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하으… 읏, 윽…”
아까 길이만 길었지 굵기는 버거운 편이 아니었던 마이클의 진압봉에 비해 이 물건은 손가락 한 마디 정도를 밀어 넣은 것뿐인데도 벌써부터 꽤나 묵지근한 느낌을 주었다.
노아가 바들거리며 뒤에 억지로 진압봉을 우겨 넣는 동안 마이클은 노아의 무릎 뒤에 손을 넣고는 머리 쪽으로 잡아 당겨 엉덩이가 들리게 만들었다. 덕분에 삽입하는 모습은 잘 보였지만 넣기는 더 힘들어져 노아가 끙끙거렸다. 불편한 자세 때문에 젤이 묻은 손잡이에서 손이 자꾸만 미끄러졌다. 겨우 한 뼘 밀어 넣고 진척이 없자 알렉스가 엉덩이를 철썩 손으로 갈기며 윽박질렀다.
“아윽!”
“제대로 안 해?”
“흑, 읏… 하지만, 잘 안 들어가서 어쩔 수가…”
“잘 안 들어가서 어쩔 수가 없다고?”
그럼 잘 들어가게 내가 도와주지. 사뭇 상냥하게 말한 알렉스가 겨우 한 뼘 들어간 진압봉을 잡아 뺐다. 힉, 하고 노아가 움츠리는 동안 마이클이 노아의 다리를 꽉 붙잡았고, 젤로 미끌거리는 손잡이를 바닥에 굴러다니는 노아의 옷으로 닦아내고 단단히 쥔 알렉스가 아까까지 노아의 뒤에 들어가고 있던 진압봉으로 엉덩이를 내려쳤다.
짜악!
“악!”
예고 없이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놀란 노아가 다리를 버둥거렸으나 마이클에게 즉시 제압 당했다. 마이클이 꼼짝 못하게 잘 잡은 걸 확인하고 알렉스가 다시 진압봉을 내리쳤다.
“흐윽, 윽… 아!”
짝, 짜악, 하고 진압봉이 토실한 엉덩이를 두들길 때마다 조금씩 흰 피부가 붉게 변해갔다. 생긴 건 단단하게 생겼어도 허리춤에 찼을 때 턱 하니 무게 감이 걸려 벨트가 늘어질 정도로 묵직하고 단단한 마이클의 진압봉과는 다르게 노아의 진압봉은 릴레이 경주에서 쓰는 플라스틱 바톤 마냥 속이 텅 비어 그렇게 고통스러운 종류의 매는 아니었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스팽킹에는 워낙 숙련된 알렉스인지라 그는 요령 것 아프도록 노아의 엉덩이를 때렸다. 진압봉에 맞을 때마다 피부가 얼얼하고 따끔거리는 통증에 노아가 신음하고 아픔을 참느라 발가락을 움츠렸다. 알렉스는 엉덩이가 어느 정도 붉어질 때까지 때리고 나서야 스팽킹을 멈추고 다시 노아의 손에 진압봉을 쥐어주었다.
“이제는 좀 잘 들어 가겠지? 안 들어가면 또 말만 하라고. 얼마든지 도와줄 테니까.”
순 억지나 다름 없는 말이었지만 노아는 그 말에 더욱 흥분했다. 달뜬 한숨을 뱉으며 노아가 다시 뒤에 진압봉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무릎이 거의 어깨에 닿을 정도로 구부려진 자세에서 성기보다 길며 딱딱한 무언가를 삽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노아가 식은땀을 흘리며 겨우 아까보다 조금 더 밀어 넣었지만 그게 다였다.
시간이 흘러도 거의 진전이 없자 알렉스가 다시 진압봉을 뽑았다. 그리고는 아까보다 센 강도로 매를 내리쳤다. 룸 안에 짝, 짜악, 짝, 하고 연신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짐승도, 매를 맞으면, 응?”
“악, 흐윽….윽, 윽….!”
“말을 듣는데, 말이야… 남창이라서 그런 건가?”
바늘로 찌르는 듯 엉덩이가 아파 노아가 다리를 버둥거렸지만 점점 붉어지는 엉덩이만 흔들릴 뿐이었다. 알렉스가 짝, 하고 계속 매를 때리며 조롱했다. 더 때려 달라고? 응? 노아가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니야… 아읏, 으… 아…!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넌 엉덩이 맞는 것도, 뒤로 쑤시는 것도 좋아하잖아.”
마침내 알렉스가 매를 멈췄을 때에는 엉덩이가 화끈거리다 못해 쓰라릴 수준으로 붉어져 있었지만 그랬기에 완전히 흥분한 노아의 배 위에는 흰 사정 액이 흩뿌려져 있었다. 엉덩이를 맞는 동안 절정에 달한 것이다. 마이클에게 잡혀 강제로 벌려진 노아의 허벅지가 경련하듯 떨렸다. 알렉스가 진압봉 끝으로 배 뿌려진 정액을 문질러 피부에 비볐다.
“이것 봐, 때리기만 했는데도 쌌네. 아무리 남창이라고 해도 어지간히 음란해야지.”
아직 절정의 여운에 노아가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에는 알렉스가 직접 진압봉을 밀어 넣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쉬이 들어갔지만 자세가 자세인 만큼 아까처럼 중간에 멈추고 말았다. 알렉스가 일부러 그 상태에서 꾹꾹 눌러대며 억지로 조금 더 밀어 넣자 고통에 노아의 몸이 작게 퍼득였다.
“아흐으, 으… 악!”
“아무래도 이 자세로는 안 되는 것 같지?”
알렉스가 눈짓하자 마이클이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꽉 잡고 있던 다리를 놓아주고는 아직 뒤에 진압봉이 삽입된 상태 그대로 노아를 일으켜 세웠다. 다리에 힘이 풀려 엎어질 듯 노아가 몸을 숙이며 바닥을 짚었다가 알렉스가 진압봉의 끝을 바닥에 대고 수직이 되도록 세우자 고통스러워하며 무릎으로 겨우 제대로 섰다.
허리를 세우고 앉자 그제서야 진압봉이 다시 천천히 밀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엉덩이 사이로 검은 진압봉이 꾸물꾸물 삼켜지는 내내 어찌할 줄을 모르고 노아의 손이 바닥을 헤맸다. 자신의 몸무게 덕분에 앉아 있기만 해도 진압봉은 우악스럽게 안으로 진입해 왔다.
“하으... 흐, 으….”
노아가 힘겹게 진압봉을 삽입하는 내내 알렉스와 마이클은 그 모습을 즐기며 자신들의 물건을 쥐고 흔들었다. 둘은 삽입도 힘겨워 하는 노아의 입에 번갈아 가며 제 것을 쳐 박고 흔들다가 사정할 것 같으면 빼내고, 조금 진정이 되면 다시 입에 밀어 넣었지만 잠시 후를 위해 아껴두며 사정만은 참았다. 그나마 아까처럼 딥쓰롯을 시키거나 하진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뱃속이 아린 고통에 식은땀을 흘려가며 한참의 시간이 걸려 노아가 간신히 진압봉을 깊이 밀어 넣었지만, 알렉스의 말대로 아직 우둘투둘한 손잡이 부분이 남아 있었다. 노아가 울먹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더는, 더는 안 들어가요…”
대체 어떻게 알렉스의 팔을 뒤에 넣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아는 자신의 뱃속이 꽉 들어찬 것만 같았다. 그래? 안 들어간다고? 히죽 웃으면서 마이클이 노아의 어깨를 꾸욱 눌렀다. 하, 하지 마세요… 울먹이며 노아가 고개를 저었다. 앉지 않으려고 바닥을 짚은 팔과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지만 아까 사정하고 풀 죽었던 다리 사이의 성기는 하지 말라는 목소리와는 달리 점점 더 힘을 얻어 갔다.
“하지 말라고? 이렇게, 하지 말라는 거지?”
“…아?!”
갑자기 뒤에서 알렉스가 무릎 사이에 팔을 넣어 들어 올리는 바람에 노아가 깜짝 놀라 팔을 허우적거렸다. 마치 어린아이가 볼일을 보는 것 같은 자세였지만 알렉스가 아, 무거워서 들고 있을 수가 없겠네, 하고 히죽 웃으면서 내려 놓자 자세 같은 건 신경 쓸 일이 되지 못했다.
“아!, 흐으… 아파, 아파…!”
“여기는 잘도 세워 놓고 아프다니, 더 넣어 달라고 말해야지.”
뱃속이 아파 노아가 저도 모르게 다리를 버둥거렸지만 삽입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뿐이었다. 고통에 발가락이 곱아 들며 절로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라 노아의 입에서는 연신 괴로운 신음소리와 짤막한 비명 소리가 튀어 나왔다. 아흐윽, 흐으… 아, …악… 그만, 그만… 제발… 아파요… 노아가 애원해도 아무도 진심으로 듣는 사람은 없었다.
마침내 노아의 엉덩이가 바닥에 완전히 닿아 눌렸다. 바들거리면서 애처롭게 바닥에 팔을 짚고 훌쩍거리는 노아의 성기는 완전히 단단해져 있었다.
진압봉의 손잡이까지 전부 삽입하고 난 뒤 노아는 꼼짝도 못하고 주저 앉아 있기만 했다. 조금만 상체를 숙여도 뱃속이 못 견디게 뻐근하고 우릿했다. 그러나 또한 한계까지 다다르는 고통에 몰아 붙여질 때면 항상 그렇듯이 온 몸이 쾌감으로 덜덜 떨리기도 했다. 알렉스가 노아의 머리카락을 콱 쥐며 이리저리 흔들었다.
“평소에 얼마나 몸을 굴렸기에 진압봉이 다 들어가?”
“흐으, 아흐으…”
“다시 묻는다. 오늘 몇 명이나 받았어.”
알렉스가 머리를 쥐어 흔들 때마다 괴로워하면서 노아가 힘겹게 대답했다. 열, 열 명이요… 흣, 읏… 그러나 그 대답도 알렉스에게는 충분치 않았던 게 분명했다. 쯧, 하고 혀를 찬 알렉스가 노아의 팔을 잡아 강제로 일으켰고, 노아가 엉거주춤 섰다.
깊이 삽입된 고통에 노아가 저도 모르게 배를 감쌌지만, 노아가 제대로 걷건 말건 알렉스는 노아를 질질 끌다시피 벽까지 걷게 한 뒤 벽에 대롱거리며 걸려 있던 족쇄를 끌어 내렸다. 철컥 하고 양 손목에 족쇄를 채운 뒤 마이클이 도르래로 길이를 적절하게 조절했다.
안 그래도 힘든데 매달려 있기 까지 하자 노아가 끙끙거리며 신음했다. 하지만 노아를 잘 매달아 놓은 뒤 알렉스와 마이클이 노아의 엉덩이를 번갈아 손으로 내려치기 시작하자 곧 그 신음은 짤막한 비명으로 바뀌고 말았다.
단단한 손바닥이 가차 없이 엉덩이를 후려 갈길 때면 이미 맞아 아픈 엉덩이뿐만 아니라 삽입된 진압봉까지 충격을 받아 안쪽 깊은 곳까지 아팠다. 허나 노아가 아무리 다리를 버둥거려도 둘이 엉덩이를 때리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윽, 윽…아흐, 으! 아…!”
노아가 신음할 때마다 알렉스와 마이클의 것도 꺼덕거릴 정도로 흥분을 더해갔다. 좋아? 응? 좋지? 거칠게 으르렁거리면서 알렉스가 잠시 스팽킹을 멈추고는 손바닥으로 엉덩이 사이를 탁탁 올려 쳤다. 뱃속을 얻어 맞는 것 같은 느낌에 노아가 고개를 저으며 흐느끼는 소리를 냈고, 그렇게 괴롭히다가 알렉스가 다시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찰싹거리며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안 그래도 아슬하게 끄트머리를 조금 남기고 겨우 삽입 되었던 진압봉이 조금씩 조금씩 다시 밀려 나왔다.
억지로 잡아 빼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느릿하게 삽입된 물건이 빠져 나가는 감각은 온 몸이 오싹해질 정도라 노아가 맞는 와중에서도 힉, 하는 소리를 내며 뒤를 꽉 조였다. 엉덩이를 맞는 순간 순간마다 뒤를 조였지만 배출하는 쾌감이 커지기만 할 뿐이라 결국 텅 소리를 내며 부질 없이 진압봉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노아가 헉헉거리며 고개를 늘어트린 사이 엉덩이 사이에서는 말간 액이 뚝, 하고 느릿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것 봐라, 기껏 물려 줬더니 다시 뱉기까지 하네.”
“으…아…”
조롱하면서 알렉스가 안 그래도 예민한 뒤를 손가락으로 느릿하게 쑤시며 다시 물었다. 오늘 몇 명이나 받았어? 노아가 힘겹게 대답했다. 서…른 명이요… 알렉스가 침묵하자 이번에는 만족할 만한 대답인가 해서 몸의 긴장을 풀고 있다가, 갑자기 짝도 아니고, 좀 묵직하게 철썩 소리를 내며 엉덩이에 고통이 찾아와 노아가 비명을 질렀다.
아까 알렉스의 진압봉이나 손으로 맞았을 때와 비교도 안 되는 통증에 노아가 족쇄에 매달리며 발꿈치를 들었다. 엉덩이가 얼얼했다. 뭐에 맞았나 싶어 신음하며 뒤를 돌아보자 마이클이 내내 허리에 차고 있던 진짜 진압봉을 들고 있었다. 적당히 조절해서 때린 건데도 불구하고 오래가는 통증의 여운에 노아가 헐떡거리는 동안 알렉스가 따끈따끈한 엉덩이를 주무르며 또 다시 물었다.
“오늘, 몇 명이나 받았어.”
대체 얼마만큼의 대답을 원하는 건가 알 수가 없어서 노아가 머뭇거리자 한숨을 쉬며 알렉스가 주무르던 손을 뗐고, 또 다시 철썩 하는 소리를 내며 마이클이 진압봉으로 엉덩이를 때렸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의 통증에 노아가 몸을 비틀다가 겨우 다시 대답했다.
“마흔, 마흔 명이요…”
“마이클.”
“악…!”
잠시 간격을 두고 다시 철썩 진압봉이 엉덩이를 두들겼다. 족쇄에서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노아가 몸을 버둥거렸고 발은 절로 동동 굴러질 정도였다. 고작 세 대를 맞은 건데도 엉덩이에 잔뜩 멍이 든 느낌이었다. 그러고도 한 대를 더 맞고 나서야 노아가 거의 흐느끼면서 드디어 알렉스가 원하는 대답을 했다.
“하루, 하루종일… 받았어요…”
“뭐라고?”
“오, 늘… 셀 수도 없이, 많이… 흐으, 윽… 하루 종일 손님을 받았어요…”
진작 그렇게 말했어야지. 알렉스가 중얼거리며 노아의 엉덩이를 손으로 콱 쥐었다. 뒤에서는 쓰라리고 얼얼하고, 멍이 들어 아픈 엉덩이를 알렉스가 주무르고 앞에서는 벽에 딱 붙은 상태라 잔뜩 성난 제 물건이 벽에 비벼져 노아가 아응, 하고 신음했다. 바짝 노아의 뒤에 달라 붙어서 귀와 목덜미를 빨고 깨물어 대면서 알렉스가 아까보다 더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남창이니까 손님 좀 받아야지.”
마이클이 도르래를 조작해 노아가 매달려 있는 족쇄의 높이를 좀 더 내렸다. 힘이 빠진 노아가 조금 무릎을 굽히고 선 자세로 매달리자 아까부터 노아의 엉덩이 골 사이에 흠뻑 프리컴을 묻히며 부벼지던 알렉스의 성기가 손 쉽게 쑥 밀고 들어왔다.
“아, 아! 아흐, 아!”
이제까지 한 번도 사정하지 않고 꾹꾹 참아온 탓인지 알렉스가 거의 폭력적이다 싶을 정도로 철퍽거리며 노아에게 제 것을 박아 올렸다. 자세가 불편하다 싶자 노아의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려 제 팔에 걸치고 더욱 거세게 허리 짓을 했고 그 때마다 족쇄가 절그럭거리면서 노아의 신음 소리도 높아져 갔다.
노아를 괴롭히는 내내 워낙 흥분해 있던 상태였던 지라 얼마 안 가 사정을 마치고 알렉스가 물러났다. 그는 마이클에게 자리를 내 주기 전 주머니를 뒤적여 지폐를 꺼내고는 젤이니 체액이니 잔뜩 섞여 뭔지 모를 희멀건 액이 스물스물 흘러나오는 뒤에 쑤셔 박았다. 아…! 노아가 몸을 퍼득거리는 통에 족쇄가 다시 절그럭거렸고, 마이클이 뒤에 자리를 잡았을 때에는 움찔거리는 발간 입구 뒤로 지폐가 끄트머리만 조금 나와 있는 상태였다.
“아… 안돼…”
노아가 힘 없이 저항했지만 알렉스 못지 않게 흥분한 마이클이 그대로 제 것을 밀어 넣고 거칠게 퍽퍽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해, 그 힘 없는 저항은 곧 다시 신음 소리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뒤로도 노아의 신음 소리는 한참을 이어졌다.
***
항상 플레이를 하고 나면 그렇듯이 노아는 가르랑거리며 쾌감과 통증의 달콤한 여운에 노골하게 늘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얼얼하고 쓰라린 엉덩이의 통증으로, 퉁퉁 부은 입구에 연고를 바르던 알렉스의 손이 엉덩이를 스치자 노아가 하으… 하고 기분 좋게 신음했다. 노아가 바로 누운 담요는 아까까지만 해도 그가 남창 취급을 받으며 모욕적으로 다루어지던 그 감옥 바닥에 푹신하게 깔아진 것으로, 한쪽 귀퉁이에 홀로그램 자수로 [Tear]라는 문구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나, 얼마나 벌었어?”
노아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알렉스는 눈썹을 지켜 올리고는 아까 노아의 뒤에서 꺼낸 지폐로 시선을 돌렸다. 담요 위에는 화대라며 한 번씩 할 때마다 뒤에 쑤셔 넣은 탓에 구깃구깃한데다가 정액과 젤, 체액이 잔뜩 묻어 눅눅한 지폐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글쎄, 내내 즐긴 건 너니까 이건 오히려 내가 번 거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거 완전 억지…아윽…”
알렉스가 덥썩 엉덩이를 쥐자 노아가 말을 잇지 못하고 아릉거렸다. 그냥 노아의 엉덩이도 좋았지만 스팽킹을 하고 나서는 엉덩이가 따끈따끈하고 부어 쥐는 맛이 있어서 알렉스는 이쪽이 더 좋았다. 엉덩이도 치료 할까? 알렉스가 물었다. 오늘은 좀 심하게 스팽킹을 해서 멍이 족히 일주는 더 갈 것이었지만 노아가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앞으로 최소 2주 정도는 자신의 욕구를 풀 방법이 없었으니 그냥 이렇게 아픈 대로 남기고 싶었다.
“아, 친구 녀석들이 왔네. 잠시 만나고 올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려 꺼내 본 알렉스가 귀찮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노아가 끙차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와. 나는 위에 샵에 가있을 테니까.”
아까 성가셔서 하의를 완전히 벗은 상태였던 지라 바지를 꿰어 입던 알렉스가 씩 웃고는 담요 위에 꾸깃거리던 지폐를 주섬주섬 주워다가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노아는 룸 밖으로 나가는 알렉스의 뒷모습을 약간 의구심을 담아 바라봤다. 그 지폐… 설마 뭐 살 때 쓰려는 걸까? 사려거든 깨끗이 빠는 편이 위생적일 것 같은데…
여하간 뭐, 원래 알렉스 돈이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노아가 룸에 있는 욕실에서 뽀득뽀득 샤워를 하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옷도 탁탁 털어 입은 뒤에 어슬렁거리며 룸을 나갔다. 룸 밖에서 대기 중이던 직원이 공손하게 물었다.
“뭔가 더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노아가 미소 지으며 말하자 정중히 고개를 숙인 직원이 청소를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듯 직원들이 뒤처리까지 완벽하게 해주는 건 물론이고 모든 물품을 구비해 놓기 때문에 항상 이 호텔에는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걸을 때마다 엉덩이가 쓰라렸지만 노아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으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왠 커플이 한참 서로의 몸을 더듬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노아도 커플도 서로를 신경 쓰지 않았다. 이 호텔 내에서는 딱히 이상한 광경이 아니었으니까.
엘리베이터는 이내 5층에서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멈췄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복도를 지나 샵 안으로 들어간 노아의 눈이 반짝거렸다. 샵에 들어서자마자 즉시 직원이 달려와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노아는 이 샵의 VVIP였기에 들어올 때마다 직원이 옆에 붙어 입 안의 혀처럼 친절하고 상냥하게 굴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노아 님.”
“오랜만이에요, 빌.”
“그 동안 신상품이 많이 나왔는데 한번 둘러 보시겠습니까?”
빌의 말에 몹시 귀가 솔깃해진 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빌은 정중하고 공손하게 노아를 안내했다. 그간 잠시 안 들린 사이 샵 내부의 구조가 좀 변해 있었다. 확장 공사를 했는지 더 넓어진데다가 정 중앙에 못 보던 스테이지가 설치 되어 있었다. 스테이지 위에서는 거의 발가벗다시피 한 여자가 바닥에 예쁘게 누워 노아에게 눈웃음을 쳐 보였다. 여자의 가슴에 [Lady]라는 홀로그램이 반짝거렸다.
“이번 신상품 레이디입니다. 어떠십니까?”
노아가 눈을 깜박거렸다. 신상품이라고? 하지만… 사람이잖아. 설마 사람을 파는 건 아니겠지 하고 이해할 수가 없어 노아가 바라보자 빌이 매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개발한 섹서로이드입니다. 거의 사람과 흡사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도 우수하죠.”
“이게 안드로이드라고요?”
노아가 감탄했다. 요즘 세상에 안드로이드야 이제 흔한 물건이 되었지만 이렇게 사람과 흡사하며 어색하지 않은 몸놀림을 보여주는 안드로이드는 한번도 보지 않았다. 노아가 손을 뻗어 안드로이드의 피부를 만져보고는 감탄했다. 몹시도 사람 같았다.
“남성형은 없는 건가요?”
“아, 남성형은 현재 개발 중에 있습니다. 한 달 내로 곧 출시될 예정입니다.”
남성형 안드로이드라… 되게… 괜찮겠다… 노아는 여성 안드로이드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유혹하는 모습을 취하는 것이 몹시도 사람 같았다. 지금 당장은 구매해봤자 놓을 곳도 없으니 대신 노아가 생각했다. 이혼을 하고 난 뒤에 독립하면 바로 안드로이드를 사야겠다. 남성형으로 한 두 대 구입할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애써 노아가 눈을 돌렸다. 빌이 싹싹하게 대답했다.
“안드로이드 말고도 그 외 다른 상품들도 많이 입고가 되었습니다.”
“음… 부피가 작은 것들이 필요한데요.”
결혼한 뒤 이안의 저택으로 옮겨 가기로 했기에 노아는 남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할, 한마디로 일상 용품 같은 성인용품이 필요했다. 노아가 평소에도 그런 종류의 물건을 잘 샀기에 빌이 즉시 쾌활하게 말했다.
“리모콘 모양의 로터는 어떠십니까?”
오, 따로 리모콘이 없어도 되니까 좋네… 하면서 노아가 보여 달라고 할 때였다. 작은 종소리를 울리며 다른 고객이 들어서는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든 노아의 눈이 커졌다. 자신의 약혼자인 이안 밀러가 샵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