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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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성적 취향을 이해해준다니 어디 걱정 없이 해보자고.”

 이안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노아는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은 마음이었다. 응, 마음 것 걱정 없이 해도 돼! 그간 클럽에서 여러 파트너들과 다양한 플레이를 한 경험으로 노아는 사람마다 제일 가학 심이 드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가령 알렉스는 좀 반항적으로 굴수록 가학적으로 행동했고, 마이클은 상대방이 애원할 때마다 더 괴롭히곤 했다. 그 외에 상대가 복종할 때, 울 때, 도망칠 때 더 즐거워하며 괴롭히는 사람 등등… 그리고 아무래도 이안은 상대가 아무것도 모르는 양 순진하게 굴 때 그러는 듯 하다.

 노아가 식기를 내려두고 겁에 질린 어린 양처럼 온순하며 두려워하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안은 자신이 돌아 올 때까지 방에서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명령하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오늘은 이미 회사에서 한번 했길래 이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노아가 이안의 말에 설레어 하면서 방으로 돌아왔다.

 이안의 ‘준비를 하라’는 말은 ‘이안이 박기를 원할 때 노아 프로스트가 취해야 할 올바른 자세’처럼 노아가 자신의 알파를 위해 응당 해야 한다고 이안이 하루 날 잡아 밤새도록 교육한 것들 중 하나였다. 노아는 이안이 저 문을 열고 들어와 주기를 바라며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고는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안이 이렇게 자신을 원할 때 박을 수 있는 섹스 돌 취급할 때 마다 노아는 등골이 다 오싹했다. 알렉스가 클럽 지하에서 자신을 남창 취급했을 때 몹시 흥분했던 것처럼, 노아는 플레이 때 수치스러운 취급을 받는 게 좋았다…

 노아가 결혼 전 알렉스와 마지막으로 플레이를 했던 날을 떠올리고 있는 동안 드디어 이안이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이안의 손에 들린 검은 상자를 본 노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꽤 큰 크기의 상자는 한 켠에 우아하게 [Tear]라고 쓰여진 금박 글자가 박혀 있었는데 얼핏 보기엔 마치 귀중한 귀금속을 보관하는 상자처럼 보였다. 그러나 노아는 저 상자가 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검은색 상자는 처음 보는데…’

 노아가 다니는 호텔은 일단 비싼 회원비만 내면 신분증 요구는 커녕 이름조차 묻지 않고 회원으로 받아 들여 주었는데, 대신 호텔 내에서 타인에게 ‘불법적인 상해’를 입히거나 상대의 의지에 반해 관계를 강요했을 시에는 그 사람이 얼마나 누구이건 간에 상관하지 않고 경고를 주었다. 그 경고가 두 번이 되었을 때는 영구한 회원 박탈 및 재가입 금지와 동시에 다시는 이 호텔에 출입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대신 별다른 사고 없이 즐겁게(?) 호텔을 이용하면 점점 회원 등급이 올라갔다. 아무런 사고 없이 호텔을 10번 이용했을 때는 실버, 30번 이용했을 때는 골드, 그 외에 플래티넘, 에메랄드, 사파이어 등등… (참고로 5년 내내 별 사고 없이 사용한 노아는 루비다)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까지 있는데 등급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달랐다. 가령 예를 들어 노아가 지난 번 알렉스와 출입한 지하 감옥은 에메랄드부터나 사용이 가능했다.

 저 상자는 호텔에 가입했을 때 처음으로 주는 것으로, 사실상 그냥… 성인용품 보관함이다. 오로지 주인의 지문인식으로만 열리게 되어 있어 집에서도 얼마든지 걱정 없이 성인용품을 보관할 수 있게 해주는 용도로, 회원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더 크고 아름답고(!) 색깔이 다른 상자를 선물로 주었다. 실버면 은색, 골드면 금색, 사파이어면 반짝이는 파란 색 등으로…

 그런데 노아가 알기론 검은색 상자는 없다. 왜냐면… 애초에 등급에 검은색 보석이 없으니까. 뭐지? 궁금해! 설마 그 사이 옵시디언(흑요석) 등급이란 게 새로 생긴 건가? 하지만 노아의 궁금함은 이안이 상자를 열어 침대 위에 놓자 훅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지금 회원 등급이나 옵시디언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보기만 해도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몹시 노골적으로 생긴 도구들을 보고는 노아가 마른 침을 삼키며 이안을 바라봤다. 이안은 입고 있던 바지의 버클과 지퍼를 풀면서 고개를 까닥했다. 매일 노아를 홀딱 벗겨 놓으면서도 이안은 옷을 조금도 벗는 법이 없었다. 

 “엎드려.”

 이안과 상자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노아가 침대에 엎드렸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최대한 상체를 바닥에 납작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들어 올리는데, 이안이 노아의 머리카락을 쥐어 잡아 당겼다. 윽, 하고 신음하면서 노아가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그 자세가 아냐.”

 이안의 손이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는 것에 따라 노아가 엎드렸던 상체를 들어 올렸다. 팔꿈치를 완전히 펴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나자 노아는 자신의 목에 뭔가가 감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목줄이었다. 목을 약간 느슨하게 감싸는 목줄은 이안의 손에 의해 줄 끝이 침대 헤드 가장 높은 곳에 걸렸고, 이내 노아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가죽으로 된 끈을 바라보자 이안이 휙 목줄을 잡아 당겼다. 순간적으로 목이 확 졸렸다가 이내 풀어졌다.

 “목 졸리기 싫으면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는 게 좋을 거야.”

 “흐… 이, 이런 거 싫어요…”

 목을 졸리지 않기 위해 고개를 조금 들어 올리면서 노아가 울먹이는 소리를 내다가 엉덩이 사이에 익숙한 감각이 느껴지자 몸을 움찔 떨었다. 이안은 오늘 이미 회사에서 괴롭혀져 조금 부은 입구에 제 것을 느긋하게 삽입했다. 프리컴으로 젖은 귀두가 뒤를 느릿하게 벌리며 조금 삽입되다가 이내 퍽 하고 한꺼번에 절반쯤 파고 들어왔다.

 “악…! 으읏…아…”

 하마터면 처음부터 엎어질 뻔 한 노아가 간신히 자세를 유지하고 버티고 서자 이안이 꾸욱꾸욱 허리를 밀어 붙였다. 노아의 골반을 꽉 붙잡고 이안은 제 것이 단숨에 엉덩이 사이로 삼켜지는 걸 보면서 웃었다. 그리고는 허리를 다시 한번 쳐 올려 노아가 비명에 가까운 신음 소리를 내는 걸 즐겼다.

 “이런 게 싫다고? 난 이런 게 좋은데.”

 내 성적 취향을 이해해 주겠다면서? 그렇게 말한 이안이 본격적으로 노아를 붙잡고 추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단단한 성기가 철퍽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벽을 헤집고 두드려 대는데 어찌나 세게 박아 대던지 이따금씩 절로 악,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자기 좋을 대로 마구 박아대던 이안이 곧 노아의 엉덩이가 눌리도록 제 것을 최대한 깊게 밀어 넣고 사정을 했다.

 이내 이안이 제 것을 빼내는 느낌에 노아가 몸을 떨었다. 잔뜩 젖은 성기 끝이 천천히 엉덩이 사이부터 회음부까지 길게 비벼졌는데, 사정을 하고 조금 풀이 죽은 것이 몇 번 뒤에 문지르는 행위만으로도 다시 힘을 얻어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알파는 사정하고 난 뒤 다시 발기하기까지의 간격이 남들보다 특히 짧았다. 하지만 이안은 바로 삽입할 것처럼 문질러 대면서 삽입은 하지 않았다.

 “그냥 박기만 하는 건 너도 재미 없지?”

 가끔 이안은 놀라울 정도로 노아의 속 마음을 알아 맞추곤 했다. 그냥 박지만 말고 어서 상자에 있는 것들을 써달라고 하던 노아의 마음을 마치 읽기라도 한 것처럼 이안이 상자를 뒤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에서 이안이 뭔지 모를 것들의 스위치를 껐다 켜면서 진동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노아는 자신의 것이 발씬거리는 걸 느꼈다. 상황 연기를 하는 중이라 넣어달라고 조르지 못하는 게 좀 아쉬울 정도였다.

 마침내 이안이 넣을 것을 골랐는지 뭔가 매끄러운 게 뒤를 지분거렸다. 침대 헤드에 목줄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오로지 앞만 볼 수 있던 노아는 어떤 것일 거라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오늘 회사에서 넣어 본 것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체리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크기의… 로터였다. 삽입하기도 전에 전원을 올려 로터가 입구 위에서 웅웅거리며 울리는 통에 노아가 저도 모르게 뒤를 바짝 조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안의 조롱이 이어진다.

 “그렇게 보채지 않아도 금방 넣어 줄 거야.”

 “보챈 거 아니, ……읏, 아으… 흐…!”

 제법 거세게 진동하고 있는 로터가 꾸욱 밀려 들어가는 느낌이 선연했다. 무리 없이 삼켜진 로터의 진동은 삽입하고 나서도 밖으로 둔탁하게 들릴 정도였다. 로터를 밀어 넣자마자 이안이 바로 자신의 것을 다시 푹 찔러 넣었다. 단단한 성기가 진입함과 동시에 느릿느릿 로터가 안 쪽으로 밀려 들어갔다. 로터가 안으로 깊게 삽입되면서 전선이 짧아진 탓에 스위치가 노아의 허벅지 중간에서 흔들거렸다.

 끝까지 성기를 삽입한 뒤 이안이 다시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성기가 안을 헤집을 때마다 로터는 점점 더 안으로 깊이 파고 들었다. 몸 안 쪽 깊은 곳에서 징징 울려대는 로터 때문에 노아가 괴롭게 신음하면서 발가락을 움츠렸다. 허벅지에서 흔들리던 스위치가 이제는 거의 엉덩이에 와 닿고 있었다. 이안은 몇 번 더 허리를 쳐 올리다가 쯧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너무 깊이 들어가서 안 닿잖아.”

 다시 제 것을 빼낸 이안이 상자를 뒤졌다. 이번에는 제법 부피감이 있는 것이 뒤에 와 닿았다. 조금 밀어 넣었을 뿐인데도 이안의 성기를 삽입했을 때 만만찮게 입구가 벌어지는 느낌에 온 몸이 오싹오싹했다. 가장 굵기가 굵은 부분이 넘어갔을 때에서야 노아는 이안이 밀어 넣고 있는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그냥 로터가 아닌 실제 계란만한 것 같은 에그였다. 에그를 밀어 넣자 마자 이안이 진동을 올리자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크기가 크기인지라 애매하게나마 안 쪽 어딘가를 자극한 탓이었다.

 노아가 뒤를 움찔움찔 조이면서 신음하는 동안 이안은 엉덩이를 꽉 쥐어 벌리면서 다시 제 것을 삽입했다. 아까 로터처럼 에그도 안 쪽으로 밀려 들어가는데 그 부피와 질량감이 남달랐다. 절로 헉 소리가 나며 온 몸이 벌벌 떨렸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안이 겨우 제 것을 반 정도 삽입했을 뿐인데도 벌써 완전히 다 넣은 것만 같았다. 

 “윽, 으… 아, 아!”

 잘 들어가지 않자 이안이 노아의 허리를 꽉 잡고 망치질을 하듯 제 것을 박아 넣었고, 그 때마다 노아는 반사적으로 몸을 앞으로 움직였으나 어차피 바로 앞이 침대 헤드라 별 소용은 없었다. 오히려 이안은 노아가 더 앞으로 피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더 거세게 콱콱 밀어 붙였다. 

 “그만, 그만…! 아파요...”

 “고작 이 정도에 엄살 부리면 안 되지. 앞으로 넣을 게 많이 남았는데.”

 기어코 에그를 넣고서도 제 것을 우겨 넣다시피 끝까지 밀어 넣은 이안이 만족스러운 소리를 냈다. 이안은 허벅지가 닿을 정도로 깊이 삽입해 노아의 몸이 고통에 벌벌 떨리는 모습을 즐겼다. 안쪽에서 진동이 울리고 있으니 꼭 자위기구 같은데, 그렇지 않아? 지껄이면서 이안이 허리를 쳐 올렸다. 노아의 몸이 퍼득거리며 튀어 오르자 찍어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악, 아…악… 윽, 윽…!”

 이안이 밀어 붙일 때마다 마치 안쪽 깊숙한 곳을 얻어 맞는 기분이었다. 그냥 얻어 맞는 것도 아니라 안에서 두 개나 되는 것들이 진동을 하고 있으니 오늘 점심 때보다 배는 괴롭다. 그만큼 노아의 것은 벌써 잔뜩 흥분해 프리컴을 뚝뚝 흘려가며 시트에 젖은 자국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노아는 이안의 움직임에 흔들거릴 때마다 신음을 삼키면서 덜덜 떨리는 팔에 힘을 주었지만, 이안의 움직임은 꽤나 노골적이었다.

 이안은 일부러 몹시 고통스럽도록 매번 망치질을 하는 것처럼 거세게 쳐 올리면서도 한쪽 손은 지그시 어깨를 내리누르며 은근히 몸무게를 실었다. 대놓고 자세를 무너트려 목이 졸리기를 바라는 태도였다. 그냥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데 이안이 일부러 힘주어 누르고 있으니 노아로써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결국 바들바들 떨리던 팔이 꺾여 상체가 숙여지고 말았다.

 상체가 낮아지자 침대 헤드에 묶여져 있던 목줄이 바로 노아의 목을 졸랐다. 숨이 턱 막혀 노아가 다시 상체를 일으켰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손이 여전해 다시 자세가 무너지고 말았다. 이안은 일부러 그걸 두 세 번 반복하며 노아가 호흡을 갈망하면서 헐떡거리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을 졸리게 만들었으면서도 뻔뻔하게 말했다.

 “목 졸리기 싫으면 제대로 자세 유지하라고 했잖아.”

 “흐으, 하, 하지만… 컥…”

 이번에는 아예 직접 목줄을 직접 낚아채 잡아 당기면서 이안이 마구잡이로 제 것을 박아 넣었다. 노아가 끅끅거리면서 고개를 젖혔다. 호흡이 부족하고 시야가 아찔했지만, 목이 졸리고 이안이 거칠게 추삽질을 할 때마다 노아의 것은 오히려 점점 더 꺼덕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이안은 뒤를 꽉꽉 조이면서 괴로워하는 노아의 안에 다시금 제 것을 쏟아내고는 그제서야 목줄을 놓아 주었다.

 헉헉거리며 노아가 침대 헤드에 매달렸다. 어느 정도 욕구를 채운 이안이 제 것을 빼내자 뒤에서 질금질금 무언가가 새는 것이 느껴졌다. 노아 자신의 것도 사정액으로 축축하게 젖어 들어간 상태였다. 이안이 놓아주고 나서도 안 쪽에서 여전히 거세게 진동하는 것들 때문에 노아는 헐떡거리면서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기에, 채 숨을 고르기도 전에 노아는 다시 이안에게 목이 졸려 잡아 당겨져 제대로 엎드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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