 그러니까… 아까 그건… 그냥 중간 휴식 같은 것이었을 뿐이었다…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면서도 노아가 가지 못하게 막지 않는 게 어디냐며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안이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건 자신의 착각일 뿐이란 걸 곧 깨닫게 되었으니…

 “…! 아, 아! 흐… 아으…”

 노아를 꽉 내리누른 이안이 내벽 안 쪽, 손가락으로 꾸욱 문지르면 좀 단단하게 만져지는 곳만을 문질렀다. 훨씬 크고 뭉툭한 물건으로 쑤셔질 때도 죽을 것 같은 곳을 손가락으로 집요하게 눌리자 노아가 이안의 손가락을 꽉꽉 조이며 몸부림을 쳤다. 저도 모르게 입에서 야하기 짝이 없는 교성이 튀어 나오며 눈 앞이 희게 번뜩거렸다.

 너무나 노골적인 애무에 노아가 얼마 안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절정에 이르렀으나, 절정에 이르고 나서도 질척거리며 뒤를 문지르는 이안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노아는 다시 엉엉 울면서 이안에게 빌 수 밖에 없었다.

 “히윽, 힉, 악… 그만, 그, 아아!”

 “아까는 나만 가서 얼마나 미안했다고… 좋지, 노아?”

 “아냐, 아냐… 하으읏, 아!”

 노아는 제발 멈추어 달라고 몇 번이고 이안에게 애원하며 무자비한 손길에서 빠져 나가려고 애를 썼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묶인 손으로 침대를 박박 긁어도, 폭력에 가까운 무지막지한 쾌감에 발가락이 다 오므라들어도 끝나는 법이 없었다. 노아는 또 다시 절정에 오르고 또 올랐다. 허벅지 안 쪽이 경련하듯 덜덜 떨렸다.

 “죽을, 죽을 것 같, 으아! 아! 이안,… 흐엉…”

 “이런 걸로 죽진 않아, 노아.”

 죽을 만큼 느낄 뿐이지, 하고 지껄이면서 이안이 손가락을 세워 긁자 노아가 고개를 꺾으며 괴로워했다. 머리가 완전히 희게 변해서 도통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가 없었다. 극심한 자극에 생리적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허리 아래는 완전히 녹아 내린 것 같았다. 몇 번인지 모를 절정에 노아가 무작정 잘못했다고 빌기 시작했다.

 “잘못했, 흐아, 아… 잘못했어요, 으, 으흐… 이안, 이안…”

 “무슨 소리야? 네가 잘못했다니.”

 내가 잘못을 했으면 모를까. 이안이 꾸욱 꾹 잔인하게 짓누르며 말했다. 내가 거칠게 하질 않아서 네가 이혼을 하게 만들었잖아…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 딴에는… 응? 네가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나름 다정하게 대해 줬는데… 그게 취향이 아닐 줄은… 상상도 못했지… 노아가 힉, 힉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 안 하…. 안 할게요… 아! 흐아… 그만!”

 “뭘 안 한다고?”

 “이혼, 이혼 안 한다구요…”

 노아가 절대 이혼 하지 않겠다고 하고 나서야 이안이 손가락을 멈추었다. 이안에게 하도 쥐어 짜인 바람에 이제는 정액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말간 액체만이 겨우 나올 정도였다. 노아가 히끅히끅 우는 동안 이안이 땀에 흠뻑 젖은 노아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며 물었다. 정말 이혼 안 한다고? 이러다 복하사라도 할 것 같았던 노아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다신 이혼 이야기 안 꺼낼게요… 흐윽... 그만... 너무 힘들어요…”

 이 정도나 했으면 인간적으로 안 하겠지 하는 생각에 노아가 울먹이며 올려다 보았다. 그러나 노아는 진작에 깨달아야 했다. 이안이 얼마나 독하고도 잔인하면서… 뒤끝이 긴 인간인가를… 아예 이 기회에 노아를 콱 잡아 매려고 이를 갈고 있는 중이란 것을.

 “글쎄, 내내 거짓말만 들어와서 잘 못 믿겠는데.”

 안에 밀어 넣었던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면서 이안이 무언가 음산한 것이 이글거리고 있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한 번만 더 하면 네 솔직한 마음을 알 것도 같거든.

 “그러니 네가 선택해봐, 노아.”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말에 노아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올려다 보자 이안이 다정하게 노아의 뺨을 감싸며 언제 꺼냈는지 모를 낯익은 물건을 꺼내 들었다. 서재에서 썼던, 가죽 끈이 달려 있는 금속 막대기였다. 지난 번 서재에서 썼던 물건이기도 했다.

 “가는 게 좋아, 안 가는 게 좋아?”

 “이, 이안...”

 거, 거짓말 아닌데… 게다가 그 동안에도 되도록 거짓말은 안 하려고 했었단 말이야… 이안이 짚고 있는 포인트가 노아가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니라 ‘절대 이혼 같은 걸 하지 말아야 한다’ 임을 깨닫지 못한 노아가 울먹거렸다. 둘 중 아무것도 선택하기 싫었다. 가지 못하는 것 만큼이나 가기만 하는 것도 미치도록 괴로웠으니까…

 노아가 고개만 저으며 선택하지 않자 이안이 어쩔 수 없지… 하고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겠으면 둘 다 하지, 뭐.”

 히죽 웃은 이안이 힉, 하는 소리를 내고는 안색이 창백해져 가는 노아를 잡아 아예 침대 헤드에 손목을 묶었다. 그리고는 노아의 것을 붙잡았다. 노아가 울먹거렸지만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이안에게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노아가 이안에게서 어떤 식으로든 벗어날 일은 결코 없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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