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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118화 (120/143)

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 118화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우, 왜 이제 오셨어요?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잖아요.”

“아우, 죄송합니다. 저희가 진작 왔어야 했는데. 이렇게 환영해 주실 줄 몰랐어요.”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사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뭐 한데…… 올빗이라고요.”

“에이, 진행자님 저번 영상 보니까 블랙A 팬이라고 하시던데!”

“아, 그땐 그랬고 지금은 올빗이죠. 눈앞에 유피트가 있는데!”

진행자는 쾌활하게 인사를 건네고는 유연하게 진행을 이어갔다. 덕분에 유피트 역시 편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대화는 쉽게 무르익었고, 유쾌하면서도 선을 잘 지키는 진행자 덕분에 유피트는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문제는 너무 편했던 모양이었다. 특히 유찬이에게는.

“유찬 씨, 유찬 씨는 막내잖아요. 팀의 막내라서 아쉬운 점은 없어요?”

“아쉬운 건 없고 좋은 점은 있어요.”

“오, 뭔데요?”

“막내라고 예쁨을 독차지해요.”

“어머어머, 유찬 씨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 귀엽다. 막내라서 예쁨을 독차지하는 게 좋아요?”

“당연하죠.”

유찬의 대답에 수겸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솔이 섭섭할까 봐 티를 내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유찬이 막내라고 조금 더 챙겨주려고 했었는데, 그 보람이 있었나 보다. 그러나 이런 수겸의 생각은 오래지 않아 착각임이 드러났다.

“형들이 넷이나 있잖아요. 특히 누가 유찬 씨를 그렇게 예뻐해요?”

“수겸이 형이요.”

“아, 수겸 씨가요? 수겸 씨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예뻐해 줘요? 예를 들면 뭐, 먹을 걸 더 챙겨준다든가, 아니면 아플 때 간호를 해줬다든가 이런 에피소드가 있어요?”

수겸은 자신이 지목될 줄 몰랐기 때문에 놀란 눈으로 유찬을 바라보았다. 사실 먹을 것은 이겸이 챙겨주고 전반적인 생활 면에서는 리더인 태원이 챙겨주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어떤 면에서 유찬이 그렇게 느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유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바로 어제 일인데요…….”

뭐?

상상도 못 했던 말에 수겸의 낯이 희게 질렸다. 어제 일이라니, 어제 일이라니. 그걸 방송에서 할 말이란 말인가. 수겸은 초조함에 저도 모르게 여린 볼살을 씹었다.

“사실 저희가 이사를 했는데,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형한테 같이 자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같이 자줬어요.”

“어머어머, 둘이 같이 잤다고요? 남자 둘이서? 아니, 이런 질문이 이상할 수도 있긴 한데 어떻게 같이 잤어요? 침대를 같이 썼다는 말이에요, 아니면 방을 같이?”

“아, 침대에서 딱 붙어서 같이 잤어요.”

수겸은 유찬의 말에 조마조마했다. 어제 일은 방송에서 이야기할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헉, 안 좁았어요? 남자 둘이 같이 잤으면 좁았을 것 같은데! 아, 침대가 커요?”

“아니요. 그렇게 크진 않았는데, 그냥 둘이 딱 붙어 잤어요.”

다행히 진행자는 ‘잤다’는 말을 성적으로 해석하지는 않았다. 수겸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물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잠만 잤다. 섹으로 시작해서 스로 끝나는 것은 하지 않았다. 물론 그 직전 단계도.

수겸은 어제 일을 떠올렸다.

* * *

“자, 잠깐! 잠깐!”

수겸은 아래로 내려온 유찬이 손을 두 손으로 붙들었다. 다급하게 쌕쌕 숨까지 몰아쉬며 떨리는 눈으로 유찬의 얼굴과 손을 번갈아 보았다.

“이, 이건 역시 아닌 것 같아, 유찬아!”

“……그래요?”

“……네, 네가 싫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니까 오해는 말았으면 좋겠어. 우리가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닌데 자, 잠부터 자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혹여나 유찬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할까 봐 수겸은 얼른 구구절절 뒷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유찬이 약간은 아쉬운 듯했지만 다정하게 웃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사귀자고 말해도 ‘알았다’고는 안 할 거죠?”

“……응, 미안.”

수겸은 짧게 심호흡을 한 뒤 사과했다. 유찬이 싫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했지만 사귈 수는 없었다. 제 마음이 아직 정리되지 않아서였다. 유찬만 좋아하는 거면 모르겠는데, 다른 멤버들도, 그리고 이사님도 좋아하는 상황에서 누군가 한 명과 덜컥 사귈 수는 없었다.

뭐…… 그렇다고 모두와 사귀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았지만.

“소, 손은 잡고 잘 수 있어. 이, 입술도…… 마, 맞대고 잘 수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아.”

“알았어요. 형의 마음 다 이해하니까 그렇게 미안해 죽겠다는 표정 짓지 말아요. 저 괜찮아요.”

거절한 쪽은 수겸이었는데 외려 유찬이 수겸을 달래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수겸은 그런 유찬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동시에 미안함을 느꼈다.

“형, 피곤할 텐데 얼른 자요. 팔베개해 줄게요.”

유찬은 수겸을 일으켜 침실로 향했다. 이전 숙소에서 쓰던 것보다 큰 침대에 유찬과 수겸이 나란히 누웠다. 팔베개를 해주겠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지, 유찬은 정말로 팔을 내밀었다. 수겸은 주춤거리다가 그 팔을 베고 누웠다.

두근두근. 그의 팔을 베고 누우니 유찬의 심장 박동이 기분 좋게 들렸다. 약간은 빠른 듯하지만, 수겸은 그의 심장 소리가 꼭 자장가처럼 편안하게 들렸다.

“고마워, 유찬아…….”

“제가 더 고마워요.”

상냥한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어서 피곤한 하루의 흔적이 스멀스멀 몰려들었다. 수겸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수마가 아스라이 수겸을 뒤덮었을 때…….

“형, 잘 자요.”

듣기 좋은 미성이 고막을 간지럽혔다.

* * *

“수겸 씨, 수겸 씨?”

다시 현재로 돌아온 수겸이 진행자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진행자는 물론 유피트 전원이 수겸을 쳐다보고 있었다. 수겸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며 얼른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환하게 웃었다.

“네, 네! 말씀하세요.”

“수겸 씨는 유찬 씨가 정말 예쁜가 봐요. 남자 둘이 같이 붙어서 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그럴 정도라는 건 정말 유찬 씨가 좋아서 그런 거 아니에요?”

“……맞아요. 솔직히 말해서 유찬이가 예뻐죽겠어요. 같은 남자끼리 이런 말 하는 게 낯간지러울 수 있지만…… 유찬이는 정말 착해요. 다정하고, 상냥하고…… 저번에 눈이 내리던 날에는 저한테 눈이 내린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제가 눈을 좋아하니까, 눈 좀 보러 나오라고.”

“어머어머, 로맨틱하다. 이거 둘 중 한 명이 여자였음 최소 썸 아니에요? 진짜 나였음 키스 갈겼다.”

“아하, 하하하. 그러니까 말이에요. 그런 유찬이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수겸은 진행자의 말에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꾸했다. 자기였다면 키스를 갈겼다는 그녀의 말에 찔려서 가슴이 벌렁거리는 걸 숨기느라 힘들었다. 어제…… 키스를 하기는 했으니까. 그걸 갈겼다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자,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진행자는 자연스럽게 편집점을 찾으며 화제를 바꾸었다. 수겸은 여전히 두근거리는 가슴을 남몰래 쓸어내렸다.

방송은 발 빠르게 먼저 일부 장면만 편집되어 너튜브에 공개되었고, 남은 촬영분은 추후에 방송으로 방영되기로 했다.

아무래도 너튜뷰 영상은 맛보기인 만큼 가장 자극적인 부분이 뽑혔고, 그 대목은 유찬과 수겸의 인터뷰 장면이 되었다.

* * *

[ㅁㅊㅁㅊㅁㅊㅁㅊ!!!!!!!!!!!!!!!!]

작성자 : 에붜랜드가고파

미친거 아니야?

아니 미친거 맞지

ㅓ느 아이돌이 방송에서 같이 잣다는 걸 이야기해????????

얘네 진짜 어쩌려고 그래,,,,,,,,,,

ㅇ러다가 들키겠어,,,,

[나는 울 유차니가 자기 예쁨받는다고 말한게 넘 벅차오른다????]

작성자 : 설뷩수

ㅠㅠㅠㅠㅠ유차니 데뷔초에는 진짜 말도 잘안하고 감정 표현도 잘 안 했자나......

그런데 이제는 형들이 자기 이뻐한다고 말하는게 내가 다 뿌듯하고 bbbb

애들이 유찬이를 얼마나 아꼈으면 애가 방송에서 저런 말을 다 하나 싶어서 벅차올라 진심.... 눈물난다 진짜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 같이 잤다고? 잤다고 딱 붙어서?]

작성자 : 김유믜

그,,,, 내가 이걸 어떻게 해석해ㅑ 할지 모르겠는데,,,

둘이 잤다는 게 그러니까...... 어,,떡을 쳤다,,, 뭐 그렇게 해석해도 되는거니?

└님 되게 노빠꾸로 말한다..... 근데 그거 맞는 듯 유찬이가 그말할 때 수겸이 졸라 당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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