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하…. 후우. 이겸아, 그렇게까지 안 해도… 읏….”
이겸을 딱딱한 바닥에 무릎 꿇게 둘 수는 없다는 마음과 쾌감이 마구 뒤섞여 권태정을 두드렸다. 권태정은 제 귀두가 눌러 볼록해진 이겸의 볼을 매만지다가 커다란 손으로 목덜미까지 감싸 쥐었다. 뚝 떨어지는 시선을 온 얼굴로 받으며 이겸이 입술을 오물거렸다.
“…하….”
이겸의 목덜미에 놓인 기다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이대로 머리칼을 움켜쥔 채 확 눌러 버리고 싶단 생각이 순간 스쳤다. 상상만으로도 페로몬이 엉망으로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이겸의 아래에서도 애액이 울컥 엉망으로 흘러 구멍을 적시고, 샤워 부스 바닥으로 늘어지듯 떨어졌다.
아니, 씨발. 안 할 거야. 안 누를 거야. 이겸이 아프게 안 해. 힘들게 안 할 거야. 기분 좋게 해 주겠다고 무릎까지 꿇은 애 절대 더 아프게 안 할 거야. 권태정은 쾌감에 물들어 진창에 처박히려는 이성을 가까스로 마주하며 이겸의 볼록한 볼을 살살 문질렀다.
“아…. 이제, 읏, 그만…. 할 것 같아, 이겸아. 이제 빼도 돼.”
버거운 듯 자지를 물고 있으면서도 빼지 않고 오히려 더 깊게 물려는 이겸을 보며 권태정은 아랫배로 감각이 확 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겸이 입술을 모아 귀두를 쪼옥 소리가 나게 빤 순간 참지 못하고 사정했다. 많은 양의 진한 정액이 이겸의 입가와 얼굴에 엉망으로 마구 튀었다.
“…으응….”
“…하….”
입술과 성기 사이에서 늘어나는 정액을 보며 흐트러진 숨을 내쉰 권태정이 천천히 시선을 들어 이겸의 말간 뺨과 기다란 속눈썹에까지 묻은 것을 바라보았다. 제 정액을 잔뜩 묻힌 채 주저앉아 헐떡이는 얼굴만 봐도 다시 발기한 성기가 이겸의 뺨을 두드렸다.
“…….”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이겸을 이대로 밀어붙이고 싶었다. 이성을 붙잡아도 한 번씩 불쑥 치솟는 욕구는 도저히 잠재울 수가 없었다. 권태정은 애써 눈을 깊게 감고 쾌락에 무너지고픈 마음을 강제로 누르며 심호흡했다.
“이겸아, 눈 뜨지 마. 닦아 줄게.”
이겸의 허리를 붙든 채 미친 듯 깊은 곳을 찔러 주고 싶은 마음을 약하게 만들려면 이 분위기를 벗어나야만 했다. 권태정은 그대로 몸을 숙여 미온수로 이겸의 얼굴에 묻은 제 정액을 닦아 냈다. 손이 뺨과 턱, 그리고 눈가를 문지를 때마다 이겸의 어깨가 자꾸만 움찔댔다.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이겸의 체력을 완전히 바닥나게 할 수는 없었다. 적당히 한두 번쯤 기분 좋게만 섹스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저는 한번 시작하면 절대 그렇게 ‘적당히’ 하고 끝낼 수 없을 걸 알고 있었다.
기어이 이겸을 잔뜩 울리고, 몸에서 물 한 방울 나오기 힘들 때까지 밀어붙이고야 말 게 분명했다. 그럴 거면, 그래서 이겸을 힘들게 할 거면 아예 이 시점에서 분위기를 끊어 버리는 게 더 나았다.
섹스는 나중에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삐약이가 태어나고 이겸의 몸이 회복되면 그땐 지금처럼 크게 걱정하지 않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게 좀 오래 남은 게 문제긴 문제지만, 그래도 저는 참을 수 있었다. 이겸을 사랑하니까.
물론 센터에서 섹스하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삐약이를 위해서도 좋다고 했지만…. 오늘은 삐약이에게도 좋은 섹스를 할 날은 아닌 것 같았다. 이대로 저질러 버리면 저에게 가장 좋은 섹스를 하게 될 것 같아 무서웠다. 권태정은 깨끗해진 이겸의 얼굴을 보며 미소 지었다.
“다 닦았어. 눈 떠 봐, 자기야.”
스르르 올라가는 눈꺼풀조차 시각적인 자극이 너무 심했다. 권태정은 두 팔로 이겸의 몸을 안아 세우고 거품을 내 몸을 닦아 주었다.
몸을 씻기는 내내 여전히 조금은 멍하고, 쾌감이 묻은 시선이 닿아 오는 게 느껴져 아랫배가 심하게 당겼다. 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는 두 페로몬이 좁은 곳에서 축축하게 뒤엉킬 때마다 자꾸만 충동이 일었다.
“춥겠다, 나가자.”
거의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며 물기까지 닦아 준 다음 춥지 않도록 샤워가운을 입힌 권태정이 작은 몸을 끌어안고 욕실을 나섰다. 그리고 얼른 침대로 데려가 이불 안에 이겸을 가두었다.
“머리 말려 줄게.”
혹시라도 감기가 들면 안 되기에 젖은 머리를 보송하게 말려 준 권태정은 평소 이겸에게 발라 주는 바디 로션을 가지고 와 손에 짰다. 혹시라도 차가울까 싶어 열기가 남은 손바닥에서 한 번 녹여 매끈한 다리를 쥐자 이겸의 발끝이 움츠러들었다.
“…아….”
완전히 쾌감에 푹 절여져 만족스러울 만큼 몸이 섞이지 않고 감각만 열려 버린 채 이어지지 않아 그런지 이겸은 권태정의 손만 닿아도 어쩔 줄을 몰랐다. 뜨거운 손바닥에서 녹은 로션이 피부에 문질리는 느낌도, 또 길고 단단한 손가락이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허벅지를 쥐는 느낌도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으응, 아…. 실장님 제가… 제가 바를게요….”
이대로 권태정의 손이 더 닿았다가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것 같아 이겸이 얼른 몸을 일으켜 앉았다. 권태정은 부끄러움과 쾌감으로 물든 이겸의 얼굴을 보며 허벅지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더 위로 올렸다.
“흐읏….”
로션이 묻어 미끌미끌한 엄지가 허벅지 안쪽을 누르며 더 깊게 파고들자 이겸의 다리가 오므라들었다. 권태정은 제 손을 가둔 채 잔뜩 흔들리는 눈으로 저를 보는 이겸과 눈을 맞췄다. 이제는 저도 더는 참을 자신이 없었다.
“…….”
“…….”
그래도 이렇게 이성을 잃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로 시작하면 안 될 것 같아 손을 떼려는 순간 손목으로 뜨거움이 번졌다. 권태정은 고개를 내려 제 손목을 두 손으로 쥔 이겸의 하얀 손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지금 이겸이 제 손을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제가 손을 떼지 못하도록.
“더 만져 주면 좋겠어?”
“…….”
부끄러워 눈을 맞추다가 시선을 피하고 또 겨우 다시 맞추다가 떨구면서도 이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권태정은 더는 제가 참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제가 참고 있던 이유인 이겸이 저와 더 야한 짓을 하고 싶다는데 어떻게 참을 수가 있겠는가. 권태정은 달아오른 숨을 내쉬며 다물린 다리 사이로 손가락을 더 밀어 넣었다.
“하아…. 아, 읏, 실장님….”
“벌려야 만져 주지.”
“…….”
작게 벌어진 입술 사이로 떨리는 숨이 흐르고, 천천히 다물려 있던 허벅지가 벌어졌다. 권태정은 그대로 몸을 내려 다시 발기한 이겸의 성기 끄트머리를 혀로 굴리고, 입술로만 물어 막대사탕을 빠는 것처럼 빨았다.
“하으, 으응….”
귀두를 노골적으로 빨아 주며 애액이 줄줄 흐르는 구멍 안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넣으니 이겸의 고개가 젖혀졌다. 권태정은 물속에서 했던 것처럼 아주 느릿하게 이겸의 안을 파고들어 문질렀다.
내벽을 쓸고, 울음을 터뜨릴 만큼 잔뜩 느끼는 곳을 짧은 손톱으로 짓누르자 이겸이 자지러지며 사정했다. 권태정은 너무 느껴 우는 이겸의 회음부를 혀끝으로 짓누르며 집요하게 깊은 곳을 자극했다. 이겸은 또 연달아 몇 번을 가 버리며 쉽게 맑은 물을 쏟아 냈다.
“으응, 흑, 흐읏, 어떡해….”
너무 느껴 벌벌 떠는 이겸의 통통한 회음부를 쪽 빨아들인 권태정이 손가락을 빼냈다. 그리고 연이은 쾌감에 완전히 녹아내려 풀어진 이겸을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내려 입술을 대자 저항 없이 입술이 열리며 혀끝이 문질렸다. 권태정은 가만히 제 혀를 쪽쪽 약하게 빠는 이겸을 보며 손을 뻗어 침대 옆 테이블 서랍을 열었다.
혹시 이런 날이 올 때를 대비해 얼마 전에 미리 구해 채워 둔 콘돔 박스가 손끝에 닿았다.
“하….”
콘돔 박스를 뜯으려 물려 주었던 혀를 빼니 이제 그만하는 줄 알았는지 힘이 하나도 없는 이겸의 손이 다시 올라와 권태정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권태정은 그 약한 힘에 기꺼이 끌려가 다시 깊게 혀를 섞었다.
이겸이 원하는 만큼, 정말 숨도 쉬지 못하고, 키스만으로도 아랫배가 저릿하다 못해 사정할 수 있을 만큼 야하게 혀를 빨고 문지르자 이겸의 허리가 약하게 비틀렸다.
“하…. 우리 애기 또 갔어? 혀만 핥아 줘도 가서 어떡해.”
헐떡이는 이겸의 혀끝을 다시 핥으며 웃은 권태정이 까만 콘돔 박스를 들어 이겸에게 보여 주었다.
“그만하려는 거 아니고 이거 뜯으려고.”
“…그게….”
뭐냐고 물으려던 이겸은 권태정이 상자를 뜯어 안에서 꺼내는 사각형의 까만 물건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권태정은 뭔지 어렵지 않게 눈치챈 이겸이 귀여워 작게 웃으며 그 포장을 벗겨 냈다. 그리고 안에 든 콘돔을 성기에 씌웠다.
당장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라고 해서 샀는데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아 압박감이 제법 느껴졌지만, 안 쓸 수는 없기에 콘돔을 굴려 억지로 씌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파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 이 정도면 일단 대충 쓸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배 눌리면 안 되니까 위에 앉아서 하자.”
누워 있는 이겸에게 몸을 내려 등허리를 감싸 일으키자 이겸이 매달리듯 두 팔을 목에 감아 왔다. 권태정은 매달리듯 안기는 이겸을 단단히 안은 채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 잔뜩 발기한 성기를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어 녹진하게 풀어진 이겸의 구멍 위로 맞췄다.
“…아….”
“아프면, 읏…. 참지 말고 말해, 알았지?”
“네…. 으응, 그럴게요….”
정신이 하나도 없어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이겸의 입술에 쪽 소리가 나게 입 맞춘 권태정이 그대로 떨리는 허리를 잡아 내렸다. 이겸의 엉덩이에 힘이 실려 내려올수록 권태정의 몸집에 걸맞는 굵고 단단한 성기가 빠듯한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 흣, 으응, 천천히….”
“응, 천천히.”
그동안 손가락이나 혀는 들어왔지만, 성기가 들어오는 것은 오랜만이라 그 엄청난 것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이겸은 배 속을 가득 채우며 파고드는 권태정을 느끼며 그의 어깨를 두 손으로 쥔 채 천천히 몸을 내렸다.
“흐윽…. 실장님, 너무… 아, 너무 깊게 들어온 것 같아요…. 으응, 어떡해….”
“하…. 어디까지 들어갔어? 여기?”
삐약이를 가져 전보다는 조금 나왔다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 마른 이겸의 배를 손끝으로 누르자 놀란 이겸의 몸이 들썩였다.
“하읏…!”
그리고 그 반동으로 완전히 주저앉게 된 이겸이 권태정의 성기를 완전히 문 채 바들바들 떨었다. 움직이지 않는데도 그 위협적인 성기가 제 배 속을 꽉 채웠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발끝이 간지럽고, 허리가 움찔댔다.
이겸은 제 몸을 완전히 감싼 마른 장미향에 멍한 눈으로 권태정을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쏟아지는 페로몬 향이 좋아 견딜 수가 없었다.
“아… 아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강한 권태정의 페로몬에 완전히 흐무러진 몸이 느릿하게 들썩였다. 이겸은 제가 아래를 들썩일 때마다 축축한 소리가 나는 게 부끄러워 눈을 질끈 감았다.
“하…. 이겸아, 물 튀는 소리 들려?”
“으응, 그런… 하읏…!”
“그런 말 싫어? 좋은 것 같은데, 젖는 거 보면. 후우, 읏….”
권태정의 말대로 이겸의 아래는 점점 더 축축하게 젖어 갔다. 굵은 성기를 완전히 집어삼켰다가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또 내려앉아 완전히 삼킬 때마다 줄줄 흐른 애액이 접합부 사이로 뚝뚝 떨어졌다.
“허리 흔드는 건, 아…. 어디서 배웠어?”
“하으, 응….”
그런 적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도 이겸은 허리를 멋대로 움직였다. 권태정은 간간이 확 쳐올리던 움직임을 멈추고 이겸 혼자 들썩이고, 허리 돌리는 것을 눈에 담았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제 자지를 물고 울며 들썩이는 게 지나치게 야했다. 쾌감을 느끼고는 싶은데 무서워 빠르게도 움직이지 못하고 겨우 조금 들썩들썩하는 게 전부지만, 그래서 더 꼴렸다.
“혼자 허리 돌리는 거 보니까, 읏…. 이제야 생각이 나네. 우리 이겸이 원래 이렇게 야했지, 참.”
“아니…. 흐읏, 그런, 그런 거 아니에요…. 아아….‘
“맞는 것 같은데.”
마지막 말에 힘을 실으며 권태정은 내려앉는 이겸의 안으로 퍽 소리가 나게 허리를 쳐올렸다. 깊은 곳을 강하게 찔린 이겸의 성기 끝에서 말간 것이 확 터져 나왔다. 너무 느낀 이겸은 신음도 내지르지 못한 채 입술만 겨우 벌리고 온몸을 바들바들 마구 떨었다. 너무 기분이 좋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그 위로 쾌감이 부서져 반짝이며 부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