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침대
파멜 박사를 알게 된 건 엘런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가 꿈을 연구하는 박사인 줄도 몰랐었다. 엘런은 파멜 박사의 연구와 관련해서 함께 머무는 것이라고 했다. 일이 끝나면 다시 뮌헨으로 돌아갈 거라고 했다. 엘런은 파멜 박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곧잘 듣곤 했다. 엘런은 연구소에서 탐색과 훈련을 통해 꿈 안에서의 영역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파멜 박사는 꽤나 유쾌한 사람이라 자주 자신이 연구하는 것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아버지 같은 존재가 없던 내게 파멜 박사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어른이었다. 팃에 관한 얘기도 파멜 박사가 알려줬었다. 그땐 아무 생각이 없이 태평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파멜 박사와 통화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깨달았다. 이미 삼킨 팃은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몽마와 교접하지 않으면 꿈에서 깰 수 없을뿐더러 팃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몽마에게 정기를 빨린다고 했다.
-몽마가 팃을 먹였다면 트리퍼가 드나드는 몸이라는 걸 알았을 거야. 혹시 그런 낌새는 없었니?
“그렇잖아도 형 꿈에서 몽마를 몇 번 봤어요.”
-팃은 흥분제이기도 하지만, 몸을 독점했다는 표식이기도 해. 몽마를 제외하곤 누구도 들어갈 수가 없어.
그래서 형 꿈에 들어갈 수 없었던 거다. 팃을 하나도 아니고 자그마치 세 개나 삼킨 몸이라 튕겨져 나오는 게 당연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요?”
파멜 박사는 아예 대책이 없는 건 아니라고 했다. 양기가 풍부한 사람의 타액을 삼키거나 관계를 할 경우 팃이 녹는다고 했다. 형과 키스를 했는데도 버젓이 몽마가 형의 몸 안에 들어온 걸 보면, 타액만으론 어림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저절로 한숨이 쏟아졌다.
-태오야, 혹시, 네 형 꿈에 자주 들어갔었니?
“그건 왜요?”
-아무래도 몽마가 괜히 네 형 꿈에 나타난 것 같지 않아서.
“…….”
-트리퍼가 자주 드나드는 몸이라면 몽마도 탐을 낼 수밖에.
몽마를 끌어들인 원인이 나일 수도 있다는 말은 충격이었다. 간밤 파멜 박사와의 통화를 곱씹으면서 주방으로 들어왔다. 형이 우유를 마시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초췌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작게 웃었다.
“아침은 알아서 먹어야 할 거 같아.”
“윤 여사님은?”
“아, 따님이 애 낳는다고 연락받고 병원 가셨어.”
“그래?”
나는 곧장 다가가 형을 끌어안았다. 키스를 하거나 섹스를 하지 않으면 또다시 몽마가 형의 몸을 장악하고 밤새도록 정기를 뺏어 먹을 것이었다.
“야, 숨 막혀.”
형이 가까스로 들고 있던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대로 고갤 숙여 입술에 입을 맞췄다. 살짝 닿았다 떨어진 순간, 형이 내 뺨을 양손으로 잡고 입술을 겹쳐왔다. 뜨겁게 혀가 얽혀들었다. 눈이 저절로 감기고 허릴 감싸고 있던 손을 뻗어 형의 셔츠 밑을 지분거렸다. 손바닥에 맨살의 감촉이 만져졌다. 에어컨 바람 밑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몸이 서늘했다. 잠옷을 위로 말아 올렸다. 손가락에 닿는 젖꼭지가 야릇했다.
“간지러워.”
“간지럽기만 해?”
“하아. 모르겠어. 너무 피곤해.”
얼굴이 좀 전보다 창백해 보였다.
“이상하게 자꾸 졸려.”
“…….”
“하아, 자고 싶어.”
자면, 또다시 몽마에게 시달리겠지. 사태의 심각성이 피부로 와닿았다. 한 놈도 아니고 세 놈이 형의 몸에 달라붙어 별짓을 다 한다고 생각하니 돌아버릴 것 같았다. 팃이 몸 안에 있는 동안 형은 몽마를 거부할 수 없을 거였다. 그것들이 형의 정기를 빨아먹으려고 온갖 짓을 할 텐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쩌면 목숨도 위태로울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그대로 형을 번쩍 안아 들었다. 엉덩이를 받쳐 안고 내 어깨에 얼굴을 묻게 했다. 성큼성큼 2층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렇게 다행스럽다니. 생각도 못 했다. 2층으로 오르는 동안 형은 정말 졸린지 내 어깨에 얼굴을 비벼대면서 자꾸만 눈을 감으려고 했다.
서둘러 내 방문을 벌컥 열었다. 문을 닫고 곧장 침대로 다가가 그 위로 형을 냅다 던졌다. 형이 다시 잠들면 모든 게 끝날 것만 같았다.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누워 있는 형을 내려다보면서 입고 있던 셔츠를 잡아 단숨에 벗었다. 벗은 옷을 아무렇게 던져버리고 형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침대 위로 쓰러진 형이 나를 올려다봤다.
헝클어진 새까만 머리카락, 동그란 눈동자, 살짝 벌려진 붉은 입술. 아까 벗기다시피 뜯어놨던 잠옷은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하얀 목선과 단단한 쇄골 아래로 잠깐 만졌던 연한 젖꼭지가 눈에 들어왔다. 성기가 아플 만큼 커져서 미간이 찌푸려졌다.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는 형 위로 올라갔다. 형을 사이에 두고 두 팔로 지탱하고선 나를 올려다보는 새까만 눈동자를 짓누르듯이 내려다봤다.
“뭐… 하는 거야?”
“뭐 하는 거 같아?”
선규호가 나를 쳐다보며 미쳤어? 하고 목소리를 낮췄다. 반쯤 감겼다가 떠진 눈동자가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반사되어 빛이 났다. 나는 조금 더 형의 얼굴에 내 얼굴을 밀착시켰다. 코끝이 닿을 듯 말 듯. 얽혀드는 시선이 뜨거웠다.
“어. 미쳤어.”
형이 손을 들어 올려 내 양 볼을 감싸더니, 나를 불렀다. 나는 형의 오른손을 떼어내어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면서 혀로 손바닥을 느릿하게 핥았다. 간지러운지 손을 빼려고 했지만 나는 놔주지 않았다. 손바닥 중앙에 깊이 입술을 박고 쪽 소리가 나게 키스를 하고선 형을 쳐다봤다.
“자고 싶다고 한 건 너야, 선규호.”
형이 피식 웃었다. 이 모든 게 장난 같은 모양이었다. 지금 내가 어떤 심정인지 하나도 모르는 얼굴로 선규호가 입을 열었다.
“병신아, 그걸 그렇게 해석하면 어떡해. 진짜 말 그대로 너무 졸려서… 읍!”
불식간에 형의 입술에 입술을 맞댔다. 놀란 형이 나를 밀치려고 했지만, 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형의 양 손목을 한쪽씩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침대에 눌러버렸다. 다급하게 형의 입술을 파고들었다. 저항하던 형이 느슨하게 입술을 벌려주는 게 느껴졌다. 축축한 숨결 사이로 혀가 얽혀들었다. 타액이 섞이는 게 느껴졌다. 눈을 감고 혀를 빨았다. 형이 인상을 쓸 정도로 세게 혀를 빨면서 몇 번이고 입술을 삼켰다.
입술을 떼면서 형의 잠옷 상의를 찢어발기듯이 벌렸다. 두 개의 젖꼭지가 발그스름하게 발기해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선규호의 꿈에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몇 년간 보고 만지고. 어디 하나 내 손 닿지 않은 곳이 없는데. 꿈은 말 그대로 허상일 뿐이었다. 매끈한 살결이 눈앞에서 오르내릴 때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어떤 포르노보다 야해서 뇌가 딱 정지하는 것 같았다.
“이런 건 어디서 봐가지고.”
선규호가 이마를 짚으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튕겨 나간 단추 다 찾아라.”
선규호가 몸을 일으켰다. 금방이라도 손끝 사이로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금세 침대에서 빠져나가는 형의 뒷모습이 보였다. 눈 깜작할 사이였다.
“선규호.”
방문을 빠져나가면서 형이 한마디 했다.
“머리 좀 식혀. 기태오.”
강제로라도 할 걸 그랬다. 손발을 침대에 묶어놓고. 팃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하고, 또 하고. 내가 지금 얼마나 애가 닳아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선규호는 변함없이 하루 동안의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인강을 듣고 학원에 다녀오고 과외를 받고…. 누군 속이 새까맣게 타 어떻게 될 것 같은데, 아무것도 모르는 형은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식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여사 대신 집안일을 하러 온 도우미가 분주하게 차린 식탁에 앉았다. 보란 듯이 갓 지어 내온 밥을 떠 입에 넣었다. 이제 곧 있으면 잠들 게 분명한데, 이렇게 손 놓고 있는 내가 제일 병신이었다.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 설구 역 때문에 일부러 식단 조절을 하고 있었는데 체중 감량이 절로 되는 기분이었다.
“단추는 다 찾아놨냐?”
태평하게 단추 타령이다. 지금 내 속이 얼마나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지 하나도 모르면서.
“이따 방으로 가져와.”
그깟 단추가 뭐라고.
“니는 단추가 그렇게 좋냐?”
선규호의 눈썹이 귀엽게 휘어졌다. 내 말이 우스웠던지 재밌다는 듯 웃었다. 아. 병신이 따로 없지. 저 웃음 때문에 심장이 다시금 떨려왔다. 저렇게 예쁜 게. 내 심장을 다 헝클어놓고. 아무것도 모른 채 밤새도록 몽마에게 또 시달릴 걸 상상하면.
“응. 좋아해.”
나한텐 좋아한다는 말 한 번 안 해줬으면서 단추는 좋다고. 나는 선규호의 저 순진무구함이 이렇게 나를 애먹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다 알면서. 모른 척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저러는 건지. 나랑 자고 싶은 마음이 정말 없는 거면 어쩌나. 온종일 든 그 생각 때문에 딱 돌아버리겠는데. 단추라니. 이런 미친.
욕실에서 씻고 나와서도 바닥에 엎드려 단추를 찾았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한숨 섞인 표정으로 나머지 하나를 찾는데 도통 보이질 않았다. 그러다가 오전에 주방에서 하나 튕겨 나간 게 떠올랐다. 방문을 열고 나오자 욕실에서 샤워를 끝냈는지, 선규호가 막 나오고 있는 게 보였다.
“하나만 찾으면 되니까. 기다려.”
“…….”
“절대로 자면 안 돼. 어?”
단추를 찾는 동안 선규호가 아무 생각 없이 잠이라도 들까 봐 심장이 바짝 졸렸다. 다행스럽게 단추는 쉽게 손안에 들어왔다. 마음이 다급했다. 계단을 몇 개씩 밟아 올라갔다. 형의 방으로 뛰다시피 내달렸다. 방문 앞에 섰다. 거칠게 쏟아내는 숨결이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 서둘러 문을 두드렸다. 답을 기다릴 틈조차 없이 벌컥 문을 열었다. 침대에 앉아 있는 선규호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방문부터 잠갔다. 마른침을 삼켰다. 도무지 형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선규호는 아침에 내 방을 나가기 전 모습 그대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단추가 다 뜯어져 앞이 다 열린 잠옷을 입은 채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내 목에 팔을 감고 귓가에 속삭였다.
“이상하게, 자꾸 졸려.”
“…….”
“…자고 싶어.”
* * *
불룩하게 솟아오른 앞섶이 눈에 들어왔다. 내 것과 같은 것이, 나를 보고 흥분하고 있었다. 태오의 눈동자는 이미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침대에 나를 던졌던 오전처럼,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것 같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단추를 다 찾아올 거라곤 기대도 안 했었다.
눈동자가 스치기 무섭게 단단한 팔이 나를 가뿐하게 들어 올렸다. 짐승 같은 눈동자가 집요하게 나를 쳐다봤다. 슬쩍 눈꺼풀을 내리면 턱을 들어 올려 자신을 보도록 만들었다. 뜨겁게 달궈진 눈빛이 다시금 나를 짓눌렀다.
녀석의 눈빛만으로 심장이 어떻게 될 것 같았다. 진정되지 않은 호흡이 폐까지 뜨겁게 달궜다. 녀석은 조심스레 나를 침대에 앉혔다. 감돌고 있는 공기가 야릇했다. 녀석은 팔을 뻗어 나를 사이에 두고 침대를 짚었다. 팔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근육을 타고 흐르는 단단한 힘이 육안으로 다 느껴졌다. 고갤 들어 녀석을 쳐다보자, 내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마치 처음 입을 맞추는 것처럼 눈을 감고 뺨에 입을 맞추었다.
귓불을 입에 물더니 부드럽게 혀로 핥았다. 호흡을 뱉으면서 눈을 내리감았다가 살짝 떴다. 촉감만으로 거기가 설 것 같았다. 귓불을 만지는 혀가 집요하리만치 야릇하게 나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귀를 빨리고 있는 동안 배 안이 묘하게 뜨거웠다. 녀석은 잔뜩 물고 빨면서 나만 들리게 입을 열었다. 열락에 잠긴 나직한 목소리가 고막까지 흥분시키는 것 같았다.
“…이젠, 도망 못 가.”
기태오가 거칠게 목에 입을 대고 혀로 연약한 살을 핥아댔다. 축축하게 젖은 목을 힘껏 빨면서 깊게 입술을 박아왔다. 입술이 떨어질 때마다 강렬한 흥분감이 등 선을 갈랐다. 나는 스르륵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쇄골에 입술이 닿는 게 느껴졌다. 입술로 쪽쪽 소리 나게 키스를 하면서 점점 아래쪽으로 몸을 옮겼다. 가슴 중앙을 타고 혀가 흘러내렸다. 납작한 배를 지나, 배꼽 아래쪽으로 입술이 서슴없이 내려갔다.
녀석이 두 손으로 내 무릎을 잡고 양옆으로 쫘악 벌렸다. 잠옷 바지 위로 솟은 성기의 모양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였다. 다릴 오므리려고 했지만, 완강한 힘으로 나를 저지했다. 녀석은 마치 그럴 목적으로 내 성기에 입을 맞추었다. 옷 위로 솟아 있는 걸 입안에 넣고 살짝 물었다. 생경한 촉감에 몸이 경직되었다. 누구도 만진 적 없는 곳에 입술이 닿자, 배 안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면서 성기 끝이 저릿했다. 녀석은 혀를 내밀어 옷 위를 핥더니, 침이 묻도록 빨았다. 녀석의 입김과 뜨거운 입안과 슬쩍슬쩍 닿는 앞니 때문에 흥분감이 전류처럼 몸 안에 흘러들었다.
“이, 이상해. 읏, 으.”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태오를 애타게 내려다보자, 잔뜩 물고 있던 것을 놓고 그대로 올라와 내 입에 입술을 살짝 부딪쳤다. 입술이 금세 떨어졌다가 다시 춥, 소리가 나게 맞닿았다. 들뜬 감정이 아무렇게 움직이는 녀석의 입술과 혀에 서서히 길들여지고 있었다.
입을 맞추고 있는 상태에서 녀석이 잠옷 상의를 잡아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손가락이 나를 더듬는 게 느껴졌다. 옆구리를 만지면서 올라온 손가락이 가슴 쪽으로 금세 옮겨왔다. 내 혀를 집요하게 빨면서 금세 소름이 돋아 딱딱해진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그러쥐었다.
태오가 내 젖꼭지를 살짝 비틀었다. 낯선 감각이 은밀하게 퍼지는 게 느껴졌다. 마치 이렇게 문질러지고 잔뜩 비벼지면서 괴롭혀주길 바랐던 것처럼, 나는 조금 더 가슴을 내밀면서 태오의 목에 팔을 감았다. 태오가 입술을 살짝 떼고 나를 쳐다봤다. 흥분에 겨운 눈으로 축축하게 젖은 입술을 핥자, 양쪽 젖꼭지를 동시에 잡아당기면서 태오가 속삭였다.
“여기, 계속 만지고 싶었어.”
“읏, 아으….”
손가락으로 비벼지는 감촉에 자꾸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평소엔 존재조차 몰랐던 젖꼭지가 태오의 손길에 은밀하게 만져질 때마다 야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녀석이 나를 완전히 침대에 눕히고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손가락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쾌감이 나를 흔들기 시작했다. 녀석의 입안으로 젖꼭지가 빨릴 때마다 응축된 흥분감이 나를 덮쳤다. 다리 사이의 성기가 점점 더 달아올라 팬티 밖으로 터질 것 같았다.
녀석이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상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잔뜩 부풀어 오른 제 성기를 내 성기에 잔뜩 밀착시키면서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맞닿은 부분이 비벼질 때마다 이상하게 엉덩이 안쪽이 멋대로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녀석이 잔뜩 성기를 비비면서 내 쪽으로 몸을 숙였다. 눈동자가 뜨겁게 맞닿아왔다. 그 눈동자에 내가 고스란히 담기는 게 보였다. 눈가가 달아오른 태오가 내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하고 싶어.”
나는 고갤 돌려 녀석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곧이어 입술이 맞닿아왔다. 겁도 없이, 혀가 섞이고 호흡이 섞였다. 내 안을 잔뜩 더듬던 혀가 떨어졌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녀석이 노골적으로 나를 만졌다. 바지 밑으로 손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녀석의 손을 움켜잡았다. 잔뜩 발기한 성기를 만졌다간 어떻게 될 것 같았다. 녀석은 다시 내 뺨에 입을 맞추면서, 느릿하게 눈으로 나를 핥아 내렸다. 그리곤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 안 봐줄 거야.”
녀석의 손에 바지가 벗겨졌다. 팬티 안이 불룩하게 솟아오른 게 눈에 들어왔다. 손을 뻗어 가리려고 했지만, 태오는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았다. 단숨에 팬티를 끄집어 내리는 게 느껴졌다. 불편할 정도로 커졌던 성기가 무방비하게 허공으로 치솟는 걸 느끼며 나는 팔로 눈을 가렸다. 녀석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열기가 감도는 손가락들이 성기에 감겨드는 게 느껴졌다. 얼굴을 아래로 옮겨간 녀석이 내 것에 혀를 댔다. 깜짝 놀라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읏, 뭐 하느…읍!”
녀석은 조금도 나를 놔줄 마음이 없었다. 흥분한 얼굴로 엉덩이를 바짝 당겨 성기를 입안 가득 삼켰다. 손가락이 닿을 때도 미칠 것 같았는데, 귀두 끝이 녀석의 혀로 굴려지자 반쯤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다. 사정감이 급박하게 차올랐다. 이러다간 녀석의 입안에 정액을 토해낼 것 같았다. 녀석의 머릴 밀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으, 병신아, 나올 것… 같다고.”
“해.”
“싫어. 하읏, 으, 빨리 빼.”
녀석이 내 것을 문 채 고갤 흔들었다. 깊게 성기를 물고 놔주지 않았다. 녀석은 마치 사탕을 빨듯 야릇하게 내 것을 핥기 시작했다. 호흡이 튀었다. 혀가 음란하게 성기에 달라붙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시트를 말아 쥐었다. 녀석은 일부러 입술을 오므려 잔뜩 팽창한 성기를 조였다. 미칠 듯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두 손으로 다급하게 녀석의 머릴 밀쳤다. 그런 힘에 밀려날 녀석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안간힘을 썼다. 오히려 녀석은 내 엉덩이를 잔뜩 당겨 더 깊게 성기를 삼켰다. 몸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그대로 나는 사정감을 참지 못하고 강렬하게 경련했다.
속수무책으로 녀석의 입안에 울컥울컥 정액을 쏟아내고 말았다. 녀석이 내 것을 입안으로 모두 받고 있었다. 덜덜 떨리는 심장이 여전히 진정되지 않은 채였다. 기태오가 눈을 감은 채 내 것을 부드럽게 빨아 당겼다. 목울대가 움직이며 내가 잔뜩 싸지른 정액을 모두 삼키는 게 보였다. 녀석이 내 성기를 입에서 느릿하게 빼면서 나를 쳐다봤다. 농밀한 눈동자가 나를 야릇하게 더듬었다. 곧이어 내 성기를 아기 다루듯이 잡고선 속눈썹을 슬쩍 내려 귀두 끝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곤 감상하듯 속삭였다.
“예뻐.”
“…….”
“계속 빨고 싶게.”
춥, 춥춥. 살 부딪치는 소리가 야릇하게 울렸다. 자꾸만 녀석의 뜨거운 입술이 닿자, 사정하기 전엔 몰랐던 욕망이 배 안에서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녀석이 물었던 걸 뱉곤 허벅지를 잔뜩 벌렸다. 은밀한 입구에 닿는 손이 뜨거웠다. 손가락이 아래를 더듬었다. 꽉 다물려 도무지 열릴 것 같지 않은 곳에 로션이 흥건하게 발라졌다.
계속 입술로 귓불과 목덜미를 핥으면서 아래를 파고들어 왔다. 느릿하게 안쪽을 더듬던 길쭉한 손가락이 뭔가를 건드렸다. 마치 건들면 안 될 걸 만진 것처럼 몸에 이상한 충격이 가해져 나는 화들짝 놀랐다.
“아윽, 병신아, 이상하다고 했잖아….”
“여기?”
“거기, 이상해. 아흣!”
잔뜩 눈썹을 찌푸리고 녀석을 쳐다봤다. 뜨거운 눈가가 자꾸만 젖어들었다. 느리게 은밀한 곳을 눌러 만지면서 녀석은 곧장 입을 맞춰왔다. 입술로 잔뜩 아랫입술을 빨면서 혀로 핥아 올렸다. 저절로 눈이 감겼다. 이상하게 손가락이 들락거릴 때마다 몸 안으로 새로운 흥분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신음이 입술 새를 쉼 없이 빠져나갔다.
나는 견디기 힘든 흥분감에 녀석의 목덜미를 잔뜩 끌어안았다. 손가락이 드나들면서 입구를 어느 정도 길들였는지, 녀석이 손가락을 천천히 뺐다. 그럼에도 여전히 손가락이 입구를 벌리고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기태오는 계속 칭얼댔던 나를 당겨 안고 눈가와 뺨에 입을 맞추면서 조금만, 참아. 하고 달래왔다. 애틋한 눈으로 입술을 겹쳤다.
곧이어 녀석이 바지를 허벅지까지 내리고 성기를 빼냈다. 내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우람한 형태의 그것이 하늘을 향해 껄떡거렸다. 경민이가 좆 크다고 놀렸던 게 괜한 말이 아니었다. 내 다리를 벌리고 자릴 잡는 녀석을 나는 가만히 내려다봤다. 성기를 위아래로 훑어내면서 흥분한 녀석이 나를 쳐다봤다. 내가 고갤 저었지만, 녀석은 내 무릎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안 아프게 해줄게.”
녀석의 말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이런 상황에도 잘도 그런 말이 나오지. 잠깐 긴장을 놓자, 녀석의 것이 입구에 닿는 게 느껴졌다. 뭐라 말할 새도 없이, 꾸욱 하고 밀고 들어오는 성기가 느껴졌다. 숨이 턱 막혔다.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이 야릇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그 큰 게 아래를 뚫고 들어온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이미 이성이 싹 다 바닥난 것 같았다.
“빼. 하아. 하. 빨리! 흣.”
“아파?”
“존나 읏, 아프다고, 병신아. 하으.”
“조금만, 힘 풀어.”
다리를 잔뜩 벌리고 몸을 내 쪽으로 붙인 녀석이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꾸욱 하고 자꾸만 그 큰 걸 밀어붙였다.
“하으, 하지 마. 새끼야!”
“읏, 너무 조여.”
“아윽!”
“조금만,”
녀석이 내 쪽으로 조금 더 힘을 싣자, 몸이 두 개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가학적인 고통에 저절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눈가에 고인 눈물이 아무렇게 떨어졌다. 밭은 숨을 쉬던 녀석이 몸을 숙이더니 입술을 붙여왔다. 목덜미를 빨고, 쇄골을 핥았다. 젖꼭지를 오랜 시간 물고 빨면서 나를 흥분시키려고 애를 썼다. 성기가 느릿하게 살을 가르고 들어왔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아무렇게 흘러넘쳤다. 녀석의 성기가 내 안을 꽉 채우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규호야!”
“…….”
“선규호….”
또다, 곧 울 것 같은 눈동자로 녀석이 나를 애타게 불렀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온 것같이. 나를 절실히 원하는 기태오 때문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 * *
“싫, 으앗. 태, 태…읏.”
한번 몸을 섞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짐승이 된다는 걸 나도 처음 알았다. 아래서 규호가 온몸을 비틀었다. 잔뜩 얼굴이 흐트러졌다. 야했다. 얼굴만 봐도 사정할 것 같았다. 비좁은 곳에 내 것이 완전히 맞물려 깊게 박혀 들어갔다. 빨간 토마토처럼 달아오른 선규호가 어깨를 꽉 그러쥐고 밭은 숨을 내쉬었다. 그걸 보는데 내 심장이 닳아 없어지는 것 같았다.
서둘러 상체를 숙여 규호의 얼굴에 입술을 가져갔다. 입술을 찾기가 무섭게 혀를 내밀어 핥았다. 선규호가 입술을 조금 벌리고 혀를 내밀었다. 허공에서 질척하게 혀가 섞여들었다. 맞닿은 혀가 뜨거워서 자꾸만 호흡이 차올랐다. 혀를 비비는 도중에도 허릴 사정없이 흔들었다. 정신없이 선규호 안을 빠르게 쳐댔다. 성기가 들락거릴 때마다 쾌감이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규호의 안을 격렬하게 쑤시면서도 나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자꾸만 믿기지 않았다. 내 아래서 내가 주는 쾌락을 빠짐없이 느끼고 있는 선규호 땜에 자꾸 사정감이 차올랐다. 손바닥으로 선규호의 얼굴을 감쌌다. 입을 맞추면서 동시에 눈을 맞췄다. 이 순간, 표정. 소리. 너의 눈동자. 모두. 다. 심장에 각인되는 것 같았다. 성기를 애널 안으로 깊게 박아 넣었다. 강하게 나를 박았다. 빠르게.
“핫, 핫, 흐아. 흣. 흣. 하으!”
치달을 때마다 네 입술이 나를 느꼈다. 더 깊게 너를 채우고 싶었다. 네 안에 누구도 들일 수 없게 나를 박고 싶었다. 나는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었다. 몸을 타고 흐르는 흥분감에 딱 돌아버릴 것 같았다. 네 안이 나를 너무 조이고 있었다. 꿈과는 비교도 안 될 쾌락과 절정이 나를 잔뜩 흔들어놓았다. 너의 성기를 그러쥐었다. 내 움직임보다 빠르게 너를 흔들었다. 네가 미칠 듯이 허릴 들썩였다. 내 것이 자꾸 주체할 수 없이 조여들었다.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성기에 강렬한 자극이 빠르게 몰려들었다. 척추를 따라 절정이 나를 뒤덮었다.
“하아, 하아. 읏.”
선규호 안에 정액이 뜨겁게 쏟아지는 게 느껴졌다. 울컥거리는 욕망의 덩어리가 오랫동안 녀석의 안을 적셨다. 나는 강하게 선규호를 끌어안았다. 내 목에 팔을 둘러오는 그 가느다란 떨림까지 나를 미치게 했다. 맞닿은 심장은 누구 것인지 분간할 수 없게끔 빠르게 뛰었다. 속수무책으로 선규호에게 잡아먹히는 기분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농밀한 자극들은 끝도 없이 선규호를 탐하도록 부채질하는 기분이었다.
성기가 녀석의 안에서 금세 부풀었다. 여전히 규호는 헐떡였다. 이 모든 것이 감당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갤 흔들었다. 그만. 안 돼. 너 미쳤어. 목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뭐든 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성기를 깊게 박은 채 선규호를 안아 들었다.
“싫, 하지… 으읍!”
품에 꽈악 안고서 깊게 입술을 맞대고 혀를 섞었다. 도망치려는 규호의 혀를 재빠르게 입술로 빨았다. 야하게 젖은 눈꺼풀을 감고 내게 혀를 빨리고 있는 얼굴을 나는 똑바로 쳐다봤다. 선규호는 미친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흥분시킬 수 있는 걸까. 방금 사정했는데,
무슨 발정 난 개새끼마냥 또 나를 흥분시키는 걸까. 성기가 내벽 안에서 끝까지 발기해 잔뜩 조여지고 있었다. 저절로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박고 싶은 욕구가 나를 들끓게 했다. 몇 번이고, 선규호 안에 정액을 싸고 싶었다. 아무도 너를 가질 수 없게. 누구도 넘볼 수 없게.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으, 또 커, 커졌어. 너!”
축축하게 젖은 눈동자로 규호가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녀석의 눈가를 혀로 핥았다. 선규호는 잔뜩 눈을 감고 내 혀가 움직일 때마다 몸을 작게 떨었다. 빠르게 오르내리는 가슴을 손바닥으로 만졌다. 단단하게 발기한 젖꼭지를 비벼대면서 나를 피하려고 고갤 돌리는 녀석을 한 손으로 꽉 끌어안았다. 녀석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아래서부터 위로 성기를 박기 시작했다. 붉게 충혈된 성기가 비좁은 입구를 격렬하게 들락거렸다.
내 배 위로 헐떡이던 형의 성기가 울컥울컥하고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엉덩이 안쪽의 자극만으로 희끄무레한 정액이 야릇하게 뿜어졌다. 나는 더 깊게 애널 안을 파고들었다. 자극이 심한지 형이 내 목에 이를 박았다. 앞니로 살을 깨물자 야릇한 통증이 느껴졌다. 꼭 흥분감을 증폭시키는 흥분제 같았다.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할 줄 아는 게 섹스밖에 없는 사람처럼 형의 안을 빠르게 들썩거리며 자극시켰다. 헐떡이는 숨결과 절정이 채 다 지나가지 않은 몸을 끌어안고 몇 번이고 입술을 맞췄다.
목을 핥고 물어뜯었다. 젖꼭지를 혀로 핥아 올리면서 자꾸만 빨았다. 그럴 때마다 형은, 예쁘게 울었다. 신음을 흘리고 눈물을 흘렸다. 나는 또 형의 안에 뜨겁게 사정했다. 깊게 박힌 채 사정할 때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충만감이 심장을 채웠다. 내 어깨에 쓰러지듯 형이 기대왔다. 진정되지 않은 심장 소리가 계속해서 나를 두드렸다.
나는 가만히 형을 안고 등을 어루만졌다. 목선을 타고, 날개 뼈와, 척추 밑으로 엉덩이의 갈라진 틈까지 내 손은 느릿하게 형을 만졌다. 겨우 감았던 눈을 뜬 선규호가 어깨에서 얼굴을 떼고 나를 쳐다봤다. 흥분감이 잠긴 눈동자가 나를 애타게 쳐다봤다. 나는 느릿하게 시선을 내려 선규호를 마주 봤다. 뜨겁고 애틋한 시선으로, 자꾸만 목이 마른 사람처럼. 나는 작게 속삭였다.
“키스해줘,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