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전철
전철 문 앞에 서 있는 선규호가 눈에 들어왔다. 교복 차림으로 한쪽 어깨에 가방을 걸친 채 무료한 눈동자로 차창 밖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이마에서부터 콧날을 지나 날렵한 턱선을 긋고 이어지는 옆모습이 여기서도 눈부셨다.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전철이 흔들릴 때마다 함께 흔들렸다. 노르스름한 태양 빛이 아무렇게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빛을 머금은 높은 건물들이 전철이 달리는 속도에 비해 느릿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아마도 형은 한강을 가로지르는 창밖의 풍경에 심취해 있는 모양이었다. 아름다운 눈동자가 지나치는 풍경들을 빠르게 담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선 우르르 사람들이 전철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러시아워인지 한적했던 전철 안이 빈틈이라곤 찾을 수 없게 꽉 찼다. 가까스로 사람들을 밀쳐내고 나는 형의 뒤에 섰다. 어깨에 매달린 형의 가방을 낚아채 내 어깨에 걸쳤다. 놀란 형의 귓가에 곧바로 입술을 가져갔다.
“나야, 형.”
슬쩍 고갤 돌려 선규호가 나를 쳐다봤다. 내가 함께 전철에 올랐다는 걸 몰랐는지내 목소리에 작게 안도했다. 그리고선 빠듯한 틈을 겨우 벌려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문에 몸을 기대고 선규호가 나를 올려다봤다. 동그란 눈동자가 예쁘게 휘어지며 나를 보고 웃었다.
“지옥철은 처음 타봐.”
“난 학원 갈 때마다 타.”
“정말? 힘들었겠다.”
“이젠 익숙해져서 타고 다닐 만해.”
안쓰럽다는 듯이 형이 손을 가져와 앞이마를 덮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주었다. 나풀대는 머리카락들이 부드럽게 형의 손에 휩쓸렸다. 그 낯간지러운 촉감에 가슴께가 벅차올랐다. 보고만 있어도 강렬하게 치고 올라오는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나는 고갤 숙여 형의 입술에 짤막하게 입을 맞추었다. 깜짝 놀란 선규호가 부끄럽다는 듯이 머릴 만지던 손으로 내 가슴을 밀쳤다.
“하지 마.”
속삭이는 목소리가 잔뜩 부끄러워하고 있어 귀여웠다. 허릴 조금 더 당겨 얼굴을 다시 가까이 들이밀고 조심스럽게 눈꺼풀에 입술을 가져갔다. 짤막하게 입술을 붙였다가 달아올라 발그스름하게 붉은빛을 띤 뺨으로 옮겼다. 입술에 뜨거운 열기가 감겨들었다. 나는 혀를 내밀어 그 열기를 핥았다. 간지러운지 형이 내 얼굴을 떼어내려고 손으로 내 턱을 밀쳤다.
“진짜, 왜 그래….”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형을 내려다보면서 귓가로 입술을 가져갔다.
“…하고 싶어.”
초조하게 감았던 눈을 떠 나를 쳐다봤다. 긴 속눈썹이 불안한 듯 살짝 감겼다가 올라갔다. 여전히 주변을 신경 쓰는 얼굴이 귀엽다. 이딴 새끼들이 쳐다보는 게 뭐 어때서. 어차피 꿈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꿈 안에서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서?”
놀라 묻는 입술이 살짝 떨리는 게 보였다. 난 몰랐지. 얘가 이렇게 예쁜 줄. 이렇게 사람 미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줄을. 표정. 눈빛. 말투. 숨소리 하나까지 나를 홀리지 않는 게 하나도 없다. 내가 고갤 끄덕이자, 형은 망설이듯 주변을 살폈다.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은 무신경하게 각자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형은 단호하게 고갤 흔들었다.
“안 돼. 여기서 어떻게 키스를 해.”
“아무도 모를걸.”
허릴 잡고 있던 손가락을 들어 올려 형의 턱을 그러쥐었다. 열띤 눈가가 발그스름해졌다. 그 붉은 기운이 새빨간 산딸기처럼 귓불을 뒤덮고 있었다. 하지 말라고 간청하는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다. 그 작은 떨림조차 나를 부추기고 있다는 걸 선규호는 하나도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입술을 내려 형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안 된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입술이 맞닿자, 눈부터 감아왔다. 그게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당겨졌다. 닿았던 입술이 살짝 떨어졌다. 선규호가 나를 올려다봤다. 불안한 눈동자가 나를 더듬었다.
“누가 볼 거 같아….”
“상관없어, 나는.”
“또 그런다.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떻게 하려고.”
“여기선 괜찮아.”
꿈이라는 걸 자각 못 하는 형은 꽤나 걱정스러운가 보다. 불안이 담긴 눈동자로 촉촉하게 나를 쳐다봤다. 잔뜩 하고 싶어서 꿈 안으로 데리고 왔더니. 형이 망설여도 너무 망설인다. 이러면 조금도 즐겁지 않을 텐데, 약간의 암시만 주면 좀 나으려나. 나는 조심스럽게 형의 목을 감싸고는 목덜미를 꾸욱 눌렀다. 형이 남들에게 보일수록 흥분하도록. 아주 약간의 양념만 가미한 최면. 목에서 손을 떼자, 스르륵 눈을 감았던 형이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하아. 아. 덥다.”
형이 느릿하게 호흡하면서 눈을 감았다가 떴다. 미약한 최면인데도 형의 눈동자 색이 조금 더 짙게 물들어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살짝 벌린 입술이 야릇해서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고작 암시 하나 걸었을 뿐인데, 이렇게 야하게 군다.
문득, 강이준이 떠올랐다. 선규호를 알고 있는 강이준. 아버지들끼리 선후배라면서 형의 안부를 물어왔었다. 어릴 때부터 왕래하고 지냈다고 했으니, 어린 시절의 선규호도 알고 있을 것이었다. 문득 강이준의 눈동자가 생각났다. 외까풀의 눈동자가 송곳처럼 뚫을 듯이 시종일관 얼굴이나 몸을 샅샅이 쳐다봤던 게 떠올랐다. 직업병이라고는 해도 그 눈깔로 선규호를 지금껏 쳐다봤다고 생각하자, 불쾌한 감정이 치밀었다.
“…태오야.”
선규호가 한 손으로 내 교복 상의를 말아 쥐고 나를 불렀다.
“…….”
“나….”
느릿하게 눈을 감은 형이 혀를 내밀어 아랫입술에 침을 묻혔다. 달뜬 숨을 다시금 쏟아내곤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신중하게 형의 턱을 내 쪽으로 당겼다. 흥분에 겨운 선규호의 눈동자가 나를 애틋하게 쳐다봤다. 형이 들릴 듯 말 듯 입술을 열었다.
“…바지, 벗겨줘.”
강이준이 선규호의 이런 모습도 봤을까.
“더워, 어서….”
선규호가 입술을 벌리고 애원하듯 속삭였다. 나는 눈을 감고 그대로 선규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이미 머릿속엔 강이준의 모가지를 따버리고 싶다는 무서운 생각이 스쳤다. 말캉한 입술을 잔뜩 물고 핥으면서 선규호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턱을 당겼다. 입안에 혀를 밀어 넣으면서 눈을 떴다. 곱게 눈을 감고 입을 벌려주는 선규호 때문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혀를 강렬하게 빨자, 선규호가 눈썹을 휘면서 인상을 썼다.
그걸 보는 순간, 성기가 완전히 섰다는 걸 깨달았다. 아랫입술을 물고 빨면서 두 손을 형의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다급하게 벨트를 풀고 지퍼를 만졌다. 교복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잡아 밑으로 내렸다. 매끈한 엉덩이를 핥듯이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면서 허릴 타고 교복 셔츠 밑으로 손을 넣었다. 맞닿은 입술을 뗐다. 선규호가 한껏 달아오른 숨을 뱉어내며 나를 쳐다봤다. 그러다 내 쪽으로 고갤 올리고 입을 열어 귓가에 소곤거렸다.
“…젖꼭지가 더워.”
좀 전까지 살짝만 건드려도 남들이 볼까 봐 잔뜩 곤두서 있었으면서, 야햐게 구는 선규호 때문에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교복 단추를 푸는 손이 성급했다. 덜컹거리며 전철이 빠르게 내달리고 있었다. 단추 풀린 교복을 활짝 벌리자 뾰족하게 선 젖꼭지가 눈에 들어왔다. 다급하게 고갤 숙여 그것에 입을 맞추었다.
선규호가 움찔하는 게 다 느껴졌다. 발기한 형의 성기가 내 허벅지에 닿았다. 나는 입을 벌려 단단하게 선 유두를 덥석 물고 침을 묻히면서 혀를 굴렸다. 눈동자만 올려 형을 쳐다보자 흥분감에 달아오른 선규호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게 보였다. 그게 또 야해서 나는 조금 더 형의 젖꼭지를 괴롭혔다. 반대쪽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지분대면서 야릇하게 혀로 핥았다. 몇 번이고 입에 물고 빨았다. 저만치 서 있는 남자가 힐끔 우릴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선규호가 그 시선을 느꼈는지 뜨겁게 달아오른 성기를 내 허벅지에 짓누르듯 맞대어왔다. 오래 빨아서 부풀어 오른 젖꼭지를 혓바닥으로 느리게 핥아 올렸다. 그리곤 반대편 젖꼭지를 물었다. 긴장하고 있던 선규호가 잘게 떨면서 눈동자를 내려 나를 내려다봤다. 붉은 눈 밑을 뜨겁게 달군 채 나직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저기서, 누가 봐.”
입안 가득 혀로 잔뜩 괴롭히고 있던 젖꼭지를 뱉어내면서 몸을 일으켰다. 손가락으로 붉게 달아오른 눈 밑을 느릿하게 쓸어주면서 물었다.
“신경 쓰여?”
선규호가 야릇한 숨을 뱉었다.
“아니, 그게….”
더운지 형은 교복 셔츠를 활짝 벌렸다. 물고 빨았던 젖꼭지가 잔뜩 붉어져선 침에 젖어 번들거리는 게 보였다. 교복 상의를 아무런 망설임 없이 유두가 다 드러나게 어깨 아래로 벗어 팔에 걸치고는 차오르는 숨을 내쉬었다. 호흡과 함께 오르내리는 가슴이 선정적이었다. 지금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선규호는 하나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 때였다. 뭐가 불만인지 입술을 비죽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
“재미없게, 한 명만 보잖아, ”
살짝 암시를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양념이 너무 과했나 보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나를 부추기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하아, 진짜 어떻게 감당하려고.
“속상했어?”
귓가에 대고 소곤거리자, 선규호가 섭섭하기라도 하듯 입술을 내민 채 고갤 끄덕였다. 아무래도 노출증에 제대로 맛을 들인 모양이다. 한 명만 쳐다봐선 만족이 안 된다는데, 그럼, 만족할 수 있게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나는 눈을 감고 설정들을 수정한 후 손가락을 부딪쳐 딱, 소릴 냈다. 전철 안에 있는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불필요한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삭제됐다. 우릴 관망해도 좋을 만한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을 남겨 놓았다.
나는 전철 안의 사람들을 무심하게 쳐다봤다. 중년의 남성들과 슈트를 차려입은 샐러리맨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복을 입은 군인도 보이고, 우리 학교 교복은 아니지만 교복 무리들도 보였다. 훈련을 끝내고 전철을 탄 축구선수들 틈에 우릴 지켜봤던 남자도 보였다. 모두가 하나같이 형을 힐끔거렸다. 보란 듯이 바지 앞섶을 불룩하게 세우고 잠재된 욕망을 가까스로 억누른 채 이쪽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 기류를 느꼈는지 형이 속삭였다.
“…아까 했던 거 계속해줘.”
“어떤 거?”
“양쪽 젖꼭지 번갈아 가면서 빨아주는 거.”
선규호가 자신의 양쪽 젖꼭지를 잡고 손가락으로 비벼대면서 나를 쳐다봤다. 새하얀 손가락에 비벼지고 있는 젖꼭지가 야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이겠지만, 그 모습이 너무 자극적이라서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왜 이렇게 안달 나게 굴어….”
“으읏, 사람들 보고 있잖아. 빨리.”
나는 그대로 형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딴 새끼에게 그런 말 했단 봐. 그땐 너도 죽여버릴 거야. 입술을 떼고 형을 쳐다봤다. 열락에 잠긴 눈동자가 반쯤 감겨 있었다. 나는 단숨에 형의 손목을 잡아 전철 문에 양쪽으로 벌려 짓누르고 그대로 젖꼭지에 입을 묻었다. 앞니로 젖꼭지를 긁어댔다. 입을 크게 벌려 반대쪽 젖꼭지를 혀로 핥았다. 흥분을 참지 못하고 선규호가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에 참을 수 없어져 잡고 있던 손목을 놓고는 손을 아래로 가져갔다.
매끈한 허릴 당겨 훤히 드러난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농밀하게 혀를 굴려 선규호가 숨이 차오를 때까지 잔뜩 빨았다. 눈을 꼭 감고선 선규호가 내 목에 팔을 감아왔다. 잔뜩 혀를 빨자, 으으 소릴 내면서 내 목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 나는 깊게 형을 삼켰다. 혀를 빨고 입술을 물고 난폭하게 형을 탐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만지던 손을 조금 더 깊은 곳으로 가져갔다. 골을 타고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입구를 문지르면서 입술을 뗐다. 흥분감에 말랑하게 풀어진 애널 안으로 손가락을 넣자, 형이 움찔거리면서 숨을 헐떡였다. 느리게 내벽을 손가락으로 더듬거리면서 좀 더 깊게 밀어 넣자, 형이 내 어깨에 고갤 묻고 잘게 몸을 떨었다. 머리카락, 눈가, 귓불, 뺨. 나는 보이는 곳마다 입술만 움직여 쪽쪽 입을 맞췄다.
우릴 관망하고 있던 사람들이 못 참겠다는 듯이 자신의 성기를 지분거리는 게 보였다. 누군가는 대놓고 성기를 빼내 자위하듯 훑기 시작했다. 아까 전부터 우릴 뜨거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남자가 형 옆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대담하게, 무릎을 접고 앉아 내 손가락이 들락거리고 있는 형의 입구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쳐다봤다. 슈트를 입은 남자도 어느새 형 옆에 붙었다. 자신의 성기를 위아래로 빠르게 훑으면서 형을 야릇하게 쳐다봤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몰려드는 게 느껴졌다. 나는 형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여기 만지는 거 누가 보고 있어.”
“…….”
“벌려서 더 잘 보이게 할까?”
* * *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은밀한 입구를 파고드는 손가락 때문에 자꾸만 태오 어깨에 얼굴을 비벼댔다. 사람들이 다가올수록 몸 안에 감도는 야릇한 흥분감이 짙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슬쩍 어깨에서 이마를 떼고 태오를 쳐다봤다.
“으읏, 더, 더 보이고 싶어….”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던 태오가 그대로 입술에 입을 맞춰왔다. 나는 눈을 감고 버릇처럼 입술을 벌렸다. 달아오른 혀를 내밀었다. 내 혀를 야릇하게 핥는 태오의 촉감에 심장이 다시금 붕 하고 떠오르는 걸 느꼈다. 은밀한 입구를 들락거리는 손가락이 야릇하게 나를 침범하고 있어 안달이 났다. 얕은 곳이 문질러질 때마다 딱딱해진 성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꾸만 태오에게 잔뜩 밀착시켰다.
살짝 입술을 떼고 태오가 탁한 숨을 내쉬면서 눈을 맞추었다. 강렬한 눈빛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내게 집중하고 있었다. 슬쩍 눈썹을 내리깔자, 내벽을 들락거리던 손가락을 천천히 뺐다. 빠듯하게 손가락을 조이고 있다가 갑자기 사라지자, 안이 허전했다. 태오는 메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다급하게 자신의 바지 앞섶을 열어 성기를 끄집어냈다. 이미 오래전부터 발기하고 있었던 탓에 커다랗게 발기한 성기가 붉은 열기에 감싸여 있었다.
분명 나도 같은 걸 달고 있는데, 크기나 모양 같은 게 너무도 달랐다. 태오가 바짝 아래를 맞추더니 커다란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자신의 성기와 내 성기를 한꺼번에 그러쥐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앞니로 찢더니 끈적하고 축축한 것을 성기 위로 꾸욱 짜냈다. 귀두 위로 쏟아진 점성의 액체가 기둥을 타고 고환까지 흘러내렸다.
“와, 씨발! 러브젤까지 가지고 다니네.”
“무슨 고딩 새끼 좆이 저렇게 크냐?”
“세상 말세네. 말세야.”
여기저기서 노골적으로 우릴 바라보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는데, 젖꼭지가 찌릿찌릿했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흥분감이 몇 배나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다급하게 태오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입술에 쪽 하고 짧게 입을 맞추고는 어서 해달라고 졸랐다. 태오의 손이 느릿하게 두 개의 성기를 꽈악 그러쥐는 게 느껴졌다. 압박이 가해지자 맥박이 강렬하게 뛰었다.
가슴이 오르내리도록 심호흡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제부터 느끼게 될 상상하기 힘든 쾌감을 기대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수치스럽게 여겨졌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금세 휘발되어버렸다. 천천히 태오가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내 성기에 달라붙은 태오의 딱딱한 성기의 감촉이 다 느껴졌다. 비벼질 때마다 끈적끈적한 젤로 범벅이 된 성기가 야릇한 소리를 냈다.
“대박, 소리 존나 야해.”
“이왕 할 거 옷 벗고 하면 안 되냐?”
“아 씹질 감질나. 대놓고 보여줬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노골적인 시선과 말이 여과 없이 꽂혀 들었다. 태오는 정말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지, 잔뜩 위아래로 비벼지고 있는 성기를 문지르면서 틈만 나면 내 얼굴에 입술을 맞춰왔다. 잔뜩 달아오른 귓불을 빨다가 뺨에 입을 맞추었다. 배 아래선 성기가 잔뜩 문질러지고 있어 사정감이 차올라 죽겠는데, 태오의 입술만은 내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이 애틋하고 다정하게 입을 맞춰왔다. 강한 쾌감이 태오의 손안에서 꿈틀거렸다. 배가 야릇하게 당겨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태오는 내 상태를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귀두 끝만을 자극했다. 그러다가 다시 기둥을 그러쥐고 압박하면서 흔들었다. 내 귓가에 기태오의 숨결이 넘실거렸다. 태오가 흥분감을 참지 못하고 귀에 대고 신음하기 시작했다.
“…형, 하아. 선규호오. 읏.”
숨소리에 미칠 것 같았다. 낮게 짓눌린 음성이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는 폭발하듯 정액을 울컥울컥 쏟아냈다. 전철 바닥에 품어진 정액이 포물선을 긋고 떨어졌다. 태오의 것도 압박을 참지 못하고 세차게 정액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상당한 양이 가슴과 턱까지 치고 올라왔다. 연거푸 쏟아내던 정액이 전철 유리창에도 튀는 게 느껴졌다. 정액을 품어대던 태오의 성기가 맥박치며 내 것에 달라붙어 왔다.
격한 쾌감과 함께 탈력감이 느껴졌다. 훅 하고 견디기 힘든 현기증이 치밀었다. 머리가 윙윙 울리는 것 같았다. 세차게 뛰어대는 심장 속도를 도무지 따라잡기 힘들었다. 나는 그대로 태오에게 쓰러지듯 기댔다. 태오가 내 목덜미를 그러쥐고 반대편 손으로 등을 쓸어주면서 속삭였다.
“서 있기 힘들어?”
“아으. 하아. 읏 으응.”
신음인지 대답인지 모를 말이 입술 밖으로 튀어나왔다.
“자리 옮길까?”
“하으, 그럼, 하아… 사람들이 못 보잖아.”
우릴 봐주는 사람이 줄어들까 걱정됐다.
“저기 중앙에 앉아서 하면 모두 볼 수 있어.”
나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가 입꼬리를 당겨 웃으면서 번쩍 나를 안아 들었다. 한 손으론 엉덩이를 받치고 다른 손으론 목덜미를 감쌌다. 성큼성큼 전철 중앙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곤 말끔하게 비워진 의자 중앙에 나를 앉혔다. 조심스런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만 들어 태오를 쳐다봤다. 곧장 무릎을 접고 몸을 낮추더니, 발목에 걸린 교복 바지와 팬티를 조심스레 벗겨냈다. 그리곤 내 양쪽 무릎을 잡고서 활짝 벌렸다. 방금 사정했는데, 어째서 성기가 귀두 끝까지 부풀어 딱딱하게 커져 있는지 내가 봐도 모를 일이었다. 선단 끝에선 꿀처럼 쿠퍼액이 흐르고 있었다.
태오는 혀를 내밀어 쿠퍼액이 흐르는 귀두 끝을 핥았다. 부드럽게 입안에 감기는 감촉 탓에 허벅지가 잘게 떨렸다. 귀두에 입술을 맞대고 몇 번이고 키스를 하면서 혀로 기둥을 야릇하게 핥아 올렸다. 우릴 둘러싼 남자들이 바짝 붙는 게 느껴졌다. 대놓고 양옆에 자릴 잡고 앉아 성기를 쓰다듬으면서 힐끔거렸다. 씨발 씨발 욕을 하면서 사정하는 새끼들도 있었다. 나는 입을 틀어막고 잔뜩 참았다. 태오의 혀가 감겨올 때마다 사정하고 싶은 욕구가 자꾸 치밀어 올라 숨이 딱 멈출 것 같았다.
젖꼭지가 또다시 저릿저릿했다. 그 때였다. 태오가 내 성기를 뿌리까지 단박에 삼켜 목으로 잔뜩 조이는 게 느껴졌다. 나는 놀라서 얼른 태오의 머릴 밀치려고 했지만, 완강하게 나를 잡고 태오는 깊게 성기를 쭉쭉 빨기 시작했다. 열락에 젖은 쾌감이 척추를 단박에 갈랐다. 파들파들 몸이 경련하는 게 느껴졌다. 도리질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강렬한 쾌감을 참지 못하고 태오의 입안에 정액을 모두 쏟아낸 후였다. 태오가 내 성기를 뱉어냈다. 그리곤 귀엽다는 듯이 귀두 끝에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그걸 왜 먹고 그래?”
“맛있어.”
“그, 그치만…,”
“대신 형은 여기로 내 정액 맛있게 먹어주잖아.”
두 다리를 활짝 벌리더니 은밀하게 감추어진 애널에 혀를 맞대어왔다. 간질간질하게 혀로 할짝거리는데 나는 그만 미칠 것 같았다. 혀가 닿을 때마다 흥분감에 몸이 터질 것 같았다. 엉덩이가 멋대로 움찔거리고 성기 끝이 간질거려 자꾸만 신음이 쏟아졌다.
“와 씨발, 고딩새끼들 말하는 거 봐.”
“존나 딥슬롯을 눈으로 직접 볼 줄이야.”
“지금 저거 사랑 고백인가?”
여기저기서 음란한 말들이 아무렇게 오고 갔다. 움찔거리면서 긴장하고 있는 입구를 잔뜩 애무하던 태오가 입술을 떼어냈다. 그제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나는 겨우 눈을 뜰 수 있었다. 태오는 그런 내 얼굴을 보고 씩 웃더니 몸을 일으켰다. 보기만 해도 아깝다는 듯, 입술을 내려 이마에 쪽 하고 키스했다. 그리곤 부드럽게 내 머릴 쓸어 넘기면서 기태오가 작게 입술을 달싹였다.
“이번엔 내 정액 먹여줄게.”
태오가 귀엽게 웃으면서 내 코에 입을 맞추었다. 아직도 매끄러운 혀가 애널을 잔뜩 지분거리는 기분이었다. 태오는 더는 기다리기 힘들다는 듯, 내 옆에 앉아 있던 슈트를 입을 남자를 거칠게 밀치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고갤 홱 돌려 죽일 듯한 기세로 남자를 쏘아보자 설설 기듯 남자가 얼른 몸을 일으켜 어디론가 숨었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태오가 내 옆에 바짝 앉았다. 강단진 팔이 부드럽게 내 팔에 부딪혀왔다. 야릇한 기류와 팔에 닿아오는 온도가 나를 또다시 들뜨게 했다. 고갤 돌려 태오를 쳐다봤다. 봐주길 기다렸다는 듯 입술이 금세 뺨에 닿아왔다. 쪽 소리가 나던 입술이 뺨에서 떨어지는가 싶더니 내 입술 위로 거침없이 떨어졌다. 말캉한 혀가 단숨에 내 안으로 들어왔다.
숨이 튀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현기증과 경련하던 몸은 이미 두 차례 사정을 했으면서도 자꾸 안달이 나고 있었다. 키스를 할 뿐인데 엉덩이 안쪽이 이상하게 벌름거렸다. 태오가 입술을 붙인 채 나를 번쩍 안아 허벅지에 앉혔다. 팔에 걸쳐진 교복 셔츠를 보란 듯이 벗겼다. 그로써 나는 완전히 알몸이 되었다. 전철 안 시꺼먼 사내들이 나를 야릇한 눈으로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태오가 내 턱을 잡고서 조심스레 아랫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매만졌다.
“섹스할 거야. 지금.”
“…….”
“다리 벌리고 할 거라서.”
“…….”
“포르노처럼 다 보일 거야.”
“…….”
“싫으면….”
나는 그대로 태오의 입술에 입술을 맞댔다. 이번엔 내가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상관없어. 나도.”
* * *
꿈 안에서 빠져나왔다. 온전히 잠든 형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깊게 감긴 속눈썹이 짙었다. 감기 기운 탓에 뺨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고른 숨을 내쉬는 가슴이 규칙적으로 오르내렸다. 나는 고갤 숙여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부드럽게 다정하게.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것을 대하듯 입을 맞추었다. 미열이 고스란히 입술에 감겨들었다. 나는 조심스레 입술을 떼고 잠든 형의 귓가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리곤 나지막이 속삭였다. 잘 자, 형.
방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빠져나왔다. 내 방으로 돌아와 그대로 침대에 엎어졌다. 조금만 더 꿈속에서 있다 나올걸. 더 껴안고 있다 올걸. 좀 더 선규호 옆에 있다가… 나올걸. 형이 숙면을 취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마치 혼자 꿈속에 남겨두고 나온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었다. 손을 더듬거려 핸드폰을 살폈다. 벌써 새벽 네 시가 넘고 있었다. 평소보다 오래 꿈속에 머물렀다는 걸 알았지만, 터무니없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시간을 확인하다가 메시지가 들어와 있는 걸 발견했다. 일반문자였다.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문자를 클릭해 내용을 확인했다.
[엘런이 돌아왔어. 조심해.]
익명의 문자였다. 짤막한 문장만으론 누군지 짐작할 수 없었다. 언젠가 엘런에게서 문자가 온 적이 있었다. 서울에 도착하면 마중 나와달라고. 만나고 싶다고. 보고 싶다던 그 문장들. 다 개소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한국에 들어올 줄은 몰랐다.
나는 핸드폰을 던져놓고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폐부에 찬 숨을 허망하게 쏟았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생각들이 들쑥날쑥하게 잘려 파편처럼 쏟아졌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아무렇게 떠올랐다. 그대로 눈을 감았다. 한겨울처럼 등 뒤로 오한이 치미는 것 같았다. 몸이 이상하게 떨렸다. 두 팔로 몸을 감싸고 웅크렸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감은 눈 밑으로 엘런이 끼어들었다. 그게 싫어 얼른 눈을 떴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거칠게 열고 밖으로 나갔다. 혼자선 도무지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형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깊게 잠든 선규호가 보였다. 아무런 미동 없이 잠든 선규호를 보고 있으니 좀 전까지 나를 흔들어놓던 생각들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 같았다. 나는 방문을 잠그고 곧장 형의 침대로 다가갔다. 얇은 여름용 이불을 걷어 올리고 침대 안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잠든 선규호를 등 뒤에서 끌어안았다. 선규호의 체온이 나를 천천히 덥혀왔다. 나는 형을 바짝 끌어당겨 안았다.
잠결에 형이 내 쪽으로 돌아누웠다. 부드럽게 내려온 머리카락이 아무렇게 형의 이마 위로 흩어졌다. 나는 그것을 가만히 넘겨주면서 다시 입술을 가져갔다. 이마에, 뺨에, 콧날과, 다시 뺨에….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형을 보고 있자니, 자꾸만 입술이 눈에 밟혔다.
감기 옮긴다고 절대 허락하지 않은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일부러 꿈속에서 집요하게 물고 빨았지만, 만족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얼굴을 조심스레 가져가 느릿하게 속눈썹을 내리깔고 입술에 입술을 맞췄다.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는 입술에 조심스레 혀를 가져갔다. 그리곤 다물린 입술을 혀로 갈랐다. 딱딱한 치아가 만져졌다. 혀로 그것을 문지르면서 한 손으로 형의 양 볼을 꾸욱 눌렀다.
입안이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빠르게 혀를 넣어 굴렸다. 형의 혀에 내 혀가 닿는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좋아서. 형의 목덜미를 내 쪽으로 당겨 깊게 파고들었다. 혀를 핥다가 그 끝을 조심스레 빨았다. 열기가 감도는 입안에 혀를 넣은 채 좀 더 형을 탐했다. 이대로 잠들면 어떨까. 형이 아침에 화를 내려나.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조금만 놓으면 형이 꼭 사라질 것 같았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형을 끌어당겼다.
커튼을 활짝 젖혔는지 스트레이트로 내려오는 햇살 탓에 좀체 눈이 떠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나빠졌다는 걸 알았다. 가까스로 감은 눈을 떴을 때, 선규호가 내 이마에 손을 대고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째선지 뜨겁게 열이 오르고 있어, 이마에 닿은 손이 서늘했다. 그 감촉이 좋아 나는 느릿하게 팔을 들어 올려 선규호 손을 잡아 뺨에 갖다 댔다. 시원해서 저절로 눈이 감겼다.
“…얼른 일어나.”
“조금만….”
“너 열 심해. 병원 가야겠어.”
키스는 꿈에서만 한 것 같은데, 아. 맞다. 새벽녘까지 몇 번이고 입을 맞추고 혀를 겹쳤던 게 떠올랐다. 형의 입안에 혀를 박은 채 잠들었던 걸까. 설핏 눈을 뜨자, 선규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는 게 보였다.
“내가 뭐라고 했어. 같이 있으면 감기 걸리니까….”
나는 그대로 잡고 있던 손을 당겨 선규호를 내 위로 쓰러뜨렸다. 놀란 얼굴이 겹쳐질 듯 닿아왔다. 나는 두 팔 가득 형을 잔뜩 끌어안았다. 선규호가 눈꺼풀을 내리깔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형을 껴안고 있는 오른손을 위쪽으로 가져갔다. 느릿하게 척추뼈를 타고 올라간 손으로 조심스레 형의 뒤통수를 감싸 안았다. 형을 가슴에 바짝 붙이고 부드럽게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뺨을 내게 기댄 형이 입술을 달싹였다.
“아프지 마….”
그 정직한 울림이 심장을 축축하게 적셨다. 나는 고갤 숙여 형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면서 눈을 감았다. 맞닿은 심장이 서로를 향해 뜨겁게 뛰고 있는 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