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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버스(2권) (11/37)

매일 밤, 남동생과 나는 (외전증보판) 2

10. 버스

“기말시험 끝났다고 농땡이 부리지 말고. 수능이 코앞이다. 이상!”

드디어 기말시험이 끝났다. 고갤 돌리자, 선규호가 등을 늘이고 책상에 엎어져 있는 게 보였다. 종례를 마친 담임이 교실을 막 나간 직후였다. 햇살이 내려앉은 바른 등이 규칙적으로 오르내렸다. 가지런한 뒤통수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심란했다. 반 아이들이 분주하게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교실 안이 소란스러웠다.

금요일이라 형은 학원에 가야 했지만, 시험이 끝난 후라 끽해야 문제풀이 정도만 할 것이었다. 굳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선규호에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규호는 학원에 가겠지. 시험이 끝났다는 즐거움을 만끽하기보다 성실하게 문제풀이를 하고, 다음 모의고사를 위해 마음을 다잡겠지. 어쩌면 위축된 마음을 상기시켜 수능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담임 말처럼.

“자냐?”

어느 틈에 왔는지 김형준이 형의 옆자릴 꿰고 앉았다. 손가락을 뻗어 윤이 나는 머리카락을 건들고 있었다. 형은 피곤했는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일어나, 가야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손가락이 형의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뚝에 핏줄이 불거지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낯선 한숨이 입술 새로 흩어졌다. 거칠게 가방을 메고 빠르게 교실을 빠져나왔다.

복도를 따라 걷는데 눈알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김형준 새끼가 저러는 걸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욱하고 화가 치밀었다. 김형준 새끼의 멱살을 틀어쥐고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고 싶단 생각을 했다. 저렇게 지분대는데 어떠한 의구심도 없이 가만히 있는 선규호가 더 문제였다.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을 때마다 질 나쁜 생각을 했다. 옥상 난간엔 나보다 먼저 온 임주한이 서 있었다. 인상을 구긴 나를 보고 녀석이 한마디 했다.

“뭔 일 있냐?”

“뭐가.”

떫게 혓바닥에 감기는 담배 연기를 삼키면서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아무런 사심 없이 쏟아지는 볕 더미에 정수리가 뜨끈해져 왔다. 옥상 난간에 기대 아래를 내려다보자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한숨처럼 연기를 허공에 쏟아냈다.

“아니다.”

“왜 말을 하다 말아? 기분 좆같게.”

임주한이 담배를 입에 물고 한 템포 늦게 불을 붙였다. 부옇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삽시간에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나는 타들어 가는 담배 끝을 보다가 다시 입에 물었다. 교문 밖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눈으로 좇았다. 습관적으로 선규호를 찾고 있다는 걸 알았다. 가슴이 다른 의미로 시끄럽게 뛰기 시작했다.

“연기학원 안 가냐?”

임주한이 내 시선을 따라 운동장을 쳐다보면서 말을 바꿨다.

“가는 날 아니야.”

필터 끝까지 태운 담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운동화로 짓이기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뜨거운 태양 탓에 등줄기로 땀이 배어들었다.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운동장을 내려다봤다. 불특정 다수의 뒤통수를 바라보면서 형을 찾아 눈동자를 굴렸다.

익숙한 뒤통수가 본관 건물에서 막 빠져나오는 게 보였다. 한쪽 어깨에 걸친 가방이 아슬아슬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아씨, 같이 가.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김형준이 단숨에 거리를 좁혀 형 옆에 나란히 서는 게 보였다.

인상이 구겨졌다. 김형준이 형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선규호는 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저러다 끌어안고 입을 맞춰도 가만히 있을 것만 같았다. 얌전한 형의 뒤통수를 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머릿속으론 알몸인 선규호를 침대에 눕혀놓고 성기를 입구에 밀어 넣는 김형준이 그려졌다. 미칠 노릇이었다.

“씨발.”

“왜 지랄이야?”

“임주한.”

손을 뻗어 임주한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리곤 귓불을 주물럭거렸다. 야릇하게 턱을 그러잡고 어때? 하고 묻자, 인상을 팍 구긴 임주한이 아 씹, 죽을래? 하면서 똥이라도 씹은 표정으로 나를 확, 밀쳤다. 나는 임주한 입에 물린 담배를 뺏어 내 입으로 가져왔다. 한 모금 빨자 머리가 핑 돌도록 어지러웠다. 보통 다 이러지 않나. 남자가 만지는데 그렇게 태평하게 받아줄 리 없잖아.

“미쳤냐?”

“…….”

“미쳤네.”

옥상에서 담배를 한 대 더 폈다. 미술학원에 가야 한다고 임주한이 옥상을 떠난 후였다. 가슴이 답답했다. 오늘 아침 눈을 뜨면서 형의 꿈속에서 나오는 게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간을 멈추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형의 꿈속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에 다른 사람이 들어차는 게 싫었다. 혀끝이 썼다. 이미 학원 차에 올랐을 선규호를 생각하면서 나는 버스정류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언젠가 선규호가 지름길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내게 말했던 게 생각났다. 나 때문에 이 길을 알게 됐다는 걸 알았을 때, 괜히 뿌듯했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어느 틈에 버스정류장이 코앞에 보였다.

사람들로 채워진 정류장은 복잡했다. 버스 몇 대가 한꺼번에 정류장 안으로 들어왔다. 눈으로 무심하게 번호를 훑었다. 내가 타야 할 버스는 없었다. 우르르 사람들을 태운 버스가 정해진 노선을 따라 출발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꽂고 고갤 돌렸다.

순간 숨이 멈추는 것 같았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선규호가 이쪽을 쳐다봤다. 동그란 눈동자가 나를 보더니 작게 휘어졌다. 생각보다 먼저 발걸음이 나갔다.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얼른 선규호 앞으로 다가갔다. 학원버스가 떠난 지 한참일 텐데. 지금쯤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문제풀이를 하고 있어야 할 선규호가 눈앞에 있었다.

“뭐 하다 이제 와?”

벤치에서 일어난 선규호가 나를 쳐다보며 한마디 했다. 호흡을 고르면서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 안 그러면 손을 뻗어 그대로 선규호를 껴안아 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학원 쨌어?”

“어.”

“근데, 왜. 집에 안 가고….”

“…기다렸어.”

같이 가려고. 들릴 듯 말 듯 형의 말에 마른침을 삼켰다. 김형준과 함께 교문 너머 사라지는 걸 보고 눈이 뒤집혀 온갖 망상을 했었는데, 내 앞에 있는 형 때문에 기분이 이상하다. 괜히 짜증 나고 괴롭던 감정이 눈 녹듯 사그라들었다.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왔다.

“문자 하지. 그럼 빨리 왔을 텐데.”

“기다리면 올 것 같았어.”

형이 고갤 돌려 신호등에 걸린 버스를 쳐다봤다. 살짝 내리깐 속눈썹이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뺨 위로 옅은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 때마침 버스 한 대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우리가 타는 버스라는 걸 알았다. 나는 얼른 손을 뻗어 형의 손목을 잡았다. 다행스럽게 안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군데군데 빈자리를 지나쳐 나는 곧장 뒤쪽으로 걸어갔다. 형을 끌어당겨 버스 맨 뒷자리에 앉혔다. 그 옆에 올라타면서 얼른 에어컨을 형 쪽으로 조절했다. 형은 쏟아져 내려오는 냉기에 느슨하게 눈을 감았다. 짙은 속눈썹이 무방비하게 눈에 들어왔다.

“하. 시원하다.”

조그만 입술이 작게 달싹거렸다. 나도 모르게 형의 입술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원래 스킨십에 무감한 사람이니까. 김형준 새끼가 그렇게 물고 빨고 옆에서 치대도 모르니까. 내가 잠깐 입술에 입술을 맞대어도 형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지 않을까. 살짝 입술을 …. 위험한 생각이 나를 잔뜩 고조시키고 있었다. 형이 눈을 떴다. 바로 코앞에 우리의 시선이 엉켜들었다. 새까만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봤다. 조금만 가 닿으면. 뛰는 심장을 억누른 채 형의 입술에 입술을.

“아, 맞다!”

형이 고갤 돌리면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허공에 내밀던 입술을 얼른 집어넣고 고갤 돌렸다. 뺨이 확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다행히 형은 아무런 낌새도 모르는 눈치였다. 순간 내가 뭘 하려고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형은 문자 창을 열었다. 재빠르게 손가락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누구한테 저렇게 문자를 보내는 걸까. 김형준 새끼에게 문자를 보내는 걸까. 언제부턴가 형이 다른 것들과 마주하고 있는 게 싫었다. 핸드폰을 뺏어 창밖으로 던지고 싶은 걸 꾹 참고 있는데, 나를 보고 대수롭지 않게 입을 열었다.

“학원 못 간다고 문자 했어.”

“…….”

“말없이 빠지면 괜히 집에 전화할까 봐.”

“…….”

학원이었구나. 문자 보낸 게.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 나는 어리광 부리는 동생처럼 형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그리곤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얇은 하복 밑으로 느껴지는 보드라운 어깨의 감촉이 뺨에 닿았다. 확실히 선규호는 이런 스킨십에 무감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는지, 허릴 끌어안고 있는지. 관심 없는 얼굴로 창밖을 쳐다봤다. 그러니 김형준이 귓불을 만지고 등에 얼굴을 비벼대도 모르지. 김형준을 생각하자 괜히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째서 형이 그 새끼에게 유독 관대한 건지 이유가 궁금했다.

“그 새끼랑 친해?”

생각이 걸러지지 않은 채 입으로 막 나가버렸다.

“누구?”

“김형준.”

그 씨발 새끼. 속으로 욕하면서 초조하게 물었다.

“둘이 무슨 사이야?”

어깨에서 얼굴을 떼고 고갤 들었다. 김형준이 만지작거렸던 형의 귓불이 눈에 들어왔다. 김형준이 닿았던 귓불을 보고 있자니, 잔뜩 핥고 싶어졌다. 내 혀로 침을 잔뜩 묻혀 김형준의 촉감이나 느낌을 완전히 소독해버리고 싶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천천히 내 쪽으로 고갤 돌린 선규호가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러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

“임주한이랑 무슨 사인데?”

* * *

말하고 나서 괜한 소릴 했구나, 후회했다. 자존심이 구겨진 기분이었다. 어쩌자고 임주한을 끄집어내서.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걸까. 입 밖으로 꺼낼 말이 있고 아닌 말이 있지. 기태오를 상대할 땐 좀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걸 그새 까먹어버렸다. 출렁거리는 감정들이 내 생각대로 컨트롤 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제되지 않는 감정을 휘두르고 있는 내가 한심했다.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동자를 피해 창가로 고갤 돌렸다. 귓가가 뜨거워지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심장이 멋대로 과속하듯 속도를 내고 있었다.

“나 봐.”

“…….”

“봐, 형.”

허릴 감고 있는 손가락이 조심스레 내 턱을 그러쥐었다. 단단한 손끝이 천천히 나를 당겼다. 고개가 녀석 쪽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맞닿아 있는데, 너의 속마음은 어디로 다 숨어버린 걸까. 네 마음도 남들처럼 눈에 보인다면 내가 갖는 이 감정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닿은 체온이 나를 어루만진다. 부드럽게 감겨와 한껏 고조된 심장을 어루만진다.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 눈동자가 정직해서 벌써 겁이 난다. 무슨 말을 할지 불안한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깨문 입술로 시선을 옮긴 녀석이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앞니로부터 빼냈다.

“형이 임주한을 신경 쓰는지 몰랐어.”

“…….”

“걔, 나한테 아무것도 아닌데.”

기태오는 임주한을 단순한 친구라고 못 박았다. 그냥, 친구. 내가 어울리는 형준이나 경민이처럼. 일말의 의심할 무엇도 없는 친구. 그렇게 말할 걸 다 알고 있으면서. 허탈했다. 마치 어떤 변수가 있길 기대했던 것처럼. 나는 작게 고갤 끄덕였다. 에어컨 바람에 앞 머리카락이 아무렇게 날렸다. 다섯 개의 손가락이 내 머릴 부드럽게 쓸어준다. 녀석의 손길에 차분하게 머리카락이 쓸려나갔다. 기태오가 남자에게 반응한 적이 있었던가. 녀석이 게이라는 이야긴 누구에게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쪽으로 의심될 만한 어떤 일도 없었다. 차창 밖으로 고갤 돌렸다. 빠르게 내달리는 풍경을 쳐다봤다. 녀석이 내 어깨에 다시금 달라붙는 게 느껴졌다.

얼마나 버스가 달렸을까.

설핏 잠이 들었다. 막연하게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여전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분명 한낮이었는데, 버스는 어두운 길을 내달리고 있었다. 기태오가 상의를 탈의한 채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운동으로 다듬어진 윤곽이 눈에 들어왔다. 탄탄한 가슴엔 유두가 단단하게 서 있었다. 그걸 보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고갤 돌리자 승객들이 언제 탔는지 버스 안이 북적거렸다. 더워서 교복 단추를 하나 풀려고 만졌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고갤 숙여보니 내 상체 역시 완전히 벗겨져 있었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옆에 앉은 기태오가 내 어깨에 머릴 기대왔다. 곧이어 얼굴을 묻었다. 살냄새를 맡듯이 숨을 들이켰다. 감긴 속눈썹과 콧날이 내 목에 닿아왔다. 모든 게 실제 같아서 나는 순간 두려워졌다. 누가 우릴 보기라도 할까 봐 불안했다. 옷을 꺼내려고 가방을 찾는데, 녀석이 나를 불렀다.

“형.”

“…….”

“왜 알몸이야?”

화들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까 입고 있던 교복 바지와 팬티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서둘러 손으로 고간을 가렸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버스 안에서 알몸으로 앉아 있다고 생각하자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다. 녀석이 내 턱을 끌어당겼다.

“다리 벌려봐, 형.”

어째선지 녀석의 눈동자가 반쯤 넋이 나가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녀석은 이상한 것을 주문해왔다. 문제는 녀석이 하는 말에 내 몸이 멋대로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기태오가 하라는 대로 두 다리가 천천히 벌어졌다. 안간힘을 써서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지만, 의지완 상관없이 허벅지가 완전히 벌어졌다. 서둘러 두 손을 아래쪽으로 가져갔다. 버스 안에 빽빽하게 서 있는 사람들이 음흉한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했다. 녀석은 이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듯 입술을 달싹였다.

“좆이 핑크색이네.”

“…….”

“얼마나 커질지 궁금한데, 자위해볼래?”

나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기태오를 쳐다봤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인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놀리고 있었다. 양껏 벌어진 다리 사이에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성기를 천천히 위아래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음란하게 달아올라 점점 빳빳해진 기둥을 야릇하게 어루만지면서 귀두 앞을 손바닥으로 문댔다. 손을 떼려고 힘을 줬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내 손은 기태오의 명령에 올곧게 집중하고 있었다. 숨이 차올랐다. 가슴이 오르내리면서 배 밑으로 은근한 흥분감이 점점 수치를 채우듯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으응. 하앗.”

숨을 내쉴 때마다 음란하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오른손이 성기를 압박해 쓸어 올리는 동안 어느 틈에 왼손이 음란하게 드러난 입구를 더듬기 시작했다. 축축하게 젖기 시작한 구멍을 느리게 어루만지면서 나는 밭은 숨을 쏟았다. 애가 타는 감각을 참지 못하고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었다. 도무지 견디기 어려운 감각이 엉덩이골을 타고 올라왔다. 가운뎃손가락이 깊게 박혀 들어왔다. 벌름거리는 입구가 손가락을 강렬하게 압박하고 있어 움직일 때마다 손가락이 끊어질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손가락 하나가 더 구멍 안을 침범했다. 완전히 굵어질 대로 굵어진 성기 끝에선 쿠퍼액이 뻐끔거리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태오가 턱을 괴고 재밌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나는 도리질을 했다. 절대 흥분만은 하지 않겠다고 호흡을 골랐다. 흔들리는 숨이 내쉬어질 때마다 낮고 야릇한 신음이 입속에서 막무가내로 터져 나왔다. 빨리 다른 생각을 하려고 머릴 굴렸다. 되도록 점잖은 생각들. 이를테면. 수학 공식이나, 명상 같은 것들. 하지만, 성기와 애널을 동시에 자극하면서 모두에게 보인다고 생각하자 견딜 수 없는 배덕감에 몸이 떨려왔다.

헉헉, 내쉬어지는 숨 사이로 기태오가 가까이 얼굴을 들이댔다. 나는 눈썹을 한껏 팔(八)자 모양으로 휘고는 입술을 벌렸다. 가슴이 탈 것같이 뛰어댔다. 사정감이 차오른 성기가 위아래로 쓸리는 손가락의 촉감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애널 안으로 세 개의 손가락이 박혀 들어왔다. 나를 똑바로 응시하는 눈동자가 검게 빛나고 있었다.

“예뻐, 형.”

기태오가 지껄이는 말에 구멍 끝에서 요란하게 체액이 품어져 나왔다. 포물선을 긋고 떨어지는 정액이 아무렇게 배로 떨어졌다. 울컥하고 쏟아진 것들이 뺨과 쇄골에도 튀었다. 어째선지 다 쏟아냈다고 생각했던 정액이 흥건하게 다시 솟구쳐 올랐다. 뇌가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쾌감이 나를 미치게 했다. 숨을 쉴 때마다 자꾸만 목에서 앓는 소리가 났다. 마치 음란하게 벌어진 구멍에 박아달라는 듯이. 야릇하게 떨렸다.

기태오는 가만히 내 뺨에 튄 정액을 핥았다. 달아. 하면서 쇄골에 묻은 것과 흥건하게 적시고 있는 배 위까지 싹싹 핥아대기 시작했다. 혀가 닿을 때마다 흥분감이 피어올랐다. 길게 혀를 빼고 음모 위로 하얗게 튄 정액을 핥을 땐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사정한 지 얼마나 됐다고 내 손은 허락도 없이 성기를 애무하고 애널 속을 야릇하게 건들기 시작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욕정하고 있었다. 흥분감에 온몸이 야릇하게 뒤틀리는 것 같았다. 버스에 있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내가 움찔댈 때마다 한마디씩 지껄였다.

“어떻게 버스에서 저런 짓을.”

“존나, 야하네.”

“버스에서 대놓고 야동 촬영인가?”

“대박. 미친 거 아냐?”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핸드폰을 들이밀고 찍어대는 사람들을 피해 다릴 오므리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기태오가 잔뜩 튄 정액을 핥아 먹고선 몸을 일으켰다. 새까만 눈동자가 조금 전보다 붉어진 것 같았다. 나는 완전히 의식을 놓을 것 같은 기분으로 그 눈빛에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형”

기태오가 교복 바지의 앞섶을 풀어 헤치고 커다랗게 발기한 성기를 끄집어냈다. 완전히 커진 성기는 흉측하게 핏대가 올라 검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나는 여전히 허전하다는 듯이 구멍을 쑤셔대면서 앓는 소릴 내고 있었다. 자꾸만 손가락이 깊숙한 곳을 건드렸다. 그때마다 입을 틀어막고 싶은 교성이 부끄러움도 없이 흘러나왔다.

“빨아.”

기태오가 다시금 명령하자, 내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잔뜩 성기와 애널을 괴롭히던 손이 풀리더니 자연스럽게 기태오 성기를 그러쥐고 어루만지면서 조심스레 허릴 굽히기 시작했다. 입술이 벌어졌다. 타액이 기태오의 성기 위로 떨어졌다. 꿀처럼 끈적한 침이 번들거리면서 귀두를 적셨다. 앞으로 벌어질 일이 두려워 눈을 감았다. 혀가 멋대로 내밀어지는 게 느껴졌다. 귀두를 할짝일 때마다 잔뜩 손가락으로 범했던 애널이 움찔대는 게 느껴졌다.

입술 안으로 거대한 성기가 밀려 들어왔다. 여기저기서 미친, 대박! 따위의 말들이 아무렇게 쏟아졌다. 마치 오랫동안 성기를 빨아온 사람처럼 능숙하게 기태오의 좆을 목구멍 깊게 삼켰다. 목젖에 문질러지는 야릇한 감각에 호흡이 차올랐다. 혀로 핥으면서 천천히 성기를 뱉었다. 침으로 번질거리는 성기는 조금 전보다 더 커져 있었다.

입에 들어가지 않을 것같이 부풀어 오른 귀두를 나는 다시 물었다. 앞니로 슬쩍슬쩍 끝을 깨물면서 요도 구멍을 혀끝으로 자극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나는 잔뜩 발기해 있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기태오의 성기를 입에 물고 사정한 지 얼마나 됐다고 성기를 세우고 있다니. 욕정에 절은 뇌가 굳어진 것처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를 달구는 쾌락에 미칠 것만 같았다. 차라리 빨리 싸게 만들어서 이 상황이 끝나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온 커다란 것이 거칠게 날뛰기 시작했다. 내 얼굴을 마구잡이로 잡아 성기를 박아대는 탓에 눈물이 고이고 기침이 터졌다.

“아, 씹, 존나 쌀 거 같아.”

“웁. 으읍, 켁!”

입안으로 거세게 성기가 들어와 숨통을 졸랐다. 뇌가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고통이 나를 휩쓸었다. 그 순간 깊게 박혀 있던 성기가 입에서 쑤욱 빠져나갔다. 기태오가 나를 뒷좌석에 아무렇게 패대기쳤다. 막무가내로 내 다릴 붙잡고 사정없이 벌렸다. 번들거리는 눈동자를 본 순간 섬찟했다. 내가 알던 기태오가 아니었다. 혓바닥이 뱀처럼 길게 빠져나와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몸이 덜덜 떨렸다. 극강의 공포가 나를 엄습했다. 어서 이 악몽에서 깨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누군가 나를 불렀다.

“선규호 눈 감아!”

분노로 이글거리는 기태오의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몸 안 잔뜩 감돌고 있던 흥분감에 호흡이 다시금 들뜨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발기한 성기가 야릇하게 당겨왔다. 사정하고 싶어 움찔거리는 성기와 뭔가를 갈구하는 애널 탓에 딱 미칠 것 같았다. 그 때였다. 내 어깨를 내리누르고 나를 내려다보는 눈동자가 속삭였다.

“형, 어딜 봐….”

“…….”

“내가 태오잖아, 안 그래?”

* * *

아마,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깨닫기도 전에 몸이 먼저 나갔다. 그것이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감히 형에게 접근했다는 것이 참을 수가 없었다. 이성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그걸 바닥에 패대기쳤다. 사정없이 발로 짓밟았다. 얼굴이 뭉개지고 살이 터지는 소리가 격하게 울렸다. 뼈가 부러지고 피가 튀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씨발! 죽어! 죽어버려!”

무참하게 발길질을 해댔다. 입에서 온갖 욕설이 터져 나왔다. 온몸을 팽팽하게 돌고 있는 피가 끓어올라 숨이 턱턱 막혔다. 어금니에 힘을 주다 살이 터졌는지 입안 가득 피 맛이 났다. 쓰러진 놈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심호흡을 했다. 진정되지 않은 가슴이 아무렇게 오르내렸다. 발로 그것을 다시 밟아 뭉개버리려는 순간, 웅크리고 있던 것이 검은 연기로 변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빠르게 형에게 다가갔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형이 차창에 몸을 기대고 잘게 떨고 있었다. 팔을 뻗어 선규호의 메마른 등을 끌어당겨 안았다. 힘겨운 듯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형이 괴롭게 숨을 헐떡거렸다. 목에 닿아오는 숨결과 견디기 힘든 듯 신음하는 소리가 나를 달궜다. 몽마의 침을 잔뜩 묻힌 탓에 형은 발정이 났을 것이었다.

“…뜨거워. 미칠 것 같아.”

나는 안고 있던 형을 조심스럽게 놓았다. 헐떡이는 호흡과 함께 오르내리는 젖꼭지가 야하게 부풀어 있었다. 매끈한 배 아래로 발기한 핑크색 성기가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으읏, 태, 태오야….”

형이 잔뜩 흥분된 얼굴로 나를 불렀다. 내 쪽으로 몸을 돌린 형이 쓰러지듯 내 가슴에 얼굴을 비벼댔다. 뜨거운 입술이 쇄골에 닿는 게 느껴졌다. 짐승 같은 피가 끓어올랐다. 턱을 들어 올리자, 형이 몽롱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뺨과 입술, 축축하게 젖은 눈동자가 나를 잔뜩 부추기고 있었다.

“안아줘. 으읏.”

이대로 새로운 꿈을 만들어 형을 데리고 나가면 끝날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무리 몽마가 형 몸에 발정하도록 잔뜩 침을 묻혀놓았다고 해도 삽시간에 사라질 터였다. 손가락만 까닥하면 새로운 꿈으로 가는 문이 열릴 텐데. 성기를 빳빳하게 세우고 자꾸만 내 입술에 입을 맞춰오는 선규호 때문에 심장이 거칠게 뛰어댔다. 마치 내 몸에 몽마의 침이 묻은 것처럼 흥분했다.

“…키스해줘, 으읍.”

말랑한 감촉과 미칠 것 같은 떨림이 나를 흔들었다. 나는 선규호의 머릴 당겨 벌려오는 입술에 혀를 밀어 넣었다. 타액이 섞이고 야릇한 감정이 섞여들었다. 헐떡이는 선규호의 심장이 나를 흔들었다. 견디기 힘들었다. 입술을 빨고 있어도 애가 탔다.

거칠게 선규호의 입술을 빨았다. 데일 듯한 혀에 내 혀를 비벼댔다. 입술이 떨어질 때마다 눈을 맞추고, 다시 나를 바라보는 달뜬 눈동자에 입술을 맞추었다. 곱게 감긴 속눈썹과 콧날에. 쪽쪽, 입을 맞췄다. 붉게 물든 귓불을 물고 잔뜩 빨았다. 그러다 안달 내듯 입술을 찾아 물었다. 입을 맞추면서 선규호를 버스 맨 뒷좌석에 눕혔다. 본능처럼 형 위로 올라탔다.

입고 있는 교복 셔츠를 거칠게 벗어 던졌다. 호흡이 멋대로 튀었다. 나를 올려다보는 선규호를 위에서 내리누르듯이 쳐다봤다. 가녀린 턱선 아래로 쇄골이 오르내렸다. 젖꼭지가 야릇하게 흔들렸다. 미치도록 아름답게. 나를 끝 간 데 없이 흥분시키는 선규호 때문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괴로워하니까….”

“…….”

“그냥, 여기서 나가려고 했어.”

흥분으로 얼룩진 형을 내려다보며 이름을 불렀다.

“선규호!”

“……하, 핫!. ”

“이건, 네가 원한 거야.”

나는 그대로 몸을 숙였다. 부드러운 입술에 입술을 맞댔다. 벌어진 틈새로 새어 나오는 달콤한 숨결을 모두 삼킬 것처럼 빨았다. 축축하게 젖은 혀를 물고 내 입안으로 빨아 당겼다. 강렬한 마찰과 혀가 부딪히는 야릇한 소리가 아무렇게 흘러나왔다. 눈을 감고 내게 입술을 벌려주고 있는 선규호 때문에 성기 끝이 아플 정도로 부풀었다는 걸 깨달았다. 입술을 떼자 형이 내 목에 팔을 감아왔다.

“싫어. 하아, 하. 더 해줘. 더….”

형의 턱을 당겨 거칠게 입술을 파고들었다. 눈을 감고 선규호를 느꼈다. 내 혀를 할짝거리는 감촉에 애가 닳았다. 턱과 목으로 입술을 옮겼다. 새하얀 피부에 입술이 옮겨갈 때마다 선홍색의 울혈이 아릿하게 새겨졌다. 쇄골을 오래 빨았다. 선규호가 숨을 참으면서 잘게 떨었다.

연약한 젖꼭지를 물었다, 혀로 딱딱하게 선 유두를 핥았다. 침으로 번들거리는 젖꼭지를 앞니로 지분거리다 깊게 물고 빨기 시작했다. 흥분감에 몸을 떨던 형이 다리를 벌리곤 내 허벅지에 꼿꼿하게 선 성기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형의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게 다 보였다. 허벅지에 닿는 성기의 촉감에 그냥 딱 숨이 끊길 것 같았다.

“하….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

“몰라, 으응, 하으.”

“형이, 이렇게 야하니까….”

“……흐읍, 아.”

“자꾸 몽마 새끼가 따라붙잖아.”

형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면서 입을 맞추었다. 내게 혀를 내어준 형이 힘겨운 듯 소릴 냈지만, 일부러 더 세게 형의 혀를 빨면서 양쪽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문질러 자극시켰다. 형이 좀 전보다 빠르게 들썩이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더는 참을 수 없는지, 젖꼭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한쪽 손을 잡았다.

“으읏. 어서, 하아. 빨리….”

잡고 있는 내 손을 아래쪽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자신의 성기 위로 옮겨놓았다. 쿠퍼액으로 흥건하게 젖은 성기를 내게 비비면서 어서 만져달라고 졸라댔다. 위험했다. 이토록 야한 선규호는 처음이라. 나는 정신이 쏙 빠질 것 같았다.

이렇게 야한 얼굴로 내가 모르는 사이 잠이라도 들면. 또다시 몽마가 끼어드는 건 시간문제였다. 행여, 몽마 새끼가 선규호의 정액 맛을 봤다면 정기를 빨려고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내 손에 성기를 잔뜩 비벼대고 있는 형을 내려다보던 나는 밭은 숨을 쉬었다.

이젠 내가 한계였다.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성기는 피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 뻐근하게 아려왔다. 형의 성기를 자극하면서 입구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몽마의 침으로 양껏 흥분된 상태라 바로 삽입을 해도 좋을 만큼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부드럽고 연약한 입구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부드럽게 손가락을 압박하던 입구가 서서히 손가락을 빨아들였다. 쫀득하게 감겨오는 내벽 안쪽으로 손을 더듬거렸다. 형이 입을 벌리고 아무렇게 신음을 쏟아냈다. 조금 더 깊숙하게, 은밀히 숨겨진 전립선 끝을 건들자 형이 허릴 들썩이며 내 손에 성기를 잔뜩 문지르기 시작했다. 새하얀 엉덩이가 빠르게 앞뒤로 움직였다. 입구에서 손가락을 빼내고 형의 성기를 잔뜩 움켜쥐고 흔들었다.

“하읏, 좋아. 좋,…하으.”

꽉 쥐고 있는 손을 빠르게 들썩거렸다. 고조된 성기 끝에서 정액이 거세게 품어져 나왔다. 희멀건 점액이 손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형은 정액을 싸지르고 있으면서 내 손에 성기를 비벼댔다. 눈 안에 감겨오는 장면들이 하나같이 야해서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는 것 같았다.

나는 잔뜩 감싸 쥐고 있던 손을 빼냈다. 정액으로 젖은 손을 입으로 가져와 핥았다. 혓바닥으로 아래서부터 위로 길게 핥았다. 눈을 감고 맛을 음미했다. 선규호의 맛이 내 몸 안으로 흘러들어 왔다. 남김없이 형의 정액을 모두 핥았다. 시선을 내리자, 숨을 헐떡거리며 선규호가 잔뜩 얼굴을 붉히고는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천천히 몸을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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