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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 소년 외전-(20)화 (166/174)

외전 20화

저를 혼자 거실에 내보낼까 두려워 몸을 일으킨 이겸이 얼른 권태정을 끌어안았다. 몸이 마주한 순간 맞닿은 심장이 요동쳤다. 도저히 떨어질 수 없었다. 더 당겨 완전히 제 안으로 흡수시키라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이겸을 저에게서 분리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억제제….”

억제제가 분명 집 어딘가에 있을 것이었다. 오래 집을 비웠고, 주말에 와서 시간을 보낼 때도 억제제를 먹어야 할 일은 없었기에 한참 찾은 적이 없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전에 먹던 억제제가 방이든 거실이든 남아 있을 게 분명했다.

러트가 시작되어 버린 이상 억제제가 완전히 그걸 찍어 누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아직 완전히 다 터져 나온 상태는 아니라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이었다.

억제제…. 억제제를 전에 어디 뒀지. 권태정은 제 품에서 점점 더 페로몬에 적셔지는 이겸을 느끼며 달아오른 눈으로 방을 살폈다. 하지만 이미 제정신의 영역에서 벗어나 그런지 쉽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으응….”

그사이 손은 저도 모르게 이겸의 몸을 움켜쥐고 있었다. 억제제를 찾는 눈과 절대로 놓을 수 없다는 듯 구는 손의 괴리에 웃음 같은 숨을 터뜨린 권태정이 제 목덜미에 얼굴을 비비는 이겸의 어깨에 입술을 파묻었다.

“하읏….”

몸이 얼마나 달콤한지 입술을 대고 문지르기만 해도 달착지근한 향이 온정신을 물들였다. 억제제를 찾고 있던 눈동자 안에는 온통 이겸의 깨끗하고 흰 피부가 들어차고,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모든 곳에도 전부 이겸의 달콤함이 물들었다.

권태정은 제가 억제제를 찾고 있었다는 것도 잊고 정신없이 이겸의 살결을 머금은 채 열기 안으로 파묻혔다.

“…으응, 아…. 실장님….”

이겸의 어깨와 쇄골을 머금던 권태정이 그대로 고개를 내려 불긋하게 솟은 유두에 입술을 비볐다. 열이 오른 입술이 단단해진 것을 누르다가 벌려 빨아들이자 하얀 허리가 움찔대며 자지러졌다. 권태정은 혀로 유두를 짓누르고 문지르다가 주위를 돌려 핥아 주었다. 그러다 노골적인 소리가 나게 쪽 빨자 긴 신음이 울렸다.

“으으응….”

“좋아?”

“네에…. 흣, 좋아요…. 좋아요, 실장님….”

“전엔 여기서 맛있는 거 나왔는데.”

“으응….”

“계속 빨면 또 나오려나.”

가슴 마사지를 해 줄 때 제가 빨 때마다 조금씩 모유가 맺혔던 것을 떠올린 권태정이 그때처럼 유두를 자극하며 깊게 빨아들였다.

떨리는 숨을 내쉰 이겸이 눈도 뜨지 못한 채 고개를 저었다.

“이젠… 으응, 안… 안 나올… 하읏…!”

아프지는 않고, 기분 좋은 자극이 될 정도로만 깨물며 유두를 강하게 빨아들인 권태정이 이겸을 침대로 눕히고 몸을 뒤덮었다.

온몸을 꽉 압박하듯 짓누르는 느낌이 좋아 이겸은 두 팔을 뻗어 권태정의 목을 끌어안았다. 얼굴이 가까워지며 눈이 마주친 순간 벌어진 두 입술이 정신없이 서로를 머금으며 뒤섞였다.

제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듯 페로몬이 터져 나왔다. 서로의 페로몬으로 몸이 완전히 물드는 느낌이 너무나 좋아서 그것 외에는 다른 것은 무엇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권태정은 이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 페로몬으로 덮어씌우며 복숭아 향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제 멈출 방법은 없었다. 몸을 답답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벗어 던진 권태정이 이겸의 새하얀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그렇게 파고들어도 늘 작은 구멍에서 애액이 울컥 흐르는 게 보였다.

얼마나 많이 흘렀는지 이미 회음부와 허벅지 안쪽까지 끈적하게 젖어 있었다. 회음부를 두 손가락 끝으로 누르며 문지른 권태정이 좁고 뜨거운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아…….”

잔뜩 젖은 구멍은 손가락 두 개가 한 번에 들어가는데도 무리 없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미끌거리는 내벽이 손가락을 꽉 조이는 느낌에 권태정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최대치로 손가락을 넣어 깊은 곳을 휘저었다. 얕은 곳부터 깊은 곳까지 전부 자극 당한 이겸은 짧은 손톱이 안을 건드리는 느낌에 마구 허리를 떨었다. 쏟아지는 페로몬과 정신없이 퍼지는 열기가 평소보다 더 몸을 민감하게 만들었다.

“으응…. 좋아….”

“좋아?”

“좋아요…. 아, 흣…! 거기는, 응…!”

“여기가, 하…. 좋아?”

고개를 끄덕이는 이겸을 잡아먹기라도 할 것 같은 눈으로 본 권태정이 단숨에 손가락을 빼냈다. 이미 잔뜩 젖어 받아들일 준비가 된 끈적한 내부를 손가락이 차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흥분이 들끓어 제대로 된 판단 따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최고의 판단이라 생각한 권태정이 흉포하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성기를 이겸의 다리 사이로 맞췄다.

“하….”

뜨겁고 단단해진 자지 끝이 녹진하게 풀린 입구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이겸의 허리가 움찔댔다. 그리고 기어이 단숨에 파고들어 자지러지는 곳을 짓누른 순간 이겸의 허리가 들리며 성기 끝에서 말간 것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나름 아직 남은 이성을 붙잡고 배려하며 박고 있는데도 이겸은 권태정이 움직일 때마다 어쩔 줄을 모르며 허리를 마구 비틀었다. 배려를 무색하게 만드는 큰 성기는 힘을 많이 주고 움직이지 않아도 함부로 이겸의 내벽을 문지르고 들쑤셨다. 이겸은 결국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크게 허리를 들썩이며 권태정의 배와 가슴에 묽어진 정액을 쏟아 냈다.

“하으, 으으응….”

쏟아지는 쾌감과 열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겸의 안에서 애액에 잔뜩 젖은 성기를 빼낸 권태정이 이번에는 뒤에서 몸을 맞췄다. 마르고 부드러운 몸을 꽉 끌어안고 어깨에 입술을 묻은 채 단박에 파고든 권태정은 점점 머릿속에 배려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충분히 좋지만, 더… 더 격렬하고 싶었다. 마른 몸을 두 팔에 더 꽉 가둔 권태정이 허벅지를 잡아 들어 제 다리 쪽으로 당기며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였다.

자지를 꽉 조이는 내벽이 깊게 안을 찧으며 들어가면 딸려 들어갔다가 확 문지르며 나가면 그대로 커다란 것에 이끌려 나갔다. 이대로 배 속을 가득 채운 성기가 빠져나갈까 봐 두려운 마음까지 드는 움직임에 이겸은 고개를 뒤로 해 권태정과 혀끝을 비비며 애원했다. 제발 나가지 말라고, 제발 더, 더 깊게 안아 달라고.

“흐윽…. 나가는 거, 나가는 거 싫어요….”

“그냥 그럼 넣고 이대로 살까? 나가는 게, 윽…. 싫으면 방법이, 하…. 없잖아.”

나가는 게 싫다고 하면서도 꽉 조이는 내벽을 확 쓸며 나갈 때면 이겸의 허리가 떨리는 게 느껴졌다. 권태정은 성기가 빠진다는 느낌이 확 날 만큼 몸을 물렀다가 퍽 소리가 나게 다시 파고들어 완전히 몸을 맞붙였다.

“하으읏!”

“하…. 윽, 이러고 살자, 이겸아. 나도 씨발, 여기서 나가기… 싫어. 떨어지지 마. 아무 데도, 하, 가지 마.”

눈앞이 하얗게 번졌다가 새까맣게 변하고 빛이 번쩍였다가 다시 암흑으로 변했다. 정신없이 번지는 빛과 또 끝도 없이 몸을 감싸는 쾌락에 이겸은 신음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겨우 입술만 벌린 채 흐느꼈다.

“흣, 으응, 응…. 아, 흑, 거기만… 아, 아아….”

“여기만, 박아 주니까… 아, 좋아? 우는 소리가… 너무 야해.”

나가는 게 싫다는 말을 들어주듯 권태정은 깊은 곳에 자지 끝을 파묻은 채 잘게 퍽, 퍽 안을 쳐 주었다. 찌를 때마다 안이 축축해지는 느낌이 나고, 이겸이 자꾸만 몸을 뒤쳤다. 권태정은 이겸이 절대 제 두 팔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강하게 끌어안은 채 힘껏 허리를 움직여 찧어 댔다.

“아, 아아… 하으, 으으응, 흐읏!”

쫀득하게 성기를 무는 내벽이 더 확 수축하며 벌벌 떨렸다. 이겸은 잔뜩 느끼는 곳을 엉망으로 짓눌린 채 물을 터뜨렸다. 같은 곳을 짓찧을 때마다 물줄기가 세차게 터져 나왔다.

“흐으, 응! 아, 지금, 으응…! 갔는데… 아…!”

물줄기가 터져 나와 시트를 적시는 걸 보면서도 권태정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이겸은 가는 중에도 더 큰 쾌락과 마주하며 고개를 젖혔다. 크게 터져 나온 신음과 동시에 또 이만큼 나올 수 있나 싶은 물줄기가 터져 나와 젖은 시트 위를 다시 한번 더 완전히 적셨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권태정의 두 팔에 갇혀 말도 안 되는 쾌감과 마주한 이겸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권태정은 완전히 늘어진 이겸의 몸을 안은 채 몇 번 더 움직이다가 배 속 깊은 곳에 사정했다. 배 속을 채울 만큼 잔뜩 사정했는데도 단단한 성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하…. 후우.”

흉기 같은 성기를 이겸의 안에서 빼낸 권태정이 이겸을 편하게 눕히고 그 위로 올라탔다. 눈물로 잔뜩 젖었는데도 이겸은 참 예뻤다. 정신을 잃은 것을 알면서도 막 멋대로 굴고 싶을 만큼.

하지만 저는 이겸의 연인이고, 남편이었다. 이겸을 마음껏 가져도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겸을 누구보다 앞에서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보호. 그래, 보호. 그건 어떻게 하는 거였지. 머리를 굴려 보지만, 당장 떠오르는 게 없었다.

거친 숨을 내쉬며 잠든 이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 권태정은 다시 녹진한 구멍 안으로 제 것을 맞췄다. 조금 전까지 성기를 물고 있던 내벽이 꽉 조이며 안으로 이끌었다. 우리 이겸이 자면서도 이렇게 야해서 어떡하지. 이성이 없는 중에도 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만 목덜미를 빨던 권태정이 고개를 내려 쇄골에 짙은 자국을 남겼다.

“이겸아…. 아, 이겸아.”

하루가 배 속에 있을 때는 제 자지가 들어가도 배가 볼록 나와 있어 윤곽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다시 제 성기의 윤곽이 보였다. 권태정은 열기가 맴도는 눈으로 불룩해진 이겸의 배 위를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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