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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3 (30/36)

EPISODE 13

“근데 지헌이 너 질투한 거네.”

“…….”

“나랑 민수연이랑 엮어서 질투한 거 맞지.”

“…….”

“응? 응?”

몸을 씻고 나서 원래의 예정대로 피자를 시켰다. 그 피자를 우물우물 씹고 있는 지헌을 가만히 보던 유한이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니야?”

“맞아.”

“아. 너무 쉽게 인정하는데.”

잔뜩 당황하여 눈을 굴릴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지헌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그 쿨한 인정에 당황한 것은 유한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 예쁜 분이 촉촉한 눈으로 너를 보니까.”

하지만 유한이 당황한 것을 보면서도 지헌은 무심한 척 말을 이어 가고 있었다. 아까 전 잠깐 보았던 수연을 떠올린 지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진짜 엄청 예쁜 얼굴이었지.

“……아, 나 좀 질투 나려고 하는데.”

하지만 그 표정과는 상반되게 유한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그 표정에 지헌이 헛웃음을 쳤다.

“질투는 무슨.”

“아, 그렇게 예쁘다고 자꾸 말하지 마. 나도 예뻐.”

“아, 뭐라는 거야.”

“진짠데. 이 정도면 예쁘지 않아?”

뭔가 어린애처럼 유한이 제 턱 아래 꽃받침까지 해 가며 물었다. 그에 지헌이 어이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응, 너 예뻐.”

“아니, 네가 더 예뻐.”

“뭐 하는 거야.”

“음. 칭찬?”

부쩍 능글맞은 대답이 돌아왔다. 지헌은 여전히 웃는 낯으로 유한을 보고 있었다.

“다시는 혼자 그런 생각 하지 말고.”

하지만 그 능글맞음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금세 지헌을 달래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유한이었다.

“쓸데없이 질투도 할 필요 없어. 나 너밖에 없는 거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응, 알아.”

“아는 애가 혼자 왜 땅굴을 파. 바보야.”

유한이 지헌의 뺨을 붙잡고 입술에 입을 맞췄다가 떨어졌다. 소리 내 웃는 얼굴이 잔뜩 만족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미안해.”

“응. 나는 좋아해.”

“…….”

“응?”

“나도 좋아해.”

한 손에는 피자를 들고 부끄러워하는 지헌 때문에 결국 유한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좋아도 될까, 진짜.

뭐, 괜찮겠지. 나는 어차피 너를 놓을 생각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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