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 닷 (198)화 (198/240)

- 198화 -

“흐윽?!”

한서의 팔 안에서 준성이 크게 퍼덕거렸다.

드러난 부위 중에서 가장 뜨겁다 할 수 있는 부분을 차디찬 수건이 빈틈없이 감아버렸다. 갑작스레 닥쳐온 차가움이 머리끝까지 얼려 버릴 것처럼 훅 덮쳐왔다.

“차, 차가워…!”

“차가워야 열을 식히지.”

한서는 제 품에서 연신 흠칫거리는 준성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수건 쥔 손을 움직였다. 얼음 같으면서도 약간 까끌까끌한 수건이 위아래로 움직이자, 그 안에 갇혀 있던 성기가 눈에 띄게 떨어댔다.

“으으읏-!”

준성은 처음 느끼는 감각에 두 다리를 확 오므렸다. 딱딱히 경직되어버린 그의 다리처럼, 수건 안의 성기 역시 완전히 딱딱해진 게 느껴졌다.

이상한 감각이었다. 열 때문에 냉기가 한층 심하게 느껴진단 건 알고 있었지만, 수건이 움직일 때마다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수건의 까슬한 표면이 성기를 자극적으로 긁어대고, 그 안에 담긴 아득한 냉기는 작고 뭉툭한 바늘이 되어 안쪽을 톡톡 건드려대는 것 같았다.

‘기분 이상해…!’

생경한 자극을 받은 성기는 열이 식어 시들기는커녕, 오히려 찬 기운을 빼앗아 더 딱딱해졌다. 냉기가 뿌리 속까지 헤집는 감각이 몸속 곳곳을 자극했다.

“하악, 아! 윽!”

준성이 가쁘게 신음하며 수건 든 한서의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두 팔이 몸과 함께 결박된 상태라, 한서의 손을 붙잡아봐야 힘도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다리를 꽉 오므린 채로 엉덩이를 비트는 것뿐이었다.

“읏, 아…! 이거 그, 만……!”

“왜? 아파?”

“그게 아, 니라……, 읏! 너무 이…, 이상……! 아-!”

신음과 헐떡임 때문에 뚝뚝 끊어지는 말 속에서 어렵잖게 ‘아프지 않다’를 이해한 한서가 준성의 귀를 핥아주며 속삭였다.

“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거잖아, 그치?”

“아읏, 아니……! 으응-!”

준성의 부정과 달리, 그의 성기는 수건 안에서 착실히 크기를 키워가고 있었다. 잠시도 말랑해질 기미 없이 딱딱히 서 있는 데다가 액까지 찔끔거리고 있다. 한서가 수건을 위아래로 움직여서 기둥을 쓸어주다가 표면을 가로로 빙글 두르듯이 비벼주면 여지없이 간드러진 신음이 터져 나올 정도이니, 준성의 부정은 영 신빙성이 없었다.

귀를 핥아주던 한서가 달아오른 귓불을 잘근, 깨물었다. 아프지 않게 살짝 누른 정도에 불과함에도 준성의 귀가 눈에 띄게 움찔했다.

“우리 주인님, 자꾸 그러면 또 물어요?”

“흑, 이미 물었잖아…, 아!”

대꾸하니, 이번엔 귓바퀴를 제법 아프게 깨물렸다. 성기에서부터 시작된 찌릿거리는 자극이 귀에서도 한 번 더 터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린 부위에 한서의 낮은 숨결이 닿았다.

“그러니까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했죠? 알았어요, 몰랐어요?”

어린아이를 훈계하는 깐깐한 선생님 같았다.

경고하듯이 성기까지 꽉 붙잡힌 탓에, 짧게 비명을 뱉은 준성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움츠렸다.

“흑, 알았…, 알았어…, 으앗-!”

준성의 입에서 알았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성기를 매만지던 손아귀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부드럽게 쓸어주는 수준에 불과하던 게, 어느새 속도를 담아 빠르게 비벼대기 시작했다.

“아아…! 아으!”

아직 전부 사그라지지 않은 냉기와 까슬한 감촉이 준성의 성기를 마구잡이로 자극해댔다.

곧게 선 성기 끝까지 솟아오른 수건이 찔끔거리며 흘러나오던 액을 단번에 집어삼키고, 탱글탱글한 귀두를 빠르게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뿌리까지 훅 내려와서는 굳어버린 고환을 강하게 매만지며 위로 올라갔다. 귀두로 향할 때는 손아귀에 힘이 더욱 강해져, 성기뿐만 아니라 그 속의 쾌감 덩어리까지 낱낱이 뽑혀 나갈 것 같았다.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그렇게 다루기만 해도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자극적인데, 차가운 수건과 그 까슬함까지 있으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강한 쾌감이 휘몰아쳤다.

“아흑! 이상, 이상해…!”

“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거라니까. 좋다고 해봐.”

붉은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까지 머금은 준성이 고개를 내저으려다가 한서를 올려다보았다. 자신만큼이나 잔뜩 붉어진 얼굴로 거친 숨을 참고 있는 도한서를 보고 있자니, 잘못 말했다가는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또 물릴 것 같았다.

물론 평소의 강준성이었다면 자존심을 부리며 물 테면 물어라, 나도 물어주마, 라는 생각으로 버텼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당장 온갖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는 준성으로서는 자칫 도한서가 자신을 떠날 만한 말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조…, 좋아….”

기어코 준성의 입에서 자존심을 꺾은 순수한 단어가 흘러나왔다. 이때를 기다린 한서의 입술이 만족스럽게 올라갔다.

“나한테 고개 돌리고 입 벌려.”

성기에서 퍼지는 쾌감을 인질로 잡혀버린 준성이 그의 말대로 고개를 돌리고 입을 살짝 벌렸다. 눈물이 막처럼 번져 있는 몽롱한 눈이 도한서를 올려다보았다.

“씨발….”

준성의 엉덩이에 닿아 있던 딱딱한 것이 크게 꿈틀거렸다.

흥분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입에 담은 한서가 급하게 얼굴을 내렸다. 입술을 맞대고 거친 키스를 나눈 시점부터 그의 손이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읍, 으읏-! 흡!”

한서의 품에 갇힌 준성의 허리가 들썩거리고 매트에 닿은 엉덩이가 배변을 참듯 이리저리 비틀렸다. 농익은 성기만큼이나 쾌감에 절어버린 신음은 모조리 한서의 목구멍 너머로 사라져갔고, 쓴맛 없이 달기만 한 타액은 서로의 입 안을 맴돌다가 질척한 소리를 남겼다.

방 안에는 성기를 위아래로 빠르게 쓸며 쳐대는 둔탁한 소리와 준성의 막힌 신음만이 가득했다.

“으으응-!”

시린 손아귀 안에 점점 모여드는 사정감을 이기지 못한 준성이 눈을 크게 뜨며 긴 신음을 토했다. 키스하느라고 쳐든 고개 때문에 훤히 드러나 있던 목선이 파르르 떨리고 그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도드라진 목울대가 멈추지 않고 꿀떡거렸다.

준성의 입 안을 헤집어대던 한서는 긴 혀를 깊이 집어넣어, 성감대로 추정되는 목구멍 앞을 거세게 비벼댔다. 역시나 준성의 신음이 목구멍에서부터 드높게 퍼져 나왔다. 그에 맞춰 딱딱하던 성기가 크게 움찔했다.

“읏-! 읍, 흐으읏-!”

막을 새도 없이 절정에 다다라버린 준성의 성기가 뜨거운 정액을 토했다. 다만, 대부분은 성기를 쓸던 수건에 뿌려져 곧바로 흡수되었고, 몸으로 튄 것은 두어 방울에 불과했다.

한서는 준성이 사정한 것을 손으로 느끼면서도 그의 성기를 쉽사리 놔주지 않았다.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지만 여전히 성기를 애무하듯 쓸어주었다. 키스 역시 부드러워졌을 뿐, 입술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서는 품속의 준성이 사정의 후희에 젖어 파들거리던 걸 멈춘 후에야 아쉬운 듯 손을 뗐다. 수건 덕분에 말끔한 모습이 된 성기가 벌써 말랑하게 처져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준성의 입술을 핥아주며 그의 처진 성기를 내려다보는 한서의 눈빛이 아쉬움으로 물들었다.

‘진통제 때문인가. 벌써 시들었네.’

자신은 이제 시작인데.

준성의 배에 튄 정액 몇 방울까지 말끔히 닦아낸 한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는 것처럼 완전히 늘어진 준성을 매트에 편히 눕혀주었다. 성기 하나 애무했을 뿐인데 그새 미지근해진 수건을 또 버리고서는 새것을 집기 위해 매트에서 내려섰다.

그러자 뒤에서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났다.

“어디, 어디 가?”

아직 헐떡임이 가시지 않은 준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꽉 움켜쥔 것도 아니고 조심스레 셔츠 자락을 붙잡은 준성이 불안한 눈으로 응시하고 있다.

“나 아직 덜… 닦았는데…….”

준성은 자신을 편하게 눕혀준 한서가 매트에서까지 일어나니, 아예 끝난 줄 알고 덜컥 겁이 난 모양이었다. 한서가 축 처진 자신을 재우고서 어디 가버리는 건 아닐까 싶어서.

준성의 머뭇거리는 음성을 듣자마자 한서는 머릿속 어딘가에 있던 가느다란 끈 하나가 툭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강준성이 눈물 가득한 눈으로 애절하게 자신을 보며 눈치를 보고 있다.

그 강준성이.

‘씨발, 강아지가 따로 없네.’

비를 쫄딱 맞은 채로 바들바들 떨며 눈치를 살피는 작고 가녀린 강아지 한 마리가 겹쳐 보였다. 여태껏 그런 강아지를 귀엽다고 생각해 본 적 따윈 없었는데, 강준성은 미치도록 귀엽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잘근잘근 씹어먹고 싶을 정도로.

“아, 진짜…….”

바지 속에서 이미 터질 것처럼 부피를 더하고 있던 성기가 한서의 심정을 나타내듯, 무섭게 성을 내고 있었다.

일말의 여유조차 사라져버린 도한서가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렸다. 그 모습에 준성이 겁먹은 것처럼 손을 떼자, 그의 손목을 확 붙잡은 한서가 제 셔츠 자락을 손아귀에 한가득 움켜준다.

“이렇게 귀엽게 붙잡는 건 씨발, 나한테만 하세요. 예? 안 그러면 붙잡힌 새끼 목부터 따버릴 거예요.”

제 성기만큼이나 버럭 성을 낸 한서가 불에 달궈진 듯한 눈가를 꿈틀거리며 명령했다.

“잘 보이게 개새끼한테 다리나 벌려봐요,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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