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SODE 5 (11/36)
  • EPISODE 5

    “뭐 해?”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던 현이 갑자기 제 방에 들어온 준에 화들짝 놀랐다. 저건 아침잠도 없어. 왜 이렇게 빨리 일어났어. 순간 현의 얼굴에 불퉁한 표정이 올라왔다.

    “아무것도 안 해.”

    “어디 가?”

    “아무 데도 안 가.”

    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무 데도 안 가는 애가 학교 가는 날도 아닌데,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씻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 이상함을 느낀 준이 굳이 현의 방 침대에 비집고 앉았다. 덕분에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하려던 현이 부자연스럽게 멈췄다.

    “아, 왜 들어오는데. 나가.”

    “너 지헌이한테 연락하려고 했지?”

    “…….”

    “미친놈. 티라도 덜 내든가.”

    “아, 너 진짜 짜증 나.”

    단번에 걸린 김현이 분한 듯 발을 동동 굴렀다. 어이없이 헛웃음을 치며 김준이 김현의 머리를 괜히 쥐어박았다.

    “지헌이 피곤해. 늦잠 자게 둬.”

    “아, 씨. 너무 이른가?”

    제 동생이지만 꽤나 단순한 김현의 대답에 김준이 혀를 찼다. 결국은 지헌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정한 꼴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듯 김현이 제 입을 비죽였다.

    “어디 가려고.”

    “몰라.”

    “놀이공원?”

    “……나 이제 너 좀 무서워.”

    또다시 현이 자진 납세했다. 네가 쉬는 날 꼭두새벽부터 움직이면 뻔하지. 준은 그런 생각에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도 갈 거야.”

    “예상은 했지만 진짜 간다니까 싫다.”

    “그리고 7시밖에 안 됐으니까 지금 전화하지 마.”

    “안 해, 멍청아. 안 그래도 요즘 피곤해 보여서 문자만 남겨 놓으려고 했거든?”

    “근데 지헌이 오후에 깨면 어떡하게?”

    “……역시 전화를 해야겠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행동에 결국 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8시가 넘은 다음에 전화를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준이 현의 방에서 빠져나왔다. 욕실에 씻으러 들어가는 준에게서 콧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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