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31)
  • 내게 나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을 계약의 그 날로부터 끝이었다.

    자신에게서 혼자서 해결 못하는 일이 있다는 것에 절망한 그 날 

    타인에게 동정을 받았다... 아니 일방적인 도움을 받았다.

    동정이라는 느낌은 수치스러운 감각이다.

    자신이 설마 동정을 받을 일이 있을 거라고는 한번도 생각지 않았었다. 

    ***

    "모두 죽였나?"

    "예!! 보스!! 모두 죽었습니다. "

    "후후... 그래. 이로써 장가(張家) 의 피는 멸문이겠지. 마카오(澳門)는 우리것이다. "

    ***

    "아......으읏..... ...읏.."

    원래는 화려하고 아름다웠을 붉은 비단과 흰색비단의 조화가 완벽한 실내였다. 

    여기저기 사방에 시체들에게서 흘러나온  붉은 피가  복을 불러온다는 붉은비단의 색을 바래게 할 정도로 흥건히 혹은 여기저기 천에 흩어져 묻어있었다. 

    분명히 그 장소는 몇 시간 전 만해도 즐겁고 흥겨운 자리였다. 

    간간히 흘러나오는 가벼운 음악과 소근소근 담소를 나누던  즐거운 날의 가벼운 디너 파티였었다.

    하지만 그들을 이끄는 주역은 약간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며 하품을 했었던.. 더할나위없는 가볍고 무리없는 시간이었다. 

    "....으....헉...아... 아무도...읏...없..나.."

    그 남자는 혈향이 가득한 실내에서  벽쪽으로 기댄 채 앉아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그가 기대고 있는 벽에는 남자의 머리높이부터 피칠이 돼어 아래에 있는 그에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다리와 팔에는 피가 뭉글뭉글 나오고 있었고 그 중 가장 큰 상처는 아마도  그 어깨에서부터 가슴으로 이어져 배에 박혀있는 잭나이프 같은 칼이 깊숙이 지나간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의 몸에서 나온 피들은 그를 둘러싸듯이 일그러진 원을 그리며 흥건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읏"

    【점점 힘이..... 이대로 죽는 것인가...아니야.. 이럴순 없어......】

    그에게 선택된 이후 걸릴 것 없이 앞서나가던 생활이었다. 

    물론 문제가 없진 않았지만 가장 큰 일인 집안 문제도 무사히 넘겨 장가(張家)의 후계자로써 공공연히 인정을 받고 있는 시기였다. 분명히 장가(張家)의 조직도 근처조직과의 분란도 근래에 없던 파워가 생긴 장가(張家)의 힘에 밀려 일대를 평정해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하면 이 작은 구역이 아니라 이 홍콩을.. 더  나아가선 중국 본토까지 넘볼 수 있는 힘과 행운. 능력을 부여받고 있던 이 짱푸첸(張福潛-장부잠) 이었다.

    이렇게 어이없게 공격당할 장가(張家)가 아니었다.

    그에게 선택받은 인생. 대가로 몸을 주어야 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마카오(澳門)에서 대적할 바 없는 흑사회의 일파인 장가(張家)에서 태어나 그 운명에 따랐지만 스스로는 자신만의 목표를 정하고있었다. 사실 스스로는 혜택받은 인생인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장가(張家)의 후계자. 태어나자 마자 결정된 장자로서의 의미, 생활, 교육, 기대 그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었다. 

    엄격하지만 존중해주는 아버지, 아름답지만 귀하게만 키워진 세상물정 모르던 어머니, 미워하지는 않았지만 그리 친밀하진 않았던 가족.

    스스로 생각하기에 욕심이 많다. 혜택받은 인생이라 여기면서도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항상 분한 마음이 생겼던 그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었다. 

    단지.. 그것이 그의 힘으로만 일궈내지 못한 바에 대해서 스스로 환멸을 느꼈을 뿐 ....

    【몸만으로는 안돼는 것가요? 난(難)....님!!!】

    "난(難)....ㄴ......님"

    혈향이 가득하지만 고요했던 공간이 살짝 흔들렸다.

    비--싯......

    "당연하지 않는가? 너는 지금 생각하는 부분이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했나? 내가 너희들과 동조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텐데? 너희들의 모든 마음의 움직임은 감지된다. 내가 그걸 눈치못챌거라고  생각했나? 짱푸쳰이여"

    아무도 없던 공간에 흐릿이 나타난 인영은 신장 170센치 중반의 크기에 일반적인 조금은 마른듯한 몸매의 간단한 티셔츠와  편한 면바지를 입은 남자였다.

    중톤의 편안한 느낌의 목소리를 가진 평범한 인상의 모범생 타입.

    단지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눈동자의 홍채부분에 살짝 금광채가 돌고 있었다. 

    어두운 실내이긴 하지만...그 광채로 인해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바닥에서 20센치정도 떠있었다.

    "저...는 배신하..지 않..."

    “너?는? 배신하지 않았다? 흥, 상관없겠지. 놈!! 이미 알고 있다. 나와라!!”

    “누굴.... 읏..”

    첸의 입에서 쿨럭거리며 다량의 피가 분출되었다. 난자당한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날 지칭하는 것을 아니다. 이미 이 곳에는 아무도 산 사람이 없다.】

    “난(難).....님....왜......”

    “훗. 우습군. 네꼴이 어떤가? 그 잘난 자존심만 살아가지고 . 주제를 알라했거늘.”

    【몸이 재생돼지 않는다. 분명히 그 계약의 날 난(難)님에게 받는 힘으로 난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벼렸다. 이능의 능력, 힘, 재생력, 지능, 그 것으로 장가(張家)로 돌아와 다시 나의 자리를 찾았다. 】

    "나는 분명히 그 자리에서 공언했다. 계약이라고 나는 너희들의 모든것을 원한다고. 인생 . 생각. 어떤 짜투리도 없이 모두를 가진다고 했거늘... 올챙이를 구해주었더니 올챙이 시절을 기억 못하구나 개구리가! "

    【설마......태을방(太乙幇)의 임가(任家) 놈이 어떻게 우리 장가(張家)를 넘볼 수 있을까. 그 조무래기 놈이..누가 도와?....그런......】

    "그.......크윽.."

    "변명은 듣기 싫다!!! “

    “난(難).....님...어째..서....?”

    “흐흥~ 첸의 몸이 없어진다면 다음 숙주(宿主)를 찾아야 할텐데.....이미.. 각오하고 있는가? 그럼 죽어라! ”

    첸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단언한 난(難)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었다. 

    "읏.. 쿨럭.. 싫어...죽기 싫어..으윽.."

    부지불식간에 입밖으로 튀어나간다. 

    【이런 조롱을 받으면서도 다시 또 다시 온정을 구걸하는 건가...나는....하지만...】

    "...."

    "ㄴ.......난.....님...죽기 ..싫어요...흐흑... "

    건장한 체격의 최고급의 정장을 입은 -물론 그의 피인지 다른 사람의 피인지는 모르지만..피에 절어있고 찢어져있었지만... 절망적인 그시절조차도 겉으로는 어떠한 내색을 않했던 짱푸쳰은 진정으로 울기 시작했다. 피를 입에서 쿨럭쿨럭 토하며.

    너무나 아펐다. 분명히 죽을 것이다. 이능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는 않지만 몸의 상태는 알 수 있었다. 

    그의 심장은 이미 점차 멈춰가고 있었다. 몇분 안돼는 시간동안 너무나 많은 피를 흘렸고 뇌의 일부분은 제 기능을 하지않는다. 아까 머리 한쪽에 총알이 살짝 비켜지나갔었다.

    "살..려...주......큭..."

    첸은 투명해지는 난(難)의 뒷모습에 피로 가득한 점차 힘이 빠져만가는 손으로 뻗어 보았지만 뒤돌린  사람의 모습은 점점 더 투명해지기만 할뿐이었다. 

    그리고 짱푸첸은 이렇게 허망하게 죽는건가..라는 점점 둔해지는 머리로 생각을 하며 눈앞이 까맣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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