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 50화
“저거 뽑자!”
수겸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겸의 말에 이겸은 썩 기꺼운 표정은 아니었지만,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긴장한 내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인형 뽑기 기계 앞으로 다가왔다.
“저거, 저거 뽑으면 되겠다.”
이미 여러 사람이 시도한 듯, 출구 근처에 인형 하나가 머리만 비죽이 솟아 있었다. 딱 손잡이로 잡기 좋아 보였다.
수겸은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인형 뽑기 기계에 찰싹 붙어 이겸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이겸은 가만히 수겸의 얼굴을 보다가 이내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왜 웃어?”
“안 웃었는데.”
“아닌데? 웃었는데?”
“웃은 적 없어. 그리고 조용히 해. 집중해야 하니까.”
“칫…….”
분명 웃었는데……. 수겸은 뒷말을 삼키며 입을 다물었다. 이겸이 웃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것보다 인형을 뽑는 게 더 중요하기는 했으니까.
이겸이 오백 원짜리 동전을 두 개 넣자, 기계 전체에 휘황찬란한 불빛이 들어왔다. 이겸은 경직된 손으로 인형 뽑기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손잡이는 정확하게 움직였다. 인형의 머리통을 향해 기계 손이 아가리를 쫙 벌리고 내려갔다.
“어어, 됐다. 됐…… 아니네. 안 됐네.”
분명 잡기는 잘 잡았다. 그러나 매가리 없는 기계는 인형을 손톱만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수겸은 입술을 삐죽이며 아쉬워했다.
“아니, 저렇게 힘이 없으면 어떻게 뽑으라는 거야?”
“기다려 봐. 원래 이런 건 확률이랬어. 앞에 몇 번 실패하면 한 번 뽑히게 만들어졌대.”
“정말?”
“몰라.”
“아, 뭐야!”
이겸의 말에 기대감에 찼던 수겸의 얼굴이 금세 허물어졌다. 그는 불만스럽게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차이겸은 무덤덤하기만 했다.
“아무튼 포기하지 말고 더 해보자고.”
“알았어.”
이겸의 말에 수겸은 또 금세 수긍했다. 생각해보면 그의 말이 맞았다. 자고로 인형 뽑기란 인디언 기우제와 다를 바가 없었다.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인형을 뽑을 때까지 인형 뽑기를 해야 뽑기가 되는 법이었다.
“다시, 다시 하자!”
수겸은 아까 시무룩해졌던 것도 잊고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마스크에 가려진 이겸의 입매가 고운 호선을 그리며 웃었다. 물론 수겸은 이를 알 리 없었다.
이겸이 이번에는 동전을 연달아 여덟 개를 넣었다. 그러자 인형 뽑기 기계에 불이 들어왔다. 이겸은 신중하게 기계를 조작했다. 그러나 이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형은 뽑히지 않았다.
결국 네 번의 추가 시도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쯤 되니 이겸의 표정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비록 마스크로 반 이상 가린 얼굴이었지만, 눈만 봐도 심기가 불편한 것이 전해질 지경이었다.
“그만할까……?”
수겸은 슬슬 이겸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러자 이겸은 고집스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계속해.”
“그치만…….”
“여기서 그만할 거면 시작도 안 했어.”
“…….”
무슨 인형 뽑기 하나 가지고 이렇게까지 결연하게 말하나 싶었지만, 수겸 역시 인형을 뽑고 싶은 마음은 같았기에 구태여 태클을 걸지는 않았다.
애초에 인형 뽑기를 하겠다고 들어간 돈이며, 또 앞으로 들어갈 돈 역시 이겸의 돈이었다. 그러니 수겸이 손해 볼 것은 없었다.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심정으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기를 몇 번 더 반복했다. 기어코 이겸은 열두 번의 실패를 하고 말았다. 이쯤 되니 수겸은 아무리 제 돈이 아니라지만, 말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겸아, 이제 그만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충분히 노력한 것 같은데.”
“안 돼. 여기서 물러설 수는……. 어, 어어!”
“허억, 됐다. 됐어!”
마침내 그토록 약만 올리던 인형이 기계 손 끄트머리에 걸려서 올라왔다. 단순히 올라오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출구에 통, 굴러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에 가득 찼다.
차이겸은 인형 뽑기 기계에서 인형을 꺼냈다. 분홍색 머리와 파란 눈동자, 한 뼘 남짓한 크기의 귀여운 인형이었다. 그는 수겸에게 인형을 건네주었다.
“대박! 차이…… 겸, 짱이야.”
흥분에 겨워 목청껏 그의 이름을 부르려던 수겸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힐끔 주변을 둘러보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 역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자신들을 알아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두 사람이 좋아하는 소리에 놀라 쳐다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얼른 이 자리를 떠나는 게 좋아 보였다.
수겸은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급한 마음에 차이겸의 팔짱을 끼고 그를 잡아끌고 말았다.
“가자, 이겸아.”
이겸은 놀란 눈으로 제 팔에 낀 수겸의 팔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이내 걸음을 옮겼다. 이겸과 수겸은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의 뒷모습에 진득하게 따라붙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두 사람은 곧장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향했다. 택시에 타고 나서야 수겸은 그토록 간절하게 기다렸던 인형을 품에 꼭 안았다. 겨우 한 뼘 남짓한 이 인형이 뭐라고,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지 모를 일이었다.
“이거 나 주는 거야?”
“응. 가져.”
이미 오락실에서 이겸이 건네준 인형을 받기는 했지만, 워낙 경황이 없어 묻지 못했다. 수겸은 확답을 듣고 나자, 한층 더 인형이 귀엽게 느껴졌다.
마침내 숙소 앞에 내린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수겸은 이겸과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왠지 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야, 차이겸.”
“왜?”
“우리 거의 데이트한 것 같지 않아?”
“……어?”
“코스가 딱 그렇잖아. 여기에 영화 한 편 때리면 완벽한데.”
“보면 되지.”
이겸의 대답에 수겸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 데이트라도 하자는 건가 싶어서였다. 그런데 차이겸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그럼 우리 진짜 데이트하는 건데?”
“데이트는 뭘 해야 데이트지.”
“뭘?”
“스킨십.”
“뭐?”
상상도 못 한 대답에 수겸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지금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것인가 싶어서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데이트면 키스를 하든가, 섹…….”
“스, 스토오옵!”
수겸은 기겁하며 이겸의 말을 끊었다. 물론, 급한 나머지 ‘스톱’이라고 외치는 바람에 결국 그의 말을 잇는 꼴이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벌게진 얼굴을 손부채질로 식힌 수겸이 이겸을 쏘아보았다.
“그게 왜 그렇게 넘어가!”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왜, 나랑 그런 거 할 생각 있어?”
“히익, 미쳤냐!”
이겸의 물음에 수겸은 질색했다. 그러자 차이겸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안 타?”
“타, 탈 거야!”
정작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져놓은 이겸은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수겸은 그가 얄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씩씩거리며 엘리베이터에 따라 타기는 했는데, 단둘밖에 없어서인지 이겸이 한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데이트면 키스를 하든가, 섹…….’
‘데이트면 키스를 하든가, 섹…….’
‘데이트면 키스를 하든가, 섹…….’
<궴궴이들 데이트 직관한 SSUL....>
작성자 : ilililillliliiil
낮에 오락실이었거든??
좀비 잡는 겜 알지?
그거 할라고 기다리는데 먼저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졸라 못하는거야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죽어
결국 게임오버 되더라? 그래서 속으로 혀차고 있는데
아니 돌아서는데 둘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그 눈이!!!!!!!!!!!!!!!!!눈이!!!!!!!!!!!!!!!!!!!!!!!!!!!!!!!!!!!!!!!마스크로 다 가렸는데도 존잘인게 보이는거야
그리고 내 심장이 뛰었어..........
그걸로 확신했지.... 얘네는 내 새끼들이 맞다..
내 심장이 증명하는 내 새끼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쪼꼬만 애가 울 핑겨민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오 마이.......
둘이 인형 뽑기하러 가더라...?
울 이겨미...... 졸라 못해...............
내가 대신 뽑아주고 싶을 정도로 못하더라...ㅠ
그런데 못 뽑을때마다 수겸이가 실망하는데 그게 시발!!!!!!!!!!!!!! 십알 귀여워!!!!!!!!!!!
우주 뿌셔!!!!!!!!!!!!!!!!! 뿌셔뿌셔!!!!!!!!!!!!!!!!!!!!!!!!!!!!!!!!!!!! 양념치킨맛!!!!!!!!!!!!!
글구 결국 뽑아서 행벅해하는데 귀여워 숨질 뻔햇자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구 나서야 주변 눈치를 보는거야.......
그러더니 작겸이가 큰겸이 팔짱 끼고 갓슈..........
내 심장도 갓슈.............................
죽어도 여한이 업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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