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 닷 (202)화 (202/240)

- 202화 -

“하지 말라는 건 안 할게. 기다리라고 하면 얌전히 기다리고, 그만하라고 하면 좆이 터질 것 같아도 멈출게. 그러니까 나 미워하지 마, 응?”

준성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키스와 전전긍긍하는 애원을 들으며 숨을 골랐다. 가슴이 높게 오르락거릴 때마다 한서와 맞닿아, 기분 좋은 체온을 나눠 가졌다.

신기하게도, 말 잘 듣는 개처럼 순종하는 도한서 덕분에 안심이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만은 자신의 손을 놓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사실이 어찌나 애달픈지,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준성은 한서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뜨거운 볼에 손바닥이 닿고, 한서는 당연한 것처럼 그 손에 스스로 비비적거린다. 그러면서도 두 눈은 오로지 준성에게만 내리꽂혀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캐치하려는 것처럼 온 신경까지 곤두세운 게 느껴졌다.

“…안 미워해.”

이런 너를, 어떻게 미워할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명령이야?”

“…응, 명령.”

준성은 한서의 볼을 쓰다듬다가 스스로 고개를 들어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한서가 달래줄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작은 혀로 붉은 입술을 핥고 살짝 빨아주었다.

눈을 크게 뜨며 잠깐 굳은 듯하던 한서가 그대로 격렬하게 입을 맞추었다. 마중 나온 혀를 붙잡아서 신음이 터질 만큼 쭉 빨아당기고는 입 안을 당연한 듯 침범하여 제 영역처럼 휘저어댔다. 준성은 여유 따윈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급박한 키스를 받으며 눈가를 떨었다.

“하아…, 준성아…. 강준성….”

준성의 이름을 연호하던 한서가 멈춰 있던 성기에 바짝 힘을 주었다.

“읏!”

묵직하고 버거운 것이 안쪽을 빠듯하게 매워가는 감각에 준성이 몸을 바르르 떨었다. 진통제 덕분에 고통으로부터 둔해졌다고는 해도 안쪽을 밀고 들어오는 뻐근함은 쉽게 무시할 수 있을 만한 게 아니었다.

“아파?”

“하아, 괜찮…아….”

한서의 물음에 고개를 저은 준성이 스스로 다리를 넓게 벌렸다.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한서의 성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였다.

“안 아프니까 읏, 더 넣어줘…. 빨리…….”

헐떡이는 준성을 내려다보던 한서의 성기가 그의 안에서 크게 꿈틀거렸다.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더 넣어달라고 애원하는 강준성이라니.

이런 상태에서 어찌 태연할 수 있을까.

낮게 욕설을 내뱉은 한서가 두 손으로 준성의 다리를 붙잡아 벌리고는 거침없이 성기를 밀어 넣었다.

“으, 아아-!”

준성이 두 손으로 시트를 꽉 쥔 채 목소리를 높였다. 배 속이 갈라지는 듯한 둔통 너머, 불에 달군 듯한 뜨거운 성기가 여실히 느껴졌다.

물기가 있던 부드러운 구멍과 내벽은 한서의 굵직한 성기를 잘도 받아먹었다. 꿈틀거리는 내벽이 한서의 성기를 빈틈없이 꽉 붙잡았고, 준성의 헐떡임에 맞춰 그 또한 숨 쉬는 것처럼 치덕거렸다.

한서는 성기를 뿌리까지 밀어 넣은 채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뜨겁게 조여드는 내벽과 자신의 것을 삼켜 불룩하게 튀어나온 얇은 뱃가죽, 거친 숨을 몰아쉬며 파들거리는 준성의 얼굴까지.

감촉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부분마저 완전히 장악당해, 자칫 앞뒤 가리지 않고 심하게 박아댈 것만 같았다.

그렇게 가만히 굳어 있었더니, 준성이 힘겨운 얼굴로 눈을 맞춰왔다.

“다… 들어갔어…?”

물어보던 준성은 손을 뻗어 더듬더듬 자신의 배를 만져보았다. 배꼽 아래, 불룩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매만지며 살짝 웃었다.

“네 거, 진짜 크다….”

한서는 배 속의 제 것을 달래듯이 만져주는 듯한 손길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확 나가버리는 걸 느꼈다.

“흐아?!”

빠르게 쑥 뺐다가 준성의 손이 있는 지점까지 푹 찔러주니, 그의 몸이 튕기듯 들썩거렸다. 배에서 떨어져 나갈 뻔한 손을 한서가 그대로 붙잡아 내리눌렀다.

“하윽! 아! 으응…!”

준성은 자신의 배 속을 무자비하게 쑤셔대는 추삽질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구멍을 강제로 열고 내벽을 짓이기는 통증 대신 약간의 둔통과 이미 달궈질 만큼 달궈진 예민한 부분의 쾌감이 전신을 찔러댔다.

특히나 한서가 제 손을 붙잡고 배를 누르고 있는 탓에, 성기가 안을 쑤실 때마다 손바닥이 아렸다. 게다가 배를 누르면서 안쪽이 압박되니 전립선이 더 강하게 눌려버리고, 한서의 성기 역시 얼얼할 만큼의 조임을 느낄 수 있었다.

“흐윽! 잠, 깐만, 하아…! 천천히 좀……! 읏!”

“하아…, 이게 최대한 천천히 하는 건데.”

“읏, 거짓……! 아으-! 아!”

맞닿은 살이 찰싹이는 소리를 내며 점차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만큼 빠르게 치대고 있었지만, 한서는 그래도 나름 자제하는 중이다.

이대로 준성의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게 하고서 위에서 내리꽂듯 거칠게 박아버리고 싶었다. 신음조차 제대로 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으로 범하며 퍽퍽 쑤셔주고, 그렇게 절정을 주어 본인의 정액을 얼굴에 뒤집어쓴 강준성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폭력적인 망상은 실현되지 않았다.

강준성이 싫어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미움받을 만한 건 일체 시도도 하기 싫었다.

본성을 이긴 충성은 오로지 준성을 향한 배려만을 낳았다.

“더 천천히 해줘? 아파?”

열에 취한 한서의 음성이 준성의 상태를 살폈다. 조금만 더 빠르고 강하게 쳐대다 보면 쌀 것 같은데, 그래도 준성이 원한다면 자신이 좀 고통스럽고 안달이 나더라도 충분히 자제해볼 생각이었다.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몸을 떨던 준성은 추삽질을 멈춘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한서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빠른 추삽질로 인해 배 속이 마구 엉망이 되는 감각은 지금도 그리 익숙하지 않았다. 아래의 뻐근함도 낯설고, 구멍의 얼얼함이라든지 쑤실 때마다 내장을 쳐대는 느낌도 생경하다. 강제로 터진 쾌감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신을 움찔대게 하고, 민망할 정도의 간드러진 신음을 뽑아낸다.

그러니 남자로서 당연히 거부감이 들어야 하건만, 오히려 더 해보라는 듯이 두 다리를 활짝 벌려주게 된다.

“아니야, 그냥…, 원하는 대로 해.”

도한서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그를 허락했다.

“내 말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명령이니까.”

한서의 눈이 순간적으로 반짝였다.

명령.

그 단어가 한서가 입꼬리를 길게 끌어 올리게 했다.

한서의 성기가 다시금 빠른 추삽질을 이어갔다. 쫀득하게 달라붙는 내벽을 끝까지 밀어낼 것처럼 깊이 쑤셨다가 안을 모조리 끌고 나갈 것처럼 쑥 뽑아서는 엉덩이 살이 찰싹거리는 소리를 낼 정도로 빠르고 세게 쑤셔 넣었다.

한서는 매트에 누운 준성의 몸이 조금씩 위로 올라가질 정도로 거칠게 쳐대길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안쪽이 꿈틀거리며 조여드는 감각이 너무 황홀한지라, 이대로 기절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윽! 아-! 너무 빨, 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급하게 쳐대는 탓에 준성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손으로 누르고 있는 배 부분이 그새 빨개지고 성기 끝이 두드리는 내장이 지독히도 얼얼하다.

“하아, 씹, 너무 좋아…. 좆이 녹을 거 같아요, 주인님.”

아득한 쾌감이 감싼 한서의 성기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팽팽해졌다. 성기의 힘줄마저 도드라질 정도로 진작부터 한계에 근접해 있던 한서는, 높은 신음을 터뜨리는 준성의 얼굴을 무슨 맛있는 음식 바라보듯 내려다보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다 씹어먹어 버리고 싶어.”

미처 억누르지 못한 본성이 낮은 음성을 타고 새어 나왔다.

헐떡이던 준성이 머리를 약간 젖히며 붕대 감긴 목을 드러내었다. 얇은 붕대 속, 그의 숨을 담은 불거진 목울대가 드러났다.

한서는 자신에게 보란 듯이 목울대를 드러내 주는 준성을 바라보며 짧은 욕설을 삼켰다.

직후, 준성의 목울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윽!”

도드라진 목울대가 한서에게 꽉 물려버렸다. 그대로 뿌리 뽑혀 뜯겨 나갈 것처럼 아프게.

살아 숨 쉬는 증거인 움직이는 목울대를 씹어버린 게 도한서에게 있어서는 굉장한 자극이었던 모양이다. 안을 쑤셔대던 그의 성기가 불뚝하게 부피를 더했다.

“강준성, 씨발…! 준성아…!”

준성을 부르며 그의 목울대에 키스한 한서가 아래로 손을 뻗어 딱딱한 성기를 붙잡았다.

“아-?! 흐윽!”

준성의 달궈진 성기를 손으로 쓸어대며 안을 빠르게 쳐대던 한서가 몇 번의 욕설을 내뱉었다. 참아왔던 한서의 것만큼이나 충분히 딱딱해진 준성의 성기가 그의 손에 의해 사정 직전까지 내몰렸다.

“흑, 쌀 것 같…, 아! 흐으-!”

“윽, 나도 쌀래. 나도 싸줄래.”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의 거친 숨소리를 그대로 빼다 박은 도한서의 숨결이 준성의 목울대에 닿았다.

질척한 물소리와 살과 살이 부딪치는 마찰음, 서로의 거친 신음, 그리고 뜨거운 열기 속에서, 두 사람은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극한의 절정을 맛보게 되었다.

- 9일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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