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SODE 7 (16/36)
  • EPISODE 7

    “고마워, 자리 비워 줘서. 한지헌 친구들.”

    장난기 섞인 짧은 말과 함께 닫힌 문을 네 사람이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일었다. 그 침묵을 가장 먼저 깬 것은 현이었다.

    “역시 안 되겠어. 나 저 형 못 믿어.”

    현이 빠르게 현관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그 몸짓은 장우진에 의해 바로 저지되고 말았다. 제 어깨를 잡힌 현이 짜증스레 몸을 털었다.

    “아, 왜! 넌 안 불안해?”

    “……친구 하겠다며.”

    현에게 하는 말인지 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그 말에 김현이 제 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바로 어제 제가 했던 말이 아닌가. 또다시 7년 전으로 돌아갈 자신이 없다고. 현이 다가가지 못하고 굳게 닫힌 문을 바라봤다.

    저 문을 지금 굳이 열고 들어가는 것은 결국은 또다시 그 관계를 반복하고 싶다는 말과 같았다. 그러니 결론은 적어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지금만큼은 저 문을 두드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 됐다.

    문득 강수하가 제 머리를 짜증스럽게 털었다. 그러고는 미련 없는 척 뒤돌아섰다. 그에 문 앞에서 어정쩡히 서 있던 세 사람도 마지못해 움직였다.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김준이 말했다. 짧은 한숨도 함께였다. 7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마음이 동하는 건 단순히 내가 이상해서인 건지, 조금도 변하지 않은 것 같은 지헌 때문인지.

    미련이 가득한 김현의 시선이 다시 한번 이유한의 집 문으로 향했다. 스케줄 취소되면 좋겠다. 그럼 그 핑계로 다시 저 집으로 들어갈 텐데. 현이 입을 비죽이며 제 손을 모았다. 제발 취소되라, 간곡한 기도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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