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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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애액이 울컥울컥 넘치는 게 부끄러워 그런 게 아니라고, 그냥 키스만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을 해 보기도 했지만, 그런 이겸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이제는 혀가 깊게 얽히기만 해도 아래가 미끌미끌해졌다.
“으응….”
혀끝만 아슬아슬하게 댄 채 문질리다가 떨어지고 또 애가 탈 정도로만 문질리는 것을 반복하던 이겸은 저처럼 흥분이 잔뜩 묻은 권태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잔뜩 들지만, 그래도 여긴 언제든 가족들이 올 수 있는 집이고, 또 집 안에서도 개인 공간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쓰는 온실이라 생각을 접는 게 맞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여기에 들러 차를 마시기도 하고, 식물을 돌보기도 하는 가족을 떠올린 이겸이 울렁이는 아랫배에 어깨를 떨었다. 멈춰야 하는데…. 정말 키스만 하고 싶어서 온 건데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만져 줄까.”
“…흣….”
바깥보다 따뜻하고 습한 온실 안으로 울리는 낮은 권태정의 목소리가 촉촉해진 피부 여기저기로 달라붙었다. 이겸은 어깨를 움츠리며 제가 원하는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권태정과 눈을 맞췄다.
“허락해 주면 만져 줄게.”
“…….”
“어디 만져 주면 좋겠어?”
“…하아….”
“젖꼭지? 아니면… 자지 만져 줄까? 아니다, 우리 이겸이는 구멍 만져 주는 것도 좋아하는데. 앞뒤로 미끌미끌하게 문질러 주면 좋아 죽잖아.”
말만 들어도 유두와 성기, 그리고 구멍이 만져지는 느낌이었다. 더는 견디기가 힘들어 이겸은 겨우 입을 열었다.
“…만져 주세요….”
“어디.”
“…전부….”
“그럼 젖꼭지 빨면서 구멍 만져 줄래.”
일부러 더 노골적으로 말한 권태정이 씩 웃으며 이겸의 티셔츠를 잡아 올려 입술 사이에 물렸다. 금방이라도 잔뜩 느껴 울 것 같은 얼굴로 티셔츠 자락을 얌전히 물고 있는 이겸을 보니 머리가 다 어지러웠다. 권태정은 칭찬하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고개를 기울여 반쯤 솟은 예쁜 유두를 혀끝으로 할짝이다가 톡 튀어나온 것을 세게 빨았다.
“…흐읏, 응….”
“우리 이겸이, 젖는 소리 나는 것… 같은데.”
가슴을 빠느라 숨이 섞이고, 뚝뚝 끊기는 목소리가 야해 정말 그 말대로 애액이 울컥 흐르는 게 느껴졌다. 이겸은 한 번에 속옷 안으로 파고든 뜨거운 손을 느끼며 고개를 젖혔다.
“하으읏…!”
단단하고 기다란 손가락이 성기를 문지르고 아래로 내려가 고환을 주무르다가 애액으로 범벅이 된 회음부를 짓눌렀다.
“이거 봐. 젖는 소리 날 만큼, 젖었지.”
회음부만 집요하게 문지르다가 뜨거운 것이 나오는 구멍을 막듯 중지 한 마디를 넣자 이겸의 몸이 움칠댔다. 권태정은 물소리를 내듯 중지를 안으로 담갔다가 빼고, 또 담갔다가 빼며 핥기만 해도 허리가 비틀리는 유두를 쪽, 쪽 소리가 나게 빨았다.
“흐으, 응….”
“하…. 이겸아, 자지 넣고 싶어.”
“…아, 넣어… 주세요….”
“씹….”
대답을 하느라 벌린 입술 사이에서 침으로 젖은 셔츠 자락이 떨어졌다. 이겸의 안을 쑤시고 있던 손을 빼낸 권태정이 애액에 젖어 번들대는 손으로 바지 버클을 풀었다. 그리고 다른 준비도 필요 없을 만큼 발기해 위로 달라붙는 성기를 꺼냈다.
“만져 줘.”
“…하아….”
권태정이 제 바지를 벗기는 동안 두 손으로 잔뜩 단단한 성기를 위아래로 쓸던 이겸은 바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홀린 듯 다시 입술을 찾아들었다. 뜨겁고 축축하면서도 달콤하게만 느껴지는 키스가 너무 좋았다.
“하읏!”
애액에 흠뻑 젖어 달라붙어 있던 속옷이 옆으로 젖혀지는 느낌과 함께 굵다란 것이 파고들었다. 물고 있던 권태정의 혀를 놓친 이겸이 겨우 어깨를 잡은 채 몸을 떨었다.
맞물려 있던 입술에서 늘어진 침을 혀로 끊어 머금은 권태정이 잔뜩 젖어 단숨에 성기를 빨아들이는 이겸의 안으로 깊숙하게 자지를 처박으며 내려 앉혔다.
“더, 읏…. 더 앉아 봐. 아, 엉덩이 다 대고.”
“그건… 흣, 아, 천천히…. 으응, 지금도 너무… 깊어요….”
“자기 깊게 쑤셔 주는 거… 아, 좋아하잖아.”
“하으, 으으응!”
허리를 잡아 아래로 확 내리는 순간 이겸의 성기 끝에서 말간 것이 터져 나왔다. 권태정은 웃으며 그대로 허리를 쳐올려 조금 전 이겸이 자극 당한 곳만 계속해서 짓눌러 주었다.
“아! 흣, 읏! 응, 으응, 아, 하앗!”
퍽, 퍽 몸이 맞물릴 때마다 성기 끝에서 물 같은 것이 뚝뚝 떨어지고, 애액이 마구 흘러나왔다. 이겸은 눈물까지 흘리며 권태정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렇게 두 사람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의자가 온실 바닥에 밀리는 소리가 울렸다.
“읏, 씹…. 이겸아, 아, 그거 알아? 여기…. 카메라 있는 거.”
“흐읏…!”
“아…. 자지 끊어지겠어. 왜, 누가 볼 것 같아서 더 흥분돼?”
온실을 만들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문 쪽을 더 잘 볼 수 있게 방범 카메라를 이쪽에도 하나 더 달아 두었던 것을 떠올린 권태정이 웃었다. 어디까지나 대문 쪽을 비추는 용도라 여기 사정이 담길 일은 없지만, 이겸은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이렇게 아래를 더 꽉 조이는 걸 보면.
“그게 아니어도, 아…. 엄마 종종 아빠랑 밤마다 여기 오시잖아. 갑자기 오시면 어쩌지. 새로 생긴 막내아들이 이렇게, 아…. 야한 거 아시면 어떡해.”
“흣, 아, 안 되는데…. 아….”
“안 된다면서 왜… 윽, 이렇게 허리를 움직여. 진짜, 안 되는 거 맞아? 우리 이겸이는, 아…. 들키고 싶은가 보다.”
“하으읏…. 아니, 아니에요…. 으응, 들키는 거 싫…어….”
“싫어?”
‘싫어.’보다 ‘시러.’에 가깝게 늘어지는 발음이 귀여워 웃은 권태정이 빠르게 허리를 쳐올렸다. 그 힘에 의자가 완전히 밀리다 못해 유리벽에까지 닿아 버렸다. 권태정은 손을 내려 이겸의 귀두 끝을 막듯 문지르다가 극점을 콱 쳐올리며 움직임을 멈췄다.
“아…!”
미칠 듯한 사정감과 몸에 고인 쾌감에 이겸은 잔뜩 풀린 눈으로 권태정을 바라보았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뚜욱 흐르는 침을 혀끝으로 받아 먹으며 혀까지 빨아 준 권태정이 이채가 도는 눈으로 웃었다. 저 역시 사정 직전이었다.
“같이 가.”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자지러지는 이겸을 보며 권태정은 한 번 더 세게 깊은 곳을 있는 힘껏 쳐올렸다. 그리고 귀두 끝을 막고 있던 손도 떼어 냈다.
동시에 찾아온 어마어마한 쾌감에 맞붙은 몸이 크게 들썩인 순간 의자가 한쪽으로 확 기울었다. 다리가 부서져 그대로 바닥으로 넘어지는 순간에도 권태정은 이겸을 보호했다. 떨어지며 반쯤 빠졌던 성기가 다시 깊게 꽂힌 순간 권태정은 이겸의 배 속으로 길게 사정했다. 이겸의 성기 끝에서는 기어이 물줄기가 팍 터졌다.
“하아…. 하으, 흐으….”
“하…. 후우, 씨발. 뭔 의자가….”
이겸이 가볍긴 하다지만, 그래도 성인 남자 둘이 가만히 앉아 있던 것도 아니고 계속 최대치로 힘을 주며 찍어 댔으니 그걸 버틸 수 있는 의자도 별로 없을 것이었다. 권태정은 다리 하나가 완전히 부서진 의자를 보며 온실 바닥에 누운 채 웃음을 터뜨렸다.
“이겸아, 물은 꽃에 줘야지.”
“…하아….”
권태정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제가 터뜨린 물이 권태정의 얼굴을 잔뜩 적신 걸 본 이겸이 놀라 얼른 소매로 얼굴을 닦았다.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서둘러 닦아 주는 이겸을 보며 내내 웃던 권태정은 몸을 일으켜 이겸의 안에서 성기를 느릿하게 빼냈다.
“죄송해요….”
“뭐가 죄송해. 진짜 꽃에 줬으면 꽃 다 없앴을 거야. 꽃이 뭔데 우리 자기 물을 받아먹어. 다 내 건데.”
“몸은 괜찮으세요? 넘어질 때 다치지는 않으셨어요?”
“괜찮아. 자기는 다친 데 없어?”
“…네에…. 실장님이 안아 주셨잖아요.”
“우리 자기 다치면 안 되니까. 아, 의자 엄마한테 뭐라 그러지. 저거 엄마가 직접 고른 의잔데.”
“어떡해요….”
걱정이 묻은 눈으로 보는 이겸을 귀엽다는 듯 보고 웃은 권태정이 얼굴 여기저기에 뽀뽀를 퍼부었다. 의자는 이미 부서져 되돌릴 수 없지만, 눈앞에 있는 달콤함은 아직 충분히 머금을 수 있으니까. 의자 따위는 사실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앉았는데 부서졌다고 하자. 하나 사 드리면 되지 뭐.”
어깨를 으쓱한 권태정이 우선 제 옷부터 정리를 한 다음 완전히 젖어 입는 게 불편할 이겸의 속옷을 벗겨 제 주머니 안으로 넣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바지를 주워 탈탈 털고 잘 입혀 주었다.
“어디 보자. 얼굴 예쁘고, 옷도 잘 다시 입었고…. 아, 예쁘다. 우리 이겸이. 이제 갈까.”
“…네.”
온실을 나서기 전 쪽 소리가 나게 한 번 더 입을 맞춘 두 사람이 바깥으로 나갔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습도를 맞춰 둔 안에서 나오니 바깥이 꽤 시원하게 느껴졌다. 손가락이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손을 잡고 정원을 가로질러 집으로 들어가자 거실에서 아버지와 차를 마시며 하루가 잠든 방 베이비 캠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산책은 잘 했어?”
“네, 엄마. 어, 그런데 온실에 의자 있잖아요.”
“응.”
“잠깐 들렀다가 제가 앉았는데 너무 갑자기 확 앉아서 그랬나…. 그 의자 다리가 하나가 부서졌어요. 죄송해요.”
“어머, 어디 다치진 않았어? 얼마나 놀랐어.”
놀란 얼굴로 다가와 권태정의 여기저기를 살핀 어머니가 걱정스럽게 대답을 기다렸다.
“안 다쳤어요. 엄마 아들 튼튼하잖아.”
“안 다쳤으면 됐어. 이겸이도 놀랐지.”
저를 보는 어머니의 얼굴에 뜨끔한 이겸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이참에 온실 의자 더 튼튼한 걸로 바꿔야겠다. 또 이러면 어떡해. 그나저나 태정이 너도 온실 들르는구나? 식물은 관심 없어 해서 안 가는 줄 알았더니.”
점점 더 뜨끔해져 아무 말도 못 하는 이겸과 달리 권태정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겸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싱긋 웃었다.
“아닌데. 저 꽃 좋아해요. 엄마 아들이 예쁜 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랬나? 꽃 좋아하면 좋지. 이겸이랑 종종 들러서 차도 마시고 해. 마음도 편해지고 좋아.”
“네. 좋더라구요. 온실 만들기를 잘했어요. 꽃도 보고, 물도 주고.”
권태정이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생각한 어머니가 반갑다는 듯 온실 이야기를 이어 갔다.
모두가 평온해 보이는 거실에서 이겸만 물을 줬다는 그 의미를 혼자 알아듣고 귓가를 붉힐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