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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 퓨리티 (33)화 (33/172)
  • 33화

    “운명 같은 내 요정님.”

    눈물이 고인 눈가를 입술로 빨며 이환이 다정히 속삭였다.

    “해민 씨.”

    “…….”

    “해민아.”

    “…….”

    “내 요정님. 기분 좋게 해 줄게요.”

    안 아프게 할게요. 좋다는 것만 할게요. 넘치도록 예뻐해 줄게요. 행복하게 해 줄게요.

    손가락 걸고 약속하는 아이처럼 이환은 무해한 얼굴로 웃었다.

    “그래도 될까요?”

    코끝을 마주하고 문지르며 이환이 물었다. 허락해 달라고, 자신을 받아들여 달라고 속살거리던 남자는 슬그머니 내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 넣을 거예요.”

    다리를 위로 밀어 올려 드러난 비부 사이를 손끝으로 문지르며 이환이 상냥하게 설명했다.

    “아, 안 돼요.”

    “왜? 왜 안 돼요?”

    “거기…… 안 들어가요.”

    멍한 정신으로도 거기엔 무언가가 들어갈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멍청한 대꾸에 이환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여기 넣으라고 물을 질질 흘려 놓고. 이렇게 젖었는데 왜 안 들어가.”

    손가락 두 개가 구멍 안으로 들어왔다. 쑤셨다가 빼내길 반복할 때마다 쿨쩍쿨쩍 젖은 소리가 울렸다.

    “여기 넣고 쑤셔 줄게요. 씨도 잔뜩 뿌려 줄게요.”

    환희하듯 뒤가 수축하며 안쪽을 쑤시는 손가락을 꽉 물었다. 그것을 이환도 느꼈는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요정님, 내 자지가 먹고 싶어요?”

    그는 내 입술을 빨고, 뺨을 핥고, 턱 끝을 잘근거리며 뜨거운 숨을 쌕쌕 몰아쉬었다. 예쁘고 소중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처럼 조바심을 내다가도 거칠게 다루다 망가질까 조심스러운 입맞춤을 반복했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와 닿아 문질러지는 피부의 감촉이 좋았고, 내 몸을 부드럽게 혹은 거칠게 잡아 주무르는 손길도 좋았다. 내게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도, 쏟아지는 입맞춤도, 아래를 파고드는 손가락도 기꺼웠다.

    “먹고 싶어요.”

    “실컷 쑤셔 줬으면 좋겠어요?”

    “네.”

    “요정님이 만족할 만큼 해 줄게요.”

    부드럽게 이완된 구멍에 두툼한 귀두가 닿아 문질러졌다. 찔꺽찔꺽 젖은 소리가 난다. 장난을 치듯 한참 동안 구멍의 입구를 성기 끝으로 문질러 비비던 이환이 힘을 주어 귀두를 밀어 넣었다.

    구멍의 주름이 벌어지는 게 느껴진다. 조밀하던 주름이 찢어질 듯이 확장되어 한계까지 벌어진다. 약간의 고통과 약간의 쾌감이 몰아쳤다. 너무 아파서 좋은지, 너무 좋아서 아픈지 구분되지 않았다.

    “아…….”

    “잘 받아먹고 있어요. 내 요정님, 착하기도 하지.”

    천천히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거대한 것을 느꼈다. 크고 굵고 단단하고 뜨거운 기둥이 내벽을 한껏 벌리며 안으로 침입했다. 그 움직임은 느렸으나 꾸준했고, 고통스러웠으나 기분이 좋기도 했다.

    본능적으로 다리를 벌려 골반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더 깊이 삼키고 싶다는 욕심과 간질간질한 안쪽을 긁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혼란스럽게 뒤섞였다.

    “다 들어갔어요.”

    내 엉덩이와 이환의 사타구니가 하나인 것처럼 들러붙었다. 구멍 깊은 곳까지 파고든 성기 끝이 내벽을 꾹 짓눌렀다.

    “아아.”

    “따뜻해요. 부드럽고, 촉촉하고.”

    구멍 안에 성기를 파묻은 남자는 잠시 여운을 느끼듯 움직임을 멈추고 나를 끌어안았다.

    “러트는…… 좀 더 치열할 줄 알았는데. 짐승처럼 씨 뿌릴 생각만 할 줄 알았어. 내 요정님이라서 그런가, 내가 여기 있어요. 본능만 남은 알파가 아니라, 이환이, 내가 온전히 남아 있는 기분이에요.”

    온전하다고 보기엔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간 듯싶지만, 그렇게 따지면 나 역시도 반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환이 움직여 주었으면 싶었다. 마구잡이로 쑤셔서 간지러움을 해소시켜 주었으면 했다. 안에 뜨거운 것을 잔뜩 뿌려 빈 구멍을 채워 주었으면 싶었다.

    “해, 해 주세요. ……움직여 주세요. 쑤셔 주세요.”

    입을 떼기가 어렵지, 한마디를 내뱉은 뒤에는 쉬웠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이환을 졸랐다.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르면서 투정을 부렸다.

    내 요구에 답하듯 이환이 몸을 움직였다. 눈앞으로 불꽃이 튀었다. 코끝으로 스미는 풀 냄새가 짙어져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실장님, ……실장님.”

    손을 뻗어 단단한 어깨를 끌어안았다. 한껏 부풀어 땀으로 젖은 근육이 손끝에 미끄러졌다.

    “해민 씨. 내 요정님.”

    안을 가득 채우고 들어왔다가 내벽을 긁으며 빠져나가는 성기가 주는 자극에 몸을 떨었다. 처음 겪는 쾌감이었고, 아플 정도의 쾌감이었다.

    성기가 강한 힘으로 콱콱 쑤셔 박힐 때마다 몸이 위로 밀려 올라갔다. 팔꿈치로 침대를 짚고 있던 이환은 다소 거칠게 깁스를 풀어 던져 버리고, 내 목뒤를 감싸 바짝 끌어당겼다.

    입술이 부딪친다. 밑에서 치고 들어오는 성기처럼 굵은 혓바닥이 안을 파고들어 목구멍을 쑤셨다. 나는 다급히 그의 뾰족한 혀끝을 빨며 잘근거렸다.

    불편하게 흔들리는 다리를 들어 이환의 허리에 감았다. 벌어진 입구를 수월하게 벌리고 들어온 성기는 마치 어디가 좋냐는 듯 여기저기를 마구잡이로 쑤셔 댔다. 예민한 내벽은 두툼한 귀두가 찌르고 문질러질 때마다 환호하듯 요동쳤다.

    “흐으, 으…… 실장님…….”

    “나도 미치게 좋아요.”

    입술을 마주하고 속살거리며 이환이 열띤 숨을 뱉어 냈다.

    땀이 흐르고 체 향이 짙어졌다.

    감각이 사라질 정도로 아래를 치대고 문지르고 쑤셔 댄다. 자꾸만 미끄러지는 다리는 또다시 침대에 널브러져 아무렇게나 흔들리고 있었다.

    “해민 씨가 미치도록 좋아요.”

    이환이 밑을 쑤실 때마다 내 성기는 허공에서 춤을 추듯 흔들렸다. 한껏 부풀어 이리저리 고갯짓을 하듯 덜렁거리는 성기를 이환이 손으로 붙잡았다.

    “아!”

    “단내가 짙어졌어요.”

    우리는 같은 침실에서 몸을 맞대고 같은 행위를 하면서도 다른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단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으나, 그가 내뿜는 풀 냄새가 나를 감싸고 있음은 인지할 수 있었다.

    “하윽, 아…….”

    성기를 강하게 쥐어짜는 손길에 신음이 터졌다. 아픔과 함께 강렬한 쾌감이 동반했다. 신음 속에 섞인 비음을 알아차렸는지, 이환은 재차 성기를 콱콱 쥐어짰다. 부푼 성기가 이환의 손안에서 이리저리 짓눌렸다.

    “시, 실장님. ……안 돼요.”

    이환의 손을 감싸 멈추려 했으나, 그는 오히려 그런 나를 타박하듯 강하게 뒤를 파고들었다.

    “악, 아…… 흐.”

    퍽 소리가 울릴 정도로 쑤셔 넣어진 성기에 감전이 된 사람처럼 몸을 굳히고 바들바들 떨어 댔다. 비명처럼 나온 신음에 뒤를 파고드는 움직임은 다시 부드러워졌다.

    “안 될 거 없어요. 내가 받아 줄 테니까 싸요.”

    아이를 달래듯이 부드럽게 성기를 쥐고 위아래로 흔들며 이환이 속살거렸다. 뒤를 쑤셔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앞과 뒤로 자극당하며 이겨 낼 방법이 없음을 깨닫는 순간, 나는 이환의 손에 사정했다.

    “……하으…… 아아…….”

    벌어진 입술은 인간의 언어가 되지 못한 짐승의 울음소리를 뱉어 냈다.

    뜨거운 것이 이환의 손에서 넘쳐 사타구니와 허벅지 위로 줄줄 흘러내렸다.

    “잘했어요, 요정님.”

    정액으로 젖은 손을 들어 보인 이환은 시선을 마주한 상태로 젖은 손바닥을 핥았다. 새빨간 혀가 허연 점액질을 감아올린다. 눈두덩에 열기가 모였다. 이겨 낼 수 없는 자극을 외면하듯 질끈 눈을 감았다.

    “요정님 씨물에서도 단맛이 나네요.”

    그의 입을 막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발언이었으나, 몸은 이상하게도 흥분되었다. 사정하여 축 늘어졌던 성기가 그의 목소리로 인해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쾌감과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의 목소리가, 손길이, 피부가, 숨결이 내 이성을 빼앗고 그 빈자리를 쾌락으로 채우고 있었다.

    “싸 주세요.”

    본능이 그의 잔재를 원했다. 한껏 그의 어깨에 매달려 뒤를 조였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이환이 끙, 하고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막 쑤셔서, 안에 싸 주세요.”

    무슨 말을 내뱉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입을 나불거렸다. 쑤셔 주세요. 싸 주세요. 본능적으로 구멍을 조이며 틀어박힌 성기를 자극했다.

    “요정님. 미칠 것 같아.”

    이환이 다급히 입술로 내 입을 막으며 속삭였다. 그는 이제까지의 움직임이 마치 장난이었던 듯이 흉포하게 안을 찔러 들어왔다. 터져 나온 신음이 막힌 입술에 부딪혀 부서졌다.

    내 몸을 꽉 움켜 안고 이환이 크게 허리를 추어올렸다. 널브러진 다리가 춤을 추듯 들썩였다. 귀두가 간당간당하게 걸릴 정도로 빼냈다가 퍽 소리가 날 정도로 거세게 올려붙인다. 내벽을 가르고 들어오는 움직임에 발끝이 오므라들었다.

    그는 무언가 쫓기는 사람처럼 다급했다.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해 안타깝다는 듯 조바심을 냈다. 뼈가 부딪쳐 문질러질 정도로 엉덩이에 바짝 사타구니를 붙이고 한계까지 성기를 밀어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했다. 철썩철썩, 젖은 고환이 엉덩이를 쳐 댔지만 그마저도 쾌감으로 전해졌다.

    간신히 남은 힘을 모아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아 끌어당겼다. 두 손으로 젖은 등에 매달렸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딱 달라붙은 몸뚱이가 춤을 추듯 흔들렸다.

    이환은 말없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쌕쌕 흘러나오는 젖은 숨결이 뺨과 귓바퀴를 적셨다.

    밀려 올라가는 내 어깨를 붙잡아 끌어당기고 깊게 안을 파고든 이환이 이윽고 뜨거운 액을 철철 쏟아 냈다. 크게 부푼 성기 끝에서 쏟아져 나온 정액이 내벽을 적셨다.

    두 번째로 발기하여 방치된 상태로 흔들리던 성기 끝에서 묽은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눈앞이 새하얘졌다. 온몸이 환희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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