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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노아의 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수면을 취하기에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진 방이 보였다. 조명이 어둑어둑한 가운데 스탠드 불만 은은하게 켜져 있는데, 침대 가까운 탁자 위에는 가습기가 틀어져 있었으며 공기는 훈훈했다. 이안에게는 오히려 약간 덥게 느껴질 정도였다.
“노아? 자는 거 맞지?”
짐짓 매우 다정하게 물으면서 이안이 노아에게 접근했다. 열 기운에 가벼운 수면 유도 패치까지 노아는 깊게도 잠들어 있었다. 이따금씩 아주 약하게 끙끙거리는 소리만 낼 따름이었다. 이안이 침대에 앉자 무게 때문에 매트리스가 조금 꺼지면서 노아의 고개가 약간 이안 쪽으로 기울었다. 어디까지나 수면 유도제지 수면제가 아니기 때문에 노아가 뭐라 웅얼거렸다. 대충 들어보니 물이라고 하는 것도 같았다.
“뭐… 물 달라고?”
“으응…”
노아의 웅얼거림은 거의 잠꼬대 수준이었지만 이안이 자기 멋대로 해석해대면서 탁자 위에 있던 컵에 물을 따랐다. 차가운 물에 손가락을 적신 이안이 톡 물방울을 하나 노아의 입술에 떨어트렸다. 몇 방울 더 떨어지자 발간 혀가 조금 나와 입술을 핥았다. 히죽 웃은 이안이 다시 손가락을 물에 적셔 이번에는 입술 바로 위에 올려 놓았다.
약간 벌어진 입술 사이에 손가락 끝을 문지르자 이번에는 혀가 이안의 손가락을 핥았다. 잠결에도 뭔가 이상한 걸 느끼는 건지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물에 적셔 입술을 건드릴 때마다 열심히 핥는다. 조세프가 본다면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할만한 행동이었으나 이안은 태연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라고 정당화하면서…
노아에게 물을 먹이는 것도 질리자 이안이 이번엔 숫제 침대 위로 올라갔다. 보고 잔소리할 사람도 없고 노아는 쿨쿨 자고 있으니 이안이 마음 놓고 여기저기 몸을 건드렸다. 따끈따끈하니 손에 착착 감기는 피부도 쓰다듬어 보고, 유두도 문질러 보았다. 엄지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자 반사적으로 조금씩 딱딱해지는 걸 살짝 꼬집어 비틀어 보자 끙… 하고 노아가 조금 크게 앓는 소리를 내었다.
“쉬이… 착하지.”
뒤척뒤척 하는 게 깰 것 같기에 이안이 뻔뻔하게도 잠옷이 다 풀어 해쳐져 훤히 벌어진 노아의 가슴을 토닥거렸다. 곧 앓는 소리가 잦아들면서 다시 새근새근 고른 소리가 나자 이안이 곧장 잠옷 바지를 홀랑 벗겨 냈다. 이안은 망설임 없이 노아가 입고 있던 드로즈도 말끔히 벗겨냈다. 휙 뒤로 던져진 잠옷 바지와 드로즈가 침대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렸다.
옷을 다 벗겨내자 조금 추운지 노아가 약간 몸을 떨었지만 이내 다시 잠잠해지고 만다. 이안은 아까보다도 더 뜨거운 것 같은 피부를 슬슬 어루만지면서 침대 옆에 있던 작은 서랍장을 뒤적거렸다. 여기 어디에 젤이 있던 것 같은데… 그러다 이안은 제일 위에 있던 서랍장에서 예쁘게 잘 포장된 작은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이게 뭐지?”
보통은 선물이 있거나 말거나 스쳐 지나갔을 이안이 관심을 보인 건 포장지에 달린 작은 카드 때문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써져 있었으니까. 카드에는 [생일 축하해요, 이안. 노아가.] 라고 쓰여져 있었다. 자신의 생일이라고 노아가 선물을 사둔 모양이었다. 호기심이 생겨 이안이 그 자리에서 포장지를 뜯어 보았다. 어차피 자신의 생일 선물이었으니 제 것 아닌가.
선물은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었다. 마름모 꼴로 컷팅 된 사파이어가 박혀 있는 커프스 링크로, 그럭저럭 유명한 브랜드의 것이었다. 하지만 이안은 이 별 거 없는 뜻밖의 선물에 가슴 어느 곳이 미약하게 죄이는 듯한 이상한 기분을 받았다. 잠시 제 생일 선물을 내려다보다가 이안이 탁 상자를 도로 닫아 주머니에 잘 넣었다.
“뭐, 선물도 받았으니까… 오늘은 기분 좋게 해주지.”
히죽 웃으면서 이안이 젤을 집어 들어 노아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주인이 깊게 잠에 들어있는 탓에 하나도 힘이 없는 성기를 손에 쥐어 적당히 주물거리자 귀엽게도 조금씩 단단해지는 게 아닌가. 자면서도 느끼는 건지 노아가 으응… 하고 작게 신음했다. 조금씩 진한 분홍빛을 띄는 것을 적당히 세워두고 이안이 조세프가 줬던 작은 파우치를 열었다.
파우치 안에는 조세프의 말대로 좌약 형식의 해열제와… 피부 재생 연고가 들어 있었다. 거기에 친절하게도 얇은 라텍스 장갑까지… 글쎄, 뒤가 헐 정도로 하지는 않는다니까. 투덜거리면서 노아의 다리 한 쪽을 세워 벌리고는 엉덩이 사이를 엄지로 꾹 눌러 연 이안이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오늘은 아파서 치료를 못한 건지 어제 혹사당한 뒤가 한 눈에 봐도 제법 많이 부어 있었다.
만약 아까 방에서 조세프가 진찰을 하겠다며 바지를 벗겨 뒤를 보았다면 이안으로써는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이안이 툴툴거리며 착 소리가 나도록 손에 라텍스 장갑을 꼈다. 그리고는 피부 재생 연고를 죽 발라 입구부터 살살 펴 바르기 시작했다.
대게 박고 싸고 나가면 끝이었기 때문에 이렇듯 뒤처리를 해주는 건 처음이었지만, 딱히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진 않았다. 연고가 발린 뒤가 눈에 띄도록 몹시도 호전되는 걸 보며 이안이 아예 연고를 안 쪽까지 꾹꾹 밀어 넣었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쓰라린지 뒤가 조금씩 움찔거렸다.
“으…”
중지를 쑥 밀어 넣자 무시하기 힘들었는지 노아가 작게 신음을 하다가 이안이 손가락을 빼는 것과 동시에 눈을 떴다. 비몽사몽 헤매는 눈동자가 이안을 바라보는데 대체 왜 이안이 제 다리 사이에 있는 건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노아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안?”
“오, 깼네?”
휘발성이라 연고가 적당히 사라지고 뒤도 그럭저럭 치료 되었다 싶자 파우치에서 해열제를 꺼내 들며 이안이 태연하게 말했다. 느릿느릿 눈을 감았다 뜨던 노아의 시선이 이안의 손에 들린 해열제에 쏠렸다. 진공 포장을 반쯤 벗겨내자 투명한 파란색의 좌약이 드러났다. 얼핏 보기에는 마치 파란 젤을 딱딱하게 굳힌 것처럼 생긴 약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크기가 꽤 컸다는 점이다. 엄지 손가락보다 약간 작은 정도의 크기였으니… 보통 사람들이 넣는 걸 꺼려한 다는 걸 이안이 아주 잘 이해했다. 그도 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한들 자신의 뒤에 저런 걸 들이 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물론, 이걸 복용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일 경우는 이안이 알 바 아니었다.
“그…게 뭐에요…?”
“해열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하면서 이안이 젤을 죽 짜 라텍스 장갑을 낀 손에 충분히 발랐다. 이안의 손과 좌약 해열제를 번갈아 바라보던 노아가 영 불안했는지 마른 침을 삼켰다.
“하지만… 삼키기에는 너무 큰데요.”
열이 높긴 높은 모양이었다. 이게 뭔지도 모르는 걸 보니… 차가운 젤로 충분히 적셔진 손가락이 메마른 뒤에 닿자 노아가 힉 하고 몸을 움츠렸지만 이안의 손에 의해 다시 다리가 벌려졌다. 야하게 벌려진 흰 허벅지가 몹시도 유혹적으로 보였지만… 일단 이안이 참아 보았다. 노아를 건드렸다가 상태가 더 악화되기라도 하면 조세프가 자신에게 얼마나 성가시게 굴겠느냐고.
“괜찮아. 뒤로 삼킬 거니까.”
“…으, 네…?”
“조셉이 꼭 이 좌약 해열제를 쓰라고 했거든. 이게 제일 효과가 좋은 거라면서.”
이안이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노아가 울먹거리며 항의했다. 거, 거짓말… 이안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어쭈? 거짓말이라 이거지?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 보든가.”
“아!”
젤을 묻힌 덕에 수월하게 손가락 하나가 뒤를 파고 들자 노아가 미약하게 바르작거렸다. 이안은 노아의 움직임을 저지하지도 않고 즐겁게 손가락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열 때문에 뜨끈뜨끈하면서도 푹신한 내벽이 손가락에 거의 감겨 오는 것만 같았다. 손가락을 빼냈다가 다시 밀어 넣으면서 이안이 입술을 핥았다. 이 뒤에 자신의 것을 넣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면서…
몇 번 넣었다 빼다가 손가락을 빼낸 이안이 좌약의 포장을 완전히 벗겨 내었다. 잘 녹도록 고안 된 것이라 좌약은 적당히 말랑말랑하면서도 뒤에 넣기에는 딱 좋을 정도로 단단했다. 노아가 조금 울먹거리면서 이안이 좌약을 제 뒤로 밀어 넣는 걸 바라보았다. 파란 젤 형식의 약이 뒤로 꾹 밀려 들자 노아가 입을 벌리며 숨을 크게 쉬었다. 손가락 보다 약간 굵은 크기라 아프진 않을 터다. 이제까지 노아의 뒤에 넣었던 로터가 좌약 보다 훨씬 컸으니까.
젤의 도움을 받아 좌약은 금새 안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안은 좌약이 완전히 삽입되었는데도 제 손가락을 안으로 꾹 밀어 넣었다. 이번엔 한번에 두 개의 손가락이 밀려 들어 오자 노아가 아으… 하고 낑낑거리면서 몸을 움찔했다.
“가만히 있어. 약이 다시 빠져 나오잖아.”
“읏, 으…”
이안은 좌약이 다시는 손가락에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이 밀어 넣어진 후에도 제 손가락에 잘도 감겨오는 뜨끈한 뒤를 헤집어 댔다. 조용한 방에 질척질척 작게 젖은 소리가 울렸다. 이안은 삽입하지 못하는 걸 몹시 아쉽게 여기면서 손가락으로 뒤를 여기저기 쑤셨다. 그러다 노아가 갑자기 뒤를 확 조이며 반응하는 곳이 있었다.
“아읏, 흐…”
“나는 해열제 잘 들어갔나 봐주고 있는 중인데… 그런데도 느끼는 거야, 응?”
“아, 아냐… 아…!”
아니긴 뭐가 아냐, 하고 이안이 약간 도톰하게 느껴지는 곳을 다시 손가락으로 꾸욱 문질렀다. 힉, 하는 소리를 내며 노아가 바들바들 허벅지를 떨었다. 우물거리며 제 손가락을 조여대는 뒤 때문에 이안이 인내심이 점차 짧아지는 걸 느끼며 대신 거칠게 손가락을 움직여댔다.
뒤를 손가락 끝으로 꾹꾹 찌를 때마다 노아의 입에서 힘 없이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노아의 다리 사이에 있는 것도 점차 젖어 드는 걸 보며 이안이 입 꼬리를 살짝 올렸다. 일부러 힘주어 세차게 문지르자 좀 더 큰 신음 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노아의 다리가 훅 안으로 오므라들었다. 그걸 도로 벌려내며 이안이 손가락을 좀더 깊게 파묻자 노아가 고개를 젖혔다.
“이안, 아… 그만,… 제발…”
“쉬이, 가만히 있어 봐. 좋은 거 해줄 테니까…”
자신의 것도 바지 안에서 단단하게 커져가 이안이 삽입할까 말까 조금 고민하면서 손가락을 재차 놀렸다. 이번에는 세차게 문지르다가 손 끝을 세워 느릿느릿 긁자 노아가 거의 우는 소리를 내면서 허리를 뒤로 뺐다. 물론, 소용은 없었다.
점점 노아의 것이 단단해져 가는 가운데 이안은 입맛을 다시면서 노아를 내려다 보았다. 눈가가 벌겋게 물들어 제 아래에서 몸을 바둥거리며 울먹이는 게 잡아 잡수어 주라고 아예 말하는 듯 하다… 오늘은 그래도 자제해야지, 하던 이안이 결국 얄팍한 인내심은 집어 치우며 생각을 좀 바꿨다. 자제, 좋지. 하지만 환자 본인이 졸라서 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나?
이안이 씩… 웃자 훌쩍거리면서 이안의 손을 잡아 밀어 내려던 노아가 뭘 느꼈는지 흠칫했다. 이안은 바로 갈 것처럼 까닥거리는 노아의 것을 보면서 손가락을 움직이던 걸 멈췄다. 그저 안을 조금씩만 더듬거리고 있으려니 몹시 흥분해 있던 노아의 것이 조금씩 풀이 죽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안의 손가락이 다시 꿈틀거렸다.
“으응… 으.. 아, 흐읏…”
이안이 다시 손가락을 움직여 자극해대자 노아가 아읏, 하고 신음하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눈으로 이안을 바라봤다. 왜, 왜… 입술을 달싹이며 뭔가 물으려 했으나 이안이 안에서 손가락을 구부려 딱딱한 마디로 눌러대자 노아가 말을 채 하지 못하고 할딱거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그조차도 기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발가락까지 움츠리며 울먹이기만 했다.
“그만, 아, 이안… 흐아, 아…”
이안은 잔인하게도 노아가 막 가려고 하면 멈추고, 막 가려고 하면 또 멈추기를 반복했다. 감질나게 자극만 받으면서 가지 못한 노아가 제 것에 손을 데려고 하다가 그조차도 손목이 잡혀 막히자 괴로워 시트에 뺨을 문질렀다. 결국 가고 싶은 욕망에 포기하고 만 것은 기력이 없던 노아였다.
“아… 안아주세요…”
“뭐라고?”
자그마한 목소리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도 이안이 간지러운 곳을 긁는 것처럼 손가락을 움직여댔다. 노아가 고개를 저으며 우는 소리를 냈다. 발산할 곳 없는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열 때문인지 눈가가 벌겋게 물든 상태였다.
“가고 싶어요, 제발…”
“안 되는데…”
넌 환자라고, 노아. 굉장히 노아의 몸을 신경 써 주는 척 이안이 꾸욱 꾸욱 손가락을 놀려 댔다. 노아가 거의 흐느끼면서 시트를 쥐어 잡았다. 몇 번이고 노아가 그만이라는 단어와 제발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안아달라고 했을 때서야 이안이 손을 멈추었다.
“뭐, 정 네가 원한다면야.”
그제서야 원하는 대답을 얻은 이안이 짐짓 어쩔 수 없다는 양 노아를 괴롭히고 있던 손가락을 빼내었다. 라텍스 장갑을 벗어 던지면서 이안이 팔을 뻗어 침대 아래서 상자를 꺼냈다. 아무래도 약을 넣은 상태니 그냥 삽입하진 못할 것 같아 처음으로 콘돔을 착용하려는 것이었다. 지난 번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쓸데 없이 뭘 이런 걸 넣어 놓았나 싶었는데 쓸 곳이 있긴 있었다.
억지로 안아 달라고 말하게 해놓고는 마치 달래는 것처럼 노아의 허벅지를 쓸던 이안이 조금 멈칫했다. 아까는 완전히 뜨끈뜨끈했던 피부였는데 확실히 해열제 효과가 좋긴 한 모양인지 약간 뜨겁다 싶을 정도였다. 잘 됐네. 이안이 망설임 없이 콘돔을 뜯었다. 손에 툭 떨어진 콘돔을 본 노아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으나 반대로 이안의 입에는 미소가 어렸다. 그가 방금 뜯은 건 그냥 평범한 콘돔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