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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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은 서재의 천장을 보며 깨어났다.

【왜.... 서재가.....아직 밤...오늘..밤......????】

갑자기 기억났다. 오늘밤에는 그 어린 녀석을 꼬시기로 했다. 그리고 제대로 유인해서 분명히 섹스를 서재에서 했는데.............그런데....

누워있던 첸이 벌떡 몸을 일으키자 엉덩이가 아파왔다. 그리고 이상한 이물감이 느껴져 자신의 하지로 시선을 향하자 첸의 몸은 대량의 피로 흥건이 젖어있었다. 게다가 피뿐만이 아니라 잘게 조각난 살덩어리와 피들이 첸의 몸과 근처에 마구 흩어져 있었다.

그 끔찍한 광경에 역겨움이 몰려왔다. 바로 손으로 입을 막았다.

“욱.....으윽...”

첸은 얼굴에서 끈적한 액체가 떨어지는 것을 감지했다.

더욱 욕지기가 났으나 어렵사리 참아냈다. 생각이 났다. 아까 휴보핑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첸은 온몸에 휴보핑의 사체를 뒤집어 쓴 상태였다.

주위에 온통 피와 조각난 살덩이 , 뼈조각이 흩어져있었다. 끔찍한 잔해 중앙에 첸이 기절해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마피아인 첸 죽은 사람을 본 것이 처음은 아니었기에 조금은 참을만 하다고 스스로 세뇌를 하며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어설려고 하는데 자신의 장안에 걸리적거리는 뭔가가 있었다.

미끈거리는 피속에서 첸은 자신의 엉덩이에 손가락을 넣었다. 그리고 끄집어내서 자세히 관찰했다. 피가 잔뜩 묻어 있어 처음에는 뭔지 몰랐다. 하지만 그것은............

휴보핑의 페니스 였다.

“으악!!!!!!!!!!!!! 우읍..... 크.......윽................우엑...............”

그 살덩어리를 기겁하여 집어던졌지만 욕지기는 참을수가 없었다. 역류해 오는 위액은 입을 막고있는 손을 지나 막힌 틈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쿨럭쿨럭!!!!!!!! 

첸은 위가 짜부라지는 경련을 일으키는 고통에 배를 감싸안고 피바다의 강에서 토하면서 굴렀다.

숨 쉴 틈도 없이 위안의 내용물이 계속 역류해 온다. 장기의 내용물이 모두 올라온 것 같다. 그래도 위는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첸은 숨을 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쿨럭.....컥.......헉..........헉...헉헉.......”

【제,.....제길............. 난(難)님 죽지 않는다면서요.........으..........죽을 것 같아..........아파...】

격렬히 심호흡을 하면서 갑자기 첸은 난(難)의 말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 난 사실 인간하고는 하지 않는 주의라서....』 『인간하고 하면 죽어버려』

“설마........난(難)님.................”

피구덩이 속에서 구르던 첸은 난(難)의 말을 곱씹었다.

“왜..........좀더..........이야기를........이런...........”

난(難)을 원망하고 싶었다. 하지만 바로 깨달아 버렸다. 난(難)은 이미 이런 일을 겪어 봤던 것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넘어가고 싶어했던 것이다. 언제나 의미심장하게 다중적인 단어를 골라 선별해서 쓰는 난(難)이었다. 그렇게 단정적으로 죽어버려 라는 말은 하지않는다. 그리고.......... 첸은 그때 난(難)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아니 그와는 상관이 없는 ,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다. 첸은 왜 그때 난(難)에게 제대로 의문점을 말하지 않았는지 자책했다. 이상하다고 바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미 난(難)의 성격, 말투 등을 늘 민감하게 느꼈었다. 그와 같이 선택된 13인중에서도 최고일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사실을 간과(看過)한 것이다. 결국 첸만의 잘못, 죄, 실수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던 휴보핑은 죽은 것이다. 

첸이 원인이 아니라면 이런 결과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첸이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런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피해자인 휴보핑은 개죽음을 당했고 가해자인 자신은 그 빌어먹을 힘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다. 

【너무해요. 난(難)님 이렇게.........이렇게 해서라도 저는 살아야 하나요!!!!!!!!!!!!!!!          이것이 죄의 대가입니까?? 아아.......................아아.........................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제발.................용서해주세요..............】

첸의 마음속에서 소리없는  비명이 울려퍼진다.

****

살인 사건...

첸은 결국 휴보핑이 죽은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인간세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힘에 의한 일이었다.

결국 인간의 힘이 아닌 이계의 힘으로 모든 증거를 없애버렸다.

첸이 난(難)에게 받은 이계의 힘. 주작의 힘으로 휴보핑의 잔해만 화장시켰다. 

서재의 문을 꼭 닫아두고 자책의 눈물을 흘리며 본인이 직접 시신을 태웠다.

힘을 사용한다면 조각난 잔해를 맞추는 일이 가능했지만 시체를 그의 가족에게 넘기기엔 너무나 그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죽은것보다 행방불명으로 적어도 가족은 그가 살아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휴보핑의 부모는 두 명 다 살아있었다. 비록 암흑가에 몸을 투신하였다하여 아들과 연을 끊었다해도 도저히 첸이 그들의 아들을 찢어죽였다고는 털어놓을 수 없었다. 

손수 화장을 하고 며칠을 첸은 집에서 근신하면서 휴보핑의 유가족들에게 실제적인 보상을 하기위한 준비를 하였다. 돈만이 아닌 그들 평생의 보조를 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것으로 하늘에 있는 휴보핑이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조금만이라도 자신을 용서해주길 간절하게 빌었다.

***

분명히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했다.

며칠동안 휴보핑(胡伯平)과의 기억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게다가 휴보핑(胡伯平)의 가족에 대한 일을 몸에 무리가 가게도록 급하고 힘들게 처리했기 때문에 의사가 내진을 하러 집으로 직접왔다. 결국 수면부족 처방을 받고 강제로 잠드는 수면제 처리를 받아서 선잠이긴 했지만 억지로 잠이 들어야 했다.

【역시 나에게 수면제는 잘 안 듣는데.. 그런데 이곳은 어디지?】

원룸으로 된  방이었다. 너무나 현실감있는 풍경이었다. 방인지 거실인지 뭔지 알 수 없이 뒤죽박죽이긴 했지만. 대강 짐작을 하기에 한 70평정도 돼는 것 같았다. 거실의 한쪽 벽면은 통유리로 된 거대한 창문이 있었고 그 아래로 바다라고 생각돼는 만(灣)이 눈 아래로 죽 펼쳐져 있었다. 

만(灣)을 따라 빛의 할레이션이 펼쳐진 야경이 꽤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어두운 실내였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야경에서 비춰지는 빛 때문인지 어스름하게 보이긴 했다. 이렇게 구체적인 꿈은 처음 꾸는 것이었다. 꿈이라고 생각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침대같은 물체가 있음을 알았다. 아니 침대 같은이 아니라 침대였고 그 위에는  두 사람이 누워있었다. 누구인지는 모른다.

“쳰이구나?”

난(難)의 목소리였다.

침대에서 자고있던 사람 중 한명이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어둠속이라 정확히 난(難)의 얼굴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다.

“이쪽으로 와라.”

“네”

침대 발치로 가까이 다가갔다. 

난(難)은 더 가까이 오라는 손신호를 했고 첸은 침대옆으로 돌아가 난(難)의 가까이 섰다.

첸은 자신의 손을 잡는 난(難)의 손을 바라보니 자신의 손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반투명한 첸의 손은 바닥이 반쯤 비치고 있었다. 어렴풋하게 손 밑에 있는 난(難)의 손이 보였다.

“유체상태 란다.”

“유체요...?”

“몰랐나보구나. 감각이 이상하지 않니? 부유감이 느껴지고, 마치 꿈속 같지?”

“..........”

“유체는 뭔지 알고 있지않니?”

“네...알고는 있지만...........”

“음. 자유롭게 시공간을 움직이는 데는 편하지만. 가능하면 유체는 몸의 기력을 많이 뺏으니 빈번히 사용하지 말고... 뭐 지금 너의 육체는 죽지는 않을거니 문제는 없지만. 유체는 물리적 공격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정신공격이나 마기(魔氣)는 위험하니 조심하고... 그런데 나에게까지 온 걸보니.. 잠을 잘 못자는구나?”

“아?........예.......”

“좀더 신경을 쓴다 생각만하고..실제로 제대로 못 봐줬구나. 미안하다.”

“....??.?.......”

어리둥절하는 첸에게 난(難)은 더 이상 아무말도 안하고 빙그래 미소만 짓는다.

“오늘은 너에게 가마. 나츠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저번에 마이클에게도 폐를 끼쳤는데. 빛만 느는구나...”

난(難)의 옆에 있던 사람은 동료인 일본의 「다카카하라 나츠」 였다.

【그럼 여긴 일본이라는 거군...】

잠자고 있는 나츠에게 난(難)은 간단히 베이비 키스를 했다.

“나츠. 나 가야겠다.” 

난(難)은 짧게 말하곤 침대에서 나와 옷을 입기 시작했다.

나츠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더니 친대 옆에 서 있는 첸을 보고 좀 놀란 것 같았다.

【아마 유령처럼 보일테지.........】

그러나 바로 좀 쉰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짱푸쳰 아냐? 야 ! 그 모습은 뭐냐?”

“나츠. 첸은 유체니깐 만져도 안 만져 진다.”

【에에? 난(難)님은 만지셨잖아요......나츠는 못 만져?】

첸에게 손을 뻗던 나츠는 머쓱한 눈으로 난(難)을 바라보더니 이내 첸에게 씩 하고 웃었다.

“그럼 오랜만에 봤는데 악수도 못하네?”

“다음 모임에서 만날 수 있겠지.”

“음. 목소리는 그대로군. 유체라도 목소리는 안 변하는 건가?”

“나츠. 실없는 소리 그만하고 배웅안하나?”

“옙.”

건장한 몸집을 가진 나츠가 알몸으로 침대에서 불쑥 일어났다.

동양인 중 작은축에 드는 일본인치고는 나츠의 몸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사실 국제무역법변호사로 잘 나가는 31살의  나츠는  서류업무가 거의 대부분이고 매일 산만큼 일속에 빠져 있을텐데도 몸이 실용적인 근육으로 단련돼있다. 그야말로 인간 무기로 바로 쓸 수 있는 몸이다. 살수(殺手-킬러)로 바로 채용해도 무리가 없을것이다.  첸같은 경우는 화교 흑사회의 한 방파의 보스인 만큼 전투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에 살인 기술과 방어를 위해 무술을 걸어 다닐때부터 익혀왔다. 그런데 평화롭기 그지없는 일본의 앨리트가 온몸이 무기가 될만한 몸을 만든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들은바로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는 들었다. 헬스 운동같은 것으로는 저런 근육은 만들 수 없다. 실전 무술을 그것도 직접 사람을 죽이는  무술을 몸으로 제대로 체득해야만 가질 수 있는 근육이다. 첸과 그의 동료, 모두 13명은 모두 난(難)을 중심으로 모여있지만 그들의 과거가 어떤지 어떤 이유로 난(難)과 계약을 했는지는 서로 모른다. 알 방법도 없다. 난(難)은 절대로 말하지 않을테니까. 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그들은 모두 난(難)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반항한 사람이 짱푸첸이었다. 정확히는 첸 또한 난(難)을 사랑했다. 단지 자아가, 혹은 자존심이 다른 동료보다 강해 혼자서 괴로워했던 것이다. 다른 친구들은 난(難)을 사랑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른다. 조금은 그들을 냉정히 관찰했던 첸은 언제나 그 잘난 동료들이 난(難)에게 해주지 못해서, 만족스럽게 사랑하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냉소했었다. 예전에는 난(難)이 넘쳐나는 성욕을 주체 못해서 남창을 공개적인 여러명의 남창을 산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難)이 직접 첸에게는 말해주었다. 너희들은 특별하다라고 그 말은 뭔가 난(難)에게는 첸과 동료들에게는 말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인간하고는 성교하지않는 난(難)이 한사람도 아닌 다수의 인간을 본인의 힘을 직접 주입해서 인간이 아니게 변화시키는 결정적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만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난(難)님이 말씀하신대로....내가....죽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알수 있겠지.....하지만 나츠는 정말 몸이 좋군 이렇게 돼고보니.... 내 취향인걸......음.... 나츠들은 인간이 아니니까....섹스해도 문제가 없을라나...........】

저번 모임에서 봤을때보다 더욱 몸을 가꾼 것 같았다.

탄탄한 허벅지와 우람한 남성. 

꽉 짜여진 복근.

난(難)과 이어져있는 동료들은 난(難)이 없어도 짧은 섹스는 가능했다. 그리고 정기적인 모임에는 모두들 서로서로 몸을 섞는다. 하지만 예전에는 절대 《TOP》인 나츠와는 할 일이 없었다. 첸 또한 결사적인 《TOP》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한 프로포션과 단련된 복근에 감탄하며 그의 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상당히 눈치가 빨랐던 나츠다운 말을 했다.

“어 쳰? 취미가 바뀐거야?”

나츠가 나의 눈빛을 보더니 바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나츠는 첸의 바뀐 취향을 단박에 눈치 챈것이다.

“풋”

그리고 바로 터져나온 실소는 난(難)이었다.

첸은 얼굴이 좀 벌게짐을 느꼈다. 

【유령인데도 빨게지나... 어쩌랴.........】

첸은 부끄럽다고 생각해도 나츠의 몸에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그 이후로 계속 굶주려있다. 난(難)의 강력한 피는 육체 뿐 아니라 정신까지 영향을 끼친다. 

“쳰은 좀 바뀌었지. 요즘 고생을 조금 했거든.”

“그래요? 그럼 다음 모임에 신경써줄게. 쳰” 

첸을 자신을 너무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농담을 피하지 못하는 곤혹스러움을 느끼며 난(難)에게  말했다. 

【자리를 피하는게 상책이다.】

“갈께요....내 몸으로...”

우물쭈물 난(難)에게 말하자 난(難)은 아하하하 하고 웃었다.

“아 그래? 같이 간다니까. 그리고. 나츠, 오늘밤은 즐거웠고 다음에 보자고.”

“생각나시면 자주 들려주세요♥”

나츠가 몸을 난(難)에게 몸을 비비꼬면서 아양을 떤다. 마치 거대 고양이가 주인에게 몸을 비비는 형태다. 언제나 날카롭고 독설가인 나츠가 저러는 모습은 봐도봐도 어지럽다.

【어이 그 등치로 애교냐?????】

첸은 있을리 없는 땀이 삐질삐질 흐르는 감각을 느끼며 집으로,  몸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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