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135화 (137/143)

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 1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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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피 칼 갈았내......]

작성자 : 송水겸

작정했내 작정했어,....

더블타이틀곡이라니...

의상컨셉 다 미쳐버려....ㅠㅠㅠㅠㅠㅠ

└ㄱㄴㄲ 도랏서......

└진심,,,, 디피 미쳣나바...

[솔찌 투표하자]

작성자 : ililliiiilll

둘 중에 머가 더 취향?

둘다 고르기 업슴

원 모어 타임 vs 예쁘잖아

└원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인생곡됨ㅠㅠㅠㅠㅠㅠㅠㅠ

└원모어탐

└예쁘잖아!!!

└원모어

└예쁘잖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

└예쁘잖아

└어케 고르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기권

└222222222나도

[예쁘잖아 컨셉 미친거 아님?????]

작성자 : 아가리다이어터

청바지에 흰 티.... 청량 그잡채ㅠㅠㅠㅠㅠㅠㅠ

거기다가 스카프 살랑살랑 흔들면서 춤추는데 여우 그잡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컨셉 누가 생각한거야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애들이 짠거래ㅠㅠㅠㅠㅠㅠ

└작성자 : 헐 진짜????

└ㅇㅇ솔이가 슨스에서 말함 수겨미가 아이디어 냇다구,,,,,,,

└작성자 : 역시 폭스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우맞앗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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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뮤직비디오와 음원이 공개되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반응을 기다리던 수겸은 줄줄이 올라오는 긍정적인 반응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피셜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음원 순위가 심상치 않았다. 이미 앨범 사전 예매 수량은 미니 2집의 3배를 넘었다. 그런 와중에 음원까지 1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떡해, 어떡해……. 진짜 1위 하려나 봐…….”

수겸은 행복감에 겨워 발을 동동 구르다가 소파 쿠션에 얼굴을 묻었다. 벅차 오르는 이 기분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아직 음악 방송 무대에는 서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1위라도 한 것처럼 심장이 쿵쾅거렸다.

심지어 수겸은 1위 소감이라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 조그만 머리로 열심히 1위 소감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누가 알면 김칫국을 먹는다고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수겸은 정말 진심이었다.

하지만 지금 수겸의 기대가 아예 말도 안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스태프가 있는 단체 톡방에서도 설레발이 한창이었다. 연예계 생태계를 잘 아는 그들이 보기에도 현재 유피트의 성적이 기대할 만큼 뛰어난 것이었다.

그러니 수겸 입장에서는 더욱 긴장이 되었다. 물론 나쁜 의미에서 긴장이 되었다는 게 아니라, 좋은 의미였다.

은 1위, <예쁘잖아>는 4~5위를 왔다 갔다 했다.

거의 실시간으로 순위가 바뀌는 음원 사이트인데도 은 붙박이라도 된 듯 내내 1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예쁘잖아> 역시 2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기쁜 마음에 더해진 약간의 걱정 때문에 수겸은 밤새 새로 고침을 하며 순위를 확인했다. 결국 날밤을 새우는 꼴이 되고 말았지만, 순위가 여전히 좋은 덕분에 당연히 수겸의 기분 역시 날아갈 것 같았다.

스케줄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했음에도 수겸은 피곤하지도 않았다.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정신이 약간 몽롱하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오히려 설레는 마음에 더해진 몽롱함은 더 큰 기쁨으로 돌아왔다.

“수겸아, 좀 잤어?”

“헤헤, 아니. 형은?”

“나도 못 잤어.”

태원의 대답에 수겸은 환하게 웃었다. 태원 역시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상기된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태원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멤버들 모두 숨길 수 없는 설렘이 티가 났다.

수겸은 이처럼 자신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차가 바삐 달려 머지않아 방송국에 도착했다. 정규 1집 활동의 첫 포문을 여는 곳이었다.

출근길에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수겸은 기쁜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기분 탓인지 기자들도 평소보다 많이 유피트를 찍어주는 것 같았다.

대기실에 도착한 유피트는 무대 준비를 시작했다.

“어떡해, 내가 너무 떨려. 얘들아.”

지연은 한 손에는 머리빗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드라이기를 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송화처럼 드러내 놓고 주접을 떠는 편이 아닌 지연마저도 어쩔 줄 몰라 할 정도로, 유피트와 스태프들은 기대감에 고양되어 있었다.

“어차피 컴백 주에는 1위 못 하잖아요.”

한솔이 지연을 진정시키려는 듯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사실 수겸도 이 사실을 알기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만 할 뿐, 터지지는 않은 것이었다.

아무래도 컴백 주에는 음원이 팔린 날짜가 적고, 방송 점수 역시 낮기 때문에 1위를 하기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수겸도 자꾸만 부푸는 가슴을 애써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알아, 아는데…… 절대 못 하는 건 아니잖아. 만약에, 혹시나라는 게 있잖아. 게다가 너네 음반 초동도 어마어마하게 나왔어. 그러니까 자꾸 될 거 같잖아.”

지연이 발을 동동 구르며 대꾸했다.

그녀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다. 사실 컴백 첫 주에 1위를 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아예 할 수 없는 것은 또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명 선배 가수들은 컴백 첫 주에 1위를 차지하고는 했다.

그러니 수겸 역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해도 ‘우리도 혹시?’ 하는 기대감이 자꾸만 피어올랐다.

“아우, 그런 말 하지 마. 나도 덩달아 같이 두근거리잖아.”

송화가 지연을 타박했다. 그녀의 마음이 수겸의 것과 똑같아서 수겸은 내심 송화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지연의 말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1위가 간절한 탓일 터였다.

“이번 주가 아니더라도 다음 주에는 무조건 될 거야. 이 수치로 봐서는 1위는 따놓은 당상이야.”

민성까지 격앙된 목소리로 덧붙였다.

1위가 따놓은 당상이라니,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라 미칠 것 같았다. 수겸은 감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겨우 표정 관리를 하며 메이크업을 받았다.

드디어 무대에 오를 시간이 되었다. 두 곡이다 보니, <원 모어 타임>은 사전 녹화로, <예쁘잖아>는 생방송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What’s this planet?”

“안녕하세요, 우리는 유피트입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늘 하던 대로 태원의 선창에 따라 유피트 멤버들이 후창을 했다.

어딘지 평소와는 다르게 결연하기까지 한 인사가 끝나고 멤버들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열띤 환호로 유피트를 맞아주었다. 멤버들은 팬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는 무대에 임할 준비를 했다.

전주가 흘러나오고, 팬들 사이에서 도입부 장인으로 불리는 유찬이 노래를 시작했다.

-그리움이 달처럼 쏟아지는 밤

놓쳐버린 지난 날을 후회해

잡지 못한 시간이 노래처럼 흘러가

오늘이 어제가 되어

담담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팬들은 숨을 죽였다. 이어서 한솔이 노래를 이어 불렀다.

-별자리마다 우리 흔적을 새기고

밤거리마다 못다 한 고백을 남기고

휘청거리다 혼자 주저앉아서

못난 나를 원망해

점점 노래가 고조되고 다음은 이겸의 차례였다.

-한 번만 기회를 준다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모든 걸 다시 바로잡을 텐데

헛된 희망이 나를 괴롭혀

마침내 수겸의 차례가 되었다. 수겸은 멤버들이 넣어주는 화음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One More Time

시간아 부탁해

One More Time

마지막 부탁이야

마치 너와 내가 시간에 갇혀서 남이 되어버린 것 같아

수겸의 고음 구간을 지나, 태원의 랩 파트가 시작되었다.

-추억이라는 건 그리운 만큼 아파

One More Time 되돌릴 수 있다면

너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아직은 그날이 멀었다고 해도

결국 그날이 올 거야

너와 나 서로를 놓지 않고 있으니까

이어서 2절과 3절까지 마쳤다. 팬들은 지치지 않고 열렬하게 소리를 질러주었다.

사전 녹화는 총 5번 진행되었다. 늘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유피트는 다시금 무대를 내려왔다.

의 가사를 처음 보았을 때, 수겸은 꼭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

한 번만 다시 기회를 준다면,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빌던 전생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 수겸은 기적처럼 그 기회를 얻었고, 간절했던 만큼 최선을 다해 그 시간을 걸어왔다.

이제 그동안의 노력의 보상을 받을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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