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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 퓨리티 (35)화 (35/172)
  • 35화

    허리를 뒤로 쑥 물렸다 망치로 못을 박듯이 쿵 하고 쑤셔 박는다. 내벽을 진동시키는 충격에 쩍 벌어진 입으로 헛바람이 새어 나왔다. 눈앞에서 별이 튀었다.

    “이렇게 쑤셔 주는 게 좋아요, 이렇게 문질러 주는 게 좋아요?”

    쿵, 쿵, 구멍을 짓이기듯 쑤셔 박힌 성기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내벽을 짓눌러 비벼 댔다. 오금이 저리고 발끝이 덜덜 떨려 왔다. 바짝 끌어안은 그의 몸에 짓눌린 성기에서 묽은 액체가 찔끔찔끔 흘러 이환과 내 복부를 적셨다.

    “내 요정님이 이렇게 야할 줄이야.”

    코끝으로 뺨을 문질러 비비고, 체 향을 들이마시듯 크게 숨을 들이켜며 이환이 떨리는 목소리로 감탄했다.

    “내 요정님, 내, 읏, 내 운명.”

    안을 들쑤시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벌어진 골반과 짓눌린 가슴, 한계로 펴진 오금. 불편한 자세에서 오는 통증은 무뎌졌고, 뒤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슬금슬금 전신으로 퍼졌다.

    그것은 피어오르는 한 송이 꽃과 같았다. 나는 꽃보다 보잘것없은 무언가도 되지 못했으나, 이환은 나를 개화시키고 있었다.

    “실장님, 실장님.”

    입술을 벙긋거리며 그를 부르자, 이환은 화답하듯 내 입술을 삼켜 빨아 주었다. 그는 내가 그를 부를 때마다 이렇게 칭찬하듯 입맞춤으로 답을 돌려주곤 했다.

    부드러운 입맞춤이 좋다. 뜨거운 그의 숨결도, 달콤한 타액도, 자유로운 혀의 움직임도 모두 좋았다.

    나는 그에게 매달려 조급하게 숨결을 삼켰고, 타액을 달게 받아 마셨으며, 애달프게 혀끝을 빨았다. 그가 주는 모든 것들이 내게는 오아시스였다.

    “해민 씨.”

    “흐읏, 응…….”

    “아이 만들까요? 해민 씨와 나를 닮은 아이.”

    “하으으, 네, 네.”

    “해민 씨를 닮았으면 좋겠어요. 작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

    “네, 네.”

    무슨 의미인지도 생각해 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물음보다 느려진 그의 성기가 다시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 주기를 바랐다.

    “아니야. 우리 요정님보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는 있을 수 없죠.”

    한순간 잘못된 판단을 책망하기라도 하듯 그는 포악하게 성기를 밀어 넣었다. 구멍이 벌어지며 빠듯하게 밀고 들어오는 성기의 압박에 소리 없는 신음을 토해 냈다.

    “우리 해민 씨는 너무 작고 여려서, 아가를 만들 수 없겠어요.”

    “흐으으.”

    “그렇게 아쉬워요?”

    몽둥이처럼 커다란 성기가 뒤에 처박히며 전해 오는 압박감이 버거워 흘린 신음에 이환은 번들거리는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아가 만들려면 아픈 거 해야 하는데?”

    “아픈 거…… 흐으, 시러요.”

    “나도 자지로 요정님 아프게 하기 싫어요. 내 자지 먹으면서 요정님이 기뻐만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기분 좋아요? 하고 이환이 물었다.

    내 자지 맛있어요? 하고 묻는다.

    여기 쑤셔 줄 때가 좋아요? 하고 물었다.

    낮게 잠겨 흘러나오는 그의 물음에 나는 의미 없이 고개를 주억이며 네, 네. 하고 답했다.

    그는 귀 옆에서 흔들리는 내 종아리에 뺨을 문지르고 이를 세워 얇은 살가죽을 질겅였다. 예민한 피부가 자극받으며 따끔거리는 감각에 발가락이 오므라든다.

    그의 입술이, 그의 손길이, 그의 피부가 닿는 모든 곳이 자극점이 되어 날뛰었다. 그 쾌감은 모조리 한곳으로 모여, 손도 대지 않은 성기에서 묽은 정액이 물처럼 흘러나오게 했다. 특별한 절정도 없이 고장 난 장난감처럼 정액을 질질 흘리는 성기를 이환은 귀한 보물처럼 소중히 보듬었다.

    커다란 손이 말랑한 성기를 감쌌다. 남아 있는 정액을 뽑아내듯 밑뿌리부터 귀두까지 훑어 내는 손길이 조심스럽고 따스했다.

    “아흐으…… 실장님.”

    “해민 씨는 자지까지 예뻐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예쁘지 않은 곳이 없네요.”

    너무 예뻐서 씹어 먹고 싶다고, 모조리 씹어 삼켜 배 속에 넣어 버리고 싶다고. 그나마 살이 뭉쳐 있는 내 뺨에 이를 세워 잘근거리며 속삭인다.

    정액으로 범벅이 된 복부를 문지르며 이환은 허리를 추어올렸다. 찔꺽거리며 젖은 살이 들러붙었다 떨어지고, 커다란 고환 주머니가 묵직하게 엉덩이를 쳐 댔다. 몇 차례나 내 안에 정액을 쏟아 냈음에도 그의 고환은 쪼그라드는 일은 없었다.

    “실장님, 더 세게 쑤셔 주세요. 흐으, 더 세게 쑤셔서 싸 주세요.”

    “그렇게 싸 줬는데도 또 내 좆물이 먹고 싶어요?”

    “네, 흐응, 더 먹고 싶어요.”

    싸고 또 싸서 허기진 내 배 속을 가득 채워 주었으면 싶었다. 절절하게 끓어오르는 열기를 그의 씨물이 가라앉혀 주길 바랐다.

    “내 요정님은 말도 예쁘게 하지.”

    코끝을 문지르며 이환이 칭찬을 했다.

    어수룩한 재촉에도 크게 만족하며 그는 조금의 틈도 없이 내 몸을 꽉 붙잡아 끌어안았다.

    “하으으…….”

    얼굴과 얼굴이 마주하고, 숨결이 겹쳤다. 위로 쭉 뻗어 올린 다리가 귓가에 스친다. 반쯤 떠오른 엉덩이에 성기가 깊게 파묻혔다.

    쿵쿵, 방아를 찧듯 성기가 쑤셔 박힐 때마다 엉덩이가 흔들렸다. 안에 고여 있던 정액이 밀려 나오며 그의 사타구니를 적셨다. 미지근한 찰박거림에 구멍이 움찔거렸다.

    “그렇게 쥐어짜지 않아도 해민 씨 안에 싸 줄 거예요.”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이환이 속살거렸다.

    “조이지 말아요. 해민 씨 구멍이 좁아서 넣기만 해도 자지가 아파요.”

    그게 마치 있는 힘껏 조이라는 말처럼 들려왔다. 조이고 또 조여서 씨물을 빼앗아 가라고.

    구멍을 오므려 이환의 성기를 물고 내벽으로 기둥을 감쌌다. 박자를 맞추듯 엉덩이를 흔들며 구멍을 오물거리자, 성기를 박아 넣던 이환이 묵직한 신음을 쏟아 냈다.

    이를 앙다문 그의 턱 끝에 힘이 들어가며 주름이 졌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그의 등이 크게 부풀었고, 밑을 쑤시던 성기가 더욱 빳빳해졌다.

    목구멍까지 쳐올릴 듯 거세게 밀고 들어온 성기가 뒤로 확 물러났다가 다시 쑥 들어온다. 고통스러울 정도의 쾌감에 아아, 하고 비명 같은 신음을 터뜨렸다.

    아래가 해질 정도로 문질러 쑤셔 박히던 성기는 내벽의 가장 안쪽까지 꾸역꾸역 파고들어 씨물을 뱉어 냈다. 쿨쩍거리며 밀려 나갔던 정액의 빈자리를 뜨거운 씨물로 새로이 채워 넣는다.

    배 속으로 퍼지는 열기를 느끼며 힘 빠진 손으로 여전히 뜨거운 남자의 등을 보듬었다.

    ∞ ∞ ∞

    허리에 감겨 있던 손이 떨어져 나갔다. 한 덩어리처럼 겹쳐 있던 몸이 멀어지고, 내내 안을 채우던 물건이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한계까지 벌어져 있던 구멍이 허전함을 호소하며 천천히 오므라들었다.

    안에 고인 정액이 구멍 밖으로 흘러내리며 허벅지와 엉덩이를 적시는 미지근한 느낌에 몸서리가 쳐졌다.

    기절하듯 잠시 눈을 붙인 게 얼마 전인데 부스럭거리는 움직임에 의식이 가물가물 떠오른다. 그렇다고 단번에 정신이 돌아온 건 아니라, 반쯤 물에 잠겨 흔들리듯 머릿속이 몽롱했다.

    묵직하던 옆자리의 존재가 사라지고, 빈 침대에 누워 비몽사몽하고 있을 무렵. 이제는 희미해진 풀 향기와 함께 싱그러운 물 냄새가 났다.

    “해민 씨. 미안하지만 출근해야 할 것 같네요.”

    얕은 잠에 취해 있던 내 귀에 이환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응을 보여야 마땅하지만, 퉁퉁 부은 눈은 떠지지 않았고 몸을 일으키거나 팔을 들어 올릴 기력 또한 남아 있지 않았다. 가까스로 손가락을 움직이자, 용케 그것을 알아차린 이환이 달콤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꼼지락거리는 손끝을 톡톡 건드렸다.

    “괜찮으니 일어나지 말아요.”

    “그래도…….”

    그래도 눈을 떠야 준비해서 출근을 할 게 아니냐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마른기침이 흘러나왔다. 목소리는 잔뜩 쉬어 갈라졌고, 바짝 마른 목구멍은 간질간질하여 연신 기침을 토해 냈다.

    입술에 딱딱한 무언가가 닿았다. 입술을 누르며 벌어진 틈으로 미지근한 물이 흘러들어 왔다. 황송하게도 병자처럼 누워 물만 꼴깍꼴깍 받아 삼켰다. 밍밍한 물 한 모금이 지금처럼 간절했던 적이 없었다.

    “몸이 축났을 테니 식사 든든히 하고 푹 쉬어요. 오늘 하루는 강제 휴가입니다.”

    같은 시간 동안 함께 침대에서 뒹굴었다. 똑같이 단백질을 배출하고, 심지어 움직임은 저쪽이 더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이환은 멀쩡,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더 힘이 넘치는 목소리였다.

    그래도 며칠 동안 엄청난 단백질을 쏟아 냈으니 얼굴은 홀쭉해지지 않았을까.

    눈을 떠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접착제로 붙여 놓기라도 한 듯 감긴 눈꺼풀은 떠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급한 일만 마무리 짓고 빨리 오겠습니다. 병원은 내일 나랑 같이 가도록 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오늘 푹 쉬면서 몸을 회복하는 데에만 집중해요.”

    집중한다고 회복력이 빨라집니까. 이 몸뚱이가 오늘 안으로 괜찮아지긴 할까요.

    공사판까지 나간 전적이 있어 나름대로 체력이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공사판 막노동보다 히트 사이클이 더 힘든 노동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치열하고 힘든 일을 알파와 오메가들은 주기적으로 겪고 있다는 거구나. 베타보다 특별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지, 그들에게도 이런 힘든 사정이 감추어져 있음을 알지 못했다며 반성했다.

    혼자서 어찌어찌 씻고 옷까지 입은 이환은 언제 출근했는지 모르게 자취를 감추었다. 그사이에 까무룩 기절하듯 잠들었다가 다시 눈을 뜨자 시계가 막 한 시를 지나고 있었다.

    낮인가, 새벽인가.

    캄캄한 침실이 암막 커튼 때문인지 날이 어두워서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조금 눈을 붙였다고 움직일 만해진 몸을 일으켜 앉았다. 절로 흘러나오는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더듬거리며 커튼을 열자 쨍한 햇빛이 눈을 찔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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