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31)
  • ****

    습윤한 공기의 냄새가 난다.

    ".....쳰........."

    "난(難)..........님"

    난(難)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모르는  장소이다.

    이상한 곳이었다. 검은색 물이 가득 차 있다. 그곳은 모든 것이 검은 물로 이루어져있었다. 기둥은 거꾸로 물이 올라가 높은 천장을 이루는 물과 섞이고 있다. 바닥도 평평하긴 하지만 물의 휘도는 흐름이 보인다.  끝도 없이 펼쳐진 회랑같은 공간이었다. 게다가 그 공간에서 첸은 둥둥 떠있는 채로 누워 있었고  난(難)또한 바닥에 발이 닿아 있지 않았다. 그리고 난과 첸은 모두 옷을 입지 않고 있다.

    "여기는 어디죠?"

    "이곳은 너의 정신 깊은 안쪽"

    "나의 정신?"

    "그래 3차원의 너는 육체의 발작이 심해서 정신이 들려면 시간이 걸릴듯해서 직접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곳은 첸의 무의식의 공간이었다. 그는 깨있는 상태로 자신의 정신공간을 본적이 없었다. 

    “네가 날 찾아 올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한참을 안와서 조금은 걱정을 했다. 그래도 무사히 날 찾아서 다행이구나...”

    “내가...난(難)님을 찾아 갔다고요? 전혀 기억이 안나요.....”

    경악한 얼굴로 난(難)에게 중얼거렸다. 

    “역시 본능적으로 왔구나....그래 모른다면 알려주지. 너는 순간 이동해왔다. 내가 있는 곳으로 직접”

    “순간이동? 나..... 나는 그런 능력은 없습니다......”

    “네 능력이다. 마력이 증폭돼었을 텐데. 아직 사용법을 기억하지 못하나 보구나. 봉인한 기억은 없는데... 그래 어떤 놈한테 강간당했나? ”

    갑자기 첸의 급소를 공격하는 난(難)의 직접적인 말에 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저절로 떨려온다.

    “그.... 그...... 아.....”

    “다 알고 있으니 그렇게 놀라지 말지. 음... 어쩌면 기억을 다 못한다고 했으니 이름을 모를지도 모르겠군. 그래 어떤 모양이었지? 너를 덮친 것은? ”

    첸의 입이 덜덜떨린다. 

    【그..어...어....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아......표식....】

    “표식으로....전달돼었습니까??”

    “어? 표식? 아....아아 표식으로 알 수 있구나 생각안했는데... 물어보지 말고 직접 접촉해볼걸 그랬나? 음... 그럼 괜히 이야기하려고 기다렸군. 흠. 그래서 네 몸에다가 직접 알아보는게 좋나?”

    “표식이 아니라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첸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벌떡 일어났다. 앉은 채로 둥둥 떠있었지만 중심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예상한것이니까. 당연하달까.”

    “뭐가 당연한겁니까. 내가 강간당하는 것이!! 그것도 뒤로 당하는 것이 모두 예정된것이었다는 겁니까!!!!!!”

    “.........아직 전부를 알지 못하니 어쩔 수 없군. ”

    분노하는 첸에게 난(難)은 한숨을 폭 쉬고 설명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 난(難)의 태도에 첸은 더욱 화가 났다. 

    “나의 피를 받았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내 피는 내 힘을 가장 많이 드러내지. 그 힘의 기본적인 발현현상이 네가 당한 일이니까. 그래도 조금 걸렸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너의 정신적인 터부가 강했다는 뜻이겠지만..”

    “난(難)님의 피가 뭘 한다구요????”

    첸은 벌을 받았던 날에 몸의 피가 모두 난(難)의 피로 바뀐 것을 알고있었다.

    “나의 피는 나와 가까이에 있는 생물들을 발정시킨다. 성욕을 발동시키는 공기를 내뿜는다고 할 수 있지.”

    “어떻게 그런....일이.....”

    “내가 생명, 창조를  담당하는 존재이니까.”

    첸은 난(難)이 말한 너무나 대단한 사실에 입을 크게 벌리고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 첸의 모습에 난(難)은 픽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아직 눈치 채지 못한건가? 아가슈라와 융합했는데도 기억하지 못했나? 아가슈라는 알고 있었을 텐데. 내가 이 세계의 우주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을....”

    “아..............가....”

    첸은 난(難)의 말에 갑자기 생각이났다. 아가슈라가 알고 있었던 정보를, 지금까지 기억해 내지 못한 내용을 난(難)의 말과 다름이 없는 내용또한.

    “내 힘은 알다시피 창조를 담당하지 그것때문에도 필연적으로 성욕 즉 새로운 생물을 탄생시키려는 자연적인 힘이 늘 따라다닌다. 그것 때문에 내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내 주위의 것들은 성적인 충동을 참을 수 없게 돼지. 그런 나의 피를 받은 네가 그것을 벗어날 것 같나?”

    어렵지 않은 추론이었다.

    “아니....요... 그래도.... 그런......”

    “내가 분명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계승이라고 , 그리고 죄의 대가라고.”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진다. 첸은 확실히 난(難)을 배신했었다. 아가슈라는 난(難)에게 불경한 도전을 했다. 

    “....죄.........”

    “내 힘은 분명히 너에게 계승되었다. 그것이 비록 네가 죽도로 싫어하던 안기는거지만. 아! 그러고 보니 아가슈라도 안기는 것을  매우 싫어했지. 예전에 마계에 한바탕 난리가 난적이 있었지  기억나는군. ”

    잘못한 일의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나의 힘이 단지 성욕을 충동질만 하는 힘이라면 문제가 될 일이 없지만 나의 본질은 대지(大地)랄까.... 땅의 기운을 품고 있지. 그래서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내가 곁에 있으면 어떤 존재나 나를 덮치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거지. 주위에 있는 존재에 차이가 있다면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나, 정신력이 있는 것들은 바로 강간하지는 않는 다는 거고 제어할 수 없는 것들은 제정신을 잃고 덤벼든다는 것뿐. 뭐라해도 결론은 하?고?싶?다?라는 거지만 조금은 의미를 다르게 두고 생각한다.”

    첸은 기가 막혀왔다.

    “그런 연유로 너가 강간당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단정하는 난(難)의 말에 분노보다는 아연함이 아연함보다는 공포가 몰려온다.

    “그럼 난(難)님은 언제나 그.... 그렇게 .....당하는.....겁니까?????”

    첸은 입술이 덜덜떨려 말을 잇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오기를 모아 입술을 꽉 물고는 간신히 의문점을 피로했다.

    “그렇지 않지..”

    다행히 생각하던 결론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안기는 것은 혹은 받아주는 것은 싫어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한다라고 할까? 안기는 것을 싫어하면 아마 미쳐버릴꺼다. ”

    첸의 눈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그것은 아무하고나 섹스를 해도 언제나 좋다라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게 내가 그 섹스를 인정하지 않아도 느낀다는 건가요? 그건 말도 안돼요...어떻게 그럴수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도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지. 예를 들어 내가 원하지 않는데 나에게 손 대면 죽여버린다는 것처럼. ”

    첸은 자신이 그 이형의 생물을 태워버렸다. 한줌의 재도 남지 않게 . 

    강렬한 플래식 백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간다.

    “또 너는 지금은 힘들겠지만 그 힘을 조절하는 것도 원칙 중 하나지. 저절로 방출돼는 색기를 제어한다고나 할까. 드러나는 힘의 크기를 줄여버리는 거지. 그것만으로도 내 곁에오는 것이 제 정신은 유지할 수 있더군. 뭐 원인을 줄이니 좀 편하긴 해.”

    “하...지만... 난....난...원하지 않아요. 그....그런데.....그 것하고 할때는......느껴버렸어요.”

    첸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의 피가 원하는 거였겠지. 하긴 너는 나와 있을때도 안겼을 때는 반응하지 않았으니까.”

    “너무나 아프고 무서웠는데....몇번이나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좋아했었어요....”

    “엄청 굶주렸었나 보군. 하긴 네가 정신을 차렸을 때 며칠 지나면 오겠거니 했는데 몇주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으니 이상하다 하긴 했지.”

    첸은 덜덜 떨면서 울먹거렸다.

    “하.....하지만....난(難)님과 할때도 한번도 기절은.......나는 너무 싫었다구요...하지만.....그때. .....너무 민감해져서.....어째서.....”

    첸은 분명히 난(難)이외에는 제대로 성교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혀 느끼질 못했었다. 혹은 육체적으로는 느꼈다 하더라도 강한 정신제어력이 있는 그는 난(難)과 할때도 참기도 한적이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난(難)과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는 반응할 수 없는게 일반적이었다.

    “내 피가, 나의 주술보다 강한 힘을 발휘해서 언령의 주술인 《표식》의 제약을 넘어버린 걸꺼다...아마도...”

    첸의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그의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다. 

    찡그린 눈으로 앞에 서있는 난(難)에게 의지한다는 시선을 보냈다.

    “......저는..저는....안기기 싫어요...... 아무하고나 하기도 싫어요...너무나 끔찍해...............”

    잠시의 숨죽인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

    대답하지 않는 난(難)을 첸은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뭔가 방법이 생각난 듯  애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 안기길 원한다면 .....차라리....차라리... 죽고싶어.......제발.... 난(難)님.........”

    “죽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죽이지 않는다.”

    단호한 거절의 대답이 바로 돌아온다.

    너무나 끔찍하고 무섭다.

    “싫어요.....이런 나는 너무나 끔찍해....... 너무 무서워..... 싫어....죽일 수 없다면..... 죽여주시지 않는다면 .........나는 이렇게는 살고 싶지않아요....영원히 잠들고 싶어요....”

    “불허(不許)한다. 스스로 잠든다면 천번이고 만번이고 깨워주지. 너는 내가 다른이보다 더욱 익애(溺愛)하는 사람이다.”

    마지막의 마지막의 애원까지 단칼에 잘라버린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귀히 여긴다면 이렇게 하실 수 있으신건가요!!!!!!!!!!!!!!”

    첸은 너무나 분노했다. 난(難)의 거부에 즉시 튕기듯이 버럭 비명같은 고함을 지르며 소리쳤다.

    “그것은 너의 천형(天刑)! 너희들의 죄의 대가다. 나는 말했다. 너희들에게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리겠다고.  잘못을 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라.”

    첸의 몸이 싸늘히 식어간다. 

    곱게만 자라 언제나 기세등등했던 그였다. 난(難)님은 같잖은 자존심이라 칭하였지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 생각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이 당연한 삶이었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다. 모든 것을 자신의 의지로 만들 수 있었었다. 그만큼의 힘과 자신(自信)이 있었다. 하지만 새파란 이복동생이 제 성질에 못 이겨 갖은 수단으로 자신을 몰아냈을 때부터 자신의 생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남에게 동정을 받는 것을 수치로 여겼으나 너무나 힘들었다. 난(難)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어 너희들을 선택했다고 했으나 몇 년이 지나도록 첸에게는 난(難)이 《원하는 바》가 무었인지 알 수 없었다. 그만큼 난(難)은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필요로 하는 것도 없었다.  거래라고 생각했으나 결국 거래가 아닌 동정이 돼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 이후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점차 무서워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의식적으로 그 문제는 고민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기적인 첸의 무의식은  아가슈라를 마계에서 소환해버렸다. 

    아가슈라는 너무나 욕심이 많았다. 야망에 불타오르는 자였다. 전 차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신(大神)의 힘을 권력을 원하는 자였다.

    두 이기적인 사람이 합작해 벌린 일을 제압한 난(難)은 심판을 했다.

    첸과 아가슈라가 치러야 할 업보. 그것은 두 사람 다 죽도록 싫은....남자를 먹어치우는 몸으로밖에  갚을 수 없는 것이였다.

    선택은 없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