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카각, 캉!
검날이 계속해서 부딪쳤다. 정재성이 쉴 틈 없이 쏟아지는 ‘heunjeok’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 냈는데도 체력이 조금 빠져나갔다.
‘heunjeok’의 공격력와 ‘heunJeok’의 방어력의 격차가 너무 큰 탓이었다.
정재성은 하경민이 구해 준 지금의 무기 외에는 이렇다 할 만큼 좋은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 겉으로 보이는 동양풍 옷이야 진짜를 따라 해서 입었다지만, 옷 안에 갖춰져 있는 방어 아이템은 진짜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싸구려였다.
좋은 무기처럼 좋은 장비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어마어마한 금액은 물론이고, 서버에 풀린 물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원한다고 해서 가질 수 없었다.
스킬 없이 단순한 평타 공격에도 정재성은 힘겹게 버틸 뿐, 도통 반격을 하지 못했다. 버티는 와중에도 체력은 깎여 나가니 초조해지는 건 하경민과 정재성이었다.
‘좆같은 배신자 새끼!’
기회를 봐서 요일 길마를 죽일 계획을 세웠던 하경민은 어쩔 수 없이 정재성에게 달려갔다.
다른 방도가 없었다. 진짜 흔적이 등장한 지금, 가짜가 힘도 못 써 보고 죽으면 나중에 변명조차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었다.
길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목숨은 당연히 각 길드의 마스터였다.
먼저 100점을 채우는 길드가 승리하는 이 전쟁에서 처치 시에 가장 큰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목숨은 길드 마스터였으니까.
길드 마스터가 일반 길드원에게 죽으면 15점, 적 길드 마스터에게 죽으면 20점. 큰 점수만큼 길드 마스터의 생존이 곧 승리인 셈이었다.
“힐러, 무조건 길마부터 치료해! 그리고 다들 뭐 해요? 근딜 여기로 붙어요!”
요일 길마를 죽이라던 하경민이 갑자기 말을 바꿔서 정재성을 지키라는 오더를 내렸다.
[길드] Iilliliilil: ?;;
[길드] 방벽: 지금 탱라인 다 뚫려서
[길드] 방벽: 다 개판났는데
[길드] Rahm: ㅋㅋㅋㅋㅋ
[길드] Rahm: 미치겠네ㄹㅇ로ㅋㅋㅋㅋ
[길드] 성하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