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SODE 3 (6/36)
  • EPISODE 3

    우진은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었다. 시합이 얼마 남지 않았다더니 김준은 아까부터 쉬지도 않고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잠결에 그런 준을 쫓던 시선이 문득 낯익은 다른 이에게 옮겨 가는 것은 금방이었다.

    “……한지헌?”

    무심결에 제 입에서 튀어나온 이름이었다. 이른 시간인데 왜 벌써 학교에 오는 거지, 뻘한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우진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스탠드 안쪽으로 들어간 지헌이 잘 보이지 않았던 탓이었다. 그 와중에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지만 제가 느끼는 감정과는 관련 없이 지헌의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이 피었다. 살갑게 인사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우진이 멍하니 제 손가락을 창틀에 두드렸다. 곧 김준의 머리카락에 지헌의 손길이 닿았다 떨어졌다. 그 손길에 맞춰 우진의 주먹도 쥐었다 펴졌다.

    짜증 나네, 진짜. 우진이 제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저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행동이었다. 금세 김준의 손이 한지헌의 손을 맞잡았다. 한지헌의 하얀 얼굴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우진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서 조급한 걸음으로 교실을 벗어났다.

    3층인 제 반 교실에서 운동장 스탠드까지 우진은 아무 생각 없이 뛰었다. 왜 뛰고 있는지도 설명하지 못할 터였다. 하지만 그런들 우진은 걸음을 멈추지는 못했다. 우진이 밭은 숨을 내쉬었다. 미친 듯이 달려 도착한 스탠드에는 정작 제가 찾고 있던 지헌이 없었다.

    “늦었어.”

    대신에 여태 운동장에 남아 있던 김준이 우진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우진이 짜증스레 김준을 바라봤지만 정작 준은 제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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