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화 (25/31)

첸은 벌떡 일어났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첸을 보고 킨(KIN)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침대가에 있었다.

"어이...잘 자다가 갑자기 그러는 거지?"

"어..아...... 배가 너무 고파서.."

첸은 자신의 앞에 있는 고양이가 말을 하자 아직 잠이 안 깬 머리로 생각을 하다가 반사적으로 대답을 했다. 대답을 하고 나자 고양이의 존재가 생각났다. 말하는 고양이인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밖이 매우 시끌시끌하더군.. 인간이 많은 것은 싫은데..인간냄새가 너무 지독하게 풍겨서 기분이 나뻐.."

"내 옆에서 있을려면 익숙해져야 할텐데...우리집에는 사람이 많아...."

".....흥.."

"아 배고프다.. 이렇게 음식냄새가 많이 나는데도 정신없이 자고있던거야....나가봐야지.. 안나갈꺼야??"

"그래 여기 있을꺼다. 나갔다가 와. "

"어..어..알았어."

방에 킨(KIN)을 나두고 나가니 벌써 밤이었다. 하루가 거의 지난 것이다. 마당에는 캠프파이어 하듯이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그 옆에 커다란 짐승의 시체가 있었다. 

모두들 즐겁게 춤을 추고 먹고 이야기하고있었다. 주위의 마을에 살고있는 사람이들이 모두 모인듯 어린애들부터 노인들 여자들 모두 모여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첸이 걸어서 나오자 주지스님이 그를 반기면서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험.. 이분은 우리의 근심인 이 짐승을 잡아오신 분입니다. 용감한 우리의 영웅을 소개합니다."

"우와아아!~~~~~"

모두의 눈이 모아진 가운데 소개를 하자 함성과 함께 모두 첸에게 부처에게 절을 하듯 감사의 인사를 하기시작했다. 시끌시끌한 분위기에 좀 머슥해져서 뻘줌이 서 있다가 차려진 음식을 조금 먹고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행사장소와는 조금 떨어져 소리가 멀어진 작은 마당은 절 아래의 계곡이 보이는 곳이었다. 마당의 돌에 앉아서 풍경을 보고있는 첸에게 동자승인 미랸이 곁에 다가왔다.

"짱푸첸님. 노스님께서 기다리십니다."

".....가지."

기다리고 있던 첸은 바로 미랸을 따라 걸어갔다. 천천히 걷고 있자 어느샌가 킨(KIN)이 첸의 발밑에서 같이 걷고 있었다. 이제는 첸도 놀라지 않는다.  

사원뒤쪽에는 산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선 모양으로  나있었고 미랸은 그곳을 거침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 입구에서 약간 머뭇거렸던 첸은 고양이 킨(KIN)을 따라서 올라갔다. 

한 10여분쯤 올라가자 평평한 평지모양의 작은 평지가 나타났고 그곳에 주지스님과 노스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평지의 안에는 동굴인듯 구멍이 하나있었고 금지(禁地)의 의미인 듯 넝쿨과 흰색천이 감겨진 줄로 막아져 있었다.

"이곳입니다. 이미 안에는 기별을 했으니 들어가십시오. 만약 3시간이 지나도 안나오시면 저희가 들어갑니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다른 하실말씀은 없으신지요."

"없습니다. 그냥 쭉 들어가시면 석문이 나올것입니다. 그 가운데 손바닥모양에만 손을 대시면 열릴것입니다."

"예 . 감사합니다. "

인사를 하고 바로 동굴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생각보다 밝은 편이었는데 이유는 양쪽 벽면에 야광석일듯한 돌이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아져있었다. 돌은 상당히 비싼돌인데도 여러개가 있었다. 첸은 잘도 도둑이 안들었군하고 생각했다. 얼마안가서 곧 석문이 나타났고 노스님의 말대로 가운데 손바닥 모양의 홈이 파져있었었다. 킨(KIN)의 동굴처럼 괴물이나 함정이 있는것은 아닌데 무슨 위험이 있기에 사람이 죽어 나갔다는 건지 이해할수 없었다.

【혹시 여기에 손을 대면 전기가 통하는 거 아닐까...】

만약 위험이 있으면 같이 들어온 킨(KIN)이 뭐라 했을텐데 아무 말도 안한다. 

좀 떨리기는 했지만 문에 손을 대었다. 처음 닿았을 때는 돌의 느낌뿐었다. 한참이 지나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손을 떼려하니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갑작스레 몸안으로 뭔가 통과하는 느낌이 들었다. 

기묘한 느낌에 기분이 나빠졌지만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몸에 힘을 뺏다. 몇 초가 지나자 손이 떨어졌고 문이 스르륵 열렸다. 문안에는 외길이 하나가 있었고 그 길끝에 정사각형의 한 30센치쯤의 크기인 금속제의 함이 허리높이의 기둥에 놓여있었다. 첸은 끝을 향하여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첸과 킨(KIN)이 끝까지 걸어갔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함을 함부로 만지기엔 위험성이 크다. 

"나와라."

갑자기 킨(KIN)이 말을 했다. 

아무런 반응이 없던 함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얀 연기가 함에서 빛과 함께 나오면서 연기가 점차 뭉치더니 주먹만한 작은 말모양으로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 말은 첸의 눈 높이에서 둥둥 떠있었다.

작은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갈기가 말보다 구불구불하고 길었고 구불한 갈기가 다리 밑까지 늘어져 있었지만 제일 특이한 것은 모든것이 흰색인데 반해 눈만이 짙은 보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문안올립니다. 어둠을 다스리는 분이시여."

"어...에?"

"나는 아래다."

"예? 앗 어찌 작은 미물로 변환하셨습니까.."

허공에 떠있는 말(馬)도 인간의 말을 한다. 첸은 역시나 하는 기분으로 작은 말을 바라보았다. 난(難)과 관련없는 일에 이렇게 이계의 힘을 가진 생물들을 자주 접할 일은 많이 없었다. 

킨(KIN)이 첸의 다리를 발톱으로 잡아채 그 힘으로 첸의 어깨위로 튀어 올라왔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서 말을 작은 말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모습이던 넌 상관할 필요없다."

"저기..지금 앞에 있는 저 작은 말이 뭐지? 킨(KIN)?"

"무엄하다. 인간!!!!  어찌 이분의 존명을 그리 함부로 입에 담는가!!! 감히 하대(下待)까지.."

갑자기 첸의 주위를 둘러싼 공기가 분노의 에너지로 바뀌는게 느껴졌다.

"쯧. 조용해라. "

킨(KIN)의 낯은 목소리에 바로 기운이 누그러졌다.

"먼저 소개하지 이쪽은 인간세계에서는 기린(麒麟)이라고 불린다. 예전에 중간계 제 5계에서 큰 변란이 있었다고 들은 것 같군..그곳의 거주자인데....잠시 피신해온 것이겠지.. 이 사람은 물질계의 생물로 짱푸첸이다. 지금은 인간을 지켜야만 하기에 같이 지내고 있다."

기린(麒麟)은 고대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영수(靈獸-영험한 동물)로  몸이 사슴 같고 꼬리는 소와 같으며,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으며, 빛깔은 5색이라고 하고 암컷은 이마에 뿔이 하나 돋아 있는데, 그 끝으로 다른 짐승을 해치지 않는다 하여 인자한 동물이라고 하였었다. 하지만 첸의 눈앞에 있는 동물은 매우 괄괄한 성격인 듯 첸이 생각하는 기린의 성정과는 조금 달랐다. 그리고 진짜 기린을 자신의 눈앞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중국적 상상의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던 첸은 상상이 아니라 고대에는 이 생물을 그대로 보고 기록한 것 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만큼 기록과 모습이 똑같았다. 그리고 첸의 앞에 있는 기린은 암컷인가보다. 뿔이 있다. 

"그런.. 지엄하신 당신께서 이런 하등한 인간과..."

서늘한 외양과 다르게 오만한 말에 첸은 조금 울컥했다.

"난(難)의 수하이다.........“

“킨(KIN)....어떻게.....그걸...”

울컥한 기분은 킨(KIN)의 단호한 말에 갑자기 사그라들어버렸다. 첸은 킨(KIN)에게 난(難)의 존재에 대해서는 말해본적이 없다. 

"그.....어째서...고귀하신 그분이...이......이런 인간을..."

난(難)의 이름이 거론되자 기세 등등하던 기린은 바로 기가 죽어 말소리를 줄였다.

"난(難)의 부하이지만 내게도 상관이 있는 사람이다. 부탁을 들어주길 바란다.“

믿을 수 없어하는 기린에게 킨(KIN)이 난(難)을 걸고 넘어지면서 자신도 첸에게 관계가 있으니 첸의 요구를 들어주기를 원한다 말했다. 

"저.........예...알겠습니다......"

기린은 잠시 반박하려 했으나 곧 고개를 숙이며 킨(KIN)의 말을 돌린 명령을 따른다는 뜻을 표현하였다. 첸은 난(難)의 존재를 입에 담은 어깨위의 킨(KIN)을 바라보다가 킨(KIN)이 그를 향해 말하라고 고개짓을 하자 다시 기린에게 얼굴을 돌려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제가 여기에 온 용건은 당신을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바이 리콴(白立泉)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는 바이 리콴(白立泉)에게 가는 것은 싫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욕심 많은 생물과 가까이 있으면 제어불능의 전격이 발생됩니다. 그래서 예전에 그놈이 이곳에 왔을 때 너무 화가나서 접근하지 말라고 신벌(神罰)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그런 발칙한 요구를 하는군요. "

"하지만 당신을 데려가야만 저는 그의 도움을 받습니다. "

"당신은 그의 도움없이도 초능력으로 능히 성공할 수 있을텐데요."

"일단은 난(難)님께 받은 능력이외로 성공하고 싶은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 손으로 스스로 성공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것때문에 이 티벳까지 왔습니다."

"그래도 싫은건 싫습니다."

"...."

"....."

결론이 안난다. 서로 침묵속에서 첸과 기린은 신경전을 벌리고 있었다. 

"....그럼. 너의 힘이 약간 뿜어지는 작은 물건을 건네주는건?"

갑자기 킨(KIN)이 한가지 제안을 했다.

"너의 신물 하나정도 만드는 것을 어렵지 않지않는가. 그거 하나를 가지고 지금 너의 본체가 들어있는 저 함과 함께 첸에게 주는건 어떤가? 본체는 첸과 내가 보호해 주마."

"그럼 제가 쉴 공간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이곳에 모자라는 원기를 채우기 위해 물질계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가 희박한 물질계에서 기를 집중시키는 공간을 힘들게 만든 것입니다.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벌써 물질계 시간으로 300여년이나 지났는데 원하는 원기가 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거기에다 저 상자까지 지키지 못하면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문제는 좀더 빨리 너의 소망을 이루기에 더 효율적인 물체를 구해주마. 그럼 가능한가?"

"...그..........그렇다면.."

"나의 부탁에도 거절할텐가.."

"아...아닙니다....그런.....불충을...."

"그럼 해결이군. 너의 신물이니 어느 정도는 속일수 있을 것이다.  그 인간이 안에 들은게 뭔지 제대로 알 수 없게 처리를 하면 아무도 모르겠지. "

"끝난거야?"

"그래. 일단은 쉴만한 장소가 되는 물건을 구해오마. 조금만 기다려."

어깨에 올라있던 킨(KIN)이 순간이동을 한 것 같다. 갑자기 어깨가 가벼워졌다.

"인간. 넌 그분들과 무슨 관계냐? 어떻게 그분들의 진명(眞名)을 부를수 있는거지?"

"어......그분들? 아아. 난(難)님과 킨(KIN)? 이름을 부르면 안되나? 음...관계라..... 주종관계는 아니고..그건 난(難)님과 나의 관계니... 뭐라 해야할지...으음..."

딸캉

뭔가 금속성의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킨(KIN)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내 마누라다. "

"어.......응?"

킨(KIN)의 말에 첸이 휙 뒤를 돌아보았다.

"성혼.......하셨습니까???"

"일단은"

"켁!!!!   킨(KIN)!!!!!  마누라라니....그런 농담을...."

"그럼 내가 마누라 할까? 상관없는데......"

첸은 아귀가 맞지 않는 킨(KIN)의 대답에 머리가 아파옴을 느꼈다. 그런 블랙조크로는 웃기지도 않는다. 

"저기......킨(KIN)님 어떤 차원에도 당신의 성혼여부를 알리시지 않으셨지요?"

"아아..... 곧 합방하고 공표할것이다."

"어엇. 합방이라닛!!! 맘대로 진행하지마!!!! "

"그럼. 교미라고 할까???"

"잠.....잠깐만..킨(KIN)!!!!! 그게 무슨말이야!!!"

첸은 아무래도 농담이 아닌 것 같은 킨(KIN)의 말에 얼굴이 헬쓱해져서 외쳤다. 하지만 첸의 말이 안들린다는 듯이 무시하고 킨(KIN)과 기린은 둘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여기 항아리를 가져왔다. 이 곳에 본체가 들어오면 훨씬 쉽게 원기를 키울 수 있을거다. 그 동안에 내가 보호해주지. 당분간 물질계에 있어야 할 것 같으니까.."

"아 감사합니다."

"그럼 내가 직접 도와주어야하는가? 아무래도 첸이 하면 기분 않좋겠나?"

"네.. 그래주시면..... 좋지요.."

"그래 알았다. 음.........으..읏.........."

기린에게 대답하면서 작은 고양이 몸집의 킨(KIN)이 눈을 감고 몸을 부르르 떨더니 몸집이 쑥쑥 커진다. 커지면서 앞다리를 들었다. 순식간에 몸이 자라면서 선채로 털이 없어지면서 살이 나타났다. 살결은 상당히 검은편으로 아주 검지는 않고 짙은 갈색계의 ...히스페닉계의 살색을 가진 사람으로 변했다. 허리까지 닿을 듯한 긴 은발을 가진 사람은 잘 단련된 근육을 드러내며 아무것도 입질 않은 나체로 서있었다.

첸은 인간으로 변한 킨(KIN)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킨(KIN)은 첸의 뒤에서 앞으로 걸어나가 항아리를 들고 함으로 다가가서 안에 들은 흰색 연기를 손에 잡아 꺼내더니 바로 항아리에 옮기는 것을 보았다. 정확히는 킨(KIN)의 엉덩이만 뚫어지게 바라본 것 같긴 하지만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는 했다. 함과 항아리를 들고 첸에게 다가온다. 앞으로 걸어오는 그의 몸에서 집중적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그의 덜렁거리는 물건이었다. 발기돼지 않은 상태의 킨(KIN)의 물건은 꽤나 튼실했다. 첸은 한 20센치의 포경도 하지 않은 상태의 성기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첸. 내 물건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 기대해도 좋아 만족시켜줄께."

"....어.......엣?.잠...잠깐....만........"

첸은 정신을 못차리는 자신을 깨닫고 엄청 당황했다. 말조차 제대로 안나온다. 어처구니 없이 진행되는 상황에 적응도 안되고 인간모습의 킨(KIN)의 성기에 놀라버렸다. 

"일단은......신물을 만들어라..“

"예.....음..... 이것을.."

기린은 허공에서 바로 기를 응축시켜 만든 말모양 조각상을 킨(KIN)의 손안에 전달했다. 킨(KIN)은 흰 옥같은 색의 조각상을 함에 넣었다. 그리고 함을 나에게 주더니 다시 고양이로 변신했다.

첸은 함을 가지고 아직 허공에 있는 기린(麒麟)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더니 기린은 맞인사를 하고 스르륵 사라졌다.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첸은 몸을 돌려 함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아직 노스님과 주지스님과 미랸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사히 돌아와 함을 가지고 나온 모습에 좀 놀란 듯 했지만 바로 잘 돌아왔다는 말을 했다. 

곧 돌아가겠다는 말을 그 자리에서 하자 주지스님이 놀라 몇일동안 계속되는 축제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을 했으나 첸이 의지를 꺽지 않자 노스님을 가는 사람은 잡지 않는 법이라며 주지를 말렸다. 허락을 받자마자 방으로 돌아온 첸은 루이와 리자앙바오(李建保)를 재촉해서 어제 온 헬기에 차에 남은 개인적인 짐만을 옮겨 담고 작별인사를 간단히 끝내고 바로 출발했다. 

이제는 이 먼지속의 티벳을 떠나는 거다.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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