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열 소년-47화 (47/174)

#47

“…아, 안 돼요.”

“왜, 싫어?”

“……아, 아무튼 그건 안 돼요…. 집도 아니고, 밖이잖아요. 실장님, 집에도 가셔야 하고….”

제가 무슨 말을 하는 줄도 모른 채 말하던 이겸은 숨과 뒤섞인 웃음을 내뱉으며 제 뺨에 입 맞추는 권태정을 바라보았다. 권태정의 목덜미와 어깨, 슈트와 셔츠 깃 같은 곳에서 너무 좋은 향이 나 자꾸만 머릿속이 멍하게 흐려졌다. 약한 술 냄새마저 좋게 느껴질 정도였다.

“밖 아니고 차잖아.”

“…차가 집은 아니잖아요.”

“아, 알았어. 그럼 차에서는 뭐 할 수 있어? 키스는 해도 돼?”

초점이 흐려질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할 때면 안 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안 될 것 같은데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이겸은 자꾸 웃는 권태정을 보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갈급히 맞물리는 입술에 내리감은 눈꺼풀 끝에 붙은 기다란 속눈썹이 연약하게 흔들렸다.

“…으응….”

닿자마자 열린 입술 사이로 권태정의 혀가 파고들어 열이 오른 이겸의 혀를 빨아들였다. 강하게 빨아들이는 느낌과 사이사이 약한 점막이 문질리는 느낌이 좋아 저절로 목에서 앓는 소리가 울렸다.

이겸은 차 문에 몸을 기댄 채 완전히 저를 뒤덮듯 다가와 가두고 키스하는 권태정의 팔을 잡았다. 그 느낌에 감고 있던 눈을 뜬 권태정이 이겸의 옆으로 손을 움직여 버튼을 누르자 열려 있던 창이 올라갔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이겸이 입술을 떼고 뒤를 돌아보았다.

“하….”

제가 아니라 닫히는 창 따위를 보고 있는 이겸을 젖은 숨을 내쉬며 바라보던 권태정은 그대로 이겸의 얼굴을 잡아 돌려 거칠게 입술을 찾아들었다.

“흐읍….”

이겸은 숨까지 권태정에게 완전히 먹힌 채 혀가 빨리는 것을 느꼈다. 거칠어진 권태정의 숨소리가 들릴 때마다 마음이 확 조여들었다. 여유가 하나도 없이 완전히 맞물린 입술 사이에서 뜨거운 숨과 미처 이겸이 넘기지 못한 침이 고여 질척이는 소리가 났다. 이겸은 입술이 축축해지는 것을 느끼며 권태정의 팔을 잡았다.

“…하아… 하으….”

겨우 찾은 틈으로 숨이 마구 튀어나왔다. 이겸은 눈물이 고인 채 다시 제 턱을 잡아 입술을 머금는 권태정을 보며 눈을 감았다. 싫어야 하는데 싫지가 않았다.

분명히 벅차고, 숨을 제대로 못 쉬어 힘이 드는 데도 싫다는 생각이 조금도, 정말 조금도 들지가 않아 이상했다. 이겸은 겨우 떨리는 손을 들어 제 혀를 머금느라 안으로 홀쭉해진 권태정의 뺨을 매만졌다.

“…….”

조금만 천천히, 살살해 달라는 듯 얼굴을 쓰다듬는 손길에 권태정의 움직임이 멎었다. 이겸의 손이 뺨에 닿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 버렸다. 권태정은 저를 달래듯 쓰다듬는 이겸의 손길을 느끼며 여전히 머금고 있는 혀를 조금 전보다 더 살살 빨아들였다.

“으응….”

부드럽게 빨다가 혀끝만 대고 핥아 주니 길게 앓는 소리가 아주 작게 울렸다. 권태정은 움직이는 제 혀를 따라 조금씩 마주 움직이는 이겸을 전부 눈에 담았다. 지나치게 예쁘고, 또 지나치게 달았다.

“이렇게, 하…. 해 주는 게 좋아?”

열이 올라 더 말랑해진 혀끝을 아주 약하게 문질러 주고 물은 권태정은 제 눈을 보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이겸을 보며 발기했다. 발기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이렇게 예쁘고 맛있는 애를 눈앞에 두고 어떻게 서지 않을 수가 있을까.

권태정은 입술 바깥으로 저를 따라 나오는 이겸의 혀를 애가 탈 만큼 살짝살짝 문지르며 고개를 조금씩 뒤로 뺐다. 혀가 닿는 게 좋은지 제가 뒤로 갈수록 이겸의 얼굴이 저를 따라 앞으로 오기 시작했다. 이겸이 다가와 혀가 문질릴 때마다 바지 안이 갑갑해졌다.

“…아…. 으응….”

흥분한 것은 권태정뿐만이 아니었다. 권태정에게 사랑받으며 내내 빨리던 혀는 끝만 겨우 문질리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입술을 완전히 마주한 채 키스하고 싶었다. 이겸은 눈물로 축축해진 눈을 떠 권태정을 바라보았다.

“더 하고 싶어?”

멍하니 권태정을 보던 이겸이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던 반응에 씩 웃은 권태정이 그대로 깊게 입술을 마주 물며 이겸이 원하는 만큼 잔뜩 혀를 섞었다.

“하아….”

“하…. 씹, 술 마신 것보다 더 도네.”

술이 조금 깨는 것을 느끼며 확 흥분이 도는 머리를 짚은 권태정이 저를 보며 몸을 웅크리는 이겸을 바라보았다. 괜히 두 팔을 가지런히 모아 앞으로 두고 다리를 모으는 걸 보니 상황이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저기…. 전, 하아…. 이제… 집에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벌써?”

“…네…. 잠깐 전화만 하러… 나왔던 거라….”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얼굴에 다 보였다. 제 눈을 아예 보지 못하고, 계속 문 쪽으로 몸을 돌려 도망가려는 것만 봐도 저처럼 흥분한 게 보여 참을 수가 없었다.

“집에 가서 혼자 하게?”

“…네?”

“할아버지 주무시는데 혼자 어디서 하게. 화장실에서?”

뭐라고 주어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게 자위 이야기라는 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전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 안 할 거예요….”

“하고 싶잖아.”

노골적이고 집요한 말에 이겸은 더 대답도 하지 못하고 겨우 고개만 저었다. 그런 이겸을 보고 웃은 권태정이 뺨에 입술을 대고 깊게 입 맞췄다.

“여기서 하고 가. 아니면 같이 할까?”

“……네?”

도대체 지금 제가 무슨 말을 들은 건가 싶었다. 이겸은 마구 흔들리는 눈동자로 권태정을 보다가 다리를 더 오므리고 입고 있던 티셔츠로 다리 사이를 가렸다. 너무 부끄러워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정말 갈 거야? 나만 두고?”

“…실장님도 얼른 집에 가세요….”

“나 술 마셔서 운전하면 안 되는데?”

“…대, 대리 운전 불러서….”

“나 정말 가?”

가라고 해야 하는데 가라는 말이 또 입술에 달라붙어 소리로 맺히지 않았다. 이겸은 고개만 겨우 끄덕이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오는 권태정을 보며 고개를 들었다. 한참을 나눈 키스로 달아오를 만큼 달아오른 입 안을 아주 부드럽게 헤집는 혀에 이겸의 몸에서 힘이 너무나 쉽게 빠져나갔다.

권태정은 그대로 이겸을 눕히고 그 위로 제 몸을 겹쳐 내렸다. 그리고 성기가 있는 곳을 마주 댄 채 바지끼리 느릿하게 문질렀다. 권태정의 입가에 머물러 있던 미소가 서서히 여유와 함께 사라졌다.

“아…. 흣….”

바지를 입은 채기는 하지만, 흥분한 것 위로 가해지는 자극에 이겸은 권태정과 혀를 섞으며 헐떡였다. 그런 이겸을 내려다보던 권태정이 손을 아래로 내려 성기를 꺼내 이겸의 바지 위로 문질렀다. 문질릴수록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하아…. 으응, 실장님….”

이겸의 평범한 잠옷 바지는 벗기기가 쉬웠다. 권태정은 쉽게 늘어나는 허리 밴드에 손가락을 걸어 어렵지 않게 이겸의 엉덩이 아래로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이겸의 하얀 속옷 위를 더 흥분할 수 없을 만큼 흥분한 제 성기로 문질렀다.

“아…. 미치겠다.”

바지 위로 성기가 문질리는 것과 얇은 속옷 한 장만 사이에 두고 문질리는 것은 느낌 자체가 달랐다. 이겸은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처음 겪어 보는 자극과 그 자극이 주는 쾌감에 어쩔 줄을 모르는 얼굴로 권태정만 붙잡았다.

저를 향해 벌어진 달착지근한 입 안으로 혀를 넣은 권태정이 달래듯 혀끝을 빨며 앞이 동그랗게 젖은 이겸의 속옷을 엉덩이 아래까지만 끌어내렸다. 그리고 완전히 발기해 올라붙은 제 것을 이겸의 성기 위로 댄 채 압박했다.

“하읏, 으응…. 아, 이상, 이상해요….”

“…하…. 진짜 술이 확 깨네.”

술기운이 싹 사라지는 것을 느낀 권태정이 더 흥분할 수 없을 만큼 흥분한 성기를 댄 채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기둥이 문질리고, 아랫배에 쓸리며 과한 자극이 퍼졌다.

이겸은 성기끼리 비벼지는 느낌에 눈도 뜨지 못한 채 권태정을 잡고 매달렸다. 처음 겪는 자극과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래도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도 알 수 없고, 제가 여기서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권태정만 붙잡을 뿐이었다.

“시, 실장님…. 아, 흣…!”

권태정은 저를 놓치면 죽는 사람처럼 붙잡은 이겸의 두 손에 들어간 그 힘을 느끼며 극도로 흥분했다. 제가 생각해도 변태 같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아…. 읏, 씹, 좋아….”

“하으, 응…. 아…. 으응….”

권태정의 어깨를 붙잡은 채 헐떡이던 이겸의 허리가 살짝 비틀렸다. 그 작은 움직임에도 권태정은 거친 숨을 내쉬며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하….”

몸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셔츠가 말려 올라가 이겸의 하얗고 납작한 배가 보였다. 그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예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권태정은 구멍을 점령한 사람처럼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며 이겸의 혀끝을 노골적인 소리가 나게 빨았다. 아까보다 아주 조금 더 짙어진 페로몬 향 때문에 혀끝에서도 복숭아 맛이 나는 것만 같았다.

“으응, 아…. 시, 실장님… 그, 그만… 그… 아…!”

그 순간 이겸이 허리를 조금 크게 비틀며 말간 것을 쏟아 냈다. 권태정은 이겸의 하얀 배 위로 뿌려진 정액을 보며 참지 못하고 사정했다. 자위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쾌감이 머리끝까지 확 파고들었다.

“…읏…! 아….”

쾌감이 고인 채로 정액이 묻어 미끌거리는 성기를 더 문지르니 이겸이 한 번 더 몸을 크게 떨었다. 권태정은 시트로 축 늘어져 가쁜 숨을 내쉬는 이겸의 뺨에 입 맞추고, 작은 몸을 덮으며 눈을 감았다.

이대로 깨어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기분 좋은 새벽이었다.

조금 쌀쌀한 공기가 얼굴에 닿는 기분에 눈을 뜬 이겸은 제가 누군가의 품에 있다는 것에 놀라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했다. 잠든 권태정의 얼굴을 보자마자 지난 새벽의 일이 머릿속을 빠르게 치고 지났다.

“…미쳤나 봐….”

아래가 닿아 문질리던 것까지 떠올린 이겸은 귀가 빨개진 채 권태정의 품에서 몸을 일으키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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