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54화 (55/143)

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 54화

숙소에 들어가자 차이겸이 수겸을 반겼다. 정확히는 반겼다는 표현보다는 어째선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이겸과 눈이 마주쳤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적절할 테지만.

“내가 먹을 거 구해 왔어. 솔이가 들고 들어왔지?”

수겸은 장난기 어린 목소리였지만, 나름 자랑스럽게 말했다.

조금 전 식사를 마칠 즈음, 수겸은 멤버들도 맛있는 걸 먹여야 한다는 마음에 까먹지 않고 이사님에게 떡갈비와 갈비찜을 추가 주문해서 포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선욱은 여유롭게 웃으며 수겸의 요청을 허락해 주었다.

“송수겸.”

“응?”

“너는……. 아니다, 됐다.”

“뭐야, 왜 말을 하다 말아?”

차이겸은 무언가 중요한 말을 할 것처럼 굴다가 이내 하려던 말을 끊었다. 호기심이 인 수겸은 원망 섞인 눈으로 차이겸을 바라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차이겸은 다시 말을 이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뭔데, 왜 그러는데!”

“됐어. 들어가서 잠이나 자.”

“안 졸리거든!”

“안 졸려도 누워 있으면 잘 거잖아, 넌.”

“그, 그건 그렇지만…….”

이겸의 말에 차마 반박할 수 없는 수겸은 당황하여 더듬거렸다. 그러자 차이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코웃음을 터뜨렸다.

수겸은 차이겸을 원망스럽게 노려보다가, 이내 떠오르는 생각에 뾰족해진 눈매를 풀었다. 그 태도에 차이겸은 수겸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

“말해.”

“오, 대박. 내가 하고 싶은 말 있다는 거 알아차린 거야?”

“넌 생각이 훤히 읽혀. 못 알아차리는 게 더 이상해.”

“씁, 너는 참 말을 곱게 안 해. 재수 없어.”

“어, 고맙다.”

차이겸은 수겸의 타박에도 조금도 대미지를 받지 않은 듯했다. 외려 대수롭지 않게 대꾸할 뿐이었다. 그 모습에 수겸은 진심으로 그가 재수 없었지만, 이내 아쉬운 쪽은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치미는 짜증을 참아내었다.

“있잖아, 차이겸.”

“어.”

“솔이가 나를 질투하는 거 같은데 어떡하지?”

“……뭐?”

수겸의 말에 차이겸은 제 귀를 의심한 듯 되물었다. 그런 이겸에게 수겸은 다시 한번 또박또박 같은 말을 되풀이해 주었다.

“내가 이사님이랑 너무 친하게 지내니까 솔이가 나를 질투하는 것 같다고.”

“너를 질투한다고? 반대가 아니라?”

“반대? 무슨 반대? 아아, 이사님을 질투한다고? 뭐래, 이사님을 왜 질투해?”

이겸의 말을 이해한 수겸이 별소리를 다 한다는 듯 얼굴을 구겼다. 그러자 차이겸은 들으라는 식으로 혀를 찼다.

“네가 그럼 그렇지.”

“뭐? 내가 뭘 어쨌다고!”

“됐어. 말해도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됐고, 정한솔 웃기네. 아닌 척하더니.”

“왜 시비야? 그리고 솔이가 왜 웃겨? 질투할 수도 있지.”

발끈한 수겸이 언성을 높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차이겸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 * *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인 <소원꽃잎>의 안무가 나왔다. 곡 자체가 잔잔한 발라드곡이다 보니 안무 역시 비교적 간단했다.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안무였기에 스탠딩 마이크를 활용하여 포인트를 주었다.

익히기 어렵지 않은 덕분에 유피트는 하루 만에 안무를 완벽하게 맞출 수 있었다. 그마저도 몸 쓰는 쪽으로는 가장 약한 수겸이 헤매는 시간까지 포함된 것이었다.

“헉, 됐다!”

벌써 세 번째 연속으로 아무도 틀리지 않고 안무를 맞추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수겸만 맞으면 다 맞는 셈이기는 했지만.

수겸은 안무를 숙지했다는 안도감에 벌렁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는 자연스럽게 꾸물꾸물 기어가서는 태원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형, 나 고생했어.”

“그래, 너 고생했어.”

안무 연습은 모두가 함께했음에도 태원은 수겸의 장난스러운 말을 다정하게 받아주었다. 수겸은 기분 좋은 고양이처럼 갸르릉거리며 태원의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십 분만 쉬다가 다섯 번만 더 맞춰보자.”

“와…… 악마.”

태원의 말에 수겸이 묻었던 얼굴을 번쩍 들고는 태원을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 그래 봤자 태원은 어깨만 으쓱거릴 뿐이었다.

“쉬는 동안 잠깐 영상 좀 찍을게. 자연스럽게 갈 거니까 그냥 하던 대로 해.”

매니저 민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를 꺼냈다.

아무리 자연스러운 장면을 찍는다지만, 카메라 앞에서 넋 놓고 쉴 수만은 없기에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수겸은 이마저도 성공을 향한 길이라고 생각하니 기대가 되기까지 했다.

수겸은 제게 바싹 다가오는 카메라를 향해 손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환하게 웃었다. 물론 태원의 무릎을 베고 누운 채로.

“수겸이가 완전히 뻗었어요. 힘들대요.”

태원이 카메라를 보며 늘어진 수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말을 들은 수겸은 순간 머릿속이 번뜩이는 것 같았다.

“형 때문이잖아.”

“내가 뭘?”

수겸의 말에 태원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수겸은 부러 울상을 지었다.

“형은 다들 본인 체력 같은 줄 아나 봐. 나는 형 체력 못 따라가거든. 살살 해줘.”

“참나…… 웃겨, 송수겸.”

“몸 쓰는 건 다 살살 하란 말이야.”

수겸은 한 번 더 쐐기를 박았다. 당연히 상황상 안무 연습과 관련된 이야기일 테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 몸 쓰는 쪽으로는 뭐든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말이었다.

“우리 오르비스 분들, 저희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기대해 주세요!”

때맞춰 한솔이 끼어들며 분위기를 정리해 주었다. 수겸은 흡족한 타이밍에 한솔을 쳐다보았지만, 정작 그는 수겸과 눈이 마주치자 홱 고개를 돌려 버렸다. 기분 탓이었나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착각은 아니었다.

이틀 전, 한솔과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눈 이후로 그는 수겸을 피하는 듯했다. 우연인가 싶으면서도 우연이 몇 번씩 겹치니 더는 우연이라 생각할 수가 없었다.

오늘 연습이 끝나면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대화라도 해보아야겠다고 수겸은 다짐했다.

그러나 그건 다음 일이었다. 급한 것은 당장 지금의 촬영이었다.

수겸은 카메라를 보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환하게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유찬에게 슬쩍 몸을 기댔다.

유찬은 잠시 놀란 듯하더니, 이내 수줍게 웃으며 수겸이 편히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내어 주었다. 수겸은 자연스럽게 유찬과 눈을 맞추며 새물거렸다.

[우리나라도 산유국이다;;;;;;;;]

작성자 : 닉네임뭐하냐고

태겸 터진거 봤냐....;;;;;;;

산유국 저리가라 이게 바로 원유고 자산이고 미래고 웅앵 어쩌고고 아무튼 그거다

└뭐라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성자 : 태겸 짱이라고 응응... 그렇다고.... 응...

└그건 맞지.... 응... 그렇지......

[솏숙겸 처음 아닌거 같지????????]

작성자 : DP아소처럼일해라

숙겸이 탟원이 무릎 베고 눕는거 졸라 익숙해 보이는거 나만 그런 거 아니지??????

탟원이도 그러려니 하면서 무릎 내주는거 찐 아니냐고...

나 진짜 감짝 놀랐잖아

얘네 진짜로 사귀는거야?

뭐야 대체 무슨 사이인데

└보면 모르니 사귀는 사이잖아

└배 맞추는 사이

└작성자 : 님 진짜 노빠꾸로 말한다.............

└그래서 싫어?

└작성자 : 아니 너무 좋아 결혼하자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란 말이야 몸 쓰는건 다 살살……]

작성자 : 신랑선태원신랑송수겸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란 말이야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란 말이야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란 말이야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란 말이야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란 말이야

미친거 아니냐..........

도대체 뭘 하는 거길래 몸 쓰는건 다 살살하래^^

대체 뭘하는데 어? 나도 알자 같이 알자

태원아 대체 몸을 어케 쓰길래 수겸이가 방송에서 저런 말을 해.... 응?

좀 더 자세하게 말해줘

└와 나도 거기서 기절하는 줄 알았잖아......;;;;;;

└??????????나 오늘 방송 못 봤는데 진짜 그럼????????????? 찐으로 구라 아니고 장난 아니고 진짜로 그랬다고???????????? 방송에서???????? 우리 방송 꾸금됐어?????????

└ㅇㅇㅇㅇㅇㅇ찐으로 수겸이가 그랫슴. 태원이한티 몸쓰는거 살살하라고

└오 마이........ ㅁㅊㄷ ㅁㅊㅇ

[유차니한테 기대는 수겨미 완전 천사 에인절 요정 엘프 페어리]

작성자 : 우유찬200ml

수겨미 슬쩍 기대니가 유차니 웃는거 찐 아니야?

나 진짜 심장 불타,.,

[찬겸러 주거요.....]

작성자 : 찬겸이었다

사인은 찬겸 떡밥 터짐....

우리집에 있는 찬겸이 팬픽들 껴묻거리 해주라.......

└훔쳐가요~♥

└뽀려가요~♥

└퍼가요~♥

└야이씨 이 도동년들아 사람이 죽는다는데ㅡㅡ

※ 본 저작물의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저작물을 복사, 복제, 수정, 배포할 경우 형사상 처벌 및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