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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면, 빼줄까?”
노아가 얼른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것만 하다가 식사하고 끝나버리면 재미 없잖아… 그런데 아직 웨이터가 물을 따르고 있는데도 웨이터가 보거나 말거나 이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아의 팔을 잡아 끌었다. 노아가 당황한 얼굴로 웨이터를 봤지만 이내 팔이 뒤로 꺾이며 옆의 빈 테이블 위로 엎드려지고 말았다. 금새 연기에 푹 빠진 노아가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웨, 웨이터는요… 여기 레스토랑이잖아요…”
“빼기 싫어? 내일까지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고.”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릴 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웨이터가 눈 하나 깜박 하지 않는 걸 보니 아예 이안이 오늘을 위해 직원까지 따로 고용한 모양이다. 저 웨이터가 Tear의 직원이라는데 자신이 제일 아끼는 장난감도 걸 수 있었다. (Tear 한정판 상품, 일명 별명 뱀장어)
테이블에 엎어진 채 노아는 이안의 손에 의해 바지와 드로즈가 차례차례 벗겨졌다. 웨이터는 이안이 노아를 엎어 놓고 범하던 말던 테이블 셋팅까지 완벽히 해놓고 정중히 고개만 숙이고 있었지만, 웨이터의 존재만으로도 노아는 몹시 흥분했다. 엎드린 자세라 제 것이 이안에게 보이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아예 바지와 드로즈를 완전히 벗겨내 바닥으로 집어 던져 놓은 이안이 노아의 목덜미를 이빨로 자근거리며 슥 제것을 꾹 눌러 비볐다. 이안도 바지를 입은 상태였는데도 잔뜩 흥분한 게 느껴질 정도로 부푼 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흐으, 으…읏…”
이안이 몸을 문질러 올 때마다 한층 더 강해지는 압박감에 노아가 신음했다. 처음 착용했을 때 다 삽입하지 못한 것과는 달리 흰 엉덩이 사이 딜도가 완전히 들어가 정조대가 엉덩이에 완벽하게 착용된 상태였다. 이안은 잠시 뒤로 얼마간 튀어 나온 딜도의 끝을 잡아 당겼다. 그러자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며 뒤에 꽉 물려 있던 물건이 얼마간 빠져 나왔다가 이안이 손을 놓자 도로 들어갔다.
“흐아, 아… 아…!”
이안은 끝을 잡고 넣었다 빼며 노아가 고통스러워하면서 신음하는 걸 즐기다가 마침내 정조대의 벨트를 풀어냈다. 풀어진 가죽 끈을 잡아 당기자 느릿느릿 뒤에서 딜도가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삽입되어 있던 게 빠져 나가자 노아가 숨을 헐떡이며 테이블 보를 움켜 쥐었다.
따끈하면서도 미끈한 액체로 젖은 정조대가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굳이 풀어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지퍼를 내리고는 바로 뒤에 제 것을 꾸욱 밀어 넣었다. 오는 동안 꼴린다고 했던 말은 사실은 사실이었는지 이안은 테이블이 덜컹거릴 정도로 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이안의 것이 박혀 들어 올 때마다 노아가 윽, 윽… 하는 소리를 냈다. 괴롭게 테이블 위를 긁었다가 이내 아흣, 하고 고개를 젖혀 괴롭게 울기도 했다.
요즘 들어 이상하리만치 노아의 목덜미에 집착하던 이안이 또다시 이를 세워 아프도록 깨물며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고, 노아도 덩달아 잔뜩 흥분했다. 이제 이안이 자신을 질겅질겅 씹어대는 건 익숙했지만, 오늘따라 마치 애무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노아는 신음하며 테이블 보가 흰 색인 것에 감사했다. 흰 색이라 사정해도 그다지 티가 나진 않을 테니까…
이안은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혀 골반에 멍이 들 정도로 세게 쳐대다가 잠시 몸을 멈추었다. 미지근한 게 조금씩 새어 나오는 걸 보니 사정한 모양이었다. 이안은 잠시 제 것을 엉덩이 골 사이에 문지르며 즐기다가 어느 정도 여유를 찾았는지 아까 성급할 정도로 굴던 것과는 달리 다시 느긋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아는 조금 풀 죽었다가 도로 커지는 물건에 아, 하는 소리를 내며 얼마 안 가 그 자신도 테이블 보에 희끄무레한 액을 쏟아내고 말았다.
다시 퍽퍽 한참을 치대다가 이안이 두 번이나 노아의 안에 사정하는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웨이터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있었다. 그랬기에 노아는, 충분할 만큼 욕구를 풀어낸 이안이 제 것을 빼내면서 웨이터에게 지시하는 소리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냅킨.”
“여기 있습니다.”
노아가 귀 끝까지 붉히는 동안 이안은 웨이터에게서 냅킨을 받아 들어 대강 제 앞을 닦아냈다. 테이블에 매달리다시피 엎드려 있던 노아는 별안간 제 뒤에 와 닿는 천의 감촉에 움찔했다. 가만히 있어, 나지막이 윽박지른 이안이 희끄무레한 액이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는 노아의 뒤에 냅킨을 가져다 댔다.
처음에 노아는, 설마 이안이 뒤처리를 해주는 건가 싶어 놀랐지만 과연 뒤처리를 해주는 건 아니었다. 매끄러운 천이 조금 문질러 지나 싶더니 꾹 뒤를 파고 들었다. 노아가 놀라 몸을 퍼득였지만 냅킨이 감긴 손가락이 밀어 들어오며 꾹꾹 천을 안으로 밀어 넣었다. 반쯤 냅킨 천이 먹혀 들었을 때서야 이안은 손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아무리 부드럽다지만 뒤에 천이 우겨 넣어진 건 처음인 노아가 (잔뜩 흥분해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동안 이안은 테이블을 짚고 있던 노아의 한 쪽 팔을 마저 당겨 뭔지 모를 끈으로 뒤로 양 팔을 묶었다. 이어 눈이 천으로 묶여 가려지고 당황해 벌어지는 입에도 천 뭉치가 쑤셔 넣어지고는 이내 끌어 당겨 바닥으로 밀쳐졌다.
“하으, 우…으…”
말도 못하고 눈도 보이지 않은 데다가 팔이 묶인 노아가 휘청거리며 바닥에 엎어지자 이안이 노아의 머리카락을 쥐어 바닥에 엎드린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다. 노아가 바들거리며 팔이 묶인 탓에 불편하게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자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높이 들렸다. 자못 즐거운 목소리로 이안이 노아의 턱을 구두 끝으로 간질이며 말했다.
“이런 건 처음이지, 노아?”
응, 처음이야. 진짜… 완전… 끝내준다. 흥분해서 노아가 헐떡거리며 작게 신음했다. 지난 번 생일 때 클럽 룸을 빌려 알렉스가 갱뱅 플레이를 해준다고 했을 때보다도 더 좋았다. 아까 사정한 뒤 풀이 죽었던 제 것이 다시 서는 걸 느끼며 노아가 읍읍거렸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제 몸에 닿는 신발이 이안의 것이 맞나? 아까 자신을 엎드리게 한 게 이안이었나…?
어쩌면 웨이터가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노아는 뺨까지 붉혔다. 눈이 가려져 있으니 온갖 상상이 다 드는 것이다.
“이제 식사를 내오도록 해. 아… 와인도.”
이안이 웨이터에게 지시하는 소리가 들렸다. 와인은 어떤 것으로 내올지 묻는 웨이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리자 노아가 침을 삼켰다. 엎드린 방향이 하필 웨이터에게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는 방향이었기에 더욱 다리 사이가 지끈거렸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고 물러나 음식이며 와인을 가져오는 동안, 노아는 제 입에 물려진 천이나 뒤에 물려진 냅킨이나 슬근슬근 젖어가는 걸 느꼈다.
그 때 예기치 못하게 뒤에 밀어 넣어져 있던 천이 한번에 빠져 나갔다. 노아가 고개를 젖히며 읍읍거리는 신음소리를 냈다. 저도 모르게 상체를 들어 올리자 바로 다시 머리카락이 잡혀 엎드려졌다. 웨이터가 올 때까지 노아는 꼼짝 없이 적나라한 자세로 엎드려져 이안에게 희롱을 당해야 했다. 손으로든, 구두로든…
단순히 고용된 것뿐만이 아니라 실제 웨이터가 직업인지 웨이터가 와인과 음식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며 식사를 차렸다. 노아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게 보이지도 않는다는 태평한 어조였다. 와인 잔에 와인을 부었는지 향긋한 향이 풍겼다. 숨만 가만가만히 내쉬며 지나치게 흥분하려고 하지 않았던 노아는, 그러나 서늘한 액체가 엉덩이부터 등을 따라 주륵 부어지는 느낌에 몸을 떨고 말았다.
“이런, 흘리고 말았군.”
흰 등과 대조되는 색깔의 붉은 액체가 타고 흐르는 걸 감상하며 이안이 마치 실수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 대기하고 있던 웨이터가 다시 와인을 따르자 마자 이안이 이번에는 허벅지를 타고 흐르도록 부었다. 나도 와인 좋아하는데… 훅 코끝까지 몰려오는 와인 향에 노아가 냅킨을 잘근거리며 멍하니 생각했다.
“너도 마시고 싶어, 노아?”
“우으, 으…”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노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안은 충실하게도 노아의 반대로 행동해 주었다. 오, 그렇게나 마시고 싶었으면 미리 말을 하지 그랬어. 벌써 반이나 사라졌는데. 짐짓 안타까운 듯 이안이 말했다.
“그런데 와인 잔이 부족하네. 그냥 병 채로 마시는 건 어때?”
이안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재깍 알아들은 노아가 고개를 들었지만 이내 와인에 젖어 축축해진 바닥에 도로 눌리고 말았다. 기대감에 노아가 가늘게 떠는 동안 엉덩이가 손에 잡혀 더 높게 들리게 만들어지며 차가운 와인 병 입구가 엉덩이 사이에 닿았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누가 자신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어 노아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
이안이 보는 앞에서 웨이터에게 당하는 것도 좋은, 데… 눈이 가려져 있으니 알 수가… 아… 엉덩이가 벌어지고 잔뜩 부은 입구에 와인 병 입구가 밀어 넣어지자 노아가 높게 신음했다. 기다랗고, 서늘하고 매끄러운 와인 병의 목이 끝까지 삽입 되자 꿀럭이며 와인이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느낌이 몹시 생경했다.
등에 부어졌을 때보다 더 차갑게 느껴지는 와인은 곧장 내벽을 화끈하게 달구었다. 뒤로 술을 마시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 노아는 경험상 입으로 마시는 것 보다는 뒤로 마시는 게 훨씬 더 빨리 취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뺨이며 목덜미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누구인지 모를 손이 병을 위 아래로 흔들어가며 잘 흘러가도록 하고, 잘 흡수가 되라는 듯이 뒤를 휘저어 노아가 내내 냅킨으로 신음 소리를 냈다. 확 도는 취기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노아는 제법 주량이 센 편이었다.
“비싼 와인이니 흘리지 마. 조금이라도 흘리면 다시 먹여 줄 테니까. 알았어?”
“흐으…”
“아, 그래. 빈 속에 술만 마시면 속 다 버리지.”
취기도 취기였지만 입이 틀어 막힌 천 때문에 더 힘들게 숨을 헐떡거리며 고개를 젓던 노아가 갑자기 뒤에 차가운 게 문질러지는 바람에 비명을 질렀다. 얼음인 게 분명해 저도 모르게 몸을 퍼득거리자 움직이지 않도록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버둥거리는 노아의 뒤에 기어코 얼음을 밀어 넣고야 만다.
등골까지 선연해지는 차가움에 노아가 몸을 움츠리면서 신음했다. 뒤부터 예민한 안쪽까지 얼음이 미끄러져 들어가듯이 삽입되는데, 고통에 가까운 차가움이었다. 우악스러운 누군가의 손은 발발 떨고 있는 노아의 엉덩이를 벌려내며 또다시 무언가를 밀어 넣었다. 뭔가 동그란 과일이었다.
“아우, 으… 흐아, 아!”
연속해서 과일을 두 개인가를 밀어 넣더니, 또다시 얼음이 들어와 노아가 괴로워하며 바닥을 긁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또다시 과일을 몇 개 밀어 넣더니 다시 얼음이 삽입 되었다. 선연한 차가움에 얼음이 들어갈 때마다 노아가 고개를 도리질 쳤다.
뱃속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알 수가 없어 노아가 힉, 힉 울면서 괴롭게 바닥에 뺨을 부볐다. 노아의 것은 이미 단단해지다 못해 말간 프리컴을 질질 흘려내고 있었다. 노아가 애처롭게 신음해도 계속되던 삽입은 몇 개인지 모를 과일들과 다섯 번째의 얼음이 넣어지고 나서야 멈추었다. 바로 방금 전에 넣어진 얼음에 노아가 바들바들 떨면서 쾌감에 멍한 머리로 느릿하게 생각했다. 아직 더 넣을 수 있는데…
“먹여주니까 좋아?”
이안의 비아냥거림이 들렸는데, 어째서인지 노아를 괴롭히면서도 기분이 퍽 나쁜 것 같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왜? 제법 눈치가 빠른 편이다 자부하는 노아였지만 지금은 왜 이안이 기분 나빠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자기 좋을 대로 괴롭혀 놓고선… 서로 좋았잖아…
“이렇게 먹여주니까, 좋으냐고.”
“아, 아!”
얼음이 하나가 다시 느릿하게 삽입되자 노아가 이안이 저도 모르게 앞으로 몸을 내뺐지만 다시 죽 끌어 당겨지고 말았다. 아주 느리게 밀어 넣어지는 얼음에 노아가 신음하고 울먹거렸다. 그제서야 입에 물려 있던 천이 치워져, 노아가 괴롭게 신음하면서 대답했다.
“네, 흑… 좋,…좋아요… 윽, 아…”
이안이(자신이) 원하는 대로 대답하고는 노아가 훌쩍거렸다. 우는 얼굴이 취향인지, 이안은 노아가 훌쩍거리거나 울먹거리거나 흐느끼거나 여튼 비슷하게만 하면 더 괴롭혔으니까. 더해 달라는 의미에서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흔드는데 갑자기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이 치워졌다.
눈이 부셔 노아가 깜박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웨이터는 온데간데 없고 레스토랑에는 이안과 자신 뿐이었다. 웨이터가 있는 편이 더 좋은데…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오늘 제법 혹사당해 푹신하게 부은 뒤에 거칠게 손가락이 밀어 넣어져 노아가 입을 크게 벌렸다.
“아, 악…. 흐아, 아….!”
이안이 손가락을 구부려 안을 긁어낼 때마다 덜 녹은 얼음과 과일, 그리고 와인이 후두둑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노아가 괴로워 엉덩이를 들썩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손등이 잠길 정도로 손가락을 깊이 밀어 넣어 뒤에 들은 것들을 모조리 긁어낸 이안이 노아의 손목을 묶고 있던 끈을 잡아 당겨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겼다. 노아가 어쩔 수 없이 엉금엉금 뒤로 기는 바람에 무릎에 눌린 과일 하나가 뭉개져 바닥을 붉은 과즙으로 적셨다. 이안이 차갑게 지껄였다.
“생각해 보니까 넌 이런 거 말고 더 먹기 좋아하는 게 있잖아?”
그리고 지퍼를 내리는 소리와 함께 이안이 노아의 뒤에 다시 제 것을 삽입했다.
***
이안의 기분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 건 노아의 착각일 뿐인 모양이다. 아마 이안이 잔뜩 흥분해서 낮아진 목소리를 기분이 좋지 않은 것으로 착각한 것 같았다. 왜냐면… 이안이 그 뒤로 한참을, 정말 한참을 노아를 범했으니까.
바닥에 엎드려서, 혹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정상위로… 아니면 의자에 앉은 이안의 위에서 기승위로 등등… 얼마나 해댔는지 나중에는 뒤가 다 헌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물론 노아도 좋긴 좋았지만, 나중에는 몹시 지쳐서 이안이 몸을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며 신음만 할 뿐이었다. 전에는 집에서 짬짬이 운동이라도 했지만 이안의 저택에 온 뒤에는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으니 놀고 먹고 자기만 해서… 아침마다 승마를 하며 몸을 단련하는 이안의 체력이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이안이 마침내 노아를 놔주었을 때,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건지 알 수도 없었다. 바닥에 쓰러진 거나 다름 없이 늘어진 노아는 잠시 숨을 고르던 이안이 옷을 추스르는 걸 보고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팔이고 다리고 무리한 자세를 취하느라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옷 입어. 오늘 하루는 끝났으니까.”
이안의 말에 레스토랑의 시계를 바라본 노아가 흠칫 놀랐다. 아니… 레스토랑에 도착한 게 8시 조금 넘어서였는데, 지금은 12시를 막 넘은 시간이 아닌가. 아무리 알파가 베타나 오메가와는 달리 그 쪽으로 특화(?) 되었다고는 해도, 이건… 물론 중간 중간 잠시 이안이 손이라던가, 뭐 식기라던가… 다른 걸로 괴롭힌 시간이 있다곤 해도 네 시간 내내 그 짓만 했다니.
노아가 잠시 떨떠름한 얼굴로 구겨진 바지 정장을 인상을 쓰며 내려다 보고 있는 이안을 바라봤다. 아무리 내가 네 플레이를 좋아한다곤 해도… 이건 좀 그래… 네가 인간이냐… 말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이안에게 괴롭혀지는 내내 흐느끼며 울고 애원했던 영향 때문인지 코가 좀 막혀 노아가 좀 훌쩍거리면서 바닥을 기다시피 해 제 드로즈와 바지를 찾아 입었다. 덜덜 떨리는 게 내일이면 허벅지 안 쪽은 완전 죽음이겠지…
이안은 팔짱을 끼고 서서 노아가 옷을 입는 모양을 내내 지켜보고 있었다. 옷을 다 입은 노아가 테이블을 잡고 일어나자 엉덩이 사이에서 미지근한게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느낌에 노아가 잠시 몸서리를 쳤다. 아직 피임약 먹을 주기가 사흘 정도 남았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는 좀 더 빨리 먹어야겠네.
마치 장거리 마라톤을 한 것처럼 몹시 기진맥진했던 노아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하자 쯧 혀를 찬 이안이 우악스럽게 팔을 잡아 끌었다. 노아는 휘청거릴 듯 무너질 것 같은 다리에 힘을 주며 필사적으로 이안을 따라갔다. 걸을 때마다 뒤에서 울컥울컥 무언가가 새어 나왔다. 드로즈와 바지가 젖어 들어가는 걸 느꼈지만, 노아는 뭔가 할 생각도 없이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게다가 오늘 노아는 점심 이후로 먹은 게 술과 물과 정액 밖에는 없었다. 그것도 입으로 먹은 것도 아니다.
리무진 안으로 밀어 넣어진 노아가 반사적으로 끙끙거리며 푹신한 좌석에 몸을 푹 기댔다. 코트도 채 걸치지 못하고 끌려 나온 탓인지 몸이 오싹했다. 한 번 더 훌쩍거리다가 노아가 힘 없이 재채기를 두세 번 했다. 생일 이벤트 진짜 좋긴 한데 힘들어서 두 번은 못하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노아가 꾸벅 졸려던 참이었다. 갑자기 턱 하니 제 발목을 잡는 손길이 있었다.
쑥 발목이 잡아 끌리는 바람에 노아가 놀라 바르작거리며 좌석에 눕혀졌다. 이안이 운전좌석 쪽의 창을 올려 닫으며 제 바지 버클을 푸는 걸 본 노아의 눈이 휘둥그래 떠졌다.
“또… 또 하려구요…?”
“……”
매번 이안이 자신을 덮칠 때마다, 잘한다, 더해라… 하던 노아였지만 이번만큼은 그게 안 될 것 같다. 아니, 절륜한 것에도 어느 한계가 있지 이건 대체… 네가 인간이냐. 뭐 나올 거나 더 있냐고…
아무런 말 없이 묵묵 부답 이안은 손을 움직였고, 노아는 별 힘이 없는 상태였기에 제 다리가 벌려지고 바지와 드로즈가 벗겨지는 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노아의 다리를 벌린 이안이 희끄무레한 액체가 꾸물꾸물 흘러 나오고 있는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오늘 하도 괴롭혀지는 터에 딱히 풀어주지 않아도 되는데도, 아니… 평소에는 풀어주지 않았는데도 이안은 뭔가 확인이라도 하듯 쿨쩍쿨쩍 민망한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리고는 노아의 무릎을 제 어깨에 걸치며 어느새 딱딱하게 세운 제 것을 밀어 넣었다.
이안의 것이 밀려 들어오자 흐읏, 하고 노아가 힘 없이 신음했다. 그래도 이안도 힘이 좀 빠졌는지 레스토랑에서 질리도록 박아 대던 것과는 달리 움직임이 느릿느릿했다. 아까처럼 힘들어 죽겠다 정도는 아니라서 노아가 입을 조금 벌린 채 숨만 할딱거리고 있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노아를 내려다 보며 허리를 움직이던 이안이 노아의 어깨를 잡아 당기며 최대한 깊이 사정했다. 그리고 노아는… 이번만은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알아 차리고 말았다.
안에서 무언가 부풀어 오르며 안을 빠듯하게 채우는 느낌에 노아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짧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정말 놀라 눈을 크게 뜬 노아가 반사적으로 이안을 밀어내려 하자 이안이 손목을 잡아 올렸다. 이안은, 지금 노아에게 노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독할 정도로 아주 진하고 강력한 알파 페르몬에 노아가 아, 아… 하고 몸을 비틀며 신음했다. 아까 술에 취한 건 지금에 비하면 취한 것도 아니었다. 분명 몹시 지친 몸인데도 절로 달아 오르고 허벅지가 바들거리며 떨렸다. 갑자기 커다란 걸 뒤에 우겨 넣은 것처럼 뱃속이 뻐근하다 못해 아팠다. 신음도 하지 못하며 고개를 젖히던 노아의 눈가에서 생리적으로 흘러나온 눈물 한 방울이 흘러 내렸다.
노팅은 알파만의 전유물이자 상대에게 제 낙인을 찍는 행위였다. 노팅을 하면서 지독하게 흘러 나오는 알파의 페르몬에 혼란을 일으켜, 상대방도 한동안 그 알파의 페르몬과 몹시 흡사한 향을 내게 되는 것이다. 다른 알파에게 노팅을 당하기 전까지 한참, 아주 한참 동안…
이제까지 수도 없이 남들과 관계를 가져 봤어도 단 한번도 노팅을 당한 적 없던 노아가 당황하기도 하여 숨을 가쁘게 헐떡거렸다. 자신을 내려다 보는 이안의 눈동자가 어둡고 또 음습했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샅샅이 훑어지는 것만 같은 눈이었다.
경험자 말로는 노팅이 아프면서도 굉장히 기분 좋고, 또 알파 페르몬 때문에 약이라도 한 것 같이 완전히 취한 느낌이라더니… 과연 그 말이 사실은 사실이었다. 아까 와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머리가 핑 돌면서 아래가 완전히 녹진녹진 녹아 내리는 것 같은 쾌감에 온 몸이 절로 떨렸다. 노아를 내려보던 이안이 상체를 숙여 가볍게 입술을 핥고는 물어 뜯듯이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완전히 체력이 바닥난 노아가 자신도 사정하는 것과 동시에 완전히 정신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