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07)

09

 “어디 보자… 노아 폭스?”

 마침내 플레이 준비를 마친 알렉스가 룸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혼자가 아니었다.

 알렉스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남자의 모습에 노아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전에 몇 번 같이 플레이 해본 적 있는 베타였다. 어… 이름이… 마이클 이라고 했던가? 자신이야 뭐 두 명도 좋았기에 노아는 별 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 복을 입은 알렉스와 마이클의 모습을 살펴 보았다. 알렉스는 허리 춤에 노아가 가지고 왔던 진압봉을 차고 있었는데 마이클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마이클의 진압봉은 호텔에서 코스프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인지 노아가 가지고 온 것보다 덜 굵고 더 길었다.

 “제대로 대답 안 해? 네 이름이 노아 폭스냐고 묻잖아.”

 알렉스가 노아가 앉아 있는 의자를 거칠게 걷어 차며 윽박질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알렉스는 설정연기 하나 만큼은 참 잘했다. 뭐라더라, 학창 시절에 연극 동아리 주연까지 맡은 적이 있었다 했다. 마치 진짜 경찰(그것도 마치 부패경찰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에게 잡혀 온 듯한 기분을 느끼며 노아가 황급히 대답했다.

 “네, 네… 맞아요.”

 “여우 같은 새끼가, 빨리 빨리 대답할 것이지.”

 룸 안에 있던 데스크에서 서류철을 집어 올리며 알렉스가 거칠게 내뱉었다. 노아 폭스(Fox)라는 이름은 풀 네임이 필요할 때마다 노아가 대곤 하는 가짜 성이었다. 프로스트라는 이름을 댈 수는 없었으니까. 얼른 알렉스와 마이클이 자신을 괴롭혀 줬으면 하고 바라면서 노아가 수갑에 차인 손을 꼼지락거렸다.

 “노아 폭스, 25살, 전과가 있군. 이번에는 차를 훔치다가 걸렸다고?”

 다시 서류철을 내려 놓으면서 알렉스가 짐짓 의아하다는 듯이 갸웃했다. 이상하지, 꼭 차를 훔치다가 걸린 게 아닌 것 같이 생겼는데 말이야, 하고 중얼거리는 뉘앙스가 묘했다. 항상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시작할 때마다 그렇듯이 알렉스는 노아를 어떻게 괴롭혀 줄까 위 아래로 훑어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노아가 그 표정에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일어나.”

 마이클이 노아의 옷깃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는 팔을 꽉 잡고 끌고 갔다. 감옥마다 설정이 달랐기에 노아가 감옥을 지날 때마다 잔뜩 기대했다. 저기 바닥이 동그랗게 뚫린 나무 의자가 있는 곳일까? 철제 테이블이랑 실험 기구가 있는 곳? 하긴, 그건 좀 설정이랑 안 맞네. 그것도 아니면 형틀이 있는 감옥? 

 마침내 노아는 벽에 족쇄가 붙어 있는 감옥 안으로 거칠게 떠밀렸다. 노아가 비틀거리면서 안에 들어가자 알렉스와 마이클도 같이 안으로 들어가 철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쇠창살로 된 문을 닫았다. 노아가 뒤로 차고 있던 수갑을 풀어 준 뒤 알렉스가 허리춤에서 진압봉을 빼 위협적으로 손바닥에 탁탁 내리쳤다. 그 모습을 보기만 했는데도 벌써 노아는 제 것이 발딱 서는 기분이었다. 마이클도 제 허리춤에 있는 진압봉을 만지작거리며 턱짓을 했다.

 “전에도 와봤으니까 잘 알겠지. 신체 검사 해야 하니까 속옷 한 장 남기지 말고 다 벗어.”

 알렉스의 지시에 저도 모르게 입술을 핥으면서 노아가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지난 번 이 룸을 사용했을 때는 간수에게 성적으로 고문을 당하는 포로 역할이었다. 감옥 안에 있는 변기(물론 소독약까지 뿌려가며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지만 변기는 변기다)에 머리를 넣어진 채 알렉스에게 박힐 때… 얼마나 끝내줬던지. 노아가 옷을 다 벗자 지난 번 플레이를 떠올린 탓에 성기가 조금 단단해져 있었다.

 노아가 옷을 다 벗자 알렉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클이 흥분해 다소 거칠게 노아의 몸을 더듬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걸 서로 뻔히 알면서도 마이클은 요즘 엄청나게 관리를 받아 평소보다 말랑해진 피부 여기저기를 주무르다시피 했다. 노아는 마이클이 얼른 자신에게 박고 싶어 안달을 내는 걸 알아차렸다. 마이클은 상대방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박는 걸 좋아했다.

 “이, 이제… 옷 입어도 되죠?”

 노아가 일부러 살짝 떨리는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겁 먹은 듯한 젖은 파란 눈동자로 둘을 바라보자 그런 노아의 모습을 본 파트너들이 항상 그랬듯이 알렉스와 마이클이 더 흥분하는 게 보였다. 마이클이 거칠게 노아의 팔을 잡아 뒤로 꺾으며 으르렁거렸다. 

 “누구 마음대로? 아직 안 끝났어.”

 마이클이 아프도록 벽에 밀어 붙이고는 찍어 눌러 노아가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다. 뒤로 꺾인 팔이 아파 노아가 반사적으로 바둥거리는 동안 뒤에서 착, 하고 알렉스가 손에 얇은 라텍스 장갑을 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노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저었다.

 “안돼, 싫어, 싫어… 하지 마세요…”

 “가만히 있지 못해?”

 누가 보면 합의된 플레이가 아니라 정말 알렉스와 마이클이 겁간하는 상황으로 착각할 정도로 노아가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어깨가 아파요, 얌전히 있을 테니 팔만 놔주세요… 절로 동정심을 일으킬만한 목소리로 노아가 애원했지만 마이클은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며 더 단단히 노아를 벽에 내리누를 뿐이었다. 그러는 동안 라텍스 장갑을 다 착용한 알렉스가 뒤로 다가왔다.

 알렉스는 노아의 골반을 잡아 뒤로 엉덩이를 빼게 만들었다. 곧 이어 뒤로 차가운 젤로 젖은 손가락이 단숨에 뒤로 파고 들어와 노아가 신음했다. 오늘 아무것도 삽입한 게 없어 조금도 풀리지 않은 뒤를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우악스럽게 쑤셔댔다. 손등이 닿을 정도로 손가락이 깊이 들락거릴 때마다 움찔거리던 노아의 몸이 갑자기 퍼득거렸다. 뒤에서 찌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허, 뒤 벌어지는 것 봐. 완전 헐렁한데.”

 검지와 중지에 힘을 주어 억지로 좁은 뒤를 벌려내며 알렉스가 조롱했다. 남자 좆 같은 건 그냥 들어가겠어. 그렇게 말한 알렉스가 발갛게 속살을 드러내며 두 손가락으로 벌어진 뒤에 다른 손의 중지를 밀어 넣어 안을 노골적으로 세게 긁자 신음 소리와 함께 흰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하으, 싫, 아,…! 아!”

 오래도록 노아와 함께 지내온 알렉스는 노아가 엉덩이가 터질 정도로 심하게 맞는 수준의 고통과 통증은 반기면서도 오히려 쾌감에는 수 분만에 항복해 울며불며 애원할 정도로 약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남들에게는 벌인 것이 노아에게는 상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천상 타고난 M인 걸 잘 알기에 알렉스는 일부러 안쪽에 도톰하게 만져지는 걸 잔인할 정도로 뭉개고 짓눌렀다. 바들거리며 노아의 입구가 억지로 벌리고 있는 알렉스의 손가락을 우물거리는 감각조차 자극적이었다. 이럴 때 노아가 싫다고 하는 건 정말 싫다고 하는 것이지만 오늘은 노아와 플레이를 하는 게 마지막일지도 모르기에 알렉스가 무시했다.

 “힉, 흐윽, 아으….”

 1분도 채 안 돼서 노아가 제대로 서질 못하고 비틀거렸지만 마이클이 꽉 잡아 붙들고 있었기에 주저앉는 것조차 할 수가 없었다. 싫어, 싫어… 아! 제발,…그만… 노아가 진심으로 애원하는 소리를 즐기던 알렉스가 라텍스 장갑을 껴 매끄러운 손가락이라 상처 입힐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손톱으로 살살, 독독 안을 긁었다. 눈 앞이 번뜩이는 쾌감에 노아가 참지 못하고 발버둥을 쳤다.

 안 그래도 남성 오메가라서 남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뒤로 잘 느낄 수 있는 몸이다. 그 동안은 일부러 노아의 취향에 맞춰주느라 거의 건들지 않았던 스팟을 알렉스가 마구 자극하자 노아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괴로워했다. 오늘 갑자기 결혼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좀 심술이 돋은 알렉스는 뒤가 완전히 젖어 말간 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를 때까지 노아를 괴롭혀 댔다.

 “이것 봐, 손가락만 넣어줬는데도 질질 싸잖아. 너 사실은 남창이지, 응?”

 “아, 아….아니, 아니야…”

 노아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며 알렉스는 몹시 만족스러워 했다. 그 동안은 노아가 질색했기에 핑거링을 몇 번 하지 못했지만 사실 그는 내내 이렇게 노아를 괴롭혀 주고 싶었다. 노아가 마침내 거의 우는 소리를 내고는 뒤를 꽉꽉 조여대며 바닥에 뚝뚝 흰 사정액을 흘렸을 때서야 알렉스가 노골적으로 안을 긁어대던 손가락을 멈췄다. 

 쾌감이 과도하다 못해 다리가 벌벌 떨려서 노아는 거의 마이클을 부축을 받아 서있다시피 하는 상태였다. 그 모양이 마치 가련한 어린 짐승 같아 마이클은 당장이라도 노아를 엎어 놓고 박고 싶었지만 이 플레이에서는 알렉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에 그의 허락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그저 말로만 노아를 희롱했다.

 “차를 훔친 것도 모자라 몸까지 팔았다니… 전과가 있으니 못해도 감방이지.”

 “너 같은 년이 감옥에 가면 어떻게 되는 지 알아?”

 알렉스는 이쯤에서 심술을 부리는 건 그만 두며 노아의 뒤에서 모든 손가락을 빼냈다. 마이클이 붙잡고 있던 손을 놓자마자 노아가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벌써 발갛게 변해 눈물까지 조금 글썽거리는 눈으로 노아가 알렉스를 흘깃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허나 알렉스에게는 상관 없었다. 그는 순종적인 노아나 반항적인 노아나 다 좋았으니까.

 “어차피 남창이었으니 감옥에 가서는 죄수들 정액 받이나 하며 살아야 할 걸. 아니, 정액이라도 받게 되면 감사합니다 인사할 일이지. 나 같으면 이런 헐렁한 구멍은 변기로도 써주지 않겠는데.”

 “나, 남창 아니에요… 윽,”

 마이클이 신발 끝으로 젤이니 체액으로 질척하게 젖은 엉덩이를 툭툭 모욕적으로 찼다. 거짓말 하지마, 남창이 아니고서야 신체 검사 하는데 이렇게 느낄 리가 없어. 씨발, 신발도 들어가겠는데. 한 번 뒤에 들어가는지 아닌지 넣어 볼까? 마이클의 신발 끝이 후비듯 뒤를 문지르자 노아가 힉 하는 소리를 나며 물러났다. 가까이 서있던 즉시 알렉스가 몸을 피할 수 없도록 노아의 머리카락을 잡아 챘다. 

 “이게 끝까지 자백을 안 하네. 아, 남창이 아니면 그건가. 요즘 마약은 뒷구멍에 넣어서 운반한다면서. ”

 “뒤에 500g은 그냥 들어가겠는걸? 너 남창 할래, 마약 운반범 할래? 하긴 이런 년이 마약 운반이나 제대로 하겠어. 10달러를 줘도 안 박을 헐렁한 구멍인걸.”

 “흐윽, 아윽…”

 알렉스와 마이클은 노아의 머리카락을 쥐어 흔들거나 엉덩이를 신발로 차면서 한참을 희롱했다. 그러다 모욕을 받으면서 아까 한번 사정했던 노아의 성기가 다시 단단해지기 시작했을 때쯤 알렉스가 흘깃 시선을 보냈고 마이클이 기다렸다는 듯 제 앞섬을 풀었다. 지퍼를 내리자마자 답답하게 안에 갇혀 있던 검붉은 성기가 툭 튀어나왔다. 마이클이 제 것을 노아의 말랑한 입술에 문질렀다.

“그럼 어디 빨아 봐. 잘 빨면 남창 아니라고 해 주지.”

 울망거리는 눈으로 올려보던 노아가 파르르 떨리는 발간 입술로 잔뜩 성난 성기를 물자 마이클이 신음했다. 알렉스가 노아의 양 팔을 뒤로 쥐어 잡았고, 마이클은 대신 노아의 머리카락을 콱 쥐고 잡아 당겼다. 평균을 조금 웃도는 크기의 성기에 목구멍이 찔린 노아가 욱욱거렸으나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는 힘이 더 세지기만 할 뿐이었다.

 “윽, 씨발, 존나 좋아…”

 노아를 감옥 안에 집어 넣었을 때부터 잔뜩 흥분해 있던 마이클이 감탄하면서 노아의 입 안에 대놓고 허리 짓을 했다. 부드럽게 조이는 야한 붉은 입술이나 구역질 때문에 생리적으로 그렁그렁 맺힌 눈물에 움찔거리는 혀까지 하나부터 끝까지 다 끝내줬다.

 마이클의 성기가 목구멍을 찔러 올리며 추삽질을 할 때마다 숨도 막히고 구역질도 올라와 노아가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었지만 뒤에서 알렉스가 아프도록 팔목을 꽉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 간신히 숨을 쉬면서 할딱이고 있는데 갑자기 마이클이 제 성기를 꾸우욱 입 안 깊숙히 우겨 넣기 시작했다.  

 “우응, 응…”

 노아가 발버둥을 치자 마이클이 아프지는 않지만 충분히 세게 머리를 치면서 윽박질렀다. 삼켜, 삼키라고. 노아는 마이클이 딥쓰롯(Deep throat)을 원한다는 걸 알았지만 몇 번을 해도 항상 성기를 깊게 삼키는 건 힘든 일이었다. (물론, 절대 싫어하는 일은 아니다.) 후으, 응... 욱… 구역질을 참아가며 노아가 꾸역꾸역 마이클의 성기를 삼켰다. 생리적인 눈물이 뚝뚝 흘렀는데 그 때문에 마치 노아를 억지로 범하는 느낌이 들어 마이클이 더 흥분했다.

 알렉스가 버둥거리는 노아의 몸을 꽉 잡아 누르는 동안 마이클은 노아의 입술에 고환이 닿을 정도로 제 것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호흡이 곤란해진 노아의 얼굴이 붉어졌지만 마이클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느긋하게 노아의 입 안이 제 성기를 부드럽게 감싸는 감각을 즐겼다. 그가 천천히 성기를 앞 뒤로 움직일 때마다 노아의 목도 울럭였다.

 “끝까지 삼킨 것 좀 봐. 아무리 봐도, 윽, 몸 파는 년이라고. 그렇지?”

 마음 것 희롱하면서 그 상태로 두 세 번 추삽질을 한 마이클이 목구멍 깊숙한 곳에 사정을 하고는 느릿느릿 제 것을 빼냈다. 노아가 거칠게 기침을 하면서 숨을 헐떡거렸다. 알렉스에게 뒤로 팔을 잡힌 채 고개를 떨구며 완전히 젖은 입술로 가쁘게 숨을 쉬는 모습이 몹시도 야했다. 하지만 호흡을 제대로 추스르기도 전에 알렉스가 노아를 그대로 엎었다. 뺨을 바닥에 댄 채 엉덩이를 들어올린 자세였다. 숨을 할딱이며 엎드린 노아의 얼굴이 붉어진 게 마이클의 성기를 끝까지 받아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수치스러워서 인지 알 수가 없었다. 둘 다일지도 몰랐다.

 “구멍도 헐렁하고 빠는 것도 잘하니 분명 남창이야. 안 그래?”

 “그러니까. 아무래도 신체검사를 다시 해야겠는데.”

 안에 뭐가 들어가도 잔뜩 들어갈 테니까. 마이클이 조롱했다. 두 남자가 뒤를 다시 벌리고 쑤시는 동안 노아는 이제는 딥쓰롯을 한 영향에서 좀 회복되어 간간히 기침을 하고 훌쩍거리며 몸을 움찔거렸다. 양 손의 중지와 검지를 밀어 넣어 아까보다 더 험하게 뒤를 벌려대던 마이클이 손을 떼며 쯧쯧 혀를 찼다.

 “이거 손가락으로는 턱도 없겠어. 이것 봐, 진압봉도 그냥 들어가겠는데.” 

 진압봉이란 말을 듣자마자 노아가 작게 신음했다. 뒤에 진압봉을 밀어 넣는 생각만 했는데도 잔뜩 기대한 성기가 건들지도 않았는데 조금 까닥거릴 정도였다. 노아의 뒤가 움찔거리는 걸 보면서 마이클이 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진압봉을 꺼내 들었다.

 그가 가진 진압봉은 노아가 제작 주문하기까지 한 것과는 달리 실제로 경찰들이 차고 다니는 물건이었다. 노아의 것은 손잡이 부분이 약간 울퉁불퉁할 뿐 일자 형태에 진압봉 치고는 좀 짧았지만 마이클의 진압봉은 더 길고, 손잡이가 제대로 달려 있었으며 매우 단단했다.

 “얼마나 깊게 들어가는지 한번 볼까.”

 슬슬 노아를 괴롭히는데 흥이 붙은 마이클이 잔뜩 흥분한 탓에 몹시 젖어 말간 액이 조금씩 흐르고 있는 뒤에 검고 뭉툭한 진압봉의 끝을 문지르며 애를 태우다가 마침내 힘을 주어 밀어 넣었다. 

 마침내 제 뒤에 손가락 말고 뭔가 굵은 게 밀려 들어오자 노아가 길게 신음했다. 하윽, 아으윽… 노아가 바닥을 손가락으로 긁고 있는데 거침없이 삽입되던 진압봉이 중간에 멈췄다. 그 뒤로는 쉽게 들어가지 않자 쯧, 혀를 차면서 마이클이 퍽퍽 아무렇게나 진압봉을 피스톤질 하거나 좌우로 후비듯 빙글빙글 돌렸다. 그 움직임에 노아가 짤막하게 비명을 질렀다.

 “아윽, 윽….아,…!”

 “힘 안 빼? 더 들어갈 수 있잖아.”

 이런 험악한 플레이는 오메가이기에 감당이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남자 중 유일하게 임신이 가능한 오메가는 남자와의 성교를 에널로 해야 하는 것도 하는 것이지만 알파의 노팅을 감당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더 깊고 굵은 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편이었다. 어지간하게 험하게 다루어져도 회복력 또한 남달랐다. 입 안의 상처가 다른 곳보다 빨리 낫는 것처럼 말이다. 

 마이클이 진압봉을 움직일 때마다 뱃속 깊은 곳에서는 뻐근하면서도 아린 고통이 치밀었다. 노아는 그 고통을 쾌감으로 받아 들이며 괴롭게 신음했다. 알렉스가 노아의 뺨을 기분 나쁘게 찰싹 찰싹 때렸다.

 “박아주니까 좋지?”

 “윽, 윽, 아니, 아니야… 읏…!”

 “좋아서 이렇게 엉덩이를 흔들면서 아니기는.”

 히죽 웃은 마이클이 노아의 엉덩이 사이에 진압봉을 깊이 삽입한 채로 손잡이를 위로 잡아 당겼다. 그러자 노아도 신음하면서 엉덩이를 더 높이 쳐 들 수 밖에 없었다. 마이클이 위 아래로 진압봉을 잡아 당길 때마다 레버를 당기는 것처럼 노아도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어야 했다. 노아는 위로 잡아 당길 때는 허벅지와 바닥이 수직이 되도록 바들거리며 최대한 바짝 엉덩이를 치켜 올렸고, 아래로 잡아 당길 때는 성기가 바닥에 짓눌리도록 다리를 벌려 개구리처럼 최대한 납작 엎드렸다. 그럴 때마다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노아의 성기에서는 말간 프리컴이 뚝뚝 흘렀다. 마이클이 신나게 괴롭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알렉스가 신발 끝으로 노아의 턱을 들어 올렸다.

 “하루에 몇 명이나 뒤로 받았길래 이렇게 헐렁해?”

 “악, 아윽…”

 “몇 명이나 받았냐고.”

 마이클이 진압봉을 끝까지 잡아 뺐다가 다시 한계까지 밀어 넣자 노아가 괴로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받았어요, 정말이에요… 한 명도 받지 않았어요… 알렉스가 킬킬 웃으며 잔뜩 흥분해 발갛게 물든 노아의 뺨을 구두 끝으로 가볍게 쳤다.

 “얘가 한 명도 안 받았다는데?”

 “끝까지 거짓말이야? 이거 안 되겠네.”

 “흐아…아, 아…!”

 예고도 없이 마이클이 진압봉을 빼내자 그 감각에 노아가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다 빼내기도 전에 알렉스가 엎드렸던 노아를 다시 뒤집었다. 고작 손가락 두 마디쯤 정도를 남긴 상태이긴 했지만 어쨌든 진압봉을 삽입하고 빙그르르 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노아가 입을 벌리며 헐떡거렸다.

 체액으로 번들거릴 정도로 젖은 진압봉을 아무렇지 않게 다시 허리춤에 찬 마이클이 이번에는 알렉스와 서로 자리를 바꿨다. 그러나 이번에 둘 중 어느 누구도 노아를 강제로 억누르지는 않았다. 마이클이 어깨를 꽉 잡아 누르긴 했으나 노아의 팔과 다리는 자유로웠다. 노아가 쾌감에 조금 흐려진 눈동자로 바라보며 가슴을 들썩거리는 동안 알렉스는 이번에는 자신의 진압봉을 꺼내 들어 차고 넘치도록 젤을 그 위에 흠뻑 뿌렸다. 그리고는 노아의 손에 젤 때문에 미끈덕거리는 손잡이를 쥐어 주면서 친절하게도 명령했다.

 “넣어.”

 “이,걸… 넣으라구요?”

 “그래. 손잡이까지 전부 다 넣어.”

 노아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제 손에 쥐인 진압봉을 바라보았다. 특별히 주문 제작까지 한 만큼 진압봉은 삽입에 용이 하도록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뭉툭하고, 손잡이도 그저 좀 요철이 있을 뿐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노아가 삽입할 거라 생각한 건 손잡이를 제외한 몸통 부분이었지, 손잡이까지는 아니었다. 진압봉치고 짧은 길이지만 절대 삽입에 용이한 길이는 아니다. 물론… 넣으려면 못 넣을 것은 없었다.

 작년, 알렉스의 생일날이었다. 알렉스가 노아에게 생일 선물로 한번만 피스트 퍽을 하게 해달라고 조른 적이 있었다.

 이제까지 뒤에 온갖 물건들을 삽입해 본적이 있는 노아였지만… 피스트 퍽만은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아무리 오메가의 뒤가 삽입에 용이한 구조고 회복력이 좋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가 있었다. 성기와 팔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물론 팔을 넣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노아는 예전 클럽에서 고급 창부의 고수위 스트립쇼를 본 적 있었다. 처음에는 옷을 벗는 것으로 시작해서 스테이지 위에서 공개 섹스를 하더니 나중에는 온갖 기상 천외한 물건들이 오메가의 뒤를 들락거렸다. 뭐라더라, 그 날 호텔의 수입이 평소의 몇 배는 훌쩍 넘었다고 하던가.

 점차 물이 오르고 사람들의 흥분이 고조되어갔을 무렵에는 야구 방망이나 술병까지 사용 되더니 피날레에서는 알파 창부가 오메가의 뒤에 제 팔을 밀어 넣는 게 아닌가. 그 때에는 막 클럽 멤버에 가입한지 얼마 안 되어 알렉스를 막 알기 시작했던 무렵이라 노아는 놀란 나머지 입까지 조금 벌려가며 그 광경을 지켜봤다. 세상에 저게 진짜 들어가긴 가는구나, 헐, 팔꿈치까지 다 들어갔어?!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어 그 이후로는 쇼가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알렉스에게서 듣자 하니 믿기지는 않지만 나중엔 팔이 두 개까지 삽입 된데다가 개나 돼지, 말은 물론이고 장어나 문어 따위의 온갖 종류의 동물도 쇼에 출현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사설이 길었지만, 여하간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아는 알렉스의 생일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피스트 퍽을 했다. 

 요즘 세상엔 의학기술이 참으로 발전하여 뇌를 제외한다면 신체 어느 부위든 완벽하게 상처 치료가 가능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뒤가 찢어지는 불상사로 병원에 가긴 절대 싫었기 때문에 노아는 하기 전 알렉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뒤가 찢어지는 게 싫은 거라기 보단, 병원에 기록이 남아 가족들에게 알려질 일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그 때 일은 노아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 노아가 허락하자 몹시 신이 난 알렉스가 걱정 말라면서 온갖 도구를 이용해 아주 아주 공을 들여 뒤를 풀어줬는데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느낀 나머지 눈가가 짓무르도록 울고 애원하고 질질 싸야 했으니까. 알렉스를 만난 지 4년이 지나서야 사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향은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 극심한 쾌감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길들이는 행위인 걸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여하간 그 때 거의 알렉스의 팔꿈치에 닿을 정도로 삽입했던 걸 떠올려 보자면 이 진압봉은 오히려 많이 짧은 편이었다. 평균을 조금 넘어서는 크기인 마이클의 성기보다 약간 굵긴 했지만 뭐 끝에 귀두나 주먹이 달린 것도 아니다. 사실 이 진압봉은 굵기 보다는 길이 때문에 버거운 물건이었다. 알렉스가 넣으라고 한 손잡이의 길이만 한 뼘이었으니까. 노아가 목울대를 울리고는 젤로 질펀하게 젖은 진압봉 끝을 엉덩이 사이로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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