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4화 (6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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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만남으로 의기양양해지기라도 한 건지 가브리엘은 다시금 문자를 보냈다. 전의 그 합성 사진을 보내 놓고는 잊지 말라고 메시지를 남겨둔 것이다. 노아는 아주 잘 되었다 싶어 가브리엘이 보낸 사진을 저장하면서 문자를 보내 내일 다시 만나자고 전달했다. 주말 바로 전 날로, 이안은 최근 들어 항상 금요일에는 저녁을 같이 못할 정도로 바빠 그 시간대에는 절대 저택에 있을 리가 없었다. 

 노아는 가능한 가브리엘과의 일이 간단하게 끝나기를 바랬다. 이안이 있으면… 아무래도 간단하게 끝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노아는 이안이 말한 대로 고용인들에게 내일 가브리엘이 찾아온다는 것을 일러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사실 굳이 가브리엘의 말이 아니더라도 프랑스 어 실력이 많이 떨어지긴 했어. 노아가 중얼거렸다. 고작 세 달쯤 안 한 거긴 해도 많이 감이 사라진 기분이다. 벌써부터 어려운 단어 몇 개는 헷갈리기 시작하는 게, 꼭 가브리엘이 아니더라도 공부는 해야겠다고 노아가 생각했다. 세 달이면 충분히 많이 놀고 먹었지, 뭐. 이젠 운동도 슬슬 시작해야겠다. 본의 아니게 가브리엘 각성 효과를 얻은 노아가 다짐했다.

 그렇게 노아가 여유롭게 지내는 가운데 마침내 시간이 지나 내일이 되었고, 가브리엘은 노아를 괴롭힐 생각에 애가 탄 모양인지 원래 약속 시간보다도 30분이나 빨리 다시 저택에 방문했다. 어째서인지 그는 어제보다도 더 퀭하다 못해 좀 음침해 보이기까지 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협박까지 할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었으면 좀 더 기쁜 얼굴이어야 하지 않나? 의아해하면서도 일단 노아가 가브리엘을 맞이해 고용인들이 급히 가정 교습을 위해 마련한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개인 서재보다는 좀 더 작지만 아담하게 테이블이니 서재니 놓여진 방이 보였다. 노아가 테이블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일단은 좋게 권해 보고… 물론 합성 사진까지 만들어 협박 메시지를 보낸 가브리엘이 좋게 권해서 들을 확률은 거의 없겠지만… 그 순간 문이 닫히자마자 갑자기 우악스러운 힘에 의해 팔이 뒤로 꺾이면서 노아가 벽에 밀쳐졌다.

 “으… 으읍!”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대처도 하기 전에 노아의 입 안에 손수건이 밀어 넣어지고, 이어서 뒤로 꺾여 있던 팔목에 무언가가 철컥 채워지는 소리가 들렸다. 노아가 당황해서 버둥거리자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가브리엘이 을렀다.

 “착한 아이지… 얌전히 있어.”

 “우으, 으…!”

 분명 아까 전까지는 차분해 보였건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지나치게 흥분한 가브리엘이 헐떡거리며 노아의 몸에 제 다리 사이를 비벼대었다. 뭐라고 할까… 거의 발정이 난 것에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그나저나 난 착한 아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좀 많은데. 겉으로는 아파서 몸부림을 치는 척 하며 노아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아, 노아. 내가 그 동안 얼마나 널 보고 싶었는지 아니.”

 이제는 숫제 바지를 입은 채로 뭔가 단단한 것을 몸이 들썩일 정도로 노아의 허벅지에 대고 치대고 문지르면서 가브리엘이 정신 없이 중얼거렸다. 가브리엘이 이렇게 막 나올 줄은 미처 예상 못했던 노아가 제 몸이 벽에 아프게 눌리는 바람에 나지막하게 신음 소리를 냈다. 아, 안 돼… 노아가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뒤로 팔이 묶이는 것 뿐인데도 요즘 본의 아니게 금욕을 한 바람에 벌써부터… 

 “너 같이 곱게 자란 오메가나 다른 사람은 같은 오메가에게 알파까지도 얼마든지 당할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아예 의심조차 하질 않는단 말이야. 멍청한 놈들.”

 하지만 특별히 넌 멍청한 놈들에서 빼줄게, 노아. 너처럼 예쁜 애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거든. 가브리엘이 중얼거리는 말을 들으면서 노아가 생각했다. 그 동안 설마 약이라도 했나? 왜 이렇게 사람이 정신이 나간 것 같지.

 어째 자신에게는 위기감이란 게 별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노아가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뒤로 수갑이 채워진 게 좋다는 생각이나 들었으니… 그러는 사이 가브리엘은 노아를 잡아 끌어 방에 놓여 있던 소파 위로 밀쳐 엎드리게 만들었다. 일단 쓸데없이 반항해 가브리엘을 자극하지 말아야겠다… 무, 물론… 내가 이런 상황이 좋아서 얌전히 있겠다는 건 절대 아니고. 조금 양심이 찔렸던 노아가 애써 생각했다.

 “너도 오랜만에 이러니까 좋지, 노아?”

 그러는 동안 가브리엘이 지껄이면서 노아의 바지를 벗겨냈다. 소파에 엎드린 노아가 거친 손길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가브리엘은 그것을 겁 먹은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뒤로 손이 묶인 노아가 소파에 엎드려 심하게 갈등했다. 입에 물린 손수건이야 뱉고 소리 지르면 되는 거고… 정 아니면 주위에 널린 장식품이나 화병이라도 밀쳐 떨어트려 소란스럽게 만들면 된다. 문제는 가브리엘에게 칼 같은 위험한 물건이 있을 경우였다.

 “이렇게 우리들끼리 좋은 시간을 잘만 보내고 있었는데… 감히 나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결혼을 해? 네가?”

 “우으…”

 찢어발기듯이 가브리엘이 화를 내며 상의까지 반쯤 벗겨 내었다. 뒤로 묶인 팔 때문에 상의는 그 이상 벗겨지지 않았지만 가브리엘은 하의를 모두 벗겨내는 것으로 만족한 듯싶었다.

 “내가 먼저 널 알았어. 4년 동안이나 공을 들여 왔다고…!”

 어, 음. 그게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그렇게 썩 공을 들였다 수준은 아니었던 걸. 소파에 파묻힌 고개를 어떻게든 편히 하려고 애를 쓰면서 노아가 생각했다. 사실 플레이에 공을 들인 정도를 보면 가브리엘보다는 알렉스가 더… 그 순간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노아가 몸을 움찔 떨었다. 

 “어째서, 알파들은 죄다, 저 좋을 대로 다 채가냔 말이야!”

 가브리엘이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무언가를 휘둘렀다. 에이는 듯한 고통이 엉덩이에서 이는 것을 보니 그가 자주 사용하곤 하는 가느다란 케인인 것 같았다. 읏, 으읏, 윽… 알파에 대한 가브리엘의 기이하기까지 한 분노보다도 노아는 제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정신이 팔리고 말았다.

 아, 안 되는데… 고통에 수갑이 묶인 팔을 비틀고 발을 움츠리면서 노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 동안 가브리엘이 제 저택에서 몹시 조심스럽게 군 걸 생각해서 여기서도 함부로 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어긋났다. 가브리엘이 다시 케인을 내리치자 작게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노아의 몸이 움찔했다. 벌써 노아의 것은 고통에 반응해 단단하게 서 소파에 닿고 있었다. 엉덩이가 사정없이 내리쳐지는 매에 감길 때마다 날카로운 고통에 등골까지 오싹오싹하니 선연한 감각이 치밀었다.

 열 대쯤 매를 때린 후 씩씩거리던 가브리엘이 다시 다가와 노아의 입에 손수건을 더 단단히 밀어 넣다 못해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테이프를 꽉 붙였다. 그리고는 재차 붉은 선이 몇 개 그인 엉덩이 위로 다시 매가 떨어졌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마구 내려치는 매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아팠다…

 “그 동안 네가 받을 벌이 아주 많이 쌓였단다…”

 “…!”

 일부러 준비했는지 매를 내리치는 소리 자체는 작았으나 그에 비해 고통은 컸고, 그 자극에 노아의 흥분도 점차 높아져만 갔다. 살이 에이는 듯한 매가 떨어져 붉은 선을 그을 때면 잠시 후 뒤이어 징, 하고 고통이 번지면서 노아의 다리가 바르작거렸다. 하으, 아,… 좋아… 순간 노아가 약간이지만 이성을 잃으며 소파에 뺨을 문질렀다. 

 엉덩이가 화끈거리며 얼얼하게 변해감에 따라 노아의 것도 점차 말간 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고통이 너무나 달기 짝이 없어 잠시간 제 처지도 잊을 정도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맞는 것도 바람 피운다고 할 수 있는 건가? 게다가 지금 나는 엄연히 불가항력적으로 당하는 거고… 아흐으… 가브리엘의 매가 떨어진 곳을 다시 재차 가격하자 노아의 몸이 흠칫 튀었다.

 엉덩이가 벌겋게 물들어 맞은 자국이 선명하도록 매를 휘두른 가브리엘이 숨을 헉헉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준비한 게 많은데 벌써 이걸로 끝내버리면 안 되지. 가브리엘이 중얼거리며 잠시 매를 멈춘 사이 노아가 못 견디게 욱신거리며 점차 뜨끈하게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 엉덩이를 움찔하면서 고개를 들었다. 

 노아가 고통의 여운에 몸을 떨면서 주변을 살피자 소파 옆에 마침 수려한 세공이 된 커다란 유리 세공품이 세로로 길게 고정된 장식장이 보였다. 아마 몸무게를 실어 밀면 아주 화려하게 와장창 소리를 내며 창문으로 엎어질 것 같은데… 그럼 방범 벨까지 울릴 거고…

 가브리엘이 무얼 하는지 뭔가 뒤적이는 소리를 내는 동안 노아가 속으로 가늠했다. 가령 가브리엘이 사람들이 몰려 들어 당황한 나머지 가지고 있던 흉기로 위협하는 등의 혹시 모를 위험을 감수하고 저 장식장을 넘어트리느냐, 아니면 가브리엘이 하는 대로 얌전히 있다가 나중에 정식 절차를 밟아 신고 및 고소를 해버리느냐…

 사실 원래 노아라면 후자를 선택할 것이었다. 가브리엘이 그 동안 갈망하던 회포(?)를 다 풀어낸 뒤 안전하게 노아를 풀어주고 저택을 떠났을 때 조치를 취하면 안전하지 않나. 노아가 그러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전자 대신 후자를 선택하는 제 마음 속에 사심이 있는 게 아닌 가 하는 지극히 양심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노아는 더 이상 가브리엘이 가방을 뒤적이는 소리를 내지 않는 걸 뒤늦게서야 눈치챘다.

 “아, 그렇지. 내가 미처 네가 심심한 건 고려하지 못했구나.”

 “우으, 응, 흐으…!”

 그 말과 함께 우악스럽게 뒤로 무언가 삽입되는 느낌에 노아가 신음하며 고개를 젖혔다. 울퉁불퉁하니 그렇게 굵진 않아도 제법 질량감이 있는 것이 억지로 뒤로 밀려 들어왔다. 오랜만의 거친 삽입에 노아가 몸을 바들거리며 떠는 동안 거의 끝까지 밀려 들어왔던 무언가가 다시 빠져나가며 밀려 들어 왔다. 점차 속도를 더해가는 피스톤 질을 할 때마다 여러 갈래로 갈려진 채찍이 다리에 부딪히는 터에 노아는 뒤에 들어온 것이 채찍의 손잡이라는 걸 깨달았다.

 노아가 몸을 들썩이자 가브리엘이 안 그래도 아픈 엉덩이를 꽉 벌려 잡으며 깊이 꾸욱 손잡이를 밀어 넣었다. 아… 아…! 몸을 떨면서 노아는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런 고통을 얼마나 좋아하는 가를… 가브리엘이 채찍의 술만 남도록 집어 넣었다가 도로 잡아 빼자 노아가 크게 신음했다.

 “마치 꼬리를 단 것 같은 걸. 지금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예술 작품이라도 감상하는 양 말하면서 가브리엘이 더욱 거칠게 손잡이를 움직여 댔다. 자극이 반복되자 반사적으로 뒤가 젖어 들면서 점차 질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노아는 손수건에 입이 틀어 막힌 터에 낮게 신음하다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몸을 떨며 소파에 사정하고 말았다. 숨을 헐떡이고 노아가 몸을 떠는 동안 계속해서 노아의 뒤를 괴롭히던 가브리엘이 갑자기 노아를 돌려 바로 눕혔다. 이내 들리는 것은 찰칵거리며 사진을 찍는 카메라의 소리였다.

 “내가 가장 많이 후회한 게 네 사진을 찍어 두지 않은 거였어.”

 연신 몇 장이고 찍어대면서 홀린 듯이 가브리엘이 중얼거렸다. 매일 네 생각이 날 때마다 떠올릴만한 물건이 없었으니까… 가브리엘이 중얼거리나 말거나 노아는 절정에 이른 여운에 느리게 눈을 깜박이며 생각했다. 아, 저기 증거로 쓸만한 게 현재 진행형으로 만들어지는 중이네.

 가브리엘이 사진을 찍는 동안 노아가 제 다리 사이를 내려다 보았다. 방금 막 사정을 한 후라 서서히 제 것이 시들해지고 있었다. 엉덩이 사이로 꼬리처럼 나온 채찍을 보자 다시 설 것도 같았지만, 노아가 애써 다시 흥분하려는 걸 눌러 참았다. 경찰이나 의사, 아니면 선생님이나 간수 등등은 정말 좋았지만 아무래도 미친놈과 하는 건 영 별로 제 취향이 아닌 것 같다.

 “이것 봐. 내가 널 위해 준비한 거야. 앞으로 하나씩 다 사용해 보자고…”

 사진을 다 찍고 난 뒤 자못 자랑스럽다는 듯이 가브리엘이 오늘 가져왔던 가방을 열어 노아의 앞에 펼쳐 보였다. 가방 안에는 참으로 여러 종류의 매와 이런저런 도구들이 들어 있었다. 처음 노아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퍽 얇은 케인, 패들, 채찍, 그 외 기타 등등…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나이프 라던지 칼로 보이는 물건은 없었다. 게다가 가브리엘이 입은 옷은 달랑 셔츠에 바지뿐이지 않은가.

 어, 그럼. 지금 흉기 같은 거 없는 거네? 노아가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가브리엘이 쑥 노아의 엉덩이 사이에 넣어 두었던 채찍을 뺐다. 거칠게 삽입을 반복한 터에 뒤가 몹시도 쓰라려 절로 다리 사이가 욱신거리는 걸 숨기기 위해 노아가 다리를 조금 움츠렸다. 다행히 가브리엘은 눈치 채지 못하고 좀 젖은 채찍의 손잡이를 만족스럽게 쥐었다.

 “내가 두 번째로 후회한 건 이 귀여운 엉덩이를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거였지…”

 가브리엘의 눈이 어둡고도 이상하게 번득였다. 어, 일이 그렇게 진행되는 거야? 앞으로 있을 일을 암시하는 가브리엘의 말에 노아가 조금 당황했다. 그 동안 가브리엘은 단 한번도 노아에게 직접 삽입을 한 적이 없었다. 혹시나 제 체액이 남을까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노아에게는 거의 손도 대지 않으며 때리거나 혹은 다른 도구를 삽입하며 대리 만족할 뿐이었다.

 가브리엘이 이제까지 성급하고 몹시 급하게 군 것에 비하자면 굉장히 느릿느릿하게 제 바지춤을 풀어 내렸다. 처음으로 노아를 범하려 하는 가브리엘의 눈이 기묘한 기쁨으로 번들거렸다. 아, 이건 좀… 기분 나쁘네… 이젠 더 이상 그만하자 싶어 노아가 미간을 조금 찌푸리며 뒤로 묶인 손을 짚어 소파에서 일어났다. 노아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도 가브리엘은 그저 좀 미친 사람처럼 웃을 뿐이었다.

 “그래, 해봐. 나는 반항하는 쪽이 더 좋으니까…”

 가브리엘의 미소가 싹 사라진 것은 노아가 도망치기는커녕 소파 옆에 있던 장식장을 밀어 넘어트렸을 때였다. 조금 힘을 주어 민 것뿐인데도 기우뚱하며 장식장이 이내 완전히 뒤로 넘어갔다. 가브리엘의 눈이 커진 가운데 몹시 요란하게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나며 긴 유리 세공품이 창문에 부딪혀 박살이 났다. 그게… 세공품 뿐만 아니라 창문까지도…

 저렇게 스케일 크게 박살 날 줄은 몰랐는데… 겉보기에는 고요할지 몰라도 벌써 경비에게는 창문이 깨진 일로 경보가 갔을 것이었다. 노아의 행동에 가브리엘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지더니 소리를 지르며 노아에게 달려 들었다.

 “너, 네가 어떻게…!”

 가브리엘에게 밀려 소파로 넘어지다시피 한 노아가 버둥거렸다. 그건 이제 곧 이 문을 열고 들어올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연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람이 달려올 라 예상한 것보다도 빠른 시간, 사실 말하자면 장식장이 박살 나자 마자 거의 바로 부서져라 문이 커다란 쾅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 문을 때려부술 기세로 들어온 사람은 경비나 고용인이 아닌, 바로 이안이었다. 어어…? 노아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분명 지금쯤 회사에 있을 사람이… 왜 여기에 있니…? 그 생각과 동시에 가브리엘에게 깔린 노아를 보는 이안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은 표정이 그렇게 무서울 줄이야, 노아는 그 때서야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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