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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1 (26/36)

EPISODE 11

지헌이 제 머리카락을 끊임없이 건드리는 손끝을 느끼며 반짝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멍한 얼굴로 지헌을 바라보고 있던 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깨자마자 너무 잘생긴 사람을 봤는데, 멍한 정신에 헛생각이 들어찼다.

“잘 잤어?”

금세 놀란 눈을 접으며 현이 물었다. 지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 벌써 깼어?”

현이는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음에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제가 내뱉은 목소리는 갈라져 어쩐지 듣기 좋은 목소리는 아니었다. 지헌이 미간을 찌푸리며 바로 큼큼거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냥. 잠깐 눈을 떴는데 다시 자기 아까웠어.”

“뭐가.”

“네가 옆에서 이렇게 예쁘게 자고 있으니까.”

배시시 웃는 현이의 얼굴에 지헌이 금세 열이 올랐다. 그새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지헌은 가만히 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시야?”

“10시. 벌써 밤 됐어.”

“아. 하루 다 가 버렸네.”

“지헌아. 밤은 길어.”

아쉬운 마음에 꺼낸 말에 현이 능청스럽게 웃었다. 그에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진 지헌이었다.

“내일부터는 바쁘겠지?”

지헌이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조금은 시무룩한 기색을 띠며 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하기 싫다.”

불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

“응.”

“미안해.”

지헌이 조심스럽게 현의 얼굴을 쓸며 다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뜬금없는 사과라 현의 미간은 곱게 접혀 들어갔다.

“뭐가.”

“불안하게 해서.”

“…….”

현의 품에 안기는 것으로 불안함을 잠재워 주려고 했지만 그건 그저 임시적인 일일 뿐이었다. 지헌은 현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랐다. 제가 현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그 불안감에서 이제 자유로워지길 바라고 있었다.

“나는 너 안 떠나.”

“…….”

“그러니까 너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7년씩이나 자신을 저 때문에 잃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현이한테는 더더욱. 하지만 지헌은 조금이라도 더 현이 편해지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현이 그새 촉촉해진 눈을 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무척이나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흘렀다.

“응.”

곧 짧은 대답이 들려왔다. 지헌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손길이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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