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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미 업 이프 유 캔-190화 (190/216)

190화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침을 알리는 자연 조명은 넓은 방 안에 가득 차 침대까지 이르렀으나 정작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없었다.

하아, 하아.

애슐리는 거친 숨을 헐떡이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분명히 코이가 정신을 차렸었는데 또 까무룩 늘어져 있었다. 애슐리는 빤히 그의 얼굴을 보다 몸을 일으켰다. 그때까지 코이의 안에 깊숙이 파묻혀 있던 성기가 쑥 밀려 나왔다. 꽉 채워져 있던 구멍에서 정액과 뒤섞인 애액이 거품을 일으키며 흘러내리는 것을 빤히 바라보던 애슐리는 아래로 내려와 코이의 전신을 한눈에 담았다.

두 팔을 벌리고 누운 코이는 알몸이었으며 단 하나 걸친 검은 팬티스타킹은 정액으로 범벅이 된 채 군데군데 찢어져 크고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하아, 저절로 감탄 어린 긴 숨이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손을 내려 자신의 성기를 감싸쥔 그는 반쯤 일어서 있는 그것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남은 손으로 코이의 발목을 붙잡았다.

후우…….

종아리에 코를 묻고 깊이 숨을 들이켰던 그가 혀를 내밀어 스타킹 위로 다리를 핥았다. 까끌했던 감촉이 구멍이 나 있는 부위에 다다르자 부드럽게 변했다. 이를 세워 아프지 않게 깨물었던 그는 이내 다시 종아리를 빨고 핥기 시작했다. 점차 굳는 손안의 물건을 훑으며 애슐리는 계속해서 코이의 다리를 입술로 지분거렸다.

어느새 성기는 완전히 흥분해 있었다. 더 이상 자신의 손만으로는 그것을 달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애슐리는 코이의 발목을 고쳐 쥐고 다리를 내렸다. 스타킹을 신은 발을 자신의 성기로 가져간 그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까끌거리는 천의 감촉이 오히려 그를 더욱 흥분시켰다. 한껏 머리를 든 기둥을 계속해서 문지르며 애슐리는 고개를 젖혔다. 저절로 눈이 감기고, 저릿한 쾌감이 배 속에서부터 끓어올랐다. 움직임은 금세 가속화됐다. 어느새 그는 완전히 자신을 놓고 사정하는 데 집중했다.

“하아, 아…….”

깊은 신음과 함께 온몸에 전율이 타고 흘렀다. 뿌리 끝까지 몰려 있던 정액이 일시에 빠져나갔다. 잠시 그대로 멈췄던 애슐리는 천천히 눈을 뜨고 시선을 내렸다. 방금 전 자신이 쏟은 정액이 코이의 다리 위로 길게 선을 그리며 흩뿌려져 있었다. 또다시 체액이 차오르고, 그는 빠르게 손으로 기둥을 훑어 남은 정액을 쥐어짰다. 몇 차례를 더 반복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성기는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자신의 몸을 가지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코이는 새근거리며 눈을 감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 자신이 저지른 짓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의 모습도 보고 싶었지만 애슐리는 남은 욕망에 먼저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두 손을 뻗어 코이의 허리춤을 붙잡은 그는 스타킹의 밴드에 엄지손가락을 넣어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밤새 애슐리를 즐겁게 만들며 욕구를 채워 주었던 얇은 천이 스르르 밀려 내려왔다. 코이의 골반이 먼저 드러나고 부드러운 허벅지의 선을, 완벽한 무릎을, 부드러운 종아리를 거쳐 마침내 스타킹은 발목까지 내려왔다.

하아, 한 차례 심호흡을 한 뒤 애슐리는 완전히 그것을 벗겨 냈다. 이제 코이는 정말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저절로 입가가 허물어져 웃음이 나왔다. 애슐리는 웃으며 다시 코이의 위에 엎드려 얼굴 곳곳에 키스를 거듭했다. 여전히 늘어져 있을 뿐인 코이를 꼭 끌어안은 애슐리가 속삭였다.

“나의 코이.”

이제 정말로, 완전히 내 것이다.

해는 점점 더 높이 떠오르고 있었지만 애슐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을 옮겨 코이의 몸 곳곳에 키스를 퍼부었다. 피부가 온통 얼룩덜룩해질 때까지 온몸을 빨아들이고, 기절해 있는 와중에도 성기를 빨고 핥아 주면 코이가 사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한 번 더 그의 안에 정액을 쏟아 내고 나서야 비로소 애슐리는 정말로 마지 못해 침대에서 벗어났다.

* * *

“그럼 이 건은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서류를 받아 들고 선 비서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슈트의 버튼을 잠그는 상사의 모습을 보고 무심코 놀라 물었다.

“퇴근하십니까?”

“그래, 또 할 일이 남아 있나?”

벌써 책상을 돌아 나오며 애슐리가 물었다. 급히 머릿속을 뒤적였던 비서는 아니요, 하고 작게 대답했다. 그러자 애슐리는 더 이상의 말 없이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사무실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가 버렸다. 혼자 남은 비서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했다가 또다시 놀란 눈을 깜박거렸다.

“정시에 퇴근을 하다니…….”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벌써 애슐리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의 자취는 희미하게 남은 달콤한 페로몬 향기뿐이었다.

*

“어서 오십시오, 밀러 씨.”

재빨리 문을 연 도어맨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애슐리가 짧게 눈인사를 건네고 옆을 지나치자 도어맨은 그를 앞질러 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애슐리는 멈추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그에게 100달러를 팁으로 주었다. 도어맨은 기쁨이 가득한 함박웃음과 함께 가슴에 한 손을 얹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문은 이내 닫히고, 고속 엘리베이터는 즉시 최고층을 향해 솟아올랐다.

숫자는 빠르게 바뀌고 있었으나 애슐리에게는 한없이 느리게 느껴지기만 했다.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 코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배 속이 뻐근하게 땅겨 와 종일 퇴근만 생각했다.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조바심이 나 견딜 수가 없었다. 어떻게 코이 없이 10여 년을 지낼 수 있었을까, 새삼 믿기 어려워졌을 때, 엘리베이터가 가는 신호음을 내며 속도를 줄였다.

문이 열리고, 애슐리가 숫자판에 고정되어 있던 시선을 돌렸다. 그대로 내리려던 그는 이어서 시야에 들어온 광경에 그 자리에 못박히듯 멈춰 서 버리고 말았다.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 중문을 사이에 두고 코이가 서 있었다. 종일 자신이 꿈꿔 왔던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저, 저기…… 어서 오세요…… 주인님?”

자신감이 없는지 말의 끝이 올라갔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애슐리에게는 충분했다. 짧은 메이드복에 하얀 밴드 스타킹을 신은 코이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하고도 남았으니까.

넋을 잃고 서 있는 애슐리의 반응에 코이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자신이 봐도 바보스러운데 남이 보면 오죽할까.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겨우 눈을 떠 보니 그는 혼자 누워 있었다. 안쪽의 욱신거리는 감각과 온몸에 남은 얼룩덜룩한 멍 자국이 아니었다면 코이는 자신이 꿈을 꿨었나 의심을 했을 것이다.

누워 있는 침대가 정돈된 건 물론이고 몸 또한 깨끗하게 닦여 있었으며, 눈을 뜬 침실도 전날 밤 그곳이 아니었다. 간신히 침대에서 나왔지만 옷이라고는 의자에 걸쳐져 있는 셔츠 한 장뿐이라, 코이는 어쩔 수 없이 그것만 입고 밖으로 나왔다.

텅 빈 집 안은 너무나 고요했다. 한편으로는 평화롭기도 했지만 왠지 어색해서, 그는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아.

주방의 넓은 조리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자신의 휴대 전화를 확인한 코이는 무심코 빠르게 걸음을 옮기려다 멈칫했다.

〈아야야…….〉

저절로 앓는 소리가 나와 그대로 움칠했던 그는 심호흡을 한 뒤 다시 발을 뗐다가 또다시 멈춰 섰다. 배 속에서 뭔가가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조심스럽게 엉덩이로 손을 가져가려는데, 갑자기 요란한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신의 휴대 전화 벨 소리였다.

〈앗, 아야, 여, 여보세요.〉

절뚝거리며 급히 걸어간 코이는 저절로 나오는 작은 비명을 어쩌지 못한 채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코이?〉

건너편에서 들려온 낯익은 음성에 코이는 안도감이 가슴 깊이 퍼지는 것을 느끼며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야, 애쉬.〉

〈그래.〉

웃음을 머금은 음성으로 애슐리가 말을 이었다.

〈몸은 좀 어때? 괜찮아?〉

〈어, 응…….〉

무심코 대답했던 코이는 잠깐 머뭇거리다 작게 대답했다.

〈좀, 아파.〉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으니까, 하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지만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런, 하고 애슐리는 전혀 유감스럽지 않아 하는 말투로 말했다.

〈앞으로는 적당히 할게. 어젠 내가…… 많이 흥분했었거든.〉

〈아, 응…….〉

코이는 사이를 두고 정직하게 덧붙였다.

〈나, 나도 좋았어.〉

〈그래, 다행이다.〉

애슐리가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

〈조리대 위에 메모지가 보이지? 거기 번호로 전화하면 청소를 하러 올 거야. 그동안 넌 내려가서 식사를 해도 되고 아니면 가져다 달라고 해. 난 8시…… 아니, 늦어도 7시까지 돌아갈게.〉

〈응, 알았어.〉

지금 당장 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코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애슐리는 회의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어야 했다.

〈코이,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응, 당연하지.〉

전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 코이에게 애슐리는 잠깐 사이를 두고 중얼거렸다.

〈이 버릇을 고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응? 뭐가?〉

〈아냐, 아무것도.〉

코이가 당황해 물었으나 애슐리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넘겼다.

〈건너편 테이블 위에 가방이 있을 거야. 그 안에 바지랑 속옷이 있을 테니까 입고, 거기에 적힌 메시지대로 해 줘.〉

〈응, 알겠어. 그렇게 할게.〉

코이는 이번에도 냉큼 대답했다. 애슐리의 웃음소리가 짧게 들린 듯했지만 전화는 곧 끊어졌다. 코이는 아쉬워하며 휴대 전화를 내려다보다가 곧 몸을 돌려 애슐리가 시킨 대로 프론트에 전화를 해 청소와 식사를 부탁했다. 그러고 사람들이 오기 전에 옷을 입기 위해 그는 쇼핑백을 열었다. 그 안에는 애슐리가 말한 바지와 속옷 외에 또다른 뭔가가 들어 있었다. 별 생각 없이 그것을 꺼내 봤던 코이는 놀라 눈을 깜박이며 잠시 그대로 굳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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