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벌 그만두겠습니다 (0)화 (1/132)

프롤로그.

MMORPG 게임 ‘아크로드’에는 다양한 PVP 콘텐츠가 존재한다.

50레벨부터 이용이 가능한 PVP 모드 활성화 설정을 통해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는 필드 PVP와 파티를 맺어서 싸우는 투기장, 입장과 퇴장이 비교적 자유로운 자유 결투장, 진영을 나눠서 싸우는 진영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PVP의 꽃이라 불리는 길드 전쟁이 있다.

특히 이 길드 전쟁은 각 길드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가장 빡세고 그만큼 치열한 PVP 콘텐츠였다. 유명한 길드끼리 싸움이 붙으면 화제성도 높은 편이다.

[B팀도 다 모였습니다.]

[힐러랑 버퍼 위치 잘 잡아 놔.]

헤드셋에서 나오는 길드원 목소리를 들으며 양손을 겹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다.

2년째 아크로드를 즐기고 있는 나는 ‘요일’ 길드의 길드 마스터였다. 서버의 1, 2위를 다투는 길드인 만큼 규모가 제법 컸고 괜찮은 길드원들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 길드와 비등비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길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지금, 정면에 보이는 ‘Another’ 길드다.

명실상부 아크로드 내 최대의 라이벌인 어나더 길드는 처음 만들어진 1년 전부터 현재까지 우리와 틈만 나면 부딪히고 싸워 왔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니지만… 이제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아, 떨려.]

[시작합니다.]

미리 준비해 둔 에너지 드링크를 한 모금 마시는 동안 화면 중앙에 붉은색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곧 길드 전쟁이 시작됩니다! 준비하세요!

이제 시작이었다. 키보드에 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상대 힐러나 버퍼부터 바로 죽여요. 죽이기 어려우면 나 부르거나 브리핑하고.”

[오키.]

[넵!]

우리 길드와 마찬가지로 전쟁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어나더 길드원들이 맞은편에 보였다. 그중에서 나처럼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유저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하늘색 머리카락에 동양풍 옷, 허리춤에 차고 있는 푸른 장식이 달린 장검. 장검에서 종결 아이템이라는 걸 증명하듯 선명한 푸른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전체] heunjeok: ㅎㅎ

[전체] heunjeok: (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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