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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은 기다리던 날짜에 맞추기 위해 오만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금은 퍼스트 클래스에서 최고급 프랑스 풍 디너를 킨(KIN)과 함께 하고 있다.
고양이인 킨(KIN)과 함께 가려했더니 동물 검역이니 뭐니 해서 문제가 일어나자 킨(KIN)이 난리를 피운 것이다. 절대로 첸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닿기 싫어하는 데다가 병원에 가는 일도 죽어라고 반대하고 동물과 함께 좌석에 못간다는 말-화물칸에 타야한다는 것이었다-에 결국 인간으로 변신해서 옆 좌석에 탔다. 이것 때문에 첸은 갑작스레 킨의 여권을 만드느라 한참 바빴다. 게다가 주위에 인간들이 있으면 신경쓰인다고 해서 그들이 탄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전 좌석을 예약해버렸다. 그래서 스튜어디스를 제외하고 그들의 좌석근처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첸은 추가로 원하는 식사도 예약해서 천천히 쉬어가며 저녁식사(Diner)를 맛있게 하고 있다. 마카오에서 오만까지는 비행시간으로 10시간정도이다.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모든 준비는 갖춰놓은 것이다. 첸과 킨(KIN)은 오랜만에 둘만 보내는 긴 시간을 여러 가지 담소를 나누며 매우 즐겼다.
오만의 시브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헤디의 준비는 바로 시작되어 시브국제공항에서 바로 왕자라는 헤디가 이미 처리를 다했는지 별도의 입국절차 없이 바로 헤디의 저택으로 연결되는 헤디개인 소유의 전용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마카오에서 별별 심사를 통과한 첸은 상당히 그점이 맘에 들었다. 점보비행기는 아닌 중형비행기였지만 석유부자인 헤디 것이여서 그런지 매우 호화스런 내장은 보기보다 편안해서 좋았다.
비행기의 창문으로 오만의 넓은 사막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30여분 정도 비행하다가 역시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만들어져있는 작은 공항에 착륙했다. 아마 개인공항인 듯 첸이 타고 온 비행기랑 외장이 비슷한 비행기들이 몇 대 있다. 첸보다 앞서온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모두 개인비행기로 데려오는 것 같다. 공항에서 헤디가 준비한 아랍의 풍성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첸과 킨(KIN)을 공항활주로에 대기시킨 롤스로이드에 태우고 저택으로 출발했다. 역시 중동지역이라서 햇볕이 강하고 더웠지만 차안은 쾌적했다. 몇 십분 동안 사막 한가운데 지은 길을 지나 간 것 같다. 차안에서 바라보는 밖의 풍경은 비행기에서 보던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광할한 사막이 펼쳐진 고요한 평지를 차가 달리고 있었다. 드디오 헤디의 집에 도착했는데 웃기게도 그의 저택은 아무것도 없는 사막한가운데 유일하게 우뚝 솟아있는 높은 벽으로 둘러쌓인 집이었다. 담 안에는 사막의 풍경과는 다르게 대량의 물을 끌어들여 쓰는지 수풀이 우거진 풍요로운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그런 정원을 또 몇 분 차로 들어가자 집안의 본채가 나타난다. 그 본채도 정원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에 이런 집을 지을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것인지 첸은 계산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첸이 생각하기에는 헤디의 집이 이거 하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결국 오일머니는 장난이 아닌거군이라고 결론지어버렸다.
집안으로 하인에게 안내되었다. 헤디가 있는 곳은 집안의 가장 깊숙한 방이었다. 돔으로 된 천장이 사나운 햇볕을 아름다운 빛으로 투과시킨 방 한가운데에 헤디가 앞서 온 사람하고 이야기 하고있었다. 방은 완전 아랍풍으로 되어 풍성하게 방석과 쿠션이 완비된 좌식시설이었다. 헤디가 얼굴을 들어 첸에게 손을 들어올려 인사를 하자 뒷모습만 보이던 사람도 몸을 돌려 첸을 바라보고 웃는 얼굴로만 인사를 했다. 인도사람인 마헤시 부파티이다.
서로 인사를 하고 첸을 뒤 따라온 킨(KIN)을 마시(마헤시 부파티)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헤디에게는 미리 킨(KIN)의 이야기를 전해두었지만 다른 동료들은 아직은 알지 못한다. 게다가 모임은 동료들만 모이기 때문에 마시는 따라들어온 킨(KIN)의 존재에 약간 놀란 것 같았다.
난(難)이 알아서 킨(KIN)에대해 다시 이야기 할테지만 일단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소개만이라도 먼저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헤디는 응접실인 것 같은 이 방에서 차례로 오는 동료들을 맞아주는 역할인 듯 머물 방을 알려주곤 하인을 불렀다.
인간인 하인들은 여자와 남자가 섞여있었다. 아름다운 아랍의 의복을 걸친 그들은 헤디의 취향인 듯 모두 아름다웠다. 단 여자들은 눈만 보여서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눈만으로도 매우 아름다웠다. 안내를 받은 방은 첸의 취향대로 물건이 준비된 방이었다. 역시 침대는 킹사이즈였다. 하인은 교육받은대로 안내를 끝내고 조용히 방에서 나갔다.
방에 들어와서 킨(KIN)은 방의 여기저기를 조사해보기 시작한다. 첸은 방에 준비된 소파에 앉아 쉬고있었다. 킨(KIN)은 들쳐보던 일을 바로 끝내버리고 첸에게 다가오면서 점차 변화해간다. 아마도 입고있던 옷이 귀찮았던 모양이다. 몸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앞발이 땅으로 내려와 4발로 걸어온다. 그에 따라 몸에 걸쳤던 옷속에 폭 파묻힌 채 첸의 다리밑으로 왔다. 안에 들은 사람만 없어진 옷들에서 작은 고양이가 빠져나와 첸의 무릎위로 올라와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첸은 작게 웃었다.
푹신한 소파와 시원한 실내가 맘에 들었다.
밤이 되자 파티가 시작되었다.
음악이 들린다고 생각하자 문에 노크소리가 났다. 잠시 후 사람이 들어와 연회준비가 끝나 모시러왔다는 말을 하자 첸은 입고있던 옷을 서둘러 정리하고 침실에서 나와 방안의 응접실로 갔다.
그리고 첸은 조금 놀라고 말았다.
아름다운 아랍여성이 완전 나체에 간단한 장신구인 목걸이만 걸친 차림으로 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였다. 이 모임에는 보통 인간이 시중을 드는 경우는 드문대다가 이곳은 중동이여서 무슬림 여성은 온몸에 헤잡이라는 천을 둘러 눈만 보여주는 게 상례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여성은 풍만한 나체를 보이는 것에 익숙한지 아무 표정없는 얼굴로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하긴 했지만 첸은 원래 모임의 성격상 헤디가 무언가를 한거겠지 생각하고 킨(KIN)을 안고 여성을 따라갔다.
방을 나갔더니 복도는 더욱 이상했다. 첸이 안내될 때는 모두 정통 아랍복장을 하고있던 모든 하인들이 옷을 벗고 있던 것이다. 여성이고 남성이고 할 것 없이 모두 나체였다.
그리고 아랍인만 있는지 알았더니 각 세계의 인종이 모두 모여있었다. 백인, 흑인, 황인, 홍인 머리색도 가지각색이었다. 점차 이해할 수 없어지는 집안의 풍경이었다.
집에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모두 첸의 동료와 난(難)만 인 것 같다. 연회장으로 안내되는 도중에 옷을 입고있는 웨인 페레이라를 만나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들어갔다. 그도 나체로 돌아다니는 하인들이 신기했던 것 같았던 듯 말했지만 이유는 헤디만 알고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들은 동료들외에는 성적충동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나체를 본다고 해서 돌아다니는 하인을 덮칠놈은 없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역시 연회장은 넓은 방이긴 했지만 바닥에 앉게 하는 중동식이었다.
전 세계의 음식이 아마도 빠짐없이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었고 특별히 아랍풍의 물담배도 준비되어서 모두들 편안히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치 아랍 옷들만 입으면 영화에 나오는 술탄의 회의같은 풍경이었다. 하지만 영화와는 다르게 역시 시중은 나체인 미남미녀들이다.
인간이라면 아무리 하인이라도 문제가 될 듯 싶어 헤디를 찾아서 물어보았다.
헤디는 다른 놈들이랑 예기를 하던 도중에 첸이 묻자 웃음을 지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인간으로 된 『개』라고.
『개』라고 말하자 그제야 이해가 갔다.
세계의 최고급 상류층의 비밀스런 취미이다.
아마 헤디는 「애견가」인 것 같다. 그 「애견가」라는 것은 인간 『개』를 좋아하고 키우는 사람을 말한다.
첸은 그쪽방면으로 가장 유명한 「애견가」로는 아마 프랑스의 【죠벨】이라는 귀족이라고 들은적이 있다. 그들은 개를 좋아할뿐만 아니라 키우기도 하는「조련사」라고 한다.
헤디도 그들과 비슷하게 『개』를 만들고 훈련시키는 것 같다.
인간 중에서 마조히스트타입의 사람은 『개』가 될 확률이 크다. 강한 인간에게 굴복해서 명령을 받는 게 행복한 사람, 주인에게 조교받는게 인생의 목표가 되는 사람, 또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화를 내주는 것, 때려주는 것이 지상최대의 행복인 사람은 극소수의 확률로 「조련사」를 만나 『개』로 변신하는 것이다. 아니 만족하지 못한 인간이었던 마음을 『개』의 마음으로 변화시켜 행복하게 한다는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사실 행복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전부 형태가 같지 않는 것이다. 일생 자신의 본성을 알아채지 못해 행복하지 않은 생활에 일생을 보내는 사람이 부지기수인 것이다. 결국 자신이 진실로 행복하다고 느끼면 『개』가 되어도 문제는 없는 것이다. 본인의 책임과 결심이 확고하다면, 그런것에 대해서 이런저런 사견이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이유가 없다.
어쩌면 정신적으로 인간은 무리(無理)를 하면서 살고 있는 사회구조라서 『개』라는 인종이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좀더 진화하기 위해, 혹은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라는 집단조직을 구축함으로써 많은 득(得)도 보았지만 실(失)을 보기도 했다. 사회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사회적이지 못하다라고 말해지는 사람들 중에는 소외받기 쉬운, 이용당하기 쉬운, 존재감이 없는, 괴롭힘 당하는, 가학심을 자극하는, 혹은 단순하고, 욕망에 충실한, 동물적인 뇌의 움직임이 너무 강해 인간으로서의 이성이 약한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 인간이기에는 너무 정직한 사람, 마음이 너무 깨끗해서 세상을 살아갈 교활함이라는걸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는 솔직하고 단순한 사람이 『개』로서의 소질을 갖춘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을 헤디 같은 「애견가」들은 『개』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
【지배하는 사람】으로써 전 세계를 이끌어나가기 위해 가장 가혹하며 혜택받은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뼈아프게 외로운 사람들인 것이다. 운명의 반려=동반자를 찾아 그 외로움을 해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반려를 찾지 못한다. 대부분 정략적 결혼을 하는 그들에게는 솔직하고 단순하며 절대적으로 자신의 명령만을 따르는『개』라는 인간을 그 대안 중 하나로 인식한다는 것은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애견가」들은 세계에서 최고의 격으로 자신하는 지성인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취향이 고급스럽다. 그들에게 『개』는 매우 환영받지만 『말』과 『돼지』는 극구 사양한다고 한다.
『개』는 야생에서부터 무리의 리더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얻어맞든 죽을 뻔 하든 주인이외의 명령은 듣지 않고 의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말』은 경주마처럼 등에 어떤 사람을 태워도, 채찍으로 때리기만 하면 달리게 길들여진다. 물론 말로써는 기분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거부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돼지』는 어떤 사람의 명령에도 기뻐하며 행복해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첸은 『말』이나 『돼지』가 자신과는 상관없을 뿐이지 그런일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히 따라 살아간다는 건, 조금도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라는 것은 난(難)이 알려주었다. 『개』나 『말』이나 『돼지』도 자신에게 맞는 상대를 찾는다면 금기라는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첸은 생각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상대를 잘 찾는 게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진행시켜 가자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이 있었다.
헤디는 「조련사」일 것이다.
전 세계인구 중 극소수의 『개』의 소질을 가진자를 찾아내는 것도 최고급으로 조련하는 것도 상당히 힘든일이여서 그런지 『개』는 매우 비싼데 돈이 남아돌기는 하는 사람들이 「애견가」 가 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개』를 대량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천문학 적인 금액이 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대량으로 팔지도 않는다고 들었다. 그럼 이 정도인원이면 스스로 키우기도 하는 거겠다. 현실에서는 개를 키우다가 번식시키기도 하지만 『개』는 번식이 불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사회낙오자의 라벨을 붙여지고 쫓겨난, 무능력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사회의 한쪽 구석에서 괴로운 인생을 보내는 수동적인 사람 중 극히 소수가 『개』로 변화하는 것이다. 「조련사」에 의하여.
「조련사」는 『개』를 인간으로써 가진 모든 굴레를 버리게 도와주는자로 수많은 인간속에 묻혀있는 『개』를 찾아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헤디는 「조련사」인 동시에 이 『개』들의 주인인 것 같다. 모두 주인이 있다는 표식인 피어싱용 독 태그를 달고 있다. 「조련사」이며 주인인 헤디가 인간인 『개』를 교육시킬려면 성적인 교육을 꼭 시킨다고 들었는데 그에게는 불가능한 일일것이다. 말을 교육시킬 때 이용하는 당근과 채찍이 인간인 『개』에게는 당근이 칭찬 혹은 섹스, 채찍이 질책 혹은 육체적인 체벌이라고 했다.
헤디가 한가지만으로 교육시킬 사람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는 정말로 용의주도한 철저한 사람이었다. 방만하다고 쉽게 착각해버릴 아랍인인데도 불구하고도 말이다.
첸은 조금의 명령에도 제대로『지배당하는 기쁨』을 표현하는 그의 『개』를 관찰하자 철저하게 교육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분명히 그만의 조련법이 있는 것 같다. 조금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