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벌 그만두겠습니다 (10)화 (11/132)

10화.

“그럼, 가게 잘 부탁할게.”

“네.”

핸드백을 챙긴 사장님이 밝은 목소리로 당부를 남기고 카페를 떠나갔다. 사장님이 카페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후 타임 알바생들이 차례대로 도착하며 본격적으로 카페 영업이 시작됐다.

사장님이 말한 단골손님은 내 예상대로 항상 나타나던 시간에 카페를 찾아왔다. 남자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그쪽으로 쏠렸다.

‘음, 이 시간대에 여자 손님들이 유독 많아지는 이유는 역시…….’

인기 참 많네. 내가 속으로 헛웃음을 짓는 동안 빈자리에 가방을 내려 둔 남자가 카운터로 다가왔다.

“주문하시겠습니까?”

“네. 음…….”

이어질 주문을 기다리며 남자를 살펴봤다. 오늘은 어쩐지 좀 피곤해 보이는데. 눈도 살짝 충혈된 것 같고. 나처럼 새벽 늦게까지 게임이라도 했나.

잠시간 메뉴판을 들여다보던 남자가 곧 입을 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레드 벨벳 조각 케이크 주세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번에도 커피와 케이크 조합이구나. 항상 케이크만 남기는 거로 봐서 역시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사장님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지만.’

단골손님에게 전해 달라던 쿠키를 떠올렸다.

초코칩이 잔뜩 박혀 있는 쿠키랑 마시멜로가 중앙에 들어 있는 쿠키였지. 저 남자가 과연 쿠키를 받고서 먹을지 의문이다.

빠르게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쇼케이스에서 케이크를 꺼내 트레이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사장님께서 부탁하신 쿠키도 트레이 위에 올린 후에 진동 벨을 울렸다.

노트북을 켜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던 남자가 진동 벨을 가지고 카운터로 돌아왔다. 내게 진동 벨을 돌려주고 트레이를 가져가려던 남자가 쿠키를 발견하고 손을 멈칫했다.

“이 쿠키는 뭐죠?”

“서비스입니다.”

내 대답을 들은 남자의 표정이 묘해졌다. 나와 쿠키를 번갈아 보던 남자는 이내 그린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감사합니다.”

“…….”

뭐지, 저 가식적인 반응은.

잔뜩 달아 보이는 쿠키 때문이라기엔…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겉으로는 무슨 쿠키인지 안 보였을 텐데.

당황한 내가 왜 그러냐고 묻기도 전에 남자는 트레이를 들고 카운터를 떠나갔다. 나는 눈가를 좁히고 멀어지는 남자의 등을 바라봤다.

‘설마… 내가 준 서비스라고 착각해서 저러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억울한 쪽은 나였다. 난들 남자한테 쿠키 따위를 서비스로 챙겨 주고 싶겠냐고.

사장님, 아무래도 쓸데없이 쿠키 같은 거 챙겨 주다가 단골손님만 잃은 것 같은데요.

찝찝하네.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다음 손님의 주문을 받았다.

***

[길드] 저6천원있어요: 일욜님 지금 잇나?

[길드] 류페: 아까까진 있던거같은데

[길드] 류페: 잠수신가?

[길드] 불좀켜줄래: 근데 오늘은 왜이렇게 조용하지

[길드] rxrx78: 나만 글케 느끼는게 아니구나

[길드] rxrx78: 뭔가...조용함...

[길드] 좋은날씨: 일휘일비가 아직 로그인을 안했나보죠

[길드] rxrx78: ㅇ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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