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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 소년 외전-(6)화 (152/174)

외전 6화

“오늘 공부 다 한 거지?”

“네, 숙제 내 주신 것도 다 하고, 복습도 다 했어요.”

“그럼 이제 내 맘대로 해도 돼?”

머리칼을 쓸다가 뺨까지 톡 건드리는 손길이 간지러우면서도 좋았다. 이겸은 마주하는 시선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정히 마음을 들뜨게 하는 목소리는 늘 이겸의 사랑을 기울어지게 했다.

정성스럽게 꾸며 준 공부방을 나와 침실로 간 권태정이 포근한 침대 위로 이겸을 앉히고 그 뒤로 올라 앉았다. 제 가슴팍에 이겸을 편히 기대게 한 채 머리칼과 귓가, 뺨에 차례로 입 맞추자 이겸의 어깨가 움찔대는 게 느껴졌다. 권태정은 편하게 페로몬을 풀며 이겸의 티셔츠 아래로 손을 넣었다.

“아….”

둥그렇게 부른 배 위를 쓰다듬는 손길이 무척 다정했다. 이겸은 티셔츠 안으로 권태정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내려다보며 괜히 부끄러워져 입술 안쪽을 물었다가 놓는 것을 반복했다.

거의 매일 같이 씻기도 하고, 몸에 크림을 발라 주느라 제 배가 얼마나 불렀는지 다 알고 있다지만, 그래도 처음 만났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몸을 권태정에게 보이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임신 초반에 배가 살짝 나왔을 때도 그랬었는데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나온 지금은 더 그랬다. 권태정은 늘 예쁘다고 해 주지만, 그래도 이겸은 자꾸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실장님.”

“응, 이겸아.”

“배가 많이 나왔는데…. 만지실 때 이상하지 않으세요?”

권태정은 이겸의 물음을 단번에 이해했다. 전에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땐 아주 살짝 배가 나왔을 때였는데 그때도 이겸은 제가 배를 보고 만지는 것을 부끄러워했었던 기억이 났다. 그 뒤로도 제가 크림을 발라 줄 때나 욕조에서 배를 만져 줄 때마다 조금 부끄럽다는 듯 저를 보곤 했다.

“이상하진 않고 걱정이 되기는 해. 삐약이가 잘 자라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우리 이겸이는 배가 아프진 않을까, 또 불편하진 않을까 싶어서.”

“몸이 전보다 무겁기도 하고, 편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아직은 괜찮아요. 제가 걱정되는 건….”

“응, 우리 자기가 걱정되는 건 뭐야?”

“…전 제 몸인데도 한 번씩 어색할 때가 있는데…. 실장님께서는 더 그러실 것 같기도 해서요….”

살살 티셔츠 안으로 이겸의 사랑스러운 배를 문지르던 권태정이 이겸의 손을 잡아 배 위로 올렸다. 그리고 그 손 위를 커다랗고 따뜻한 손으로 덮은 채 함께 배를 매만졌다. 아주 부드럽고 다정하며 애정이 가득 찬 움직임이었다.

“나한테 중요한 건 네가 담고 있는 생각, 네가 머금은 기분, 네 마음속 목소리들. 그리고 네 건강이야.”

“…….”

“사실 더 집착적이긴 해. 네 시선의 방향, 작은 표정의 변화, 웃음의 무게, 손 끝에 실리는 힘….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다 신경 쓰고, 챙기고 싶고, 그만큼 좋아해.”

“…….”

“물론 당연히 이겸이 네 얼굴, 몸도 좋아하지. 예뻐서 더 좋은 거 맞아. 싫을 리가 없지. 그런데 그게 달라진다고 해서 내 마음이 달라지진 않아.”

여전히 권태정의 손은 이겸의 손을 뒤덮은 채 배 위에 있었다.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몸 위에 놓인 온기에서 이겸은 권태정의 사랑을 느꼈다. 눈을 맞추고 싶고,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어떻게 변하든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연이겸이니까.”

“…….”

“그리고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러워. 달래려고 하는 말 아니고 진짜야. 안 예쁜 구석이 없는….”

귓가에 따뜻한 말을 속삭이던 순간 권태정과 이겸의 움직임이 동시에 멈췄다. 이겸은 얼른 고개를 돌려 권태정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함께 느낀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

“…움직인 거 맞지?”

“그런 것 같아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두 사람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내내 그러고 있던 것처럼 천천히 두 손으로 배를 쓰다듬은 순간 다시 배 속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태동이었다.

“어…. 또 움직였어.”

“…아…. 삐약이가 같이 얘기하고 싶은가 봐요.”

“이거 태동 맞지? 삐약이가 움직이는 거.”

“네…. 얼마 전에 배가 뽀글뽀글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었잖아요. 태동인 것 같다고….”

“아, 응. 그땐 이렇게 겉으로는 안 느껴졌었는데.”

“그사이에 또 삐약이가 많이 컸나 봐요. 그게 벌써 몇 주 전이니까…. 너무 신기해요.”

배를 쓰다듬을 때마다 그 움직임에 답하듯 톡, 톡 배를 누르는 느낌이 났다. 권태정은 이겸의 뺨에 깊게 입 맞추며 직접 배 위로 손바닥을 가만히 밀착했다. 따뜻한 배 안에서 꼬물거리는 게 한 번씩 느껴질 때마다 그 작은 움직임이 사랑스러워 눈물이 다 날 것만 같았다.

“우리 삐약이 잘 노네. 이겸이 아빠 배 속 따뜻해서 좋지? 건강히 잘 커서 만나자. 보고 싶어, 우리 삐약이. 이겸이 아빠 너무 힘들게 하진 말고. 사랑해.”

권태정은 매일 밤 피곤해도 꼭 삐약이에게 목소리를 들려주곤 했다. 이렇게 품에 기대게 한 채 배를 쓰다듬으며 말하거나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워 배를 마주 보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삐약이에게 다정한 이야기를 해 주는 권태정을 보며 이겸은 새삼스럽게 참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우리 이겸이는 더 사랑해.”

얼굴이 보고 싶어 고개를 돌린 이겸은 제 얼굴 위로 다가오는 권태정을 보며 눈을 감았다. 곧 맞물린 입술 안으로 따뜻함이 번졌다.

“이겸아. 그거 알아? 나도 네 배 속 따뜻한 거 안다?”

“네? 그게 무슨….”

되묻던 중 의미를 깨달은 이겸의 얼굴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잔뜩 부끄러워져 고개를 푹 숙이자 커다란 손이 이겸의 턱과 뺨을 한 번에 감싸 쥐며 부드럽게 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시 급히 입술이 맞물렸다.

“…으응….”

배를 매만지던 손을 자연스럽게 더 위로 올린 권태정이 유두를 만지려다가 손가락을 거두었다. 임신 중 뭘 조심해야 하는지 찾던 중에 유두를 자극하면 안 좋으니 조심하란 말을 본 뒤로 섹스할 때도 유두를 물고 빨거나 돌려 주는 식의 자극은 자제하고 있었다.

이겸의 온몸이 성감대라는 것은 알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유두로 잘 느낀다는 것을 알기에 자극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이겸과 삐약이를 위해 참는 중이라 지금도 손가락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하…. 우리 이겸이 가슴 만져 주는 거 좋아하는데 아쉽지.”

“하아….”

“젖꼭지 돌려 주면 야한 소리 못 참잖아.”

귀에 입술을 댄 채 야한 말을 흘리는 권태정에 이겸은 그 말만으로도 헐떡였다. 권태정이 집요하게 유두를 자극해 줄 때의 그 감각을 너무나도 잘 아는 이유였다.

“혀 세워서 주위만 돌려 핥다가 세게 빨아 주면 아래 젖어서 축축해지고….”

“…으응, 아….”

배 위에 있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단숨에 속옷 안으로 파고들어 반쯤 선 성기를 쥐었다. 이겸은 권태정의 손에 잡힌 채 완전히 품으로 늘어지듯 파묻혔다. 권태정의 낮고 젖은 목소리가 조금도 바깥으로 흐르지 않고 제 귓속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겸은 눈도 뜨지 못한 채 그 목소리에, 성기를 매만지는 손길에 몸을 맡겼다.

“우리 자기 가슴만 빨아 줘도 간 적 많잖아.”

흥분에 더 낮아진 목소리가 깊게 파고들수록 이겸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권태정은 이제 아예 제 손에서 단단히 발기한 성기를 쥔 채 느릿하게 쓸다가 선단을 엄지로 막은 채 살살 돌려 문질렀다. 자극하면 할수록 몸에서 힘이 빠지고 저에게 완전히 몸을 밀착하는 이겸이 사랑스러웠다. 이대로 제 안에 흡수되었으면 좋겠다는 미친 생각이 들 만큼.

“흐읏, 응…. 실장님….”

“실장님이 만져 주는 게 좋아?”

“자기… 으응, 자기야…. 키스, 아…. 키스하고 싶어요….”

“우리 자기 까졌네. 실장님이 만져 주는데 키스는 또 자기랑 하고 싶고.”

눈물에 젖어 매끄러운 눈동자가 권태정을 향했다. 아랫배가 확 당기는 것을 느낀 권태정이 그대로 고개를 숙여 이겸의 입 안을 헤집었다. 닿기도 전에 벌어진 두 입술은 맞물리는 순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를 머금고 가두었다.

“으음…. 응….”

뜨거운 혀가 이겸의 혀를 빨다가 끝을 쪽 빨아들였다. 그리고 혀를 한 번 핥으며 다시 입술을 마주했다. 입 안에서 정신없이 뒤엉킨 혀에 이겸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권태정을 향해 입술을 벌렸다. 여유가 전혀 없는 권태정의 숨이 닿을 때마다 다리 사이로 쾌감이 고였다.

“아…!”

결국, 이겸은 권태정이 아프지 않게 혀끝을 깨물었을 때 극에 달했다. 권태정에게 기댄 채 크게 들썩인 몸이 그 여운에 몇 번 더 잘게 떨린 뒤에야 달아오른 숨이 터져 나왔다. 권태정은 이겸의 정액으로 잔뜩 젖은 손을 꺼내 손끝을 쪽 빨았다. 그 소리에 기겁한 이겸이 얼른 손목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왜 못 먹게 해. 맛있는데.”

몸을 옆으로 기울여 티슈를 뽑은 이겸이 얼른 권태정의 손을 닦았다. 그동안 권태정은 땀에 살짝 젖은 이겸의 머리칼을 만지며 장난을 쳤다.

“아, 다음엔 입 대고 바로 마셔야지. 입에 싸 줄 때는 삼켜도 뭐라 안 하면서.”

“…그,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전에… 실장님이 삼키시니까….”

“아, 하긴. 우리 이겸이 자지러져서 내가 먹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지.”

자지러진다는 말이 너무 야하게 들려 이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채 권태정의 손만 꼼꼼히 티슈로 닦았다. 그리고 깨끗해진 손가락 끝에 가볍게 입술을 댔다.

“이제 씻고 자자. 씻겨 줄게.”

“…실장님은… 안 하셨잖아요.”

“자기 무리하면 안 되잖아. 요즘 공부까지 하느라 힘들 텐데. 내일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강의 듣고 그럴 거 아냐.”

이겸은 얼른 고개를 돌려 시간을 확인했다. 이제 열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요즘 권태정이 출근할 때쯤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고 하느라 평소보다 조금 타이트한 계획적 날들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정도 되기 전에 자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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