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화 (28/107)

28

 이안과 노아가 예약한 호텔 룸은 최상층에 가까운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곳이라 라운지에서 호텔 룸까지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노아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룸 안에 노아를 잡아 밀어 넣은 뒤에도 이안은 곧장 별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저 노아를 어정쩡하게 세워둔 채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를 했을 따름이었다. 룸 내에 비치 된 안내 책자를 펼친 이안이 페이지를 휙 휙 넘기더니 제일 뒷장쯤에서 눈으로 잠시 뭔가 고르다가 주문했다.

 “블랙 펄, 풀 세트로. 옵션 3번을 더해서. 아니, 그건 없어도 돼.”

 프론트 데스크에 뭔진 모르지만 주문을 마친 이안이 전화기를 내려 놓았고, 노아는 언제쯤 이안이 자신을 괴롭혀주기 시작하려나 잔뜩 기대했다. 그건 그렇고 블랙 펄은 또 뭐지… 지난 번에 노아가 가족들과 함께 큐브 아일랜드에 왔을 때는 책자에 블랙 펄 같은 건 없었다. 노아가 궁금해 하는 동안 이안이 목 깃의 단추를 풀러 내며 입을 열었다.

 “아까 내가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거나, 다른 사람과 놀아나는 걸 보였다간 재미 없을 거라고 했었지. 그런데 그 둘 다 어겼군 그래.”

 “하지만, 분명 싫다고 했는데도 그 사람이 자꾸만 그, 그러는 바람에…”

 노아가 해명했지만 이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며 입고 있던 정장 자켓을 벗었다. 그리고는 정장 바지에 있던 벨트를 풀러 내더니 한 번 구부려 접어서는 두 겹으로 만들며 손에 쥐고 고개를 까닥거렸다. 그걸 본 노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매일 핸드 스팽만 했지 아직까진 도구를 사용한 적이 없는 이안이다. 그런데 첫 스팽 도구가 벨트라니!

 “옷 벗어.”

 “이, 이안…”

 “내 말을 어겼을 때 어떤 대가가 올 지는 예상하고 있었겠지. 옷 벗어.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강압적인 말투에 노아가 마른침을 꼴깍 꼴깍 삼키면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벨트는 제법 아픈 스팽 도구 중 하나다. 핸드 스팽의 고통을 1이라고 한다면, 벨트는 어떻게 휘두르냐에 따라 최소 그 두 세 배로 아픈 것이다. 잔뜩 기대한 노아가 너무 서둘러 벗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노아는 굵고 긴 것으로 아플 정도로 박히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직접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스팽이었다.

 사교 모임에 참석하느라 정장 차림이었기 때문에 노아가 옷을 벗는 데에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엉덩이를 잔뜩 맞을 걸 상상하다 보니 기대하다 못해 몸을 조금 떨기까지 하면서 노아가 드로즈를 마지막으로 모두 옷을 벗었다. 아직 너무 흥분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도 벌써 노아의 것은 조금 단단해진 상태였다. 노아가 모두 옷을 벗자 이안이 재차 명령했다.

 “침대 위에 엎드려.”

 이안의 손에 들린 벨트에서 애써 시선을 떼어내며 노아가 룸 정 중앙에 놓여 있는 침대 위로 올라가 엎드렸다. 최대한 엉덩이를 높이 들며 노아가 시트를 붙잡았다. 요 며칠 맞는 일이 거의 없어 희기만 한 엉덩이 위에 두 겹이 되도록 접힌 이안의 벨트가 툭 닿자 노아가 몸을 움찔했다.

 “아무래도 요즘 내가 너무 관대하게 대해줬지.”

 그러니 이렇게 아무에게나 꼬리치고 다니는 것 아니겠어? 싸늘하게 말한 이안이 벨트를 휘둘렀다. 이내 짜악, 손으로 때릴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커다란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윽…!”

 엉덩이에 화끈하게 번지는 통증에 노아가 신음했다. 곧장 다시 벨트가 크게 짝, 하는 마찰음을 내면서 흰 엉덩이 위를 사정 없이 내려치고는 바로 짝, 소리를 내며 다시 휘둘려졌다. 노아가 어깨를 움츠렸다. 처음 두 세대에는 희던 엉덩이가 다섯 대를 넘을 때는 슬슬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서 점차 통증도 커져갔다. 

 손으로 맞는 건 야하고 수치스러운 맛이 있지만 수 십 회 이상 맞지 않으면 그렇게 아프지 않은데, 벨트는 확실히 달랐다. 가죽이 휘둘러져 엉덩이를 후려칠 때마다 욱신거리면서 열이 올라오는 느낌이 너무나도 좋아 노아가 신음하며 시트를 쥐어 잡았다. 더 세게, 더 많이 때려줬으면... 입 밖으로 더 때려달라 조를 수 없는 게 아쉬웠다.

 “흐읏, 아, …윽!”

 스무 대를 넘어서자 슬슬 엉덩이가 못 견디게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노아는 끙끙거리며 벨트가엉덩이를 짝, 내리칠 때마다 발가락을 꾹 움츠리며 시트를 꽉 쥐었다. 조금 더 매가 내리쳐지자 이젠 엉덩이가 슬슬 붉기만 한 수준을 넘어섰고, 노아가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조금 흔들고 말았다. 

 “하으, 윽, 아… 아파, 아파요…”

 입으로는 연신 아프다고 하면서도 노아의 것은 완전히 단단해져 조금씩 까닥거리기까지 하고 있는지라, 지나치게 흥분한 것 같아 가리기 위해 노아가 다리를 조금 움츠리자 아까보다 더 센 강도로 벨트가 엉덩이를 후려 갈겼다. 노아가 악, 하면서 몸을 웅크렸다. 벨트를 맞은 부분이 이제는 흡사 데인 것만 같았다.

 “자세 제대로 안 해? 더 맞고 싶어?”

 응, 더 맞고 싶어… 하지만 스팽을 할 때 안전을 위해서라도 자세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노아가 몸을 떨면서 다시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노아가 제대로 자세를 잡기 무섭게 다시 매섭게 짝, 하는 소리를 내며 사정없이 엉덩이 위에 벨트가 내리쳐졌다.

 이젠 슬슬 노아조차도 고통에 못 이겨 몸이 움찔거릴 정도라, 이안이 때릴 때마다 발이 움츠러들다 못해 다리가 조금씩 버둥거렸고 손 아래에서는 시트가 구깃구깃 구겨졌다. 엉덩이가 화끈거리다 못해 못 견디게 얼얼했다. 평소 엉덩이를 맞는 수준은 이미 진작 넘어갔다. 이안은 오늘 아예 작정하고 멍이 들 정도로 엉덩이를 때릴 모양이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맞을 때면 항상 그렇듯이 노아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끙끙거리고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엉덩이가 못 견디게 아픈 만큼 잔뜩 단단해진 성기에서는 말간 액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이젠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겠다 싶을 때쯤 이안의 손이 잠시 멈춘 건 노아가 괴로워해서라기 보다는 똑똑, 정중한 노크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이안은 마지막으로 강도를 더욱 높여 크게 짝, 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세차게 엉덩이를 벨트로 내려쳤고, 그 타격에 힘겹게 엉덩이를 높이고 있던 노아의 자세가 기어이 무너지고 말았다. 노아가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를 냈지만 이안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납작 엎드려 몸을 떨고 있는 노아의 등 위에 아무렇게나 벨트를 던져 놓고는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이안이 호텔 직원에게서 주문한 물건을 받고 있는 동안 노아는 끙끙거리며 시트에 제 것을 부비었다. 못 견디게 욱신거리는 엉덩이의 쓰라림에 얼마 가지 않아 금새 눈 앞이 희게 번지며 시트 위에 정액이 쏟아졌다. 노아가 소리를 죽여 신음 소리를 삼켜냈다. 흰 시트라 사정한 것이 그렇게 티가 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아흐… 으…”

 절정에 이른 여운에 몸을 떨며 노아가 신음하면서 몸을 비틀었다. 엉덩이가 욱신거리는 정도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일주일은 훨씬 넘게 갈 멍이 들었을 게 틀림 없었다. 노아가 숨을 고르는 동안 직원에게서 물건을 받고 돌아온 이안이 노아의 옆에 긴 직사각형의 까만 종이 상자를 내려 놓으며 등 위에 올려 뒀던 벨트를 다시 쥐었다.

 종이 상자에 정신이 팔려 있던 노아는 예상치 못하게 엉덩이에 짝, 하고 떨어지는 매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기어 몸을 피했다. 그러자 이내 억센 손아귀가 발목을 잡고 끌어 당겨 내려서는 짝, 짜악 하고 커다란 마찰음을 내며 연신 엉덩이를 몇 번이고 벨트로 내리쳤다. 이안에게 짓눌려 엉덩이를 벨트로 얻어맞던 노아가 흐느끼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흐으, 아파, 좋아… 아… 너무 좋아…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아래가 또 발씬거렸다… 이안은 노아가 시트를 꽉 움켜 쥐며 바들바들 떨 때가 되어서야 때리는 걸 멈추었다.

 “내가 분명 자세 제대로 유지하라고 했지. 이렇게 맞고도 매가 모자랐나?”

 “아, 아니에요… 안 모자라요…”

 노아가 사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노아의 은근한 기대와는 달리 이안은 마침내 가혹한 매질로부터 노아를 풀어 주었다. 노아가 훌쩍거리면서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건들기 겁날 정도로 쓰라리고 얼얼한 엉덩이의 감각을 느끼며 노아가 생각했다. 앞으로는 이안을 자주 열 받게 만들어야겠다…

 이제는 스팽킹을 모두 마쳤는지 이안이 벨트를 소파 위에 올리며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면서 노아에게 명령했다.

 “상자 들고 욕실로 가.”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인 노아가 엉덩이가 쓰라려 엉거주춤 상자를 들고 조심스럽게 걸어 욕실로 향했다. 스위트 룸인 만큼 욕실은 아주 화려하고 넓었다. 전면 유리창이 설치 되어 있어 큐브 아일랜드의 야광이 한 눈에 훤히 보였고, 바닥에는 이미 부글부글 거품을 내며 작동하고 있는 자쿠지(*물에서 기포가 생기게 만든 욕조)가 설치되어 있는 데다가 한 쪽에는 따로 서늘한 물이 찰랑거리는 풀도 존재했다.

 그런 화려한 욕실에는 익숙했던 노아가 내부 인테리어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욕실 안 거울에 엉덩이를 슬쩍 비춰 보았다. 토실 토실 모양새 좋은 제 엉덩이가 보기 좋게 붉게 물들어 부어 있었다. 중간에 세게 맞은 탓인지 어느 부분들은 검붉기까지 했는데 엉덩이를 손으로 가볍게 한번 꾹 쥐자 몹시도 쓰라린 감각이 밀려 들어왔다. 몸을 조금 떨면서 노아가 단 한숨을 내쉬었다. 맞을 때도 좋았지만 맞고 난 뒤도 만족스러웠다.

 그나저나 상자 안에 대체 뭐가 든 거지. 상자를 바닥에 내려 놓으며 노아가 몰래 열어 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동안 곧 이안도 욕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 동안 내내 노아를 범할 때마다 노아는 홀딱 벗겨 놓고선 혼자서만 옷을 차려 입곤 하던 이안은 장소가 장소인지라 이번만큼은 옷을 모두 벗었다.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전신을 모조리 드러내며 저벅저벅 욕실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양새가 매우 오만하고 당당하기 짝이 없었는데, 잘 가꾸어진 몸매를 보자 자랑스러울 만도 하단 생각이 들었다. 노아도 나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이안의 몸에는 비할 바가 안 되었던 것이다. 하긴 괴롭히는 것도 체력이 만만찮게 소요되는 일이다. 노아는 클럽에서 상대가 하도 맷집이 좋아 체벌하던 사람이 먼저 지쳐 나가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본 적이 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안의 명령에 따라 노아가 조심스럽게 욕실 바닥에 앉자 이안이 발로 툭 상자를 건드렸다. 그러자 뚜껑이 열리며 안에 들어 있던 것들이 바닥으로 와르르 쏟아졌다. 승마용 채찍이니 바이브레이터 따위의 시커먼 물건들이 바닥을 뒹구는 와중에 노아의 시선을 빼앗은 건 얼핏 보기엔 꼭 바람 빠진 검은 풍선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이건 뭐지? 콘돔? 하지만 이안은 콘돔 같은 건 사용 안 하는데. 게다가 콘돔 치고 너무 크고 두껍다. 아무리 이안 거시기가 크다고는 해도… 아, 이거 그건가, 설마… 막 도구의 정체를 깨닫는 순간 이안이 승마용 채찍을 집어 드는 터에 노아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렸다.

 노아가 목 울대를 울리며 승마 채찍을 쥐고 선 이안을 올려다 보았다. 노아를 내려다 보는 시선이 얼마나 거만하던지 당장이라도 엎드려 잘못을 빌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게다가 다리 사이 거기는 또 얼마나… 훌륭하던가. 노아가 M인 만큼 S인 것 같은 이안의 성기도 꽤나 단단해진 상태였다. 오늘은 작정하고 맞는 날인 가 봐… 완전 좋다… 

 이안은 상자에서 쏟아진 물건들 중 하나를 발로 툭 건드려 노아 앞으로 차내었다. 손잡이가 달린 검은색 딜도로 이안의 것보다는 작은 물건이었다. 데굴 굴러와 다리에 닿아 멈춘 걸 노아가 떨리는 손으로 집어 드는 동안 이안이 자쿠지에 몸을 담궜다. 그 바람에 물이 흘러나와 노아가 주저앉아 있는 바닥을 조금 적셨다.

 자쿠지는 바닥을 깊게 파 설치한 형태였기 때문에 이안이 자쿠지에 몸을 담그자 이번에는 노아가 반대로 내려보는 자세가 되었다. 노아가 이안을 울먹거리는 눈으로 한번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내리 깔았다. 두려운 것처럼 입술을 조금 떨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편하게 몸을 뉘이면서 이안이 오른손에 쥔 승마 채찍을 까닥거렸다.

 “다리 벌리고 앉아.”

 이 다음엔 제게 무슨 짓을 시키려는 걸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노아가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벨트로 맞아 잔뜩 부은 엉덩이가 타일바닥에 짓눌리는 고통에 노아의 몸이 움찔 떨렸다. 끙끙 신음하면서 앉은 노아가 뒤로 팔을 짚으며 다리를 벌렸다. 다행히 아까 사정한 터에 아직 노아의 것은 풀 죽어 있는 상태였다. 

 “최대한 벌리라고.”

 “아읏!”

 찰싹 승마용 채찍이 허벅지 안 쪽을 세차게 내리치자 흰 피부 위에 따가운 통증이 번졌다. 아, 벨트도 좋지만 승마 채찍도 좋아… 속으로 감탄하며 노아가 모든 치부가 보일 정도로 최대한 다리를 벌렸다. 시간이 흐르자 허벅지 위에 붉은 자국이 희미하게 동그랗게 자리 잡았다.

 “이제 자위해 봐.”

 “이, 이걸로요…?”

 “그럼 내가 그걸 왜 줬겠어?”

 노아가 다시 한번 마른 침을 삼켰다. 이안에게 치부를 훤히 다 보여주는 자세에 노아가 뺨을 붉히면서 딜도 손잡이를 쥐어 뒤로 가져다 댔다. 당연하지만 이안이 뒤를 푼다던가 젤을 쓰게 해주지 않을 테니 오늘도 메마른 곳을 억지로 벌려내야만 했다. 

 다른 누군가가 뒤를 쑤셔주는 것에 비해 혼자서 삽입하는 건 꽤 어려운데다가 다리를 벌린 자세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서, 노아는 딜도를 밀어 넣으려고 부단히 애를 써야만 했다. 이안은 느긋하게 약간 고개를 젖힌 자세로 노아가 제 뒤에 스스로 딜도를 밀어 넣는 모습을 감상했다. 억지로 뒤를 벌려 검은 모조 성기를 밀어 넣고, 그 와중에 잔뜩 맞아 부은 엉덩이를 건드릴 때마다 노아의 눈가가 발갛게 물드는 모습이 야했다.

 차라리 엎드려서 넣으면 편했을 텐데 한 손으로 넣으려니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래도 손잡이까지 꽤 긴 편이라서 어떻게 밀어 넣은 뒤 노아가 잠시 움직임을 멈추자 찰싹 승마 채찍이 노아의 성기를 때렸다. 그렇게 강도가 세진 않았지만 부위가 부위이니만큼 노아가 악, 하는 소리를 내며 다리를 움츠리자 이번엔 짝 소리가 나도록 아까 맞은 엉덩이를 내려쳤다.

 “여전히 자세 유지 못하지. 다시 벌리지 못해?”

 노아가 흐느끼고 바들바들 떨면서 움츠렸던 다리를 다시 벌렸다. 승마 채찍에 맞았던 제 것이 따끔거렸다. 이번엔 이안이 툭툭 사타구니 안쪽을 약하게 건드렸는데 그 때마다 노아의 몸이 움찔거렸다. 이안이 경고했다.

 “제대로 다리 벌리고 하지 않으면 또 맞을 줄 알아.”

 “알, 알았어요… 제대로, 할게요…”

 노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승마 채찍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등골이 다 오싹오싹했다. 숨을 할딱거리기 시작하면서 노아가 다시 딜도로 뒤를 쑤시기 시작했다. 조금씩 미끈거리는 액이 뒤에서 스며나오면서 물기 어린 소리가 질척거리며 들렸다. 

 “하으, 으… 읏…”

 피부와 완전히 대조되는 색의 딜도가 뒤를 들락날락할 때마다 점차 젖어 번들거려갔다. 조금씩 성기가 단단해져 가긴 했지만 불편한 자세 때문에 노아가 원하는 대로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팔이 점점 뻐근해서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자 이안이 툭툭 다리 사이를 두드렸다.

 “더 빨리.”

 이안의 말에 노아가 뒤에 딜도를 밀어 넣고 빼는 속도를 높였다. 무리하게 벌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느라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러다가 점차 뒤에서 윤활액이 손잡이까지 적시는 바람에 노아가 미끄러워 손잡이를 놓치고 말았다.

 노아가 손잡이를 놓치기가 무섭게 승마 채찍이 찰싹 내리쳐졌다. 어느 정도 단단해진 제 것을 강타하는 고통에 노아가 악, 하면서 다리를 움츠렸다. 이건 엉덩이 스팽 따위와는 다른 종류의 고통이며 수치심이었다. 노아가 흐느끼며 몸을 떨건 말건 이안이 다시 윽박질렀다.

 “다리 벌려.”

 “흐으… 윽, 읏…. 이안… 제발…”

 “다리 벌리라고 했어.”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노아가 다시 다리를 벌렸다. 손잡이를 놓친 탓에 딜도가 뒤에 절반 정도 밀려 있는 걸 이안이 노아의 손에 쥐어 깊게 밀어 넣어 고정시키도록 했다. 노아가 자세를 잡은 뒤 이안이 승마 채찍으로 노아의 성기를 천천히 쓸었다. 노아의 몸이 바짝 긴장했다. 입에서 절로 단 숨이 헐떡거리며 나왔다.

 “앞으로 열 대야. 중간에 못 참고 자세가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열 대씩 추가될 거다. 손잡이를 놓쳐도 추가고. 알겠어?”

 이안의 말을 듣자 노아는 벌써 제 것이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 오늘 따라 이안이 왜 이렇게… 끝내주게 나올까? 그렇게나 맞는다니… 진짜로?  

 “….흑…읏…”

 “제대로 대답 안 하지?”

 “아, 알겠어요…”

 일단 겉으로는 울먹거리면서 노아가 겨우 고개를 끄덕이자 이안이 승마 채찍으로 노아의 것을 애무하듯 어루만지고 문지르다 다시 휘둘렀다. 아까와 달리 승마 채찍이 짝 소리를 내며 강도를 달리해 내려친 곳은 성기 바로 아래 회음부였다. 연신 짝, 소리를 내며 승마 채찍이 내려쳐질 때마다 노아가 괴롭게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회음부나, 아니면 제 것 바로 옆을 맞을 때마다 노아의 몸이 자꾸 움찔거리며 튀었다. 그도 그럴게 엉덩이를 맞는 것과는 완전히 종류가 다른 것이다. 허벅지를 떨면서 언제쯤 손잡이를 놓치면 자연스러울까 재고 있던 노아가 다시 승마 채찍이 제 것을 찰싹 때리는 통에 저도 모르게 아윽, 하면서 반쯤 움츠리고 말았다.

 “하으으, 흐윽…. 읏…”

 “자세. 그리고 누가 자위를 그만 해도 된다고 했지? 더 맞고 싶어?”

 “흑, 아니요, 아니에요… 할게요…”

 쾌감인지 고통인지 모를 느낌에 흐느끼면서 노아가 다시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다시 연신 짝, 하는 소리를 내며 예민하기 짝이 없는 피부 위에 붉은 자국이 남겨질 때마다 노아의 것이 까닥거리며 프리컴을 질질 흘려냈다. 그건 뒤를 쑤시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통으로부터 붉은 쾌감이 온 몸으로 번졌다... 

 “이것 봐라, 맞으면서도 좋아하잖아.”

 엉덩이뿐만 아니라 다리 사이도 온통 불그스름하게 만들어 놓은 이안이 매끄럽게 웃으면서 승마 채찍 끝 넓적한 가죽 부분으로 노아의 것을 문질렀다. 그리고는 아예 노아의 것을 손에 쥐고 끝을 찰싹거리며 가볍게 때렸는데, 어디까지나 말만 가볍게 인 것이지라 노아가 고통에 우는 소리를 내면서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거기에 더해 이안이 노아가 흔들고 있던 딜도의 손잡이를 붙잡아 안을 콱콱 문질러 댔다. 안 그래도 거의 가기 일보 직전이었던 노아는 고통인지 쾌감인지 모르는 감각 속에 곧장 승마 채찍위로 흰 액체를 잔뜩 질척하게 묻히고 말았다.

 헉헉거리며 몸을 늘어트리자 엉덩이고 다리 사이고 온통 욱신거리고 따끔거렸다. 노아가 훌쩍거리는 동안 이안은 승마 채찍에 묻은 정액을 노아의 다리에 문질러 닦아내고는 기진맥진해 숨을 고르기에 바쁜 노아를 일으켜 세워 뒤집었다. 이안이 무심하게 뒤에 박혀 있던 딜도를 빼내자 노아가 작게 몸을 파득거렸다. 당연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작은 거로는 부족하지?”

 “아으… 이, 이건… 못 넣어요…”

 노아가 도리질을 쳤지만 이안은 끝끝내 노아의 손에 다른 물건을 쥐어 주었다. 아까 딜도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의 바이브레이터였다. 오돌토돌 돌기마저 돋아 있는 건 심지어 이안의 것보다도 더 크다. 하지만 이안은 노아의 엉덩이를 손으로 내려치며 들어 올리게 만들고는 바이브레이터를 꾹 밀어 넣었다.

 딜도로 자위하는 내내 맞는 터에 제대로 풀지 못한 뒤는 번번히 바이브레이터를 미끄러트리며 움찔거릴 뿐이었다. 이안이 엉덩이를 꽉 쥐어 벌려 문질렀지만 겨우 끄트머리가 조금 들어갔다 나오기만 했다. 하지만 힘으로 우겨 넣자면 불가능한 크기도 아니었다. 그 동안 이만한 걸 안 넣어 본 것도 아니고… 노아가 의아해 하는 동안 이안이 사뭇 다정하게 물었다.

 “못 넣겠어?”

 아니… 당연히 넣을 수는 있지만, 원래 사정 봐주면서 삽입하는 스타일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노아가 일단 훌쩍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순순하게 뒤에 막 들어 올 것처럼 문질러지던 바이브레이터가 툭 옆에 놓아졌다. 노아가 엎드려 이안이 왜 이렇게 답지 않게 행동하지, 하는 순간 뒤에 뭔가 밀어 넣어지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전혀 단단하거나 굵고 큰 물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몹시 말랑거리며 납작하니 부피가 없는 고무 같은 물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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