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돌의 공식 수가 되겠습니다 30화
* * *
수겸의 기준으로 성공적으로 녹화를 마쳤다.
다만 촬영만 잘 끝났을 뿐이고 편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기에 첫 방송일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피가 말렸다.
마침내 방송 날이 되었다. 4시 50분부터 시작되는 방송인데, 수겸은 한참 전부터 TV 앞에서 좌불안석이었다.
“수겸이 왜 저래?”
“모르겠어. 내내 저러더라고.”
태원의 물음에 한솔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러면서 그 역시 수겸이 왜 저렇게 침체되어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한 눈치였다.
물론 그들 역시 긴장하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은 걱정 반, 설렘 반이라면 수겸은 걱정 팔, 설렘 이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방송이 시작되었다. 편집은 기대하던 것 이상으로 꽤 괜찮았다.
하긴, 전생에서도 방송 자체는 인기를 끌었다. 유피트가 그 방송에 함께할 수 없어서 문제였지만.
수겸은 우선 공식 팬카페에 있는 ‘방송 후기 게시판’에 들어갔다. 유피트가 나오는 방송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후기를 적는 게시판이었다.
[나 방금 도로에 중앙선 만들었어]
작성자 : 송토끼
버스 타고 오면서 봤는데 오줌 쌌잖아...
도로에 중앙선 그거 내가 싼 거야
└저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뭔 소린가 했넼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ㅋ뭔 길 잃은 글이 있나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서 젤 웃김ZZZZZZZZZZZZZZZZZZ
[우주대쫄보 팬심으로 봤다]
작성자 : U찬이의ATM
신비 아파트도 무서워서 잘 못 보는데
이건 정말 팬심으로 봤다 유찬이를 향한 내 마음이었어
근데 너무 무서운데 어떡해 살려줘
[한솔이 발목 레전드 썰 아닌가요]
작성자 : 1위가수유피트
연습실에 귀신 많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잖아요
저도 솔이가 첨에 연습실에서 춤추는데 몸무겁다길래 당연히 뒤에 귀신 있겠거니 생각햇거든요
그런데 발목을 잡고 있어? 발목을? 발목을?
아 상상 가서 너무 무서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였음 바로 그 자리에서 기절했음.......
└진짜로요...;;;;; 발목을 잡다니 미쳤나봐.....
└진짜 기절각... 공포영화에서도 그렇게 나오면 사람들 난리났을 듯
[개무서워]
작성자 : 태원이장어먹어
개무서워ㅠㅠㅠㅠㅠㅠㅠ너무 무섭고...그냥 너무 무섭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ㅠㅜ
[아니 예능이잖아]
작성자 : 낫뱃뱃낫
예능이잖아 예능이잖아ㅠㅠㅠㅠㅠㅠ
이렇게까지 무서울 필요 없는거자나ㅠㅠㅠㅠㅠㅠㅠㅠ
[애들 왤케 잘해???]
작성자 : CAROㅣ겸
뭔 공포예능에 특화된 애들도 아니고
에피소드도 넘 무서운데 애들이 넘 잘 어울려...
이게 머선 일....
└내 말이.....
└진짜 잘 어울리더라 위화감 1도없음
[수겸 오빠ㅋㅋㅋㅋㅋ]
작성자 : 도레미유찬
귀신이 성대모사도 하고 열일한댘ㅋㅋㅋ└ㅋㅋ
무서운 와중에 빵 터졌어욬ㅋㅋㅋㅋㅋㅋ
물론 공식 팬카페인 만큼 방송 반응 역시 관대하기는 할 터였다. 하지만 전생에서는 방송의 내용보다는 오늘도 유피트는 잘생겼네, 얼굴이 열일하네 식의 외모 평가에 대한 게시글이 주를 이뤘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방송 자체에 대한 평가가 많았다. 그만큼 방송에 유피트가 잘 녹아들었다는 뜻일 터였다.
수겸은 곧이어 너튜브에 들어갔다. 수겸이 의견을 제시했던 것처럼 수겸과 한솔의 담력 테스트는 너튜브에 클립 영상으로 게시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클립 영상은 수겸과 한솔이 담력 테스트를 하는 부분과 돌아온 후에 수겸이 이어폰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하는 부분으로 편집되어 있었다.
영상이 올라온 지 불과 1시간 만에 조회수는 30만을 돌파했다. 댓글 반응 역시 뜨거웠다.
[김태민 : ㄷㄷㄷㄷㄷ실화라고...? 찐으로..? 대본 아니고???]
[유리알 : ㅁㅊ개무서워................. 아니 진짜 분홍머리가 절벽 쪽으로 가잖아]
[송수겸이복지다 : 헐 진짜 위험했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큰일날 뻔했네 우리 수겸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캐로 : 백퍼 주작 어그로 끌려고 주작한거
└다리마 : 뭐만 하면 다 주작이래 닌 저게 주작으로 보이냐?
└정연 : 주작ㅋㅋㅋㅋ주작이랰ㅋㅋㅋㅋㅋ님이 이러고 있는게 더 주작같아요..
└콜콜콜 : 저게 주작이었으면 본방에 실어야지 왜 여기다 올림?]
[블랙A1위먹어 : 미쳤다..... 찢었다......]
[컴활따기 : 쟤네 고정인 거야? 고정이면 좋겟다 리액션 좋은 거 보소]
[차차차 : 나 쟤네 팬도 아니고 쟤네 누군지도 모르는데 이건 진짜 위험했던거 아님? 제작진 뭔 생각으로 이걸 올려? 야밤에 연예인들 데리고 방송하면서 안전장치는 좀 잘해놨어야 하는거 아닌가? 저러다 진짜 떨어졌으면 어쩌려고 이정표도 제대로 안 만들어 놓고 애들만 보냄?]
[OH유피트OH : ㅠㅠㅠㅠ간떨린다 얘듀라.......나 정말......... 미쳐분다....]
[리소솜 : 본방 봐야겟다]
[미래 : 본방 보고 넘 재밌어서 너튜브에 검색한건데 미방 영상마저 존무..;; 담편 빨리 보고 싶다]
[추키포키 : 살다살다 공포방송에 어울리는 아이돌은 또 첨보네...]
우려했던 대로 조작이라는 반응과 제작진을 비판하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하지만 다행히 비난보다는 방송 자체에 관심을 보이고 유피트가 방송에 어울린다는 반응이 훨씬 더 많았다.
수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겸이 흐뭇하게 실시간으로 달리는 너튜브 댓글을 보고 있는데, 민성에게서 연락이 왔다.
태원이 전화를 받고는 모두 들을 수 있게 스피커 폰으로 변경했다.
-애들 다 모였어?
“네, 지금 다 옆에 있어요.”
-방송 대박 난 거 알지?
“저희야 모르죠. 잘됐어요?”
-어, 잘됐어. 그것도 엄청.
태원의 말에 민성이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묻어나고 있었다. 수겸 역시 그 목소리를 듣고 기대감에 젖어들었다.
-물론 몇 회 더 보기는 해야겠지만 방송은 고정으로 갈 것 같고, 너희도 고정 출연할 것 같아. 방금 PD님한테 연락 왔어.
“대박! 진짜요?”
-어, 진짜야.
내내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수겸은 마치 전혀 몰랐던 것처럼 반응했다.
그 반응에 민성이 기쁜 목소리로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일단 파일럿 방송이다 보니까 다음 주는 미리 찍어둔 다른 연예인들 나오는 회차로 나오긴 할 거야. 그래도 다다음 주는 너희랑 다시 찍는대.
이어진 민성의 말이 쐐기를 박았다.
다음 주에 다른 연예인이 나오는 회차를 방송하는데, 그 반응을 살피기도 전에 다시금 유피트를 섭외한다는 것은 그만큼 유피트가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였다.
수겸은 만족스러움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고생했다, 진짜.
“아니에요.”
-이제 또 잘해보자.
“넵!”
민성의 말에 유피트는 입을 모아 대답했다.
수겸을 제외한 멤버들은 예상외로 뜨거운 반응에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그들은 그제야 서둘러 공식 팬카페도 들어가 보고, 너튜브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내 반응을 살피고 있던 수겸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수겸은 한시름 놓았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제자리에 벌렁 드러누웠다.
확실히 이번 생은 전생과 차원이 달랐다.
[애들 얼굴이 안 보였다고 하면 믿을래?]
작성자 : 유피트의개왈왈
너무 무서워서 애들 얼굴이 하나도 안 보였어
애들 오늘 무슨 옷 입었는지도 기억 안 나
└나도..;;;; 진심 하나도 기억 안 나
└작성자: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우리 애들 담력 대박이네]
작성자 : 한솔아날가져싫어도가져
와... 나였음 벌써 기절했을텐데 애들 대단하더라
특히 수겸이 되게 의외였음
└내 말이....
└나도 수겸이 땜에 놀랐어 솔직히 기절했어도 안 이상할 정도인데......
[핑겸이 소리 지르는 거 움짤 쪄 왔다]
작성자 : 수겸핑크
이런 모습마저 귀여워해서 미안해..
누나가 쓰레기야..
└줍줍
└줍줍22222
└그야 무서워하는 수겸도 옳으니까..
└작성자 : 내 말이 이 말이야
[이번 회차 떡밥도 넘쳐요 수겸른은 죽어요]
작성자 : 수겸2쁜2
클립에서는 한솔이한테 업혀 가고
수겸이 여기저기 매달리고 무서워하는거 찐이잖아.........
오늘은 솔겸에 누워야지.....
└같이 눕자..
└2222 나도 누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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