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의 막내아들로 환생했다. 에스퍼가 어쩌고 가이드가 어쩌고 하는 이상한 세계. 내 알 바 아니니 돈 많은 백수로 지내려는데, 퀘스트가 날아왔다. [나라의 평화를 지키자! 당신의 가이딩이 필요한 에스퍼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폭주하면 대한민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어서 가이딩을 통해 나라가 안전할 수 있도록 지켜주세요. 성공 시:생존 실패 시:사망] 아니, 시발. 이건 뭐...... 내 목숨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잖아. 그런데 시스템이 친절하게 내민 폭주 예정 에스퍼 명단을 본 순간, 사고가 긍정적으로 변했다. 존나 다 내 취향이야. *** 탁상을 양손으로 짚은 채 형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에스퍼들은……. 가이딩받을 때가 제일 좋댔어.” 내리깐 내 눈동자와 형의 눈동자가 지척에서 마주쳤다. 서로에게서 흘러나온 숨결이 이리저리 섞였다. 나는 고개를 틀어, 쪽 소리가 나게 뺨에 입을 맞춰 주었다. “이렇게 닿아야 좋잖아.” “…….” 탄탄한 가슴팍이 부풀었다가 가라앉는다. 흑안에 불꽃이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