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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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뜨겁고 말캉한 것이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에 허리를 움찔댄 이겸이 손을 내려 권태정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쥐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감각이 연신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손가락 사이로 들어와 간질이는 머리카락의 느낌마저도 좋아 감각에 불이 붙었다.
“…으응…. 아….”
부드럽게 안쪽을 문지르다가 성기처럼 드나드는 느낌이 날 땐 허리가 다 들썩였다. 성기처럼 깊게 들어오지는 않아도 모양이 쉽게 변하는 말캉한 것이 얕은 곳을 쑤실 때마다 온몸이 간지러웠다. 꼭 부드러운 혀끝이 몸 여기저기를 꼼꼼히 핥아 녹이는 기분이었다.
“하으, 으응…. 실장님, 이제…. 이제 할 것 같아요….”
이겸의 앓는 것 같은 목소리에 권태정은 입술을 떼고 몸을 세워 그대로 잔뜩 발기한 성기를 단숨에 삽입했다. 깊은 곳을 단단한 것이 확 찌르는 순간 이겸의 허리가 크게 들썩였다. 권태정은 성기 끝에서 말간 것이 나오는 것을 보며 몸을 납작하게 숙여 내렸다.
“넣기만 해도 좋아?”
“너무, 흐윽…. 흐윽, 갑자기….”
강한 쾌감과 얕은 수치심이 뒤섞여 우는 이겸의 눈가에 입 맞춘 권태정이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빠져나갔다가 다시 깊은 곳을 확 치고, 또 빠져나갔다가 자극하면 안 될 것 같은 곳까지 파고드는 성기에 이겸의 몸이 정신없이 마구 흔들렸다. 그런 이겸을 보던 권태정이 그대로 허리를 안아 들었다.
“…하읏….”
뒤로 앉는 권태정의 위로 내려앉은 이겸은 배 속 깊은 곳까지 쑤욱 파고드는 뚜렷한 느낌에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히트 사이클 때랑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제가 열이 올라 매달리던 것과 권태정이 열이 올라 달려드는 것은 애초에 체력에서부터 차이가 나 비교할 수가 없었다.
이겸은 눈을 감은 채 완전히 권태정의 성기를 담으려 조금씩 몸을 더 내렸다. 지금도 거의 다 들어온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아직 편하게 앉지는 못한 채였다. 더 안으로 들어오면 안 될 것 같아 힘을 빼듯 주저앉을 수가 없었다.
“못 하겠어?”
이겸의 허리를 토닥인 권태정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잠들기 전에는 조금도 들을 수가 없던 목소리였다. 그래도 조금은 권태정이 나아진 것 같다 생각한 이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못 앉겠어요….”
“힘 빼 봐.”
“…너무, 흑…. 안까지 들어올 것 같아서….”
달래듯 눈물에 젖은 눈가를 부드럽게 쓸어 준 권태정이 그대로 확 허리를 위로 쳐올렸다.
“으응…!”
너무 깊은 곳에 닿을까 봐 차마 힘을 빼지 못하던 이겸의 몸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뭉툭하지만 단단한 귀두가 내리찍듯 어딘가를 짓누른 순간 이겸의 성기 끝에서 또 묽은 것이 주르륵 흘렀다.
제 배를 두 손으로 짚은 채 바들바들 떠는 게 지나치게 예뻤다. 마른 몸 여기저기 툭 튀어나온 뼈 모양마저 예뻐 곧은 쇄골이나 어깨, 그리고 무릎뼈 같은 것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권태정은 이겸의 분홍빛 무릎을 만지작대며 허리를 다시 움직였다.
“하…. 후우, 읏….”
“하으, 흣…! 으응, 잠, 잠깐… 아흣, 실, 실장님…. 또, 또 할 것 같아요….”
“해도 돼…. 읏, 씹.”
“…아, 흑…. 아, 안 될 것 같아요…. 으응, 거기는 너무….”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이던 이겸이 내려앉은 순간 권태정은 그 허리를 꽉 쥐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스치기만 해도 이겸이 바들바들 떠는 곳을 잘게 힘을 주어 연달아 쳐올렸다.
“아…! 아, 응, 읏, 하읏…!”
“그렇게, 읏…. 좋아?”
“아아…. 흑, 좋아요…. 으응….”
한 번만 짓눌려도 잔뜩 느끼는 곳을 연달아, 그것도 세게 쳐올리는 느낌에 이겸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쾌감이 차올라 제대로 된 생각이 머릿속에 조금도 맺히지 않았다.
발끝과 손끝까지 퍼지는 쾌감이 말도 되지 않을 만큼 이어지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겸은 눈도 뜨지 못한 채 권태정의 몸 위에 앉아 흔들렸다.
자극이 지나치게 강해 도망가고 싶은데 허리를 잡은 강한 힘 때문에 조금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쾌락에 가장 약한 곳이 연달아 비벼질 때마다 눈앞이 희게 튀었다.
“…그, 그만… 응, 아, 으응, 제발…. 실장님, 제, 제발… 하으읏!”
“아…. 읏, 아….”
늘 반듯하고 올바른 생각들이 자리잡고 있던 머릿속이 엉망으로 흐트러졌다. 이겸은 생각을 잃는 것과 동시에 완벽하게 비워진 머릿속으로 오로지 권태정만을 담으며 맑은 물을 터뜨렸다.
“…아…!”
이겸이 터뜨린 맑은 것이 그대로 권태정의 가슴 위로 흩뿌려져 배를 타고 아래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흐윽, 실장님…. 이상해요, 흑….”
쉽게 가시지 않는 쾌감에 이겸이 몸을 떨며 헐떡였다. 이렇게 길게 이어져도 되나 싶을 만큼의 쾌감이었다. 이겸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겨우 권태정의 팔을 잡은 채 바들바들 떨기만 했다.
“하….”
이겸이 쏟은 것이 제 몸에 흐르는 것을 바라본 권태정의 눈동자가 쾌감에 젖어 번들거렸다. 스스로도 완전히 맛이 갔단 생각이 들 정도의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뒤집어쓴 순간 안 그래도 배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성기가 더 부풀기 시작했다. 권태정은 그대로 이겸을 다시 눕히며 젖은 몸 위를 뒤덮어 짓눌렀다.
“…으응, 하읏…!”
여태까지 느낀 것과는 전혀 다른 감각에 이겸의 눈이 크게 뜨였다. 배 속에서 성기가 커지는 것을 느낀 적은 있지만, 뭔가 달랐다.
더는 커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 그 이상으로 확장되며 배 속에 든 것들이 밀리는 느낌이었다.
입구는 완전히 막히고, 내벽은 더 늘어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채였다. 이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권태정이 가득 찬 느낌에 몸을 떨었다. 절대 빠지지 않을 것처럼 맞물린 몸이 아팠다. 성기가 처음 몸을 뚫고 들어올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아픔이었다.
“아흣…. 아, 아파요. 흐윽….”
“하…. 씨발, 윽.”
노팅이었다. 이겸은 모르지만, 권태정은 알 수 있었다. 제가 노팅했다는 것을.
잔뜩 부푼 성기는 완전히 이겸의 몸과 맞물려 있었다. 아파하는 이겸이 안쓰러워 빼 주고 싶어도 뺄 수가 없었다. 이대로 강제로 빼낸다면 이겸의 안이 다칠 것이었다.
권태정은 아파서 우는 이겸의 눈가에 입술을 댔다가 고개를 내려 유두를 빨아들였다. 세게 빨았다가 붉어진 위를 혀끝으로 살살 핥아 주니 길게 앓는 소리와 함께 아래에서 힘이 조금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흐으, 흑…. 아파, 아….”
갈 곳을 찾기라도 하듯 파고들던 귀두가 자궁구에 맞닿은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쾌감이 밀려들었다. 권태정은 울며 헐떡이는 이겸의 입술을 집어삼킨 채 몸을 더 내리눌렀다.
“…하읏, 응…. 실장님, 실장님….”
“응, 읏…. 나 여기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놀란 이겸이 저를 부를 때마다 대답한 권태정이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에서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잔뜩 부푼 성기가 후퇴했다가 삽입될 때마다 자궁구를 짓찧었다. 그 고통과 쾌락에 휩싸인 채 이겸은 권태정에게 매달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실장님…. 하으읏, 어떡해요….”
“하아, 괜찮아.”
고통의 순간에도 괜찮다는 그 말과 저를 온몸으로 내리누른 무게가 주는 안도에 이겸은 의지했다. 다정히 흐른 말이 아닌데도 권태정의 그 말 하나면 정말 다 모든 게 괜찮아졌다.
“흐윽, 아…. 으응…!”
권태정이 엄청난 기세로 움직일 때마다 내장이 다 밀리는 것만 같았다. 이겸은 온몸이 맞닿을 만큼 꽉 몸을 안은 채 권태정과 함께 흔들렸다. 흐느낌에 가까운 신음과 더 거칠어질 수 없을 만큼 거칠어진 숨소리가 주위를 물들였다.
부푼 성기만큼이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쾌감도 부풀었다. 제 소원대로 지금 이겸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만 같아 죄책감이 들면서도 묘한 고양감이 그 사이로 파고들어 피어올랐다.
씨발, 이겸아, 어쩌다 이딴 새끼를 네 발로 찾아왔어. 멀리, 멀리 도망가 버리지.
제가 잔뜩 짓누르고 있는데도 바들바들 떠는 작은 몸이 느껴졌다. 권태정은 몸과 같이 떨리는 이겸의 입술을 문 채 다시 혀를 얽었다. 그리고 허리를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응, 읏… 흐읏, 으응!”
입술이 맞물린 채라 신음이 뭉그러졌다. 권태정은 그 신음을 핥아 먹기라도 하듯 혀를 집요하게 문질러 넘치는 타액을 전부 빨아들였다. 이겸의 입가로 흐르는 것까지 핥아 올려 머금은 뒤에야 겨우 안심이 됐다.
“아…. 윽, 조금만… 더…. 아…. 읏!”
“흐읏… 아, 응…. 실장님, 빨리….”
더 깊게 마주하고 싶은 안달과 욕망은 권태정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권태정의 페로몬을 잔뜩 뒤집어쓴 이겸도 권태정과 똑같았다.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이상하게 불안한 마음은 없었다.
“그렇게 내 애를 빨리, 읏…. 가지고 싶어?”
머릿속과 눈앞에 모두 뿌연 필터를 씌운 것만 같았다. 이겸은 권태정의 목을 끌어안은 채 헐떡이며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아, 좋아….”
“…씨발.”
이겸의 말에 더 흥분할 수 없을 만큼 부푼 성기가 자궁구를 마구 짓누르다가 정확하게 마주한 순간, 권태정의 숨이 탁 터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양의 정액이 이겸의 배 속을 가득 채우듯 강하게 분출됐다.
이겸은 이제 정말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이 감각이 싫다거나 고통스러워 터진 울음은 아니었다. 너무 좋아서,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는 이 강렬한 쾌감이 두려워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실장님…. 흐윽, 어떡해요….”
몸 안을 채우다 못해 빈틈 하나 없는 접합부로도 정액이 흘러나올 정도의 사정이었다. 히트 사이클 때도 느낀 적 없는 생경한 감각에 이겸이 쾌감에 몸을 덜덜 떨며 권태정을 붙잡았다.
“후우….”
권태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이겸처럼 떨리는 숨만 겨우 뱉어 냈다. 처음 경험한 노팅은 권태정에게도 충격이었다. 이렇게 극렬한 쾌감을 인간이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두려울 정도였다.
겨우 이겸의 머리칼을 쓸며 뺨에 깊게 입 맞춘 권태정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성기를 느끼며 허리를 잘게 움직였다. 얕은 움직임에도 이겸은 쉽게 느끼며 몇 번이고 연달아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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