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화 -

“앗-!”

한서의 두 손에 붙잡힌 엉덩이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준성은 이미 자극당해 있던 안쪽이 꽉 들어차는 느낌과 벌써 부어버린 구멍만큼이나 화끈거리는 엉덩이의 열기를 느끼며 숨을 삼켰다.

한서는 자신의 성기를 뿌리까지 삼켜버린 준성의 엉덩이를 살기등등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붉게 익은 둥그런 엉덩이, 그 틈에 빈틈없이 파고든 자신의 성기.

한서로서는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 없는 굉장한 자극이었다. 준성의 얼굴을 보며 박아댈 때와는 또 다른 욕정이 차올라, 도저히 이걸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내벽을 함께 끌어 뽑아낼 것처럼 쑥 빠져나갔던 한서의 성기가 끈질기게 따라오는 구멍을 안으로 접어 넣어버릴 것처럼 과격하게 치고 들어갔다.

내벽과 성기에 묻어있던 물기가 윤활유가 되어주어서 무리 없이 삼키긴 했으나, 그걸 받아들인 준성 본인은 눈앞이 깜깜해졌다가 확 밝아지기 일쑤였다.

뜨겁고 큰 물건이 가하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피감과 괴로움 사이로 전신을 전율케 하는 아득한 쾌감이 찾아왔다. 전립선이 찔릴 때마다 저절로 높은 신음이 터졌고, 그걸 짓누르며 안쪽 깊은 곳을 때릴 땐 발끝부터 차오른 찌릿함이 머릿속을 엉망으로 만들고 지나갔다.

“아, 흐윽! 읏, 아아…!”

입을 막지도 못하고 흘릴 수밖에 없던 푹 젖은 신음처럼, 자신의 구멍에서도 물기 섞인 야한 소리가 났다. 얻어맞아서 더 말랑해진 엉덩이는 한서의 살과 닿을 때마다 알싸한 차닥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제 몸에서 나는 여러 소리가 욕실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준성은 이로 인한 수치심 때문에 눈을 뜰 수도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

웃기는 건, 시각을 차단한 채로 있으니 소리가 더 잘 들린다는 것이다. 의도치 않게 좀비들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빠르고 강하게 쳐들어오는 흉기에 수도 없이 찔리는 사이, 겨우겨우 버티고 있던 두 다리가 금세 주저앉을 것처럼 후들거렸다. 한서가 쉼 없이 쳐댈 때 두 손으로 골반을 제대로 잡아주지 않았다면 두어 번 쑤셔주자마자 다리가 완전히 꺾여버렸을 것이다.

준성의 자세가 계속 흐트러지자, 한서가 손을 높이 들었다.

짝-!

“하악!”

박으면 박는 대로 맥없이 흔들리고 있던 준성의 엉덩이에 힘이 가득 들어갔다. 찰진 소리에 비하면 충격은 덜한 편이었으나, 이미 맞았던 자리를 또 맞은 거라서 살결이 예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격당한 엉덩이에서부터 허벅지까지 힘이 꽉 들어가니, 물고 있던 한서의 성기에도 당연하게 그 여파가 전해졌다. 오물거리던 구멍이 성기를 통째로 잘라버릴 것처럼 강하게 압박하고, 내벽은 정신없이 꿈틀거리며 기분 좋게 조여댔다.

예상치 못한 강한 조임과 짜릿한 쾌감에 한서의 숨소리가 여지없이 흐트러졌다.

흥분한 한서의 손이 다른 쪽 엉덩이를 내리쳤다. 이제 막 긴장이 풀리려던 엉덩이가 큰 소리를 내며 다시금 바짝 긴장했다.

“아-!”

신음을 토하는 준성의 입술만큼이나 붉게 변해버린 엉덩이가 애처롭게 떨렸다. 그걸 내려다보는 한서의 눈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광기와 가학심, 그리고 새까만 욕정이 뒤섞여 있었다.

“흑, 으….”

머리를 숙인 채 움찔거리던 준성이 흐느낌 같은 신음을 흘렸다. 한서는 그의 구멍에 자신의 것을 뿌리까지 박은 채로 몸을 숙여 준성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턱을 감싸서 강제로 고개를 돌리게 하니,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만… 때려, 미친…놈아…. 아파….”

숨을 삼키며 훌쩍이듯이 우는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이미 충분히 커져 있던 물건이 뜨거운 내벽 안에서 꿈틀거리며 부피를 늘렸다. 안에 더해지는 압박감에 놀란 준성의 커다란 눈에서 아슬아슬 맺혀 있던 눈물이 또르르 굴러떨어졌다.

“우리 주인님은, 씨발, 개새끼 미치게 하려고 작정하셨나 봐요?”

“으흑…, 뭐라는 거……! 하아으!”

준성의 몸이 욕조에 엎어질 때처럼 빙글 돌아갔다. 다만, 성기를 삼킨 채로 강제로 휙 돌려져서 안쪽 내벽 전체가 쓸리는 느낌이 났다. 몸이 180도 돌아가면서 무자비하게 짓눌려진 전립선과 간지러울 정도로 정신없이 쓸려간 내벽이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로 몸이 돌아간 준성의 머리가 욕조 틀 밖으로 축 처지듯 떨어졌다. 머리를 들고 싶어도 스스로 몸에 힘을 주기 어려울 만큼 지쳐 있었기에 목울대를 훤히 내보이며 헐떡이는 게 고작이었다.

그 상태로 한서의 본격적인 추삽질이 이어졌다. 준성의 두 다리를 양어깨에 하나씩 얹고서 사정없이 쳐대는 소리가 욕실을 채웠다.

“흐앗, 아…! 하, 아악-!”

마구 처박히다 보니, 어느새 아래쪽에 남은 건 쾌감뿐이었다. 살이 엉덩이에 부딪힐 때마다 퍼지는 쓰라림은 저릿저릿한 간지러움이 되었고, 이는 내벽이 성기에 빠르게 쓸리면서 일어난 감각과 비슷해져 있었다.

간지러움이 충격과 쓸림에 의해 잠깐씩 해소되는 순간마다 지독한 쾌감이 찾아왔다. 이대로 계속 박히다가는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쾌감 때문에 정신이 이상해질까 봐 무서워졌다.

“읏, 도한…서, 흡, 천천히……. 하아-, 그만……! 으…!”

신음하면서 겨우 말을 내뱉고 있는데 입 속으로 뭔가가 불쑥 침범했다. 혀를 꾹 누르며 휘젓는 감각으로 보아하니 도한서의 긴 손가락인 것 같았다.

준성의 말을 막는 것처럼 그의 입 안에 검지와 중지를 넣은 한서는 질척한 혀를 누르며 키스하듯 휘저었다.

“내 손에도 자지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치?”

한서의 소름 돋는 발언에 무슨 개소리를 하느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준성은 제 입 안을 휘젓고 있는 손가락 때문에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대신, 반항하듯이 한서의 손가락들을 한 번에 꽉 깨물었다.

“하아….”

윽, 하는 아픈 소리가 아니라 기분 좋게 내쉬는 낮은 숨소리가 들렸다. 피가 날 정도는 아니어도 잇자국이 잠깐이나마 자리 잡고 있을 만큼 물었는데, 돌아오는 건 흥분이 더해진 빠른 추삽질과 더욱 유연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이었다.

“안 아프잖아. 피 날 정도로 물어줘.”

한서는 자신의 손가락을 무는 준성의 치아를 느끼며 오싹한 감각을 맛보았다. 통증이라기보다는 살결이 눌리면서 응당 전해지는 찌릿한 감각이 한서의 욕구를 더욱 자극했다.

“반항하는 개새끼처럼 세게 물어달라고, 주인님.”

“으읍!”

준성의 입에 처넣은 손가락 사이에 혀를 넣어 붙잡아 당겼다. 그러다가 혀의 뿌리 부근까지 손가락을 넣어 쿡 누르니, 신음하는 준성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거렸다.

욕실의 불빛을 받은 물기 젖은 목울대가 살아있는 과실처럼 보였다.

한서는 예쁘게 도드라진 목울대에 홀려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쪽으로 입을 가져갔다. 혀끝으로 부드럽게 목울대를 간지럽히던 그가 곧 입술을 벌렸다. 신음을 옮기기 바쁘던 목울대가 도한서의 입에 한 움큼 삼켜졌다.

“악!”

살결이 강하게 빨아당겨진 채로 콰득, 물려버린 목울대가 높은 비명을 내질렀다.

입술을 떼니, 목울대를 중심으로 선명한 잇자국이 포위하듯 새겨져 있다. 타액을 삼키고 신음을 토할 때마다 움직여대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잇자국이 새겨진 범위 내라서 이 정도면 만족스러웠다.

한서는 준성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고서 그의 뒷머리를 받쳐 들었다. 힘없이 늘어져 있던 머리가 올라와, 눈물과 쾌감 때문에 탁해져 버린 눈으로 한서를 마주했다.

엉망이 된 준성의 얼굴이 한서의 비틀린 욕정을 부추겼다.

좀비처럼 물어버린 목울대의 잇자국도, 예쁘게 영글어 있는 자그마한 유두도, 지금 이 순간에도 움찔하며 꺼덕거리기 바쁜 귀여운 성기도, 터질 것처럼 붉게 달아올라 있을 엉덩이도, 어느 것 하나 자극적이지 않은 게 없다.

그중에서 특히나 눈에 띄는 건, 작은 굴곡이 생긴 아랫배였다.

한서가 거친 숨을 내쉬며 준성의 아랫배에 손을 얹었다. 얇은 뱃가죽을 들어 올린 단단한 물건이 손바닥을 타고 생생히 느껴졌다.

“읏…, 아….”

손으로 아랫배를 꾹 눌러 물건을 압박하자, 준성이 움찔하며 바르작거렸다. 입맛을 다시며 성기를 빼내자 굴곡진 아랫배가 내려앉고, 다시 퍽 처박으면 뱃가죽을 뚫고 나올 것처럼 머리를 들었다. 그때마다 준성의 입에서는 이때까지보다 더 격한 신음이 터졌다.

겉과 속, 양쪽으로 가차 없이 짓눌린 전립선의 전율이 한서의 성기에도 여실히 전해졌다.

“잠……! 힉! 손 좀……, 아앗-!”

머리를 때리는 과도한 쾌감에 힘없이 발버둥 치던 준성은 자신이 원한 바와 다르게 오히려 더욱 강하게 짓누르는 손 때문에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아랫배를 눌린 채로 박힐 때마다 몸 전체는 물론이거니와 머릿속까지 이상해져 버릴 것 같은 기이한 감각이 온 정신을 지배했다. 이는 오히려 극한의 쾌감과 맞물려 속절없는 교성을 만들어내었다.

“느껴져요, 주인님? 개새끼 물건이 여기 쑤셔주고 있잖아. 더 깊이 넣으면 뱃가죽도 찢고 나오겠어, 안 그래?”

“흐윽, 시, 싫어, 아…! 그만……! 읏, 아-!”

“싫기는, 씨발. 벌써 개처럼 질질 싸고 있는 주제에.”

준성의 성기에 맺혀 있던 액은 어느새 아랫배를 누르는 한서의 손등에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한서의 손에 머리가 받쳐져 있었던 준성은 반강제로 그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고, 형용할 수 없는 수치심과 흥분에 몸을 떨었다. 이러는 순간에도 제 성기는 쾌감에 취해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한서의 붉은 입술 사이로 새빨간 혀가 날름거렸다. 마치 허기진 들개가 먹이를 앞에 둔 것처럼 그의 입가에서 투명한 타액이 흘러내렸다.

“이쯤 되면 누가 개새끼일까? 응?”

누가 봐도 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준성은 그럴 새도 없이 젖은 신음을 내질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