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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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에 취약한 두 곳에서 동시에 흐르는 자극에 이겸의 허리에 힘이 한 번 확 들어갔다가 빠졌다. 권태정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이겸의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하읏…!”
배 속으로 뜨거운 것이 확 밀려드는 느낌에 이겸의 눈이 크게 뜨였다. 권태정이 제 안에 완전히 들어왔다는 게 가만히 있어도 느껴졌다. 이겸은 권태정의 어깨와 목을 겨우 끌어안은 채 울먹였다.
“조금만, 아…. 조금만 더. 거의, 읏, 씨발. 거의 다 들어왔어.”
지금도 배 속이 꽉 찬 것 같은데 아직 다 들어온 게 아닌 모양이었다. 이겸은 정말 배 속으로 더 깊게 들어오는 권태정을 느끼며 길게 신음했다.
권태정이 움직일 때마다 그에게서 너무 좋은 향이 계속해서 퍼졌다. 이겸은 정신없이 권태정에게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아주 조금도. 지금보다 더 아파도 좋고, 완전히 엉망이 되어도 좋았다.
“아프지는 않아?”
자꾸 저를 먼저 끌어안고 매달리는 이겸에 기분이 한껏 좋아진 권태정이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은 눈으로 다정한 목소리를 냈다. 제 목덜미와 어깨에 닿는 숨 때문에 눈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 권태정은 제 목덜미에 얼굴을 댄 채 고개를 끄덕이는 이겸을 느끼며 침음했다.
“하다가 아프거나 싫으면 말해. 뭐…. 그럴 일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마지막 말과 함께 배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던 성기가 반쯤 빠져나갔다가 한 번에 다시 깊게 들어왔다.
그대로 찔려서는 안 될 것 같은 곳까지 찔린 이겸이 눈도 뜨지 못한 채 몸을 벌벌 떨었다. 하지만 권태정은 더는 봐줄 마음이 없다는 듯 몸을 맞붙인 채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잔뜩 발기한 것이 빠졌다가 다시 확 빨려들어 갈 때마다 몸과 몸이 마주하며 질척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아…. 흣! 하으, 으응…! 아, 실, 실장님… 아!”
점점 빨라지는 허리 짓에 이겸의 신음이 더 크게 울렸다. 목을 울리며 나오는 소리가 부끄러워 참으려 해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겸은 울먹이며 몸이 퍽, 퍽 소리를 내며 맞물리는 느낌에 자꾸만 권태정을 찾았다. 품에도 머릿속에도 그리고 마음에도 온통 권태정 뿐이었다.
“하으읏…!”
권태정이 세게 허리를 움직여 깊은 곳을 짓누른 순간 이겸의 성기 끝에서 묽은 것이 흘러나왔다. 성기를 움직일 때마다 몸 안에서도 물이 넘쳐 축축한 물소리가 계속 나고, 아예 제 성기와 허벅지까지 흠뻑 적실 정도였다. 권태정은 이겸의 것으로 흥건하게 젖은 제 허벅지를 한 번 손바닥으로 쓸어 들어 올렸다. 한 번 대충 쓸었을 뿐인데도 애액이 흠뻑 묻은 손바닥이 불빛에 번들거렸다.
“하…. 이겸아 자꾸 이렇게 앞뒤로 계속 흘리기만 해서 어떡해.”
모르겠다는 듯 훌쩍이는 게 사랑스러워 웃은 권태정이 그 뺨에 쪽 소리가 나게 입 맞추고 끌어안고 있던 몸을 떼어 내며 상체를 들어 올렸다. 몸이 떨어지는 게 싫었는지 이겸이 권태정의 손목을 잡아 조르듯 흔들었다.
그런 이겸을 시선만 떨어뜨려 내려다보며 다시 몸을 맞춘 권태정이 그럴 마음이 지금은 없다는 듯 이겸의 허리를 양손으로 힘주어 꽉 쥔 채 다시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아, 읏…. 씨발. 이겸아. 자지 드나드는 거 너도 볼래? 하, 존나 빨려 들어가는데.”
몸을 세워 박아 넣자 제 자지가 이겸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나오는 게 전부 보여 좋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제가 움직일 때마다, 저의 움직임 때문에 이겸이 자지러지며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권태정은 자꾸만 저를 부르며 어디라도 더 닿기를 원해 손을 뻗는 이겸을 가지고 싶다는 듯 내려다보았다.
“흐윽, 읏… 응, 아…! 아, 하읏…!”
“읏, 아…. 자기야. 물소리 나는 거 들려? 박을 때마다 물이 막 튀어.”
권태정의 말대로 성기가 빠졌다가 깊게 들어갈 때마다 접합부에서 물소리가 났다. 이겸은 성기에서도 또 권태정이 드나드는 곳에서도 뭔가가 자꾸 흐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자꾸… 그, 그런 말…. 아…!”
“왜 자꾸, 윽…. 하지 말래. 그럼 무슨 말만…. 아, 할까. 진짜 입 닥치고 박기만 하는 게 좋아? 알았어.”
보여 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권태정은 정말 입을 닫고 이겸의 허리만 꽉 잡은 채 미친 듯 허리를 움직였다. 성기를 꽉 조이는 내벽을 거세게 문지르며 닿아서는 안 될 것 같은 곳까지 파고들 때면 이겸이 몸을 움츠리며 권태정을 마구 찾았다.
“아, 흣…. 실장님, 으응, 이상…. 이상해요….”
조용한 방 안으로 몸과 몸이 퍽, 퍽 마찰하는 소리만 울렸다. 이겸은 입술을 다문 채 저를 내려다보며 허리만 움직이는 권태정을 보며 그의 움직임에 따라 하릴없이 흔들리기만 했다.
자꾸 너무 야하고, 노골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부끄러워서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한 말이지 아예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한 말은 아니었기에 조금 억울하기도 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이겸은 손을 겨우 움직여 제 허리를 쥔 권태정의 손을 더듬더듬 찾아 잡았다. 나름 화해의 제스처였는데 손이 닿자마자 확 인상을 쓰는 권태정을 보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읏, 아….”
찔꺽대는 소리와 함께 성기가 이겸의 몸 안으로 확 빨려 들어간 순간 권태정은 그 깊은 곳에 사정했다. 이겸의 손이 먼저 다가와 제 손을 덮은 순간이기도 했다. 그 예쁜 손가락이 더듬더듬 먼저 제 손을 찾아 만지는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하…. 후우….”
머리끝까지 번진 쾌감에 숨이 다 떨렸다. 권태정은 제 정액이 고인 이겸의 안을 느릿하게 몇 번 더 짓눌렀다. 스치기만 해도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을 연달아 짓누르는 것에 이겸이 자지러지며 말간 것을 흘려 댔다. 하도 싸서 이제 이겸의 성기 끝에서 흐르는 것은 점도가 거의 없었다.
“하아…. 하으, 으응….”
가시지 않는 쾌감에 벌벌 떤 이겸이 제 안에서 성기가 확 빠지는 느낌에 이불을 쥔 채 어깨를 움츠렸다. 배 속이 꽉 차 있던 것이 빠져나가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몸이 텅 비어 버린 것 같기도 했다.
“…실장님….”
정말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다고 말하려는 이겸의 몸을 잡아 그대로 돌려 엎드리게 한 권태정이 다시 뒤로 몸을 맞췄다. 조금 전까지 제가 내내 들어 있던 몸 안으로 다시 파고드는 것은 처음보다 쉬웠다.
“하읏…!”
방 안에 흐트러진 이불 위로 얼굴을 묻은 이겸이 다시 깊게 들어오는 권태정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조금 전까지 보이던 얼굴까지 보이지 않으니 한층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도 이어져 있고, 몸에 손도 닿아 있는데도 묘한 거리감이 있게 느껴져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이겸은 겨우 고개를 돌려 저를 뒤에서 보고 있는 권태정을 올려다보았다. 한 달여 동안 늘 보던 얼굴인데 지금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땀에 젖어 흐트러진 머리를 아무렇게나 넘긴 모습도, 다정함이 많이 묻지 않은 눈도, 또 웃음기가 전혀 없는 입술도 전부 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라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조금 전에 제가 한 말 때문에 많이 화가 난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하고, 빨리 그런 게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기도 했다.
“아…. 으응….”
하지만 아무 말도 당장은 할 수가 없었다. 배 속을 가득 채운 권태정이 빠져나갔다가 다시 깊게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이 텅 비고, 또다시 성기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이겸은 울먹이며 웃지 않는 권태정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앞으로 해 이불 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흐윽, 아…. 아아, 응, 으음… 흣! 아…!”
아주 느릿하게 애가 탈 만큼 천천히 빠지고 또 천천히 들어오던 성기가 다시 퍽, 퍽 소리가 날 만큼 빠르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겸은 아까보다 더 깊게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권태정의 향이 나는 이불을 끌어안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게 아니더라도 방 안에 권태정의 페로몬 향이 가득하지만, 더, 더 깊게 맡고 싶었다. 권태정과 닿고 싶었다. 키스하고 싶고, 또… 끌어안고 싶었다. 이겸은 권태정이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말간 것을 뚝뚝 흘려 댔다. 등줄기로 오르는 오싹한 쾌감이 무섭고도 좋았다. 이겸은 멍한 눈으로 권태정이 오기 전 끌어안고 있던 그의 옷을 당겨 그 위로 입술을 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씨발.”
정말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입을 닫으라는 말이 아닌 걸 알면서도 장난 반 고집 반으로 입을 닫고 있던 권태정은 이겸이 제 옷을 가져가 얼굴을 파묻은 것에 욕을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아까 방에 들어왔을 때 제가 아침에 정리하고 갔던 옷들이 바닥에 마구 널브러져 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했는데 저런 용도로 사용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제 페로몬에 정신을 못 차리는 얼굴만 봐도 쌀 것 같은데 대놓고 제 물건을 가져다가 끌어안는 이겸을 보니 머리가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하….”
더, 더 저에게 매달리게 하고 싶었다. 어차피 둘 다 제정신일 수 없는 시간 속에 갇혔으니 평소라면 볼 수 없는 이겸의 모습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권태정은 몸을 앞으로 숙여 이겸이 안고 있는 제 옷을 당겨 빼앗아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던졌다.
“…하아….”
옷을 빼앗긴 이겸이 멍하니 고개를 돌려 옷이 날아간 곳을 보는 순간 권태정은 다시 이겸의 안에 사정했다. 제가 아니라 제 옷 따위를 보는데 왜 이렇게 죽을 것 같은지 알 수가 없었다. 옷만 봐도 이런데 저를 보면 어떻게 될까. 이겸이 저를 다시 끌어안으면, 좋아한다고 말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
힘이 빠져 이겸의 무릎이 무너져 엎드리는 순간 성기가 빠졌다. 권태정은 애액과 제 정액이 뒤섞여 흐르는 이겸의 구멍을 보다가 검지를 한 마디 정도만 넣어 완전히 그 둘을 섞듯이 헤집었다. 엎드려 잘게 몸을 떨던 이겸의 허벅지와 허리가 쫙 펴지며 몸이 움찔거렸다.
권태정은 이겸이 또 갔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 더 손가락으로만 구멍을 헤집어 주었다. 결국, 이겸이 몸을 마구 떨며 길게 느낀 뒤에야 손가락을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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