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열 소년 외전-(14)화 (160/174)

외전 14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혀끝으로 흥분한 유두 주위를 핥은 권태정이 그걸 내려다보며 울먹이는 이겸과 눈을 맞췄다. 그리고 떨리는 눈동자와 마주한 채 느릿하게 혀를 움직였다. 안을 쑤시듯 혀 끝에 힘을 주고 찌를 때마다 모유가 방울방울 흘러내려 권태정의 혀와 입술을 적셨다.

이겸은 완전히 달아올라 권태정에게서 눈을 떼지도 못한 채 그 모든 장면을 전부 두 눈에 담았다. 너무 부끄러워 도망치고 싶은데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맛있어.”

모유가 나오지 않던 쪽에서 나오는 게 반가워 그쪽만 빨아 줬더니 이미 나오고 있던 쪽은 아예 가슴을 타고 한 방울씩 흘러내린 모유로 몸이 다 축축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한 방울이 흐르고 또 그 위로 한 방울이 흘러 젖은 몸은 무척 야했다.

이 상황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변태라면 권태정은 그냥 변태가 되기로 했다. 사실 이겸을 만난 후로 변태가 아니었던 적도 없었으니까.

“이러다 시트까지 젖겠다.”

장난기가 묻은 목소리로 말한 권태정이 젖은 이겸의 배에 혀끝을 대고 느릿하게 핥아 올려 다시 가슴으로 올라갔다. 제 침인지 젖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것으로 젖은 유두를 일부러 아주 살짝 빨아 주자 이겸의 배가 들썩였다.

“하아…. 으응, 혀가 너무… 응, 뜨거워요….”

“아…. 나 진짜 쌀 것 같아, 자기야. 무슨 말이 그렇게 야해.”

혀가 뜨거워서 뜨겁다고 한 것뿐이겠지만, 권태정의 귀에는 그 말이 신음보다도 야하게 들렸다. 그래서 권태정은 뜨겁다는 이겸을 눈동자만 들어 눈에 담으며 유두를 더 집요하게 빨았다. 다시 처음에 했던 것처럼 유륜까지 입에 넣고 세게 빨자 겨우 혀끝만 적시던 모유가 조금 더 많이 흘러나왔다. 권태정은 못 견디겠다는 듯 이겸의 가슴을 집요하게 빨며 손을 내려 이겸의 속옷 안으로 넣었다.

“아…. 흐읏, 어떡해….”

막달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섹스를 하지 않고, 한 번씩 권태정이 이겸의 성기를 만져 주고, 아래를 얕게 자극해 주는 정도로만 관계를 가졌었다. 그리고 당연히 삐약이를 낳은 뒤에는 이겸의 몸을 생각해 서로의 얼굴이나 귀, 어깨, 팔을 만지면서 깊게 키스하는 게 짙은 스킨십의 전부였다.

한동안 몸을 만지지 않아 감각에 취약해진 몸은 한껏 풀어져 권태정을 끌어당겼다. 이겸은 제 젖은 성기를 매만지는 권태정의 손에 신음하며 온몸을 휘감는 쾌감에 헐떡였다.

“하으읏…. 실장님, 응, 할 것, 아…. 할 것 같아요….”

“응, 해도 돼.”

손으로 쥐자마자 사정할 것처럼 움칠대는 이겸을 달래듯 말한 권태정이 조금 더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여전히 입 안에 유두를 넣은 채였다.

“아… 아아…. 으응, 실장님…. 흣, 자기야….”

젖꼭지를 빠는 힘이 거세지자 나오는 말간 액의 양이 조금 더 늘어났다. 조갈이 난 사람처럼 이겸에게서 나오는 것을 쭉쭉 빨아 목 뒤로 넘기며 권태정이 사정해 허리를 크게 들썩이는 이겸의 성기를 쉬지 않고 만져 주었다. 극점에 닿아 느끼는 중에도 자극을 멈추지 않는 손길에 이겸은 울며 권태정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또, 으응, 또… 하읏, 또…. 또 할 것 같아요….”

반대쪽 유두가 입 안으로 들어가 혀에 짓뭉개지는 느낌에 이겸은 연달아 극에 달했다. 조금 전 사정한 성기 끝에서 울컥 다시 묽은 것이 터져 나와 권태정의 손과 속옷을 적셨다.

쪼옥…. 노골적인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지고 속옷 안에서 젖은 손이 빠져나왔다. 제가 내내 빨아 불긋해진 이겸의 가슴을 내려다본 권태정이 긴 숨을 내쉬었다.

“하….”

조리원복을 벗어 드러난 가슴과 배는 모유와 제 타액으로 젖어 있고, 얼굴은 쾌감을 이기지 못해 흘린 눈물로 젖어 있었다. 그리고 다리 사이는 정액과 애액으로 잔뜩 젖어 허벅지 사이가 이미 엉망이었다.

씻고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젖은 이겸의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발목까지 내려 벗긴 권태정이 살짝 다리를 벌리게 하곤 끈적끈적하게 젖은 허벅지 안쪽을 내려다보았다.

“…….”

이겸의 몸에서 나온 모든 물은 다 저의 것이었다. 그대로 몸을 내려 고개를 기울인 권태정이 복숭아 향이 나는 허벅지 안쪽을 혀끝으로 길게 문질렀다. 그리고 추웁 소리가 나게 빨아들여 붉은 자국을 남겼다.

더 하라고, 이대로 머리 끝까지 차오른 욕망을 보이라고 부추기는 충동이 머리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권태정은 끝까지 제 성기를 보이지 않았다. 대고 문지르기만 해도 사정할 수 있을 만큼 발기했지만, 그래도 여기서 꺼내면, 이겸에게 닿으면 제어할 수 없을 것만 같아 그대로 이겸을 끌어안은 채 몸을 포갰다.

“예뻐.”

“…….”

“너무 예뻐. 안 예쁜 구석이 없어.”

“…….”

“눈만 마주쳐도 노팅할 것 같아….”

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만 이겸의 목덜미를 입술로 머금은 권태정이 살짝 몸을 떼어 눈을 맞췄다. 눈동자가 마주하며 서로를 머금는 순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이끌려 다가갔다. 그리고 정신없이 입을 맞췄다. 권태정은 이겸을 혀로 옭아매고 또 옭아매며 저의 욕망을 채웠다. 말하지 않아도 제 목을 먼저 끌어안고, 제 혀가 풀리면 먼저 혀를 내밀어 혀끝을 건드리는 이겸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했다. 권태정의 욕망은 섹스로만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이겸의 손짓, 이겸의 시선이면 권태정은 늘 만조(滿潮)였다. 그의 해수면은 언제나 가장 높은 곳에서 일렁였다. 그리고 그 일렁이는 사랑은 언제나 이겸의 가장 안락한 둥지였다.

“하아….”

“하….”

서로의 사랑에 가득 잠긴 채 숨을 쉬지 못하는 것도 잊은 채 맞물려 있던 입술은 한참이 지나서야 떨어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만큼 머금고 또 머금었는데도 떨어지는 게 아쉬워 그 뒤로도 또 한참을 가볍게 머금고, 쪽, 쪽 소리가 나게 입 맞추며 서로의 얼굴과 웃음을 매만졌다.

“어…. 이제 안 나오네.”

방울지며 유두에 맺히던 모유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겸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저를 올려다보는 권태정과 눈을 맞췄다.

“…어떡해, 내가 다 마셔서 그런 거 아냐?”

“아닐 거예요. 원래 안 나오는 경우가 더 많고, 나온다고 해도 조금이라… 그 정도 나와서는 삐약이한테 주기 어렵다고 했었어요.”

“…나 아까 많이 마셨는데.”

정말 심각해진 권태정을 보고 작게 웃은 이겸이 양손으로 잘생긴 얼굴을 잡고 살살 달래듯 흔들었다. 제 손에 가만히 잡힌 채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권태정이 너무 귀여워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귀여워….”

“자기야, 나 귀여워?”

“네에…. 자기 귀여워요.”

“그럼 귀여움 받을래, 자기한테.”

커다란 몸이 구겨지며 이겸에게 안겨들었다. 절대 품에 쏙 들어갈 수 없는 커다란 몸을 웃으며 안은 이겸이 권태정의 머리칼에 입술을 묻은 채 천천히 머리를 쓸어 주었다. 두근두근한 제 심장 위로 권태정이 있는 게 좋았다.

“속상해? 삐약이한테 못 먹여서?”

“안 속상해요. 처음부터 나올 확률이 너무 적다는 거 다 알고 있었고…. 분유가 나쁜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이겸이 진짜 이제 어른이네.”

“예전이라면 속상했을 것 같아요. 제가 노력한다고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다 저 때문인 것 같았을 텐데…. 이젠 안 그래요. 노력할 만큼 했는데도 안 되는 일에 속상해하면서 행복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언제 우리 애기 이렇게 다 컸어. 맞아. 안 될 일에 연연하지 말자.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콩닥대는 마음 위에서 울리는 낮고 진중한 권태정의 목소리가 좋아 이겸은 그의 머리를 더 꼬옥 끌어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이겸의 가슴 마사지는 권태정만 모유를 잔뜩 먹고 마무리를 짓게 되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만 기억하는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더 생겼기에 아쉬움이 남을 자리에는 작고 빛나는 웃음이 들어찼다.

그리고 그 웃음은 해가 길어지며 조리원 침대 위로 불그스름한 오후의 빛이 들어오고, 두 사람을 결코 뒤덮을 수 없는 어둠이 세상을 물들일 때까지 이어졌다.

* * *

조리원에서 나와 권태정의 본가로 들어간 이겸은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겸이 공부하는 동안에는 권태정과 권태정의 어머니, 그리고 베이비시터가 삐약이를 봐 주었다. 그 덕분에 이겸은 제가 정한 시간 동안 집중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겸아, 출출하지 않아? 간식 더 챙겨 줄까?”

병원과 조리원에 있는 동안 밀린 강의를 빨리 따라잡기 위해 한 번에 두 개씩 듣고 내려온 이겸이 할머니의 품에서 눈을 동글동글 뜨고 웃고 있는 삐약이에게 다가갔다.

“삐약아, 아빠 왔네. 아빠, 공부는 잘 하셨어요?”

“어머니, 힘드셨죠. 이제 제가 볼게요.”

“힘들기는. 우리 삐약이가 얼마나 순하고 착한지 그냥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 방긋방긋 웃는 것 좀 봐.”

본가에 들어와 지내면서 바뀐 것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은 호칭이었다. 어머님, 아버님에서 어머니, 아버지로 변한 호칭 덕분에 이겸은 정말 태성그룹 권 씨 집안의 막내가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권태정 가족들의 귀가 시간이었다. 약속이 있기도 하고, 일을 하느라 늦게 들어오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들어와 삐약이와 놀기 위해 줄을 서곤 했다.

“사모님, 회장님 들어오십니다.”

“어머, 이겸아. 아빠 또 벌써 오셨나 보다. 요즘 매일 집에서 저녁 드시니 너무 좋아. 나가서 드시면 꼭 약주 하고 들어오셔서 아무래도 걱정이 많았거든.”

집안일을 돌봐 주시는 여사님의 말씀에 자리에서 일어난 이겸이 어머니와 함께 현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으로 들어오는 아버지와 누나, 형에게 차례로 인사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