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8화 (38/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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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어쩜 사람이 이렇게 못 될 수가 있지. 이안이 한 치의 자비도 없이 드미트리를 잔인하게 짓밟아 뭉개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노아가 연신 감탄했다. 율리아의 동영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요약해 보자면 이안이 애초에 드미트리를 등쳐 먹을 생각으로 약점을 잡아 접근했다는 이야기 아닌가. 분명 드미트리가 굉장히 쓰레기 같은 인간인 걸 알고 있는데도 이안이 드미트리보다 더한 악당으로 보일 정도였으니…

 스와핑을 제안했다가 스와핑은 커녕 막대한 재산을 잃어버리게 된 드미트리가 시커멓게 죽은 안색이 되었다. 드미트리는 이를 갈면서 마지못해 이번 달 내로 채굴권을 넘겨 주겠다고 제 입으로 말하고 나서야 저택을 떠날 수 있었는데, 어째 사샤의 뒷모습이 왠지 제 남편의 불행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목숨 값보다 비싸진 않겠지, 같은 대사는 영화에서만 봤던 노아가 눈을 반짝이며 이안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눈치 챈 이안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뭐야?”

 “그… 아까 되게 멋져서요..."

 어쩌면 그렇게 비열할 수 있냐고 말할 수는 없기에 노아가 돌려 말했다. 하긴 같은 악당(?)에게 협박하고 공갈하는 정도는 되어야 그토록 젊은 나이에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거겠지. 게다가 그 테너 프로스트에게 엿을 먹이기 위해 막내 아들인 자신을 이용하겠다는 계획도 세울 수 있는 거겠고…

 그런데 어째 이안은 드미트리에게서 한 재산 뜯어낸 사람치고는 그다지 기분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무표정하고 냉랭했던 얼굴 위에 아주 심술 가득한 미소가 떠오르는 걸 본 노아가 움찔했다. 이제는 저런 이안의 표정을 볼 때마다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혹시나 착각하고 있을 까봐 알려주는 건데, 난 너 때문에 돈 꽤나 날렸어.”

 “네? 저 때문에요…?”

 돈을 벌었으면 벌었지, 왜 날린 건지 이해가 되지 않은 노아가 눈을 깜박였다. 아까 드미트리를 상대하고 있을 때도 그랬지만 이안의 알파 페르몬이 한층 더 물씬 공격적으로 풍겨왔다. 다분히 무례하게도 이안이 노아의 목줄 고리에 손가락을 걸어 잡아 당겼다. 노아가 휘청 몸을 앞으로 숙였다.

 이안은 드미트리의 약점을 쥔 채로 3년을 기다릴 생각이었다. 러시아는 자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기업 활동에는 굉장히 박하게 굴어 제한이 많았다. 드미트리가 3년 동안 광산을 열심히 개발하여 사업 거래처도 새로이 터놓는 등 기반을 잘 다져두면, 이안은 그걸 통째로 먹어 치울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 수거해도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아니, 좋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불쾌했다.

 자신의 기분이 나쁜 이유를 이안은 유리한 카드를 벌써 써버리게 된 까닭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 카드를 쓰게끔 동기를 제공한 건 노아 프로스트 때문이었고… 이안이 뭔가 껄끄러운 느낌을 무시하면서 노아를 윽박질러 댔다.

 “앞으로 3년은 더 크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건이었는데… 이걸 어떻게 보상할 거야, 응?”

 노아가 마른침을 삼켰다. 난 얘가 이렇게 억지 부리면서 트집 잡을 때가 정말 좋더라…

 “저, 얼마나 손해 난 건지 알려주시면… 제가 어떻게든 갚을게요…”

 “갚아? 네가 무슨 수로 그 돈을 다 갚게?”

 이안이 비아냥거리자 노아는 쬐금 자존심이 상했다. 나도 돈은 좀 있는데… 

 아무리 테너가 노아를 예뻐한다지만 노아는 엄연히 막내에, 오메가에, 거기에 형들과는 달리 사업을 경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테너는 근엄하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공공연히 자신은 노아에게 줄 재산은 얼마 없다고 말해 왔지만… 실은 남들에겐 말하지 말라며 테너가 단 둘이 있을 때 틈틈이 증여해준 재산이 제법 많았다. 거기에 테너의 말을 그대로 듣고 믿은 형들도 아버지나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하라며 준 재산도 꽤 된다.

 “오천만 달러(*약 500억 원)를 네가 갚을 수 있다고?”

 음… 오천만 달러는 좀 무리지… 구체적인 금액을 들은 노아가 제 생각을 접었다. 그런데 정말 돈으로 갚으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좀 실망스러운데…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과연 노아의 기대에 매우 충실하게도(?) 이안이 목줄을 잡아 당겼다. 노아를 일으켜 세워 테이블 위에 밀치면서 이안이 아주 심술궂은 얼굴로 웃었다.

 “내 덕에 그 놈과 자지 않아도 되었으니, 몸으로 갚으란 말이야. 내가 화대를 내준 셈이니까.”

 “화, 화대요…?”

 부러 충격을 받은 얼굴로 노아가 입술을 조금 떨었다. 노아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이안의 눈에서 자신을 향한 가학 심을 엿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언지 알 수 없는 다른 욕망들도… 그게 무언지 미처 파악하기 전에 노아가 테이블 위로 떠밀렸다. 열 명도 넘는 인원들이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테이블에 허리가 닿는다 싶더니만 이내 노아는 붕 뜨는 느낌과 함께 위에 내동댕이치다시피 그 위에 올려졌다.

 힘든 내색도 없이 단숨에 노아를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이안이 고용인을 불렀다. 절대 시선을 들지 않고 다가온 고용인은 ‘그거 가지고 와.’ 라는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지시에도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잠시 후 이안은 고용인에게 이제는 매우 익숙한 까만 상자를 보란 듯이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노아가 마른 침을 삼켰다. 이안이 거만하게 의자에 앉으며 고개를 까닥였다.

 “스트리퍼처럼 벗어봐.”

 “…네?”

 “설마 스트리퍼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아, 알지만…”

 클럽에서 노아도 스트립 쇼를 하는 사람들을 몇 번 본 적 있으니, 모를 리가 없다. 다만 본인은 스트립 쇼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지. 그러고 보니 이안과 자신의 구도가 마치 무대에 있는 사람과 그걸 관람하는 사람의 구도 같았다. 식당에서의 스트립 쇼라니… 노아가 머뭇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트립 쇼 같은 걸 못하는 것도 못하는 것이지만 어차피 얼마나 잘 하던 이안이 트집을 잡을 게 뻔했기 때문에 노아가 딱히 노력하려 하지 않고 어색하게 옷을 하나 하나 벗었다.

 식당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워낙 넓은 공간인데다가 테이블 위에 올라간 상태라 평소보다 배는 더한 수치심이 밀려 들어왔다. 이안은 팔짱을 끼고 노아가 옷을 벗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상의가 테이블 위로 떨어지고, 그 다음으로는 바지, 이어서 양말과 드로즈까지 차례차례 스스로의 손에 의해 벗겨져 내렸다.

 다 벗고 난 뒤에도 이안은 별 말이 없었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훑어본 뒤 손가락을 까닥거려서 노아가 주춤 몸을 낮추어 다가오자 이안이 머리카락을 잡아 챘다. 노아는 짤막하게 비명을 지르며 테이블 위에 엎드렸다.

 “장난 해? 이게 어딜 봐서 스트리퍼야. 돈을 줘도 이 따위 스트립 쇼는 안 본다고.”

 “하지만,… 전, 그런 거 해본 적이 없는 걸요…”

 노아가 조금 울먹거리면서 항의했다. 평소 항상 하던 대로 그런데 어쩌라고? 하는 특유의 재수없는 대답이 돌아올 거라 생각했지만 웬일로 이안이 이번에는 웬일로 수긍하는 얼굴을 했다. 물론, 당연히 정말로 수긍하는 건 아니었다.

 “아, 하긴… 생각해 보니까 스트리퍼 치고 부족한 점이 많지.”

 부족한 점이 많기야 하지만...? 노아가 어설프게 앉은 것도 일어선 것도 아닌 자세로 주저하는 동안 상자를 열어 뒤적인 이안이 툭 무언가를 던졌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집게 한 쌍으로, 각 집게에 은색 쇠사슬이 길게 연결 되어 있었다. 집게에 손가락 한 마디만한 커다란 큐빅 장식이 달려 주렁거리고 있어 얼핏 보면 화려한 액세서리처럼 보였지만 노아는 이 물건이 어디에 쓰이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달아. 어디에 달아야 하는지는 말 안 해도 알겠지.”

 노아가 이안을 한번 애원하듯 바라보다가 망설이는 양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유두 클립을 집어 들었다. 제법 큰 장식은 아무래도 고통을 더 가하려고 무게를 더하기 위해 달린 모양인지 좀 무거웠지만 고통스러울수록 노아는 좋았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한번도 이안에게 가슴을 괴롭혀진 적은 없었네.

 머뭇거리면서 조심스럽게 클립을 달아보자 꽉 아프게 죄여 드는 느낌이 퍽 노아의 마음에 들었다. 마저 다른 쪽을 달자 큐빅 장식과 함께 체인이 늘어지면서 유두가 아래로 아프게 잡아당겨졌다.

 “흐읏…”

 클립에 유두가 짓눌리는 통증에 노아가 작게 신음하면서 몸을 움직이자 체인이 흔들리며 작게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은 그럭저럭 견딜만한 통증이지만 경험상 노아는 점차 고통이 커지면서 나중에는 마비가 되듯 아파올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안은 노아에게 화대를 받은 값을 하라며 제대로 움직일 것을 종용했지만 언제 이런 걸 해본 적이 있어야지. 게다가 노아는 운동신경은 완전히 바닥을 기는 사람이었다. 사교 파티에서 클래식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은 어느 정도 출 줄 안다. 하지만 음악도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스트리퍼처럼 행동할 수 있을 리가 있나. 이건 노아가 굳이 연기하지 않아도 하지 못하는 종류의 일이었다.

 노아가 머뭇거리고만 있자 이안이 들으라는 것처럼 한숨을 쉬었다. 노아가 그 소리에 뺨을 조금 붉혔다.

 “어떻게 된 게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군. 엎드려.”

 이안의 지시에 노아가 목 울대를 울리면서 뒤를 돌았다. 그간 내내 학습 받은 것에 따라 노아가 이안에게 뒤를 향한 채 엉덩이를 높이 들어 엎드렸다. 평상시에도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자세였지만 오늘은 테이블의 높이가 높이다 보니 이안의 바로 앞이라 더욱 수치스럽게 느껴지고 만다. 이안이 상자에서 원하는 기구를 찾는 동안 노아는 잔뜩 긴장해 소리 죽여 숨만 조용히 쉬었다.

 “아…!”

 뒤에 가느다란 무언가가 들어오자 노아가 움찔 몸을 떨었다. 평소와 달리 이안이 젤이 담긴 튜브 입구를 뒤에 밀어 넣고 젤을 한 가득 짜내더니 반이나 빈 튜브를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이내 뒤로 둥글고 매끄러운 물체가 닿아 왔다.

 뒤를 억지로 벌리며 삽입되는 감각에 헉 숨을 들이쉬며 노아가 주먹을 꾹 쥐었다. 크기로 보나 모양새로 보나 분명 에그인 것 같은데 피부에 와 닿는 이 서늘하고 단단한 감각은 금속이었다. 보통 에그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지 않던가? 이내 뒤로 쑥 에그가 삼켜지는 바람에 노아가 몸을 떨었다. 엉덩이 사이로 전선이 튀어나와 스위치가 늘어져 달랑거렸다.

 “이게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줄 거야.”

 손가락을 하나 밀어 넣으며 사뭇 즐거운 어조로 이안이 말했다. 노아는 이안이 에그를 깊이 밀어 넣으려고 그러나 싶었지만 이안의 손가락이 파고든 것은 에그 아래 쪽이었다. 이안은 안을 더듬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대며 노아가 반사적으로 뒤를 조이는 곳을 찾아냈다. 전립선이 위치한 자리였다.

 전선을 잡아 당겨 에그를 원하는 위치에 적절하게 놓이게 만든 뒤 이안이 스위치를 올렸을 때, 노아는 왜 이게 자신을 제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라고 이안이 말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으, 읏…?”

 이안이 스위치를 조작한 뒤 노아는 익숙한 진동이 찾아오길 기다렸지만 에그에서는 아무런 진동도 울리지 않았다. 설마 고장 난 건가 싶어 고개를 조금 갸웃거리는데 이안이 스위치를 한 단계 더 올렸을 때서야 찾아오는 감각이 있었다.

 처음에는 마치 징징 하고 미약하게 진동이 울리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지만 어딘가 이상하게도 뱃속을 간질거리는 구석이 있었다. 노아가 조금 불편하게 몸을 뒤척거리자 이안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스위치를 다시 한 단계 더 올렸다.

 “아…! 흐으, 이게… 뭐…”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조금 들썩이며 노아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저릿하게 울리는 이상한 감각에 몸을 비틀고 말았다. 짧은 간격으로 일정하게 에그가 작동하고 있었는데, 이게 대체 뭔지 어리둥절해 하던 노아는 이안이 또다시 한 단계 올렸을 때서야 이게 어떤 장치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문자 그대로 스파크가 튀기는 강렬하기 짝이 없는 감각과 함께 아랫배 안쪽이 아리고 저릿하게 울리면서 몸이 반사적으로 움찔거리고, 그 지독한 느낌이 채 가시기 전에 또 다시 안쪽에서 강렬한 감각이 아래를 감전이라도 된 것마냥 노아를 움찔거리게 만들었다. 아니, 문자 그대로 감전이 된 게 맞았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에그에서 규칙적으로 전기 충격이 가해지고 있었으니까.

 “아, 아! 아읏, 읏…!”

 아래를 찡하니 울리는 자극에 노아가 엎드린 자세를 무너트리고 말았지만 이안은 오히려 그걸 즐겁게 감상하며 다시 한 단계 더 올렸다. 아! 하고 높은 신음 소리와 함께 노아가 몸을 떨며 앞으로 기어 나갔으나 이안은 막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서 발가벗은 몸이 움찔거리며 튀고, 엉덩이가 마치 조르듯 흔들리는 모습이 꽤 보기 좋았다.

 “이안, 아흑, 윽…. 제발, 이건…”

 “아,... 노아.”

 처음으로 이안이 노아의 이름을 부르며 앞으로 기어나간 노아의 발목을 잡아 끌었다. 주르륵 도로 제자리로 끌려온 노아가 움찔거리는 가운데 이안이 엉덩이 사이로 늘어진 스위치를 다시 잡아 손에 쥐었다. 노아가 윽, 읏…. 신음하면서 떨리는 눈으로 이안이 스위치를 만지작거리는 걸 바라보았다. 이안이 짐짓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난 네가 제발이라고 말하는 게 참 즐겁더라.”

 “하…으…아 읏…!”

 올릴 수 있는 한 최대로 스위치를 올리자 노아의 몸이 퍼득거렸다. 괴롭게 신음하면서 테이블 위를 기고, 어쩔 줄 몰라 테이블을 손으로 긁어 내리는 모습이 지독히도 선정적이었다. 이안은 다른 스위치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여유롭게 그 모습을 감상했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좀 돈을 줄만도 한 것 같다.

 “아! 으아, 제발, 아, 그만…!”

 아까는 그저 저릿하기만 한 감각이었다면 이번에는 저리다 못해 사뭇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괜히 이안이 젤을 안에 가득 짜낸 것이 아니었다. 에그에서 전기 자극이 울릴 때마다 젤이 들어찬 곳 곳이 저릿저릿했다.

 노아는 전기 자극이 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일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필 에그가 딱 전립선이 위치한 자리에 놓인 탓에 고통과 동시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묘한 느낌으로 아래가 잔뜩 지끈거렸다. 결국 에그가 작동한지 얼마 안 되어 노아의 것에서 프리컴과 정액이 섞인 흰 액체가 뚝뚝 흘러 내렸다.

 몸에서 잔뜩 힘이 빠져 팔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에그가 다시 전기로 자극해 올 때면 노아는 몸을 들썩일 수 밖에 없었다. 얼마 안가 지독한 자극에 노아가 흐느끼면서 엉덩이를 들썩이다 못해 애처롭게 흔들었다. 전선이 물린 뒤가 반복적으로 움찔거렸다.

 “그만, 악, 흐읏…. 그만… 아파요…”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그만이야?”

 그리고 아직 충분할 만큼 몸을 흔들고 있지 않잖아. 삐뚜름하게 미소를 지으며 지껄인 이안이 손 안에서 굴리고 있던 작은 스위치를 단숨에 꾹 여러 단계를 올렸다. 그러자 바짝 엎드려 바닥을 긁어대던 노아가 비명에 가까운 신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젖혔다.

 “흐아, 아…!”

 유두를 아프게 죄이고 있던 금속 클립에서 조차 따갑고 저린 감각이 일자 노아는 엎드리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클립에 달린 장식은 그저 무거운 장식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위 아래로 저릿저릿하니 고통스럽게 마비되는 감각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아래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강제적인 자극을 받은 노아의 것이 연신 까닥거리며 줄줄 말간 액체를 테이블 위에 흘려내고 있었다.

 이안은 노아가 흐느끼면서 테이블 위를 기고 엉덩이를 야하게 흔들어대는 모습을 흡족할 만큼 지켜 보았다. 아니, 사실은 흡족하다 못해 제 것이 완전히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조금 땀에 젖을 정도로 잔뜩 지친 노아가 허벅지를 경련하듯 떨면서 이따금 몸을 퍼득거릴 정도가 되어서야 이안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도록 젖은 눈썹을 느리게 깜박이면서 노아가 움찔거리며 이안에게 겨우 기어 다가왔다. 턱을 잡자 제발… 하고 애원하면서 뺨을 부비는 노아의 모습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발갛게 젖은 입술에 손가락을 밀어 넣자 아직도 계속 에그와 클립에서 전기 자극이 가해져 연신 신음하고 헐떡거리면서도 노아가 이안의 손가락을 물었다. 발간 혀가 바르작거리며 손가락을 간질이었다.

“흐으, 웁…. 아으…”

 이안이 손가락만 물리고 도저히 멈추지를 않자 노아가 울먹거리며 다시 애원했다. 제발, 읏, 너무… 힘들, 어요… 노아가 다시 애원하고 나서야 이안은 크게 봐준다는 얼굴로 두 기구의 작동을 멈추었다.

 고작 1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노아에게는 한참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마치 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완전히 노곤 노곤하니 몸에 힘이 빠져 늘어지는 노아를 테이블에 눕힌 이안이 전선을 잡아 당겼다. 안에서 젤인지 체액인지 모를 멀건 액체와 함께 금속 에그가 빠져 나오는 느낌에 노아가 작게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이안은 제 앞섶을 풀어내며 완전히 단단해진 제 것을 노아의 엉덩이 사이에 문질렀다. 삽입 외의 자극으로 잔뜩 시달린 뒤는 거의 풀리지 않았으나 따끈따끈했다. 이안이 단숨에 제 것을 밀어 넣자 몹시 예민해져 있던 노아가 신음하며 고개를 젖혔다.

 “윽, 읏…. 아…”

 퍽, 하고 쳐 올리자 노아가 다시 눈가를 붉게 물들이며 낑낑거리며 울먹이는데 그 모습이 퍽 귀여웠던 지라 이안이 골반을 꽉 틀어 잡고 일부러 거칠게 허리를 놀렸다. 잔뜩 예민해진 뒤가 우물우물 씹듯이 죄여오는 게 기분이 좋았다. 드미트리 때문에 짜증이 나 있던 기분이 그럭저럭 풀려갔다. 이안은 노아의 다리를 벌려 더욱 세게 제 것을 박아 올리며 몸을 숙였다. 더욱 깊어진 삽입 감에 노아가 바둥거렸지만 가볍게 무시하며 이안이 목덜미며 어깨를 잘근잘근 씹어댔다.

 “흐으… 이안…”

 노아가 그만하라는 듯이 허벅지를 밀어내며 제 이름을 부르는 게… 얼마나 더 괴롭히고 싶게 만들던지. 이안은 입 꼬리를 올려 미소 지으면서 아직 유두를 꽉 죄이고 있는 체인을 손가락에 걸었다. 

 파란 눈이 크게 뜨이고, 체인이 잡아 당겨지자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가 터져 나오는 건 금방이었다. 이안은 그 신음 소리를 즐기며 더욱 가혹하게 노아를 범했다.

***

"아으..."

 노아를 부부침실에 불러 놓은 건 단지 손님들이 있어서 였단걸 증명이라도 하듯 이안은 식당에서 노아를 한참 범하고 난 뒤 원래 노아의 방으로 돌려 보냈다. 온 몸에 힘이 빠져 겨우 옷을 갈아 입고 방으로 돌아온 노아는 샤워를 마치자 마자 바로 침대에 푹 안겨 들었다.

이안에게 몇 번이고 찝히고 다시 잡아 당겨진 유두는 잔뜩 붉어져 부었을 뿐만 아니라 몹시 쓰라리고 따끔거렸지만 노아는 그 감각마저 달콤하게 받아 들였다. 뒤도 적당히 기분 좋게 욱신거려서 더할 나위 없이 노골노골해진 상태였다. 전기 충격은 좀 견디기 힘든 종류의 자극이긴 했으나 그 나름의 매력이 있으니까. 

몹시 기분이 좋아져 가르랑거리며 이불을 파고 들던 노아는 문득 자신이 이혼을 하고 난 뒤 과연 이안처럼 잘 괴롭혀주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알렉스도 제법 잘 괴롭혀주긴 했지만 역시 뭔가… 이안이 주는 것과는 다르단 말이지. 처음에는 한 세 달 정도만 즐기다가 나갈 생각이었지만 노아가 고민했다. 딱 한 달만 더 있다 나가 볼까…? 이안이 괴롭히는 건 매번 새롭긴 하지만 그 때쯤 되면 더 이상 새로이 괴롭힐만한 게 없을 것 같은데.

 게다가 요리사도 너무… 입맛에 잘 맞는 요리를 해주지 않나. 남들이 보기엔 노아가 영락없이 구박을 당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식욕과 성욕의 우선 순위가 제법 높은 노아로써는 여기에서처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지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음… 그럼… 한 달쯤 더 있어도 상관은 없겠지.”

 일부러 쓰라린 유두를 문질러 더 아프게 만들면서 노아가 고럼고럼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이혼할 때도 가능한 오래 결혼한 편이 남들 보기에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았지만 노아가 나름 합리화했다. 

 오늘 몸을 잔뜩 긴장시킨 채 이안에게 괴롭힘 당했던 지라 피곤했던 노아가 하품을 할 때였다. 탁자 위에 올려 두었던 핸드폰의 벨 소리가 울렸다. 누굴까, 하고 노아가 핸드폰을 집어 드니 액정에 ‘아버지’ 라는 글자가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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